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李珥 1536 ~ 1584)
조선 중기의 학자, 문신. 호는 율곡이다. 신사임당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9차례나 여러 과거에 장원하여 ‘9도 장원공’ 이라 불렸다.
주자학에 밝은 대학자로서 퇴계 이황과 함께 우리 나라 유학의 쌍벽을 이룬다.
왜적의 침입에 대비한 10만 대군의 양성과 대동법의 실시 등을 주장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서에〈성학집요〉〈격몽요결〉등이 있다.
화석정(花石亭)-이이(李珥;1536-1584) 화석정에서-이이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 ; 숲 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늦으니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 시인의 생각 끝이 없어라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 멀리 보이는 물은 하늘과 맞닿아 더욱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 서리 맞은 단풍나무 해를 향하여 붉어라 山吐孤輪月(산토고윤월) ; 산은 외로운 둥근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 강은 만리나 되는 긴 강바람을 머금었구나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 변방의 기러기 그 어느 곳으로 날아가는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 기러기 소리 구름 속으로 멀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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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山中)-이이(李珥;1536-1584) 산속에서-이이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 약초를 캐다가 갑자기 길을 잃었소 千峯秋葉裏(천봉추엽리) : 온 산은 단풍으로 울긋불긋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 스님은 물 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임말차연기) : 저 멀리 숲 끝엔 차 달이는 연기 모락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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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城感懷詩(출성감회시)-李珥(이이) 성을 나서며-李珥(이이)
四遠雲具黑(사원운구흑) : 사방 먼 곳까지 검은 구름 中天日正明(중천일정명) : 중천의 해만이 정말 밝구나 孤身一掬淚(고신일국루) : 외로운 신하의 한 줄기 눈물을 灑向漢陽城(쇄향한양성) : 한양성 향하여 뿌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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哭聽松先生(곡청송선생)-李珥(이이) 청송선생을 곡하다-李珥(이이)
嶽精偏毓碩人頎(악정편육석인기) : 산악의 정기 한쪽으로 몰려 위인의 풍채 훤칠하시어 坐使儒林仰羽儀(좌사유림앙우의) : 앉아서 유림들로 하여금 신선의 면모 보게 하였네. 雲翼未瞻搏北極(운익미첨박북극) : 붕새의 날개 북극에 오르는 것 아직 보지 못하였는데 霜英還惜老東籬(상영환석노동리) : 서리 맞은 꽃부리가 동리에서 늙어지는 것이 아까워라. 淸和風月流聲影(청화풍월유성영) : 맑고 온화한 바람과 달은 음성과 그림자에 흐르는 듯 上下溪山入燕貽(상하계산입연이) : 아래 위의 냇물과 산은 편안히 수양하는 것 도와주었네 滴盡平生壯夫淚(적진평생장부루) : 평생 장부의 눈물 여기서 다 뿌렸으니 非斯爲慟爲伊誰(비사위통위이수) : 이런 분을 위하지 않고 누구를 위하여 통곡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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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精舍學徒(기정사학도)-李珥(이이) 정사학도에게-李珥(이이)
心如盤水最難持(심여반수최난지) : 마음은 소반 속의 물 같아 지니기 어려워 墮塹投坑在霎時(타참투갱재삽시) : 구덩이에 빠지고 구렁텅이에 던져김도 잠시의 일 爲報僉賢操守固(위보첨현조수고) : 현명한 친구들께 아리노니, 지실로 굳게 지켜서 世紛叢裏卓無移(세분총리탁무이) : 세상 번거로운 속에서도 우뚝히 물러서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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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山九曲歌(고산구곡가)-李珥(이이) 고산구곡가-李珥(이이)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 : 고산의 아홉 굽이 못을 世人未曾知(세인미증지) : 사람들은 알지 못하네. 誅茅來卜居(주모래복거) : 풀을 베고 와 사노라니 朋友皆會之(붕우개회지) : 친구들이 모두 모여드네. 武夷仍想像(무이잉상상) : 이곳에 살아보니 무이산이 생각나 所願學朱子(소원학주자) : 주자의 학문 배우고 싶네. 一曲何處是(일곡하처시) : 첫째 곡은 어디인가 冠巖日色照(관암일색조) : 관암에 햇빛 비치도다. 平蕪煙斂後(평무연렴후) : 편편한 풀밭에 연기 걷힌 뒤 遠山眞如畫(원산진여화) : 먼 산은 정말 그림 같도다. 松間置綠樽(송간치녹준) : 소나무 사이에 술잔 차리고 延佇友人來(연저우인래) : 우두커니 서서 친구를 기다린다. 二曲何處是(이곡하처시) : 둘째 곡은 어디인가 花巖春景晩(화암춘경만) : 화암에 봄이 저무누나. 碧波泛山花(벽파범산화) : 푸른 물결에 꽃잎 떠 野外流出去(야외유출거) : 들 밖으로 흘러간다. 勝地人不知(승지인부지) : 이 좋은 곳 남들이 모르는데 使人知如何(사인지여하) : 이 꽃잎으로 남들이 알면 어쩌나 三曲何處是(삼곡하처시) : 셋째 곡은 어디인가 翠屛葉已敷(취병엽이부) : 취병에 벌써 나뭇잎 피었구나. 綠樹有山鳥(녹수유산조) : 푸른 나무에 산새 놀고 上下其音時(상하기음시) : 위아래로 산새소리 盤松受淸風(반송수청풍) : 소나무에 부는 맑은 바람 頓無夏炎熱(돈무하염열) : 여름의 더운 열기 조금도 모르겠다. 四曲何處是(사곡하처시) : 넷째 곡은 어디인가 松崖日西沈(송애일서침) : 송애에 해 넘어 가는구나. 潭心巖影倒(담심암영도) : 못 가운데 바위 그림자 거꾸로 비쳐 色色皆蘸之(색색개잠지) : 색색이 다 물 속에 보인다. 林泉深更好(임천심갱호) : 숲 속 샘은 깊을수록 좋아 遺興自難勝(유흥자난승) : 그윽한 흥을 이기기 어렵도다. 五曲何處是(오곡하처시) : 다섯째 곡은 어디인가 隱屛最好看(은병최호간) : 은병이 가장 보기 좋구나. 水邊精舍在(수변정사재) : 물가에 정자 있어 瀟灑意無極(소쇄의무극) : 깨끗하기 그지없다 箇中常講學(개중상강학) : 그 속에서 항상 배우고 詠月且吟諷(영월차음풍) : 달을 읊고 시를 읊는다. 六曲何處是(육곡하처시) : 여섯째 곡은 어디인가 釣溪水邊閣(조계수변각) : 조계에 누각 있도다. 不知人與魚(부지인여어) : 모르겠구나, 사람과 물고기 其樂孰爲多(기락숙위다) : 어느 것이 더 즐거운지 黃昏荷竹竿(황혼하죽간) : 황혼에 낚싯대 메고 聊且帶月歸(요차대월귀) : 오로지 달빛 아래 돌아온다. 七曲何處是(칠곡하처시) : 일곱째 곡은 어디인가 楓巖秋色鮮(풍암추색선) : 풍암에 가을빛이 선명하구나. 淸霜薄言打(청상박언타) : 맑은 서리 살짝 스쳐가니 絶壁眞錦繡(절벽진금수) : 절벽이 정말 수놓은 비단이네 寒巖獨坐時(한암독좌시) : 찬 바위에 홀로 앉으니 聊亦且忘家(요역차망가) : 오로지 집으로 돌아갈 일 잊었다. 八曲何處是(팔곡하처시) : 여덟 째 곡은 어디인가 琴灘月正明(금탄월정명) : 금탄에 달 밝도다. 玉軫與金徽(옥진여금휘) : 옥 거문고와 금 거문고로 聊奏數三曲(요주수삼곡) : 두 서네 곡을 연주한다. 古調無知者(고조무지자) : 옛 곡조 아는 이 없으니 何妨獨自樂(하방독자락) : 혼자 즐긴들 무슨 관계리오. 九曲何處是(구곡하처시) : 아홉 째 곡은 어디인가 文山歲暮時(문산세모시) : 문산에 한해가 가는구나. 奇巖與怪石(기암여괴석) : 기암과 괴석이 雪裏埋其形(설리매기형) : 설리 속에 묻혔으니 遊人自不來(유인자불래) : 구경꾼들 오지 않고 漫謂無佳境(만위무가경) : 공연히 좋은 경치 없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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練光亭(연광정)-李珥(이이) 연광정-李珥(이이)
練光高閣臨江渚(연광고각임강저) : 연광정 높은 누각에 올라 강가를 바라보니 十里平波寒鏡關(십리평파한경관) : 십리 긴 잔잔한 물결 차가운 거울처럼 닫혔구나. 喬木遙看白鳥沒(교목요간백조몰) : 교목 끝으로 멀리 백조가 맴돌다 사라지고 古城回抱靑雲回(고성회포청운회) : 옛성은 연광정을 둘러싸고 구름은 돌아난다. 擧手遐思揖喬晋(거수하사읍교진) : 손들어 멀리 교진에 읍하고 싶어져 掛帆直欲迢登萊(괘범직욕초등래) : 돛 달고 곧장 멀리 동래로 오르고 싶어라. 當風披氅動霞酌(당풍피창동하작) : 바람에 깃을 펼쳐 노을을 움직여 잔질하려니 落日爲我猶徘徊(낙일위아유배회) : 지는 해는 나 위해 아직도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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乘舟西下(승주서하)-李珥(이이) 배를 타고 서쪽으로 -李珥(이이)
處世苦不諧(처세고불해) : 세상살이 어려워 悠然歸意催(유연귀의최) : 아득히 고향생각 간절해 天心縱不移(천심종불이) : 천심이야 변하지 않겠지만 變態知誰裁(변태지수재) : 변하는 세상인심 누가 다스리랴 滄海細雨迷(창해세우미) : 푸른 바다에 가랑비 자욱하고 斜陽孤棹開(사양고도개) : 석양에 외로운 배 노를 저어간다 美哉水洋洋(미재수양양) : 좋구나, 넓고 넓은 물결에 萬念嗟已灰(만념차이회) : 온갖 생각, 아! 이미 다 사라지네. 只有一寸丹(지유일촌단) : 다만 임 향한 일편단심 있어 九死終不回(구사종불회) : 아홉 번을 죽어도 끝내 돌이키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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哭退溪先生(곡퇴계선생)-李珥(이이) 퇴계선생을 곡하며-李珥(이이)
良玉精金稟氣純(양옥정금품기순) : 좋은 옥, 순도 높은 금처럼 기질이 순수하시고 眞源分派自關閩(진원분파자관민) : 도학의 연원은 관민에서 나왔습니다. 民希上下同流澤(민희상하동류택) : 백성들은 상하에서 같은 은택이 있기를 바라고 迹作山林獨善身(적작산림독선신) : 자취를 산림에 남기시고 홀로 몸을 잘 보존하셨습니다. 虎逝龍亡人事變(호서용망인사변) : 호랑이 가고, 용도 없어져 사람의 일 모두 변하고 瀾回路闢簡編新(란회로벽간편신) : 물결 돌리고 길 여는 몇 권의 책 새로 나왔습니다. 南天渺渺幽明隔(남천묘묘유명격) : 남쪽 하늘 멀어 아득하고 저승과 이승이 갈리었으니 漏盡腸摧西海濱(누진장최서해빈) : 서해 물가에서 저는 눈물이 마르고 창자가 꺾어지는 듯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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浩然亭見月(호연정견월)-李珥(이이)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李珥(이이)
天放空疎客(천방공소객) : 하늘이 쫓아낸 쓸쓸한 나그네 逍遙江上山(소요강상산) : 강 위의 산을 소요한다 登臨夕陽盡(등림석양진) : 올라와 바라보니 석양은 지고 月出海雲間(월출해운간) : 바다구름 사이로 달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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滿月臺(만월대)-李珥(이이) 만월대-李珥(이이)
下馬披荊棘(하마피형극) : 말에서 내려 가시밭을 헤치며 高臺四亡虛(고대사망허) : 높은 누대에 올라 보니 사방은 공허하다 雲山孤鳥外(운산고조외) : 구름 낀 산은 외로운 새 날아가는 밖에 솟아있고 民物故都餘(민물고도여) : 백성과 온갖 물건 옛 도읍의 소산이로다. 危砌依林廢(위체의임폐) : 무너져가는 섬돌은 황폐한 숲에 쓰러져 있고 喬松落影疎(교송낙영소) : 높은 소나무는 성근 그림자만 비춘다 斜陽照三角(사양조삼각) : 지는 해가 삼각산을 비추며 指點是王居(지점시왕거) : 저곳이 바로 임금 사는 곳이라 손짓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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湖堂夜坐(호당야좌)-李珥(이이) 호당에서 밤에 앉아-李珥(이이)
湖堂久不寐(호당구불매) : 호당에 있으니 오래도록 잠은 오지 않고 夜氣著人淸(야기저인청) : 밤기운이 몸에 스며 정신이 맑아지네. 葉盡知秋老(엽진지추로) : 나뭇잎 다 떨어지니 늦가을이로다. 湖明見月生(호명견월생) : 호수는 밝고 달은 솟아오르네. 疎松搖榻影(소송요탑영) : 성긴 소나무 그림자 걸상에 흔들거리고 塞雁落沙聲(새안락사성) : 변방의 기러기 모래 위에 앉는 소리 들리네. 自愧紅塵客(자괴홍진객) : 부끄러워라, 홍진 속의 나그네 臨流未濯纓(임류미탁영) : 물가에 와서도 갓 끈을 씻지 못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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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星山向臨瀛(자성산향임영)-李珥(이이) 성산에서 임영을 향하여-李珥(이이)
客路春將半(객로춘장반) : 타향살이 봄도 반이 지나가고 郵亭月欲斜(우정월욕사) : 우정에도 달이 지려하는구나. 征驢何處秣(정려하처말) : 먼 길 가는 저 말들 어느 곳에서 먹이는가 煙外有人家(연외유인가) : 자욱한 연기 저 밖에는 인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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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中(산중)-李珥(이이) 산속에서-李珥(이이)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 약초 캐다 길을 잃었는데 千峰秋葉裏(천봉추엽이) : 첩첩 봉우리에 가을 나뭇잎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 산승은 물 길러가 돌아오지 않는데 林末茶煙起(림말다연기) : 숲 끝에서 저녁연기 아물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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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감회(山城感懷)-이이(李珥) 산성에서-이이
四遠雲俱黑(사원운구흑) : 사방 멀리 구름 어둑한데 中天日正明(중천일정명) : 하늘 한 가운데 햇빛은 밝다 孤臣一掬淚(고신일국루) : 외로운 신하는 한 웅큼 눈물 灑向漢陽城(쇄향한양성) : 한양성 향해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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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절구(山中絶句)-이이(李珥) 산중절구-이이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 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어 千峰秋葉裏(천봉추엽이) : 천만 봉우리가 나뭇잎 속에 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 산승은 물 긷고 돌아가니 林末茶煙起(림말다연기) : 수풀 끝에는 차 끊이는 연기가 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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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류좌석연묵우암상제시기사(沿流坐石硏墨于巖上題詩記事)-이이(李珥) 물 따라 바위 위의 석연묵에 앉아서 시를 지은 기사-이이(李珥)
坐遍奇巖出洞遲(좌편기암출동지) : 늦어 골짝 나오니 앉은 자리 두루 기암괴석 玲瓏碧澗動相隨(령롱벽간동상수) : 영롱한 푸른 골짝물이 나를 따라 흐른다. 遊人只把淸流弄(유인지파청류롱) : 노니는 사람은 단지 맑은 잔물결 희롱하나 絶頂眞源世不知(절정진원세부지) : 산정의 참된 근원을 세상 사람들 알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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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단성선암운(次安丹城船巖韻)-이이(李珥) 안단성선암을 차운하여-이이(李珥)
有石形何似(유석형하사) : 돌의 모습 무엇과 비슷한가 靑林露半船(청림로반선) : 푸른 숲에 반쯤 배 모양 드러났나 있다. 携朋憐坐密(휴붕련좌밀) : 친구들 끌고와 좁혀 앉은 것 애처로운데 垂釣見魚懸(수조견어현) : 낚시 드리우면 물고기 매달린 것이 보인다. 淫潦雖臟迹(음료수장적) : 넘치는 물에 비록 자취도 감추어지나 孤堅不隱賢(고견불은현) : 고고하고 굳세어 어진 본성 숨기지 못한다. 千年肯移棹(천년긍이도) : 천년이라도 기꺼이 노 젓도록 한다면 終日載風煙(종일재풍연) : 온종일 바람과 안개을 싣고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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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사영(山中四詠)-이이(李珥) 산 속의 네가지 노래-이이(李珥)
二曲何處是(이곡하처시) : 이곡은 어느 곳인가 花巖春景晩(화암춘경만) : 꽃핀 바위에 봄빛 저문다 碧波泛山花(벽파범산화) : 푸른 물결에 산 꽃 띄워 野外流出去(야외류출거) : 들판 밖으로 흘려 내보낸다 勝地人不知(승지인부지) : 좋은 경치 사람 알지 못하니 使人知如何(사인지여하) : 그들이 알게 하면 어떠하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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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이대중조여식등호연정(與李大仲趙汝式登浩然亭)-이이(李珥) 이대중․조여식과 호연정에 올라-이이(李珥)
相携地上仙(상휴지상선) : 지상의 신선들과 손잡고 坐弄滄溟月(좌롱창명월) : 앉아서 물결 위의 달을 희롱한다 秋光滿上下(추광만상하) : 가을 빛 위은 아래에 가득하니 萬境皆淸絶(만경개청절) : 온갖 경지 지극히 맑고도 절륜하다 神飇吹(신표취) : 상쾌한 바람 끊임없이 불어오고 玉笛雲衢徹(옥적운구철) : 옥피리 소리 구름을 뚫는다 臨觴忽(임상홀) : 술잔 마주보니 문득 슬퍼지는 것은 美人天一末(미인천일말) : 아름다운 사람이 저 하늘 끝에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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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정하승월정(無盡亭下乘月艇)-이이(李珥) 무진정 아래서 배를 타고-이이(李珥)
江天霽景爽如秋(강천제경상여추) : 강하늘 개인 경치 가을처럼 상쾌하고 晩泛蘭舟碧玉流(만범란주벽옥류) : 저녁에 고운 배 띄운 벽옥같은 강물이어라 雲影月光迷上下(운영월광미상하) : 구름 그림자와 달빛, 위 아래를 모르겠고 美人西望思悠悠(미인서망사유유) : 고운 사람 서쪽 바라보니, 그리움만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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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호연정(題浩然亭)-이이(李珥) 호연정에 제하다-이이(李珥)
南江名勝擅多年(남강명승천다년) : 남강의 이름난 경치로 여러해 유명한데 更有新亭倚翠(갱유신정의취) : 게다가 새 정자가 비취빛 산에 의지해 있구나 檻外靑山連北極(함외청산연북극) : 난간 밖 푸른 산은 북쩍극에 이어 있고 軒前碧海盡西天(헌전벽해진서천) : 마루 앞 파란 바다, 서쪽 하늘 끝에서 다한다 寒巖隱見潮來往(한암은견조래왕) : 차가운 바위 조수 따라 숨었다 나타나고 疎樹昏明月缺圓(소수혼명월결원) : 성긴 나무 사이 어둡고 밝은 달, 기울고 찬다 淸坐黙觀消長理(청좌묵관소장리) : 고요히 앉아, 뜨고 지는 달의 이치 살피니 世間榮辱可忘(세간영욕가망) : 세상의 영화 욕됨을 잊을 수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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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偶吟)-이이(李珥) 우연히 읊다-이이(李珥)
風月養我情(풍월양아정) : 바람과 달은 나의 정감 기르고 煙霞盈我身(연하영아신) : 안개와 노을은 나의 몸을 채워준다 子長吾所慕(자장오소모) : 자장은 내가 사모하는 분 悅卿吾所親(열경오소친) : 열경은 내가 가까이하는 사람 非探山水興(비탐산수흥) : 산수의 흥취를 찾는 것이 아니라 聊以全吾眞(료이전오진) : 나의 참된 마음을 온전하게 하고자 할 뿐 物我合一體(물아합일체) : 사물과 내가 한 몸 되니 誰主誰爲賓(수주수위빈) :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이런가 湛湛若澄潭(담담약징담) : 투명하기 맑은 연못과 같고 肅肅如秋旻(숙숙여추민) : 고요하기 가을 하늘과 같도다 無憂亦無喜(무우역무희) :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니 此境人難臻(차경인난진) : 이러한 경지에는 사람들 도달하기 어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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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사견해시(金沙寺見海市)-이이(李珥) 금사사에서 신기루를 보다-이이(李珥)
松間引步午風凉(송간인보오풍량) : 솔 사이를 거니는데 바람은 서늘하고 手弄金沙到夕陽(수롱금사도석양) : 모래 장난치다 보니 저녁이 어느새 저녁 千載阿郞無處覓(천재아랑무처멱) : 천년 아랑을 찾을 길 없고 蜃樓消盡海天長(신루소진해천장) : 신기루 사라지고 하늘은 가 없이 높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