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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을지문덕 與隋將于仲文詩(여수장우중문시)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勝功旣高(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산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도다.

그대 전쟁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 그대의 계책은~통달하였도다 ; 기(起)와 승(承)이 서로 대구를 이룸. '귀신과 같은 계책'과 '기묘한 꾀'가 '하늘의 이치'와 '땅의 이치'를 통달하였다 함은 적장의 지략을 거짓 칭찬하는 반어적 수법이다.

▶ 싸움마다~이미 높으니 ; 우중문과의 전투에서 을지문덕이 하루에 일곱 번 패한 것은 그 전투가 을지문덕의 계책이었음을 암시하여 앞으로 수나라가 승리하지 못할 것임을 경고하는 것이다. 적장 우중문을 우롱, 야유하는 뜻이 담겨 있다.

▶ 만족함을 알아~바라노라 ; 그대의 분수를 헤아려 만족할 줄을 알고, 이제 전쟁을 끝내고 돌아가기를 바란다.


? 이해와 감상 1

을지문덕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로, 그를 조롱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고구려 영양왕 23년에 수나라 양제가 10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에 침공했는데, 그 별동대 20만 5천 명이 을지문덕의 유인 작전에 속아 살수를 건너서 고구려군의 포위망 안에 들어왔다. 이에 을지문덕은 적장 우중문에게 이 시를 보내서 희롱했던 것이다.

잘못을 깨달은 우중문은 급히 후퇴하려 하였으나, 이미 대세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싸움에서 결국 적군은 거의 전멸했고, 겨우 2, 3천명만이 목숨을 건져 달아났으니, 이것이 유명한 살수대첩이다.

싸움의 결과가 말해 주듯이, 이 시의 기구(起句)와 승구(承句)에서 우중문을 칭한 것은 조롱이었음이 분명한 것이며, 상대방에 정중히 권고하는 듯한 결구(結句)의 표현은 물러서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작품에는 30만 대군을 무찌른 을지문덕의 기백과 자신감이 넘쳐 흐르고 있으며, 우리는 그를 통해서 고구려인의 씩씩한 기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 이해와 감상 2

기?승?전구에서의 우중문에 대한 칭찬이, 결구에서 결국 칭찬이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직접적인 힐난이나 핀잔보다는 더욱 신랄한 조롱의 뜻을 담고 있다. 특히 결구는 '돌아가는 것이 피차에 희생을 내지 않게 하는 상책일 것이니 싸워 상하기 전에 어서 돌아가라.'는 힐난의 뜻을 담은 말이다. 이 시에서 우중문에 대한 칭찬은 실상은 핀잔이요, 조롱이다. 이 시는 우리 나라 최고(最古)의 오언 고시이며, 구법(句法)이 기고(奇古;시를 짓는 수법이 기이하고 예스러워 고아하다)하고 굳센 기상이 있어 고금에 뛰어난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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