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곡(渡遼曲)-이숭인(李崇仁) 요동을 건너는 노래-이숭인(李崇仁)
遼陽城中秋風起(료양성중추풍기) : 요양성 안에서 가을바람 일고 遼陽城下黃沙飛(료양성하황사비) : 요양성 아래엔선 황사가 날린다. 征夫渡海事驃姚(정부도해사표요) : 바다 건넌 나그네 무공 세우려 幾年望鄕猶未歸(기년망향유미귀) : 몇 년째 고향 보며 아직 돌아가지 못한다. 空閨思婦顰雙蛾(공규사부빈쌍아) : 빈 안방의 아내는 두 눈썹 찡그리고 挑燈札扎鳴寒梭(도등찰찰명한사) : 등불 아래 찰깍찰깍 베틀의 북을 울린다. 織成錦字憑誰寄(직성금자빙수기) : 비단 글자 짜내어 누구 편에 부치나 靑鳥不來知奈何(청조불래지내하) : 청조도 아니 오니 이 일을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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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로난(行路難)-이숭인(李崇仁) 행로난-이숭인(李崇仁)
行路難行路難(행로난행로난) : 길가기 어려워라, 길가기 어려워라 我今一鳴君一顧(아금일명군일고) : 내 이제 한 번 울면, 그대 한 번 돌아보오. 平時坦途盡荊棘(평시탄도진형극) : 평시의 탄탄한 길도 모두가 가시덤불 白日大都見豺虎(백일대도견시호) : 대낮 큰 도시에 늑대와 호랑이 득실거리오. 萬慮燒胸腸欲爛(만려소흉장욕란) : 만 가지 생각이 가슴 태워 창자 무너지는데 聽鷄未禁中夜舞(청계미금중야무) : 닭의 울음 들리니 한밤중에 춤을 추노라. 明朝出門將安如(명조출문장안여) : 날이 밝아 문 나서니 어디로 가려나 水能覆舟山催車(수능복주산최차) : 물은 배를 엎어뜨리고 산은 수레를 부수누나. 君不見長安陌上富貴兒(군불견장안맥상부귀아) : 보지 못했나, 장안 거리 수많은 부잣집 아들 終然不讀一卷書(종연불독일권서) : 평생토록 한 권 책조차 안 읽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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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3(感興3)-이숭인(李崇仁) 감흥-이숭인(李崇仁)
亹亹天機運(미미천기운) : 쉬지 않는 것은 하늘의 운행 肅肅秋氣悲(숙숙추기비) : 쓸쓸한 가을 기운이 슬퍼진다. 飄飄西風來(표표서풍래) : 산들산들 서풍이 불어오니 摵摵號枯枝(색색호고지) : 쏴쏴 마른 가지가 우는구나. 悠悠遠行客(유유원행객) : 멀리 멀리 떠나간 나그네 一去無還期(일거무환기) : 한 번 가선 돌아올 기약 없구나. 妾身在空閨(첩신재공규) : 첩의 몸은 빈 방에 홀로 있어 日夜長相思(일야장상사) : 밤낮으로 길이 그리워합니다. 相思不可見(상사불가견) : 생각만 하고 보지는 못하니 惻愴終何爲(측창종하위) : 애닯게도 슬픔을 끝내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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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2(感興2)-이숭인(李崇仁) 감흥-이숭인(李崇仁)
吾聞王子晉(오문왕자진) : 내 듣건대, 왕자진은 逍遙緱山巓(소요구산전) : 후산 꼭대기에서 놀았단다. 笙聲徹寥廓(생성철요곽) : 생황 소리 공중에 들려오고 白鶴飛翩旋(백학비편선) : 백학이 훨훨 날았단다. 冥筌久已排(명전구이배) : 명전을 배제한 지 이미 오래니 泠然無憂患(령연무우환) : 시원스럽게 근심이 없구나. 下視何茫茫(하시하망망) : 내려보니 어찌 그리도 망망한가 蠛蠓朝暮閒(멸몽조모한) : 하루살이가 사이의 하루살이 같아라. 我生若拘束(아생약구속) : 나의 삶을 만일 구속된다면 果哉諒非難(과재량비난) : 과감하게도 세상일 잊음은 쉬운 일이로다. 寸心竟誰語(촌심경수어) : 이 마음을 누구와 함께 이야기할까 取琴而一彈(취금이일탄) : 거문고 당기어 한 곡조 노래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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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1(感興1)-이숭인(李崇仁) 감흥-이숭인(李崇仁)
昨日苦炎燠(작일고염욱) : 어제는 더워서 괴로워는데 今朝忽凄慄(금조홀처률) : 오늘 아침은 갑자기 싸늘하구나. 霜露衆卉腓(상로중훼비) : 서리와 이슬에 모든 풀은 병들고 歲月如駒隙(세월여구극) : 세월은 망아지가 틈을 지나가는 것 같도다 人生穹壤閒(인생궁양한) : 사람이 천지 사이에 한가히 태어나 身世兩役役(신세량역역) : 몸과 세상이 모두가 바쁘구나. 況復非金石(황부비금석) : 하물며 쇠와 돌이 아니고 行年不盈百(행년불영백) : 사는 동안 백 년이 되지 못함에야 所以古時人(소이고시인) : 그러므로 옛날 사람들 分陰當自惜(분음당자석) : 분음의 시간이라도 스스로 아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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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교승통환산(送興敎僧統還山)-이숭인(李崇仁) 흥교승통을 전송하여 산으로 돌아가다-이숭인(李崇仁)
書生淡生活(서생담생활) : 서생의 담박한 생활 詩句送師歸(시구송사귀) : 시구로 스님 돌아가는 길 전송하네. 曉月袈裟冷(효월가사냉) : 새벽달은 가사에 차갑고 秋風錫杖飛(추풍석장비) : 가을바람은 석장에 날아간다. 路回千嶂合(노회천장합) : 길이 돌아 천첩의 산들이 합쳐지고 亭小五松圍(정소오송위) : 정자는 작아서 다섯 소나무 둘러있다 役役吾何事(역역오하사) : 힘겹게도 나는 무슨 일을 하나 名場足駭機(명장족해기) : 공명을 다투는 길에 마음 놀랄 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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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거벽상(題齋居壁上)-이숭인(李崇仁) 서재의 벽 위에 지어쓰다-이숭인(李崇仁)
高齋無一事(고재무일사) : 높은 서재에 하는 일 하나 없이 觀物日何長(관물일하장) : 사물을 바라보니 날은 어찌나 길던지 庭草春交翠(정초춘교취) : 정원의 봄풀은 푸른빛이 어울려있고 岩泉夜送涼(암천야송량) : 바위 사이의 샘물은 밤에 차가움을 보낸다. 詩情如有助(시정여유조) : 시 짓는 마음에는 도움이 될 듯하나 世味未曾嘗(세미미증상) : 세상의 맛은 일찍이 보지도 않았다. 舊習消磨盡(구습소마진) : 옛 습관은 이미 다 사라지고 唯餘老杜狂(유여로두광) : 오직 남은 것은 두보의 미치광이 짓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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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실주주사(謁實周主事)-이숭인(李崇仁) 주사 임실주를 뵙다-이숭인(李崇仁)
萬里歸王地(만리귀왕지) : 만리가 왕에게 귀의 한 땅 南宮奉使郞(남궁봉사랑) : 남궁에서 사절 받드는 사람. 裝金辭越橐(장금사월탁) : 행장에 월탁 사양하고 詩稿滿奚囊(시고만해낭) : 시의 원고는 해랑에 가득하다. 白日龍山靜(백일용산정) : 대낮의 해는 용산에 고요하고 淸風客舍涼(청풍객사량) : 맑은 바람은 객사에 서늘하구나. 相尋不相見(상심불상견) : 찾아가 서로 만나지 못하니 領此酒杯香(영차주배향) : 이곳에서 술잔의 향기만 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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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강사군에게 부치다-이숭인(李崇仁)
爲州古所樂(위주고소락) : 고을원이 되는 일은 옛날에도 좋아한 것 遠地向誰親(원지향수친) : 먼 지방에서 누구와 친히 지냈나. 別久能無念(별구능무념) : 이별한지 오래되었으니 생각이 없겠을까 詩多似不貧(시다사불빈) : 시은 시가 많으니 가난하지 않은 것 같구나. 馳驅吾已倦(치구오이권) : 바쁘게 다니는 것은 나는 이미 권태롭고 眠食子宜珍(면식자의진) : 잠자고 먹는 것은 자네에 귀한 것이리라. 何日龍山第(하일용산제) : 어느 날에야 용산의 집에서 相看白㲲巾(상간백㲲건) : 서로 마주보며 흰 망건을 써보게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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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중래자라주항치역부경(宋文中來自羅州港馳驛赴京)-이숭인(李崇仁) 송 문중이 나주항에서 역마를 달려 서울에 이르다-이숭인(李崇仁)
朔風吹歲暮(삭풍취세모) : 북풍이 몰아치고 해는 저무는데 雨雪政霏霏(우설정비비) : 눈비는 한창 펄펄 휘날리는구나. 旣阻鯨波涉(기조경파섭) : 고래 같은 물결에 건널 길이 막혀 還從驛路馳(환종역로치) : 도리어 역로를 따라 달려간다. 泥塗嗟潦倒(니도차료도) : 진흙길에 고인 물에 넘어짐이 아파도 霄漢喜翻飛(소한희번비) : 하늘에 번쳐 나르니 기쁘기도 하리라. 好去謁明主(호거알명주) : 잘 떠나시어 현명한 임금님 알현하여 高攀丹桂枝(고반단계지) : 높이 붉은 계수나무 가지를 잡아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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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초사일우(十一月初四日雨)-이숭인(李崇仁) 십일 월 초 나흗날 비-이숭인(李崇仁)
仲冬初四日(중동초사일) : 한겨울인 초사흗날 雨足亂如絲(우족난여사) : 빗발은 실처럼 어지럽다. 細細纔飄瓦(세세재표와) : 가늘고 가늘어 겨우 기와에 날리고 濛濛已濕衣(몽몽이습의) : 보슬보슬 이미 옷을 적신다. 靑灯悲遠客(청정비원객) : 푸른 등장 불빛에 시름겨운 나그네 幽室泣孤嫠(유실읍고리) : 깊숙한 방에 눈물짓는 외로운 과부여. 天道終難料(천도종난료) : 하늘의 도리는 끝내 헤아리기 어려운데 經生妄是非(경생망시비) : 경서를 읽는 선비는 망령되이 시비를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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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남악총선사방차림선생운(題南嶽聰禪師房次林先生韻)-이숭인(李崇仁) 남악 총선사 방의 임선생 시를 차운하여 짓다-이숭인(李崇仁)
相逢久面目(상봉구면목) : 구면에 서로 만나니 妙契透機關(묘계투기관) : 묘한 인연 기관에 통했구나. 三業水俱淨(삼업수구정) : 세 가지 업은 물처럼 맑아지고 一生雲與閑(일생운여한) : 일생을 구름과 더불어 한가하다. 泉甘宜煮茗(천감의자명) : 달콤한 샘물은 차 다리기 좋고 日永好看山(일영호간산) : 해는 길어서 산구경하기 좋구나. 慙愧靈師語(참괴령사어) : 부끄러워라, 훌륭한 대사님 말씀 休官便此還(휴관편차환) : 벼슬 버리고 이곳으로 돌아오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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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문중수재수계부경사(送宋文中秀才隨計赴京師)-이숭인(李崇仁) 수재 송 문중이 계리를 딸라 중국의 서울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이숭인(李崇仁)
漢代輿圖廣(한대여도광) : 한나라의 땅이 넓어서 朝鮮道路開(조선도로개) : 조선까지 길이 열렸어라. 賓與吾子起(빈여오자기) : 과거시험에 그대가 떠나려 하니 送別故人來(송별고인래) : 송별에 친구들이 달려왔구나. 雲物長江暮(운물장강모) : 구름 낀 긴 강에 날은 저물고 乾坤一酒杯(건곤일주배) : 천지간에 이별주 한 잔이 있어라. 嗟余空老大(차여공로대) : 아, 나는 헛되이 늙어가 鬱鬱此徘徊(울울차배회) : 울적하게 이곳을 배회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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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생박귀부지행민망이시위신차운(鄕生朴歸父之行民望以詩爲贐次韻)-이숭인(李崇仁) 향생 박귀보의 행차에 민망이 시를 지어 송별함에 차운하다-이숭인(李崇仁)
好去朴歸父(호거박귀보) : 잘 떠나게나 박귀보여 秋深魚稻鄕(추심어도향) : 가을이 깊어져 물고기와 벼가 있는 고향으로. 故人贈馬策(고인증마책) : 친구는 말채찍을 주었고 津吏稅詩囊(진리세시낭) : 나루지기는 시주머니에도 세금을 메긴다. 冉冉家山近(염염가산근) : 점점 고향의 산을 가까워지고 紛紛野菊香(분분야국향) : 분분하리라, 들판의 들국화 향기여 嗟余亦何事(차여역하사) : 슬프도다, 나 또한 무슨 일로 獨此久徊徨(독차구회황) : 홀로 이곳에 남아 오랫동안 방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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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차렴동정호가장단시운(奉次廉東亭扈駕長湍詩韻)-이숭인(李崇仁) 염동정이 장단에 호가하면서 지은 시를 차운하다-이숭인(李崇仁)
江遠練一匹(강원련일필) : 비단 한 필 펼친 것처럼 강은 멀고 巖高鐵十尋(암고철십심) : 쇠 사다리 열 길처럼 바위는 높아라. 旌旗仙仗肅(정기선장숙) : 임금 수레의 깃발은 엄숙하고 歌吹樂觀深(가취락관심) : 노래와 피리소리에 즐거움이 깊어라. 畏景明中谷(외경명중곡) : 따가운 햇볕에 골짜기 안이 밝고 幽花翳茂林(유화예무림) : 그윽한 꽃이 무성한 숲에 가리었다. 古來崇儉德(고래숭검덕) : 예부터 검소한 덕을 숭상하니 朽索戒余臨(후색계여림) : 썩은 새끼의 교훈이 나를 경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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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리부(呈朴吏部)-이숭인(李崇仁) 박 이부에게-이숭인(李崇仁)
卯申能縳我(묘신능전아) : 묘신의 시각에 얽매이어 甲子漫經年(갑자만경년) : 세월이 헛되이 지나가는구나. 有罪緣懷璧(유죄연회벽) : 죄가 있다면 벼슬을 한 것 無心肯事錢(무심긍사전) : 마음이 없으니 어찌 돈 섬길까. 開窓看遠岫(개창간원수) : 창문을 열고 먼 산을 바라보고 鑿沼納靑天(착소납청천) : 못을 뚫어 푸른 하늘 담아본다. 退食齋居靜(퇴식재거정) : 퇴근하고 식사 후 고요히 있으니 人過且晏然(인과차안연) : 사람이 지다녀도 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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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동년생녀희정(方同年生女戲呈)-이숭인(李崇仁) 방 동학이 딸을 낳아 장난삼아 올리다-이숭인(李崇仁)
門閥多餘慶(문벌다여경) : 문벌에는 경사로운 일 많아 郞君篤孝思(랑군독효사) : 낭군은 효도의 마음 독실하여라. 居然生女日(거연생녀일) : 슬그머니 딸 낳은 날 錯賦弄璋詩(착부롱장시) : 아들 낳는다는 잘 못 지은 시였구나. 富貴傳家有(부귀전가유) : 부귀는 집안에 전해오고 貞嘉不卜知(정가불복지) : 정숙하고 아름다움은 점치지 않아도 안다. 風塵荷戈戟(풍진하과극) : 풍진 세상에 어찌 무기를 매게 하니 何用重男爲(하용중남위) : 어찌하여 사내아이를 중하게 여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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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길방여송도지사제(羅元吉訪余松都之私第)-이숭인(李崇仁) 나원길이 송도 사저로 나를 방문하였기에-이숭인(李崇仁)
元吉來京邑(원길래경읍) : 원길이 서울에 와서 相逢話所思(상봉화소사) : 서로 만나 생각을 나누었네. 聞今君鬢改(문금군빈개) : 지금 그대의 귀밑머리 희어졌다 하나 依舊我心癡(의구아심치) : 옛날처럼 나는 마음으로 의심스럽다네. 湖海三年別(호해삼년별) : 강호에 삼년동안 떠나 있었으나 文章一世知(문장일세지) : 문장은 온 세상이 알고 있다네. 薦衡書未就(천형서미취) : 천거하는 글 아직 못 올렸으나 敢道侍臣爲(감도시신위) : 임금 모신 신하라 감히 말하지 못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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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축삼월초륙일유설정삼봉(癸丑三月初六日有雪呈三峯)-이숭인(李崇仁) 계축년 삼월 초 엿새날 눈이 내려 삼봉에게 올리다-이숭인(李崇仁)
二月到三月(이월도삼월) : 이월부터 삼월까지 雨雪也頻頻(우설야빈빈) : 눈비마저 자주 내리는구나. 未放重裘解(미방중구해) : 무거운 솜옷까지 벗지 못한 채 仍須綠酒親(잉수록주친) : 오로지 술잔만 가까이 한다. 乾坤且氛祲(건곤차분침) : 천지의 기운은 음침한데 草木謾精神(초목만정신) : 초목은 느긋이 제 정신이구나. 排悶新詩句(배민신시구) : 근심을 털어버리려 새로 지은 시구 携將寄故人(휴장기고인) : 두 손에 가져와 친구에게 부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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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권사군지임충주(送權使君之任忠州)-이숭인(李崇仁) 권 사군이 충주로 부임하는 것을 전송하다-이숭인(李崇仁)
淨土山多好(정토산다호) : 정결한 땅에는 산도 좋나니 開天寺足徵(개천사족징) : 개천사가 이를 증명하는구나. 踵門無俗客(종문무속객) : 잇달 찾는 사람, 속된 이 하나 없고 面壁有高僧(면벽유고승) : 벽을 향해 도를 닫는 고승들만 있어라. 百尺臺臨水(백척대림수) : 백 척 높이의 누대는 물에 닿아있고 千年木臥藤(천년목와등) : 천 년 된 나무는 넝쿨에 누워있어라. 君歸足暇日(군귀족가일) : 그대 돌아가면 한가한 날 많으리니 一一訪吾曾(일일방오증) : 일일이 나 있었던 곳을 찾아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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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곤슬산승사(題昆瑟山僧舍)-이숭인(李崇仁) 비슬산 절에 제하다-이숭인(李崇仁)
俗客驅長道(속객구장도) : 세상 나그네 먼 길 달려 왔는데 高僧臥小亭(고승와소정) : 고승은 작은 정자에 누워있구나. 雲從朝暮白(운종조모백) : 아침저녁 구름은 희고 山自古今靑(산자고금청) : 예나 지금이나 산은 푸르다. 往事追松子(왕사추송자) : 지난 시간 신선 적송자 따라 羈遊愧地靈(기유괴지령) : 이리저리 떠돈 것이 지신에 부끄럽다. 殷勤汲澗水(은근급간수) : 은근한 마음으로 골짜기 물 길러다가 一匊煮蔘苓(일국자삼령) : 한 줌 인감과 복령을 다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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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상도렴사송정랑(送慶尙道廉使宋正郞)-이숭인(李崇仁) 경상도 안렴사 송정랑을 보내다-이숭인(李崇仁)
慷慨埋輪日(강개매륜일) : 강개함이 한나라 장강이 수레 바퀴 묻던 날이고 澄淸按轡朝(징청안비조) : 청렴함이 한나라 범방이 청조사 되어 말고삐 잡던 아침이라. 才高孚物議(재고부물의) : 재주는 높아 사람들의 의논을 기쁘게 하고 任重採風謠(임중채풍요) : 임무의 막중함은 백성의 노래를 모으는 것이로다. 煙火南區大(연화남구대) : 연화는 남쪽 땅이 대단하고 星辰北極遙(성진북극요) : 별들은 북극성이 아득하도다. 定知棠茇下(정지당발하) : 반드시 알겠노니, 주나라 소공이 감당나무 아래 움막에 살며 宣化及芻蕘(선화급추요) : 교화를 펼쳐 백성에게 이르게 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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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릉도렴사곽정언명의(送江陵道廉使郭正言名儀)-이숭인(李崇仁) 강릉 도렴사 정언 곽명의를 보내며-이숭인(李崇仁)
臨軒天語切(임헌천어절) : 헌감에 이르니 임금님 말씀 간절하고 咫尺不違顏(지척불위안) : 지척에서도 임금의 용안을 어기지 않구나. 聲敎東漸海(성교동점해) : 교화는 동으로 바다까지 이르렀는데 驅馳北渡關(구치북도관) : 말을 달려와 북으로 관문을 건너는구나. 山川經緯壯(산천경위장) : 산천은 지세가 웅장하고 樓閣畫圖閑(누각화도한) : 누각은 그림처럼 한적하구나. 會見巡游罷(회견순유파) : 언제나 보게 될거나, 여기저기 떠도는 일 끝내고 春風得意還(춘풍득의환) : 봄바람에 득의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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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설연명장수(柬偰椽名長壽)-이숭인(李崇仁) 간설언에게 편지하다-이숭인(李崇仁)
身世無窮事(신세무궁사) : 세상에 사는 일 끝없는 일 田園未卜時(전원미복시) : 살 땅은 아직 정하기 못했구려. 犬羊腥四海(견양성사해) : 개와 양같은 짐승은 비린내 풍기고 烏鵲遶南枝(오작요남지) : 까마귀와 까치는 남쪽 가지 찾는구려. 對食彈長鋏(대식탄장협) : 밥상을 마주하여 긴 칼을 잡고 寬愁覓小詩(관수멱소시) : 수심을 늦추려고 소품 시를 찾는다오. 兒曹徒擾擾(아조도요요) : 어린 것들은 헛되이 요란스러우니 寧與話心期(영여화심기) : 어찌 서로 마음 속 일들을 말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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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박장원(憶朴壯元)-이숭인(李崇仁) 박장원을 생각하며-이숭인(李崇仁)
朴子才名大(박자재명대) : 박 군의 재주와 명성 대단하니 文章手老成(문장수로성) : 글 짓는 솜씨는 노련하고 성숙하다. 早年曾托契(조년증탁계) : 어린 나이에 서로 친구되어 久別最關情(구별최관정) : 오래도록 이별하여 가장 그리워진다. 滄海乾坤闊(창해건곤활) : 바다와 땅은 넓기도 하고 浮雲旦夕征(부운단석정) : 뜬 구름은 아침저녁으로 흘러간다. 回頭渺無際(회두묘무제) : 머리 돌려보아도 아득히 끝이 없으니 何日定相迎(하일정상영) : 어느 날에야 반드시 서로 만나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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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원조(丁未元朝)-이숭인(李崇仁) 정미년 정월 초하루 아침에-이숭인(李崇仁)
歲次無停畢(세차무정필) : 세월은 그치지 않고 人情易嘆吁(인정역탄우) : 인정은 한탄하기 쉽구나. 椒盤聞古頌(초반문고송) : 초반에 옛 노래 듣고 桃板覓新符(도판멱신부) : 도판에 새 시를 찾는다. 日照窮陰破(일조궁음파) : 햇볕에 궁벽한 곳 사라지고 風吹萬態敷(풍취만태부) : 바람에 온갖 물태가 펴진다. 頭顱還似舊(두로환사구) : 내 머리는 아직 옛날과 같아 祗得飮屠蘇(지득음도소) : 다만 도소주만 가져다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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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관중요우(示館中僚友)-이숭인(李崇仁) 관중의 친구에세-이숭인(李崇仁)
壯年空有志(장년공유지) : 장년의 시절 헛되이 뜻만 있어 獨立竟無徒(독립경무도) : 홀로 지내다 끝내 친구도 없었다. 旣見申韓用(기견신한용) : 신불해와 한비자를 배웠고 仍聞佛老俱(잉문불로구) : 불교와 노자의 학문도 들어왔다. 聖謨還寂寞(성모환적막) : 성인의 지혜가 오히려 적막하니 吾事可嗚呼(오사가오호) : 우리들의 일이 탄식할 만 하여라. 且問座中友(차문좌중우) : 좌중의 벗들에게 물어보노니 誰爲君子儒(수위군자유) : 누가 우리 군자의 선비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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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전단전(題旃檀殿)-이숭인(李崇仁) 전단전에 제하다-이숭인(李崇仁)
聞道旃檀木(문도전단목) : 들으니, 전단목은 浮來自罽賓(부래자계빈) : 계빈에서 떠내려 왔단다. 土風尊像敎(토풍존상교) : 풍속이 부처의 가르침을 높여 香火化都人(향화화도인) : 향불이 도읍 사람들을 교화시킨단다. 邪說誠難息(사설성난식) : 잘못된 말은 정말 그치기 어렵고 斯文久未伸(사문구미신) : 유교는 오랫동안 펴지 못했도다. 今來閉虛殿(금래폐허전) : 지금 보니 빈 집인 채 닫혀있어 恐是沒兵塵(공시몰병진) : 혹 전란에 없어진 것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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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삼봉은자(憶三峯隱者)-이숭인(李崇仁) 은자 삼봉을 떠올리며-이숭인(李崇仁)
游宦十餘載(유환십여재) : 벼슬길 십여 년 僑居遷次頻(교거천차빈) : 옮겨 산지 여러 차례. 營生雖甚拙(영생수심졸) : 사는데 심히 궁해도 謀道未全貧(모도미전빈) : 도리에 전혀 궁하지 않다. 落落負餘子(낙락부여자) : 초연히 속물을 버렸으나 時時思故人(시시사고인) : 때때로 친구들을 생각한다. 停雲終日在(정운종일재) : 머문 구름 종일 떠있고 縹渺漢江濱(표묘한강빈) : 아득하다, 한강의 물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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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사록금독고별성균생원(尙州司錄金篤告別成均生員)-이숭인(李崇仁) 상주 사록 김독이 성균새월을 고별하며-이숭인(李崇仁)
泮水春三月(반수춘삼월) : 반궁은 춘삼월인데 商山路幾亭(상산로기정) : 상주 가는 길은 몇 정인가. 諸生今佐幕(제생금좌막) : 여러 생원들은 지금 좌막의 벼슬 博士舊傳經(박사구전경) : 박사들 옛날에는 정전을 가르쳤다. 晴曉嬌雲白(청효교운백) : 맑게 갠 새벽, 아리따운 흰 구름 暄風弱柳靑(훤풍약류청) : 따뜻한 바람, 가녀린 버들은 푸르다 加餐好歸去(가찬호귀거) : 식사를 하고 잘 떠나시어 有便報丁寧(유편보정녕) : 인편에 편안한 소식이나 전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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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제야2(辛亥除夜2)-이숭인(李崇仁) 신해년 제야에-이숭인(李崇仁)
* 원제: 辛亥除夜呈席上諸公二首
邂逅成佳會(해후성가회) : 우연히 이루어진 좋은 모임 都爲少壯時(도위소장시) : 모두가 젊은 시절 위함이도다. 風流東晉俗(풍류동진속) : 우리들 풍류는 동진의 분위기요 瀟灑盛唐詩(소쇄성당시) : 모임의 소탈함은 성당의 시이로다. 世事正紛糾(세사정분규) : 세상일이야 어지럽기 짝이 없어도 交情無改移(교정무개이) : 우리 사귄 정이야 변하지 않는구나. 殷勤惜白日(은근석백일) : 은근히 멀쩡한 세월 아껴가면서 愼勿負相知(신물부상지) : 조심하여 서로 이해심을 저버리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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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제야1(辛亥除夜1)-이숭인(李崇仁) 신해년 제야에-이숭인(李崇仁)
* 원제: 辛亥除夜呈席上諸公二首
落落已違世(낙낙이위세) : 초연히 이미 세상 떠나 悠悠仍感時(유유잉감시) : 아득히 시절을 탄식한다. 餘年付羲易(여년부희역) : 남은 인생 주역에 부치고 卽事讀坡詩(즉사독파시) : 지금은 동파의 시를 읽는다. 坐久燈花落(좌구등화락) : 오래 앉으니 등불의 불똥 떨어지고 看來斗柄移(간래두병이) : 하늘에는 북두칠성 옮아간다. 男兒心有在(남아심유재) : 사나이 마음 속 품은 뜻을 除子更誰知(제자갱수지) : 자네 말고는 다시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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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문림대상사환(病中聞林大常使還)-이숭인(李崇仁) 병중에 임 대상이 사신갔다 돌아온 소식을 듣고-이숭인(李崇仁)
* 원제: 病中聞林大常使還以詩呈閔正卽傳語
聽得隣人說(청득린인설) : 이웃 사람 하는 말 들으니 林君已入城(림군이입성) : 임군이 이미 성에 들었다하네 歸來千里面(귀래천리면) : 천릿길을 돌아온 그 얼굴 契闊二年情(결활이년정) : 소식 없었던 이 년 간의 마음이라. 直欲趨相謁(직욕추상알) : 바로 달려가 직접 만나야 하나 其如病未行(기여병미행) : 병들어 걷지 못하니 이를 어찌하나 唯將惡詩句(유장악시구) : 다만 이 너절한 시구를 가져다가 寄與閔先生(기여민선생) : 민 선생 편에 부쳐 보낼 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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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운기강녕주(次韻寄康寧州)-이숭인(李崇仁) 강녕주에게 차운하여 보내다-이숭인(李崇仁)
歲暮親朋少(세모친붕소) : 해가 저무는데 친구들 적고 寥寥獨在家(요요독재가) : 쓸쓸히 홀로 집에만 있다. 喜承書札到(희승서찰도) : 온 편지 반가이 받고서 驚問道途賖(경문도도사) : 놀라며 길이 먼가를 물어본다. 紙樣人情薄(지양인정박) : 종이 같은 사람의 정은 엷고 絲棼世故加(사분세고가) : 실처럼 엉킨 세상일 많아진다. 憐君得荒郡(연군득황군) : 애련하다, 그대 변방 고을 수령되고 予亦走京華(여역주경화) : 나도 서울 땅에서 분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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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현지행기전재리선생(張中顯之行寄全齋李先生)-이숭인(李崇仁) 장중령의 행차에 전재 이선생에게 부치다-이숭인(李崇仁)
全齋謝簪笏(전재사잠홀) : 전재 선생은 벼슬을 사양하고 高臥古朝鮮(고와고조선) : 고조선 땅에서 높이 누웠어라. 潘賦閑居興(반부한거흥) : 반악의 추흥부는 한가히 사는 흥취 箕疇絶學傳(기주절학전) : 기자의 홍범구주는 끊어진 학문의 전달. 相思空夜月(상사공야월) : 서로 그리워하는 부질없는 달밤 搖落已秋天(요락이추천) : 나뭇잎 떨어지는 이미 가을날이어라. 逢著西還使(봉저서환사) : 서쪽으로 가는 사신 만나서 裁詩寄一篇(재시기일편) : 시 한편 잘라 부치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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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운로상인환산(送潤雲老上人還山)-이숭인(李崇仁) 윤운 노스님이 산중에 돌아감을 전송하다-이숭인(李崇仁)
且問潤雲老(차문윤운로) : 문노니, 윤운 노인이시여 飄然何處歸(표연하처귀) : 표연히 어디로 돌아가시나. 孤征猿鶴導(고정원학도) : 외로운 길을 원숭이와 학이 인도하고 舊隱薜蘿垂(구은벽나수) : 옛날 숨어살던 곳에 칡덩굴이 우거졌다. 漠漠塵區隘(막막진구애) : 막막한 우주는 좁기도 하니 紛紛世事違(분분세사위) : 번잡한 세상일 버리고 떠나신다. 吾生亦淡蕩(오생역담탕) : 나 또한 담담한 성품이라 只愧拂衣遲(지괴불의지) : 떨치고 떠나는 일 늦어서 부끄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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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구사지강릉성친(送徐九思之江陵省親)-이숭인(李崇仁) 서사구가 가릉에가 부모님 뵙는 것을 전송하다-이숭인(李崇仁)
客從京國出(객종경국출) : 객은 서울을 떠나서 遙向故園歸(요향고원귀) : 멀리 고향을 향해 돌아간다. 山水人居勝(산수인거승) : 산과 물은 사람 살기 좋고 樓臺暑氣微(루대서기미) : 누대는 무덥지 않다. 寂寥徐孺榻(적요서유탑) : 서유의 의자 적막해도 文彩老萊衣(문채로래의) : 노래자의 옷은 아름다우리라. 何日能相見(하일능상견) : 어느 날에야 서로 만나나 尋君夢遠飛(심군몽원비) : 그대 찾으니 꿈은 멀리 나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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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실주주사1(茶呈實周主事1)-이숭인(李崇仁) 실주 주사에게 차를 올리며-이숭인(李崇仁)
海上鄕茶占早春(해상향다점조춘) : 바닷가 고을 차가 이른 봄에 나오는데 筠籠采采露芽新(균롱채채로아신) : 바구니로 캐고캐니 나온 잎이 새롭구나. 題封寄與儀曹問(제봉기여의조문) : 봉하여 의조에게 부치고 묻노니 內樣龍丹味孰眞(내양용단미숙진) : 궁중의 용단 맛과 어느 것이 진미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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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실주주사2(茶呈實周主事2)-이숭인(李崇仁) 실주 주사에게 차를 올리며-이숭인(李崇仁)
黃金霏屑玉精糜(황금비설옥정미) : 황금 빛 가루 날리는 옥색 정한 미음 不雜蘭膏也自奇(불잡난고야자기) : 난초 향이 섞이지 않아도 기이한 맛입니다. 橄欖細和玄酒淡(감람세화현주담) : 감람향을 맑은 물에 엷게 탄 맛이니 煩公作譜使人知(번공작보사인지) : 번거롭지만 다보 지어 남들도 알게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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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사독서(玄聖寺讀書)-이숭인(李崇仁) 현장사에서 책을 읽다-이숭인(李崇仁)
古木千章五月涼(고목천장오월량) : 고목 천 그루에 오월 달이 시원하고 小樓八尺一爐香(소루팔척일로향) : 여덟 자 작은 누각에, 화로에 향불. 讀殘數紙還拋却(독잔수지환포각) : 읽다가 남은 몇 장 던져두고서 瞌睡居然是坐忘(갑수거연시좌망) : 졸리어 편히 잠을 자니 이것이 곧 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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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렴대박운1(次廉大博韻1)-이숭인(李崇仁) 염대박의 시를 차운하여-이숭인(李崇仁)
花氣濛濛惱我情(화기몽몽뇌아정) : 꽃기운 몽몽하여 내 마음 괴롭히고 嘉眠淸晝倍殘更(가면청주배잔갱) : 맛있는 낮잠이 밤의 잠의 배나 된다. 山禽故向幽齋裏(산금고향유재리) : 산새는 일부러 그윽한 서재를 향해 啼送新腔種種聲(제송신강종종성) : 세 박자 소리를 가지가지로 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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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렴대박운2(次廉大博韻2)-이숭인(李崇仁) 염대박의 시를 차운하여-이숭인(李崇仁)
有山不用開圖畫(유산불용개도화) : 산이 있으니 그림을 펴 볼 필요도 없고 無事何煩下奕棋(무사하번하혁기) : 일이 없으니 바둑을 둠이 어찌 번거로울까. 一片古心降未了(일편고심강미료) : 한 조각 옛 생각 가라앉지 않아서 每將詩語解人頤(매장시어해인이) : 매번 시 짓는 말로 사람의 환심을 산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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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苦熱)-이숭인(李崇仁) 더위는 괴로워라-이숭인(李崇仁)
軒窓蒸鬱汗翻漿(헌창증울한번장) : 집 창문이 더워 땀이 장물 붓듯이 흐르고 赤日彤雲晝刻長(적일동운주각장) : 붉은 해 붉은 구름 떠있는 낮은 길기만 하여라. 賴有寸心能似水(뇌유촌심능사수) : 다행히도 작은 마음 있어 능히 물과 같아 却於炎處作淸涼(각어염처작청량) : 도리어 불꽃같이 더운 곳에서도 시원함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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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교(南郊)-이숭인(李崇仁) 남교에서-이숭인(李崇仁)
晴雲濃暖白於綿(청운농난백어면) : 개인 구름 따뜻하여 목화보다 희고 芳草蒙茸綠似煙(방초몽용록사연) : 향기로운 풀 무성하여 이내처럼 푸르다. 信馬獨歸仍得句(신마독귀잉득구) : 말에 맡겨 홀로 돌아가다 시를 지으니 箇中佳興儘悠然(개중가흥진유연) : 그중에는 아름다운 흥취가 길기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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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신기(旅窓晨起)-이숭인(李崇仁) 여관 창가에서 새벽에 일어나-이숭인(李崇仁)
九月猶絺綌(구월유치격) : 구월에도 얇은 갈포옷 입고 家書久不通(가서구불통) : 집에서는 오랫동안 소식도 없다. 浮生曾是客(부생증시객) : 덧없는 삶, 일찍이 나그네 신세 多故已成翁(다고이성옹) : 많은 변고에 이미 늙은이 다 되었다. 賦鵩人將去(부복인장거) : 가의의 복조부처럼 사람은 떠나려 하고 傷麟道欲窮(상린도욕궁) : 획린을 슬퍼하듯 진리는 다하려 하는구나. 童烏梓應拱(동오재응공) : 동오의 무덤가 나무는 아름들이로 자라나고 菜婦室還空(채부실환공) : 노래자의 안방은 안주인 떠나 비어있도다. 風物長歌裏(풍물장가리) : 풍물은 긴 노래속에 있고 形骸痛飮中(형해통음중) : 몸둥아리는 통음 속에 있도다. 古來非一日(고래비일일) : 예부터 이런 날 하루가 아니니 拍手向天公(박수향천공) : 하늘 향해 손바닥을 칠 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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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月十七日어당유현지동해역(正月十七日於戇楡縣之東海驛)-이숭인(李崇仁) 정월십칠일 어당유현지 동해역에서-이숭인(李崇仁)
吾親在高堂(오친재고당) : 우리 부모님 집에 계시고 春秋近期頤(춘추근기이) : 나이는 칠팔십에 가까우시다. 晨昏侍左右(신혼시좌우) : 아침저녁으로 가까이 모시고 跬步不曾離(규보불증리) : 반걸음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去年有君命(거년유군명) : 지난 해 임금님의 명령이 있어 奉使不敢辭(봉사불감사) : 사실 가는 일 사양하지 못했다. 道里旣云遠(도리기운원) : 길이 멀다고 하니 況復經歲時(황부경세시) : 하물며 또 지나는 시간이야. 當初去家日(당초거가일) : 처음 집을 떠나는 일 당하니 此懷固難支(차회고난지) : 이러한 심정 정말 어렵고 지루하였다. 迨今賦言歸(태금부언귀) : 오늘 글을 지어 돌아간다 말하리니 舞綵良有期(무채량유기) : 채색 옷 입고 춤출 날이 정말 있으리라. 却乃抱憂思(각내포우사) : 그러나 곧 다시 근심스런 생각 안고 耿耿念在玆(경경념재자) : 또렷한 생각이 이것에만 머무는구나. 路逢郭典客(로봉곽전객) : 길에서 곽전객을 만나니 尺書手自持(척서수자지) : 집 편지를 손수 건네주었도다. 接書讀數過(접서독수과) : 받아서 두 번 읽어보니 平安無所疑(평안무소의) : 평안함에 의심이 없어졌다. 再拜謝典客(재배사전객) : 두 번 절하고 전객에세 사례하고 今朝得小怡(금조득소이) : 오늘 아침 작은 기쁨이 생기는구나. 父在不遠遊(부재불원유) : 부모님 계시면 멀리 다니지 말라 했으니 聖訓星日垂(성훈성일수) : 성인의 가르침이 해와 달과 같구나. 盡節之日長(진절지일장) : 절개 다하는 날이 많을 것이라 하였으니 前賢豈我欺(전현개아기) : 지난 현인들이 어찌 나를 속이리오. 往者亦何言(왕자역하언) : 지나간 날들을 또한 어찌 말하리 來者當庶幾(래자당서기) : 다가올 날은 마땅히 그리하리라. 墨卿敢司戒(묵경감사계) : 묵자가 감히 맡아서 경계하리니 神明諒必知(신명량필지) : 신명 보살펴 반드시 아실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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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강주중유회(龍江舟中有懷)-이숭인(李崇仁) 용강 배안에서 회포가 있어-이숭인(李崇仁)
昔與周雲章(석여주운장) : 옛 주운장과 情親重骨肉(정친중골육) : 정겨워 골육 같아 把酒賞幽芳(파주상유방) : 술잔 자보 그윽한 꽃구경 하고 論文翦紅燭(논문전홍촉) : 문장을 논함에 붉은 초심지도 잘랐다. 相逢共恨晚(상봉공한만) : 서로의 만남이 늦음도 같이 한탄했고 歸期何大促(귀기하대촉) : 어찌 돌아가는 날짜는 그리도 빠르던가. 一別各西東(일별각서동) : 한 번 각자 동서로 헤어지니 三載抱茶毒(삼재포다독) : 삼 년이 되어도 차 독만 안고 살았다. 自我初銜命(자아초함명) : 내거 처음 사신의 명을 받아 謂言當刮目(위언당괄목) : 의당히 눈 빠지도록 만나고 싶다 말했다. 人事喜蹉跎(인사희차타) : 사람의 일이란 어긋나기 마련이고 宦途苦遼邈(환도고요막) : 벼슬길이란 멀리 떠나 있기 괴롭도다. 持節燕山陲(지절연산수) : 그대는 명을 받들어 연산 변방에 사신가고 繫舟龍江曲(계주용강곡) : 나는 용강의 물굽이에 배를 매었었다. 懷哉不可見(회재불가견) : 그리워도 볼 수가 없고 日暮煙波綠(일모연파록) : 날은 저물어 안개 물결이 푸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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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대년망운시권(題謝大年望雲詩卷)-이숭인(李崇仁) 사대년의 망운사 시권에 제하다-이숭인(李崇仁)
望彼白雲(망피백운) : 저 흰 구름 바라보니 于山之陽(우산지양) : 산의 남쪽에 있구나. 我思我親(아사아친) : 나의 부모를 생각하니 在天一方(재천일방) : 하늘 한 곳에 계시는구나. 曷日其還(갈일기환) : 어느 날에 돌아가 稱我壽觴(칭아수상) : 나를 일컬으며 술잔 올릴까. 有唐懷英(유당회영) : 당나라에 회영이 있는데 實同所傷(실동소상) : 실로 마음 상함이 같도다. 望彼白雲(망피백운) : 저 흰 구름 바라보니 載飛載揚(재비재양) : 날리고 솟아오르는구나. 我之懷矣(아지회의) : 나의 회포여 亦靡有央(역미유앙) : 또한 끝이 없구나. 昊天覆懤(호천복주) : 넓은 하늘이 덮어주시니 有生瞻昂(유생첨앙) : 생명 있어 바라보노라. 父兮母兮(부혜모혜) : 아버님이시여, 어머님이시어 我獨不將(아독불장) : 나만이 모시지 못합니다. 望彼白雲(망피백운) : 저 흰 구름 바라보니 有鬱四明(유울사명) : 사명이 사방에 모였구나. 華髮蒼顏(화발창안) : 흰 머리, 푸른 얼굴 宛宛在堂(완완재당) : 완연하게도 마루에 계셨구나. 王事靡盬(왕사미고) : 나랏일은 안정되지 않아 徯我于行(혜아우행) : 나를 반열에서 기다리는구나. 庶幾勖哉(서기욱재) : 바라노라, 힘쓰기를 寔慰親思(식위친사) : 이렇게 하여 부모님을 위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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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일(重九日)-이숭인(李崇仁) 구월 구일 날에-이숭인(李崇仁)
寓居車馬稀(우거거마희) : 나 사는 곳 찾는 이 없어 幅巾行庭曲(폭건행정곡) : 복건을 쓰고 뜰을 걷는다. 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 누른 국화꽃 따보았으니 終朝不盈掬(종조불영국) : 아침 내내 한 움큼도 못땄다. 伊人携酒來(이인휴주래) : 그 사람이 술을 가져오니 喜色浮面目(희색부면목) : 기쁜 빛 얼굴과 눈빛에 돈다. 一杯還一杯(일배환일배) : 한 잔 또 한 잔 마시니 西風吹淅瀝(서풍취석력) : 가을바람 서걱서걱 불어온다. 客子自多感(객자자다감) : 나그네 신세 스스로 다감하나 況此展良覿(황차전량적) : 하물이 이러한 전개 정말 좋음에야. 酩酊不復辭(명정불부사) : 취하는 것 다시 사양하지 않고 浩歌立於獨(호가립어독) : 호탕하게 노래 부르며 홀로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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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증양촌시제(八卦贈陽村侍制)-이숭인(李崇仁) 팔괘를 시제 양촌에게 드리다-이숭인(李崇仁)
姤女壯勿取(구녀장물취) : 구괘는 여자가 강하니 결혼하지 말라 剝果碩不食(박과석불식) : 낙괘는 열매가 크니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旣憂臨八月(기우림팔월) : 이미 걱정하는 것은 임괘의 팔월이요 無疾復七日(무질부칠일) : 병이 없기는 괘는 복괘의 칠월이나라. 大人乾利見(대인건리견) : 대인은 건괘에서 이로움을 보고 康侯晉用錫(강후진용석) : 강후는 진괘에 쓰임을 받는다. 夬夬揚王庭(쾌쾌양왕정) : 쾌괘는 임금의 뜰에서 날리니 泰來彙征吉(태래휘정길) : 태괘가 나타나면 무리를 이루어 가는 것이 좋다
효맹참모(效孟參謀)-이숭인(李崇仁) 맹 참모를 본뜨다-이숭인(李崇仁)
松柏有雪骨(송백유설골) : 소나무 잣나무에 눈 견디는 기골 있고 桃李有風姿(도리유풍자) : 복숭아나무 자두나무에 풍류의 자태가 있다. 雪骨不怕寒(설골불파한) : 눈 견디는 기골은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風姿多媚時(풍자다미시) : 풍류의 자태에는 시절에 아첨한단다. 君子樂貧交(군자락빈교) : 군자는 가난한 시절의 친구 사귐을 즐거워하니 一諾無磷緇(일낙무린치) : 한 번 사귐을 허락하면 갈라진 틈을 보이지 않는다. 小人逐勢利(소인축세리) : 소인배들은 세력과 이익을 쫓아서 暫合還相睽(잠합환상규) : 잠시 합쳤다가 도리어 서로 눈을 부라린다. 長嘆復長嘆(장탄부장탄) : 길이 탄식하고 또 길이 탄식하노니 吐此辛苦辭(토차신고사) : 이런 쓰리고 아픈 노래를 토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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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우중유감(秋日雨中有感)-이숭인(李崇仁) 가을비 속에서-이숭인(李崇仁)
琵琶一曲鄭過庭(비파일곡정과정) : 비바 한 곡조로 정과정곡 타니 遺響凄然不忍聽(유향처연불인청) : 남은 가락 처연하여 차마 다 못듣는다. 俯仰古今多少恨(부앙고금다소한) : 고금을 생각해보니 한스러워 滿簾疏雨讀騷經(만렴소우독소경) : 주렴 가득 성긴 비에 이소경을 읽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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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도(嗚呼島)-이숭인(李崇仁) 오호도-이숭인(李崇仁)
嗚呼島在東溟中(嗚呼島재동명중) : 오호도는 동해바다 한복판에 있노니 滄波渺然一點碧(창파묘연일점벽) : 푸른 물결 아득한데 한 점 새파랗구나. 夫何使我雙涕零(부하사아쌍체령) : 무엇이 나를 울려 두 줄 눈물 흘리게 하나 祇爲哀此田橫客(기위애차전횡객) : 다만 제 전횡과 그의 문객들 때문이로다. 田橫氣槪橫素秋(전횡기개횡소추) : 전횡의 기개가 맑은 가을인 듯 시원하고 壯士歸心實五百(장사귀심실오백) : 장사들이 심복한자 실로 5백 명이었다. 咸陽隆準眞天人(함양륭준진천인) : 함양의 코 큰 한나라 고조는 하늘서 내린 사람 手注天潢洗秦虐(수주천황세진학) : 손으로 은하를 당겨 진나라의 학정 씻어버렸구나. 橫何爲哉不歸來(횡하위재불귀래) : 전횡은 어찌하여, 돌아오지 못하는가 冤血自汚蓮花鍔(원혈자오련화악) : 원통히도 스스로 자결하고 말았단다. 客雖聞之爭奈何(객수문지쟁내하) : 문객들이 그 소식 들었으나 어찌하지 못하여 飛鳥依依無處托(비조의의무처탁) : 나는 새처럼 주저하며 의탁할 곳 없었단다. 寧從地下共追隨(녕종지하공추수) : 차라리 지하로 가서 서로 뜻을 촟을 것을 軀命如絲安足惜(구명여사안족석) : 실낱같은 구차한 목숨을 어찌 아끼리오. 同將一刎寄孤嶼(동장일문기고서) : 모두 같이 목을 찔러 외로운 섬에 남겨져 山哀浦思日色薄(산애포사일색박) : 산도 애달프고, 포구도 시름겹고, 지는 해도 지는구나. 嗚呼千秋與萬古(오호천추여만고) : 아아, 천 동안 다시 만 년 오래도록 此心菀結誰能識(차심울결수능식) : 맺히고 맺힌 이 마음 누가 알아주리오. 不爲轟霆有所洩(불위굉정유소설) : 뇌성벽력이 되어서 이 기운 쏟아내지 못하면 定作長虹射天赤(정작장홍사천적) : 반드시 길게 뻗친 무지개 되어 하늘을 붉게 쏘리라. 君不見古今多少輕薄兒(군불견고금다소경박아)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고금의 다소의 경박한 아이들 朝爲同袍暮仇敵(조위동포모구적) : 아침에는 친구였다가 저녁이면 원수로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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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倚仗)-이숭인(李崇仁) 지팡이에 기대고-이숭인(李崇仁)
倚仗柴門外(의장시문외) : 지팡이 짚고 사립문 밖에 서니 悠然發興長(유연발흥장) : 한가로이 흥취가 길게 이는구나 四山疑列戟(사산의열극) : 사방 산들은 창을 늘어세운 듯 一水聽鳴瑭(일수청명당) : 한 골짝 물소리 구슬부딪는 소리 鶴立松丫瞑(학립송아명) : 학은 소나무 가지에 앉아 졸고 雲生石竇凉(운생석두량) : 구름은 돌구멍 사이에서 서늘하다 遙憐十年夢(요련십년몽) : 어여쁘다, 십년의 꿈이여 欸欸此中忙(애애차중망) : 아아, 이 가운데서 바쁘기만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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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야산(登伽倻山)-이숭인(李崇仁) 가야산에 올라-이숭인(李崇仁)
作鎭星州界(작진성주계) : 성주 경계의 진산이 되어 流形陜郡東(유형합군동) : 형세는 합천군 동쪽으로 뻗었다 蒼根蟠厚地(창근반후지) : 무성한 뿌리 두터운 땅에 서리고 翠色滿晴空(취색만청공) : 푸른빛 맑은 하늘에 가득하도다 猿鶴經年別(원학경년별) : 원숭이와 학은 몇 년 이별이나 煙霞自昔同(연하자석동) : 안개와 노을은 절로 예와 같구나 我來登絶頂(아래등절정) : 내가 여기와 절정에 올라 第一望夫崧(제일망부숭) : 제일 먼저 송악산을 바라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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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연주지(寄寶蓮住持)-이숭인(李崇仁) 보연사 주지에게-이숭인(李崇仁)
蓮社有淸樂(연사유청락) : 보연사에 맑은 즐거움 있으나 道人無外求(도인무외구) : 스님에게는 아무 바라는 것 없다 回頭日欲暮(회두일욕모) : 머리 돌려보니 해는 저무는데 山翠遠浮浮(산취원부부) : 푸른 산기운 저멀리 둥둥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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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환암권(題幻菴券)-이숭인(李崇仁) 환암의 책에 쓰다-이숭인(李崇仁)
大地浮漚上(대지부구상) : 물거품 위에 세상은 떠 있고 多生閃電中(다생섬전중) : 번갯불 속에 많은 사람이 산다 安身定何處(안신정하처) : 어디에다 몸을 두어야 편안할지 敢問幻菴翁(감문환암옹) : 환암옹에게 감히 나는 물어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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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사우헌(題僧舍寓軒)-이숭인(李崇仁) 절집 기둥에 적다-이숭인(李崇仁)
山色空庭得(산색공정득) : 산빛은 빈 뜰에 가득하고 花枝細雨香(화지세우향) : 꽃가지는 보슬비에 향기롭다 客中淸興味(객중청흥미) : 나그네 마음속에는 맑은 흥취 寄傲一窓凉(기오일창량) : 창가는 차가워도 거만스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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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도(櫻桃)-이숭인(李崇仁) 앵두나무-이숭인(李崇仁)
燦爛朱櫻熟(찬란주앵숙) : 찬란하다, 붉은 앵도 익은 것이 團圓湛露濡(단원담로유) : 동글동글 이슬에 흠뻑 젖었구나 摘來盤上看(적래반상간) : 따다가 쟁반 위에 놓고 보니 箇箇是明珠(개개시명주) : 낱낱이 밝고 맑아 바로 구슬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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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궁문정조첩자(擬宮門正朝帖子)-이숭인(李崇仁) 궁문의 정월 초하루 첩자를 모방하다-이숭인(李崇仁)
三陽初氣候(삼양초기후) : 삼양의 처음 기운 萬物始蕃滋(만물시번자) : 만물이 비로소 자라난다 天道眞無妄(천도진무망) : 천도는 진실로 진실하나니 君王茂對時(군왕무대시) : 임금님이 풍성히 절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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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가원댁서향(詠可遠宅瑞香)-이숭인(李崇仁) 가원의 집의 상서로운 기운을 읊다-이숭인(李崇仁)
明窓烏木机(명창오목궤) : 밝은 창, 검은 나무 의자 宴坐樂幽獨(연좌락유독) : 한가히 앉아 그윽한 고독 즐긴다 斯人對此花(사인대차화) : 이 사람이 이 꽃을 보려면 直須冠珮覿(직수관패적) : 반드시 의관 갖추고 봐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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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배중랑(別裵中郞)-이숭인(李崇仁) 배중랑을 이별하다-이숭인(李崇仁)
寒日淡將夕(한일담장석) : 차가운 날, 흐리고 저무는데 北風吹未体(북풍취미체) : 북풍은 불어와 그치지 않는구나 如何流落處(여하류락처) : 어찌하여 유락한 이곳에도 復此有離憂(부차유리우) : 다시 이런 이별의 근심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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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궁문첩자(正朝宮門帖子)-이숭인(李崇仁) 정월 초하루 궁문 첩자-이숭인(李崇仁)
泰道三陽進(태도삼양진) : 주역 태괘의 도는 삼양이 올라오고 洪鈞一氣流(홍균일기류) : 조화는 한 기운이 유행하는 것이다 體仁存大易(체인존대역) : 어진 마음 체득함은 주역에 있고 謹始法春秋(근시법춘추) : 처음을 조심함은 춘추를 본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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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1(秋夜感懷1)-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明河橫中天(명하횡중천) : 밝은 은하수 중천에 걸쳐있고 星月流鮮輝(성월류선휘) : 별과 달은 선명한 빛처럼 흐른다 漙露泫碧草(단로현벽초) : 많은 이슬 푸른 풀에 어려 빛나고 涼颸動高枝(양시동고지) : 서늘한 바람은 높은 가지를 스친다 軒墀頗爽塏(헌지파상개) : 추녀와 섬돌은 자못 상쾌하고 坐久心自怡(좌구심자이) : 오래 앉으니 마음이 절로 기쁘다 俛仰矌無垠(면앙광무은) : 굽어보고 올려봐도 끝없이 넓어 萬古同一時(만고동일시) : 만고의 고통도 한 때와 같운 것이로다 感慨何方來(감개하방래) : 감개로운 마음 어디서 생겨나 令我苦唫詩(양아고금시) : 나를 괴롭게 시를 읊게하는가 詩成復長詠(시성부장영) : 시를 지어 다시 길게 읊으며 庭際俟蟲嘶(정제사충시) : 뜨락에서 풀벌레 울음소리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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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2(秋夜感懷2)-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斯文欲墜地(사문욕추지) : 문학이 땅에 떨어지려하니 玄聖應時生(현성응시생) : 성인이 때 맞추어 태어났다 周流騁列國(주류빙렬국) : 두루 흘러다니다가 열국의 부름받아 遙遙指蠻荊(요요지만형) : 멀리 남과 형의 땅에 까지 가게 되었다 庶將啓聾聵(서장계롱외) : 귀먹거리를 열어주려고 茶蓼交中情(다료교중정) : 안타깝게 마음 속까지 나누었다 嗚呼吾已矣(오호오이의) : 아, 나는 글렀도다 歸歟托遺經(귀여탁유경) : 돌아가 남긴 경전에 의탁하리라 包羲迄文武(포희흘문무) : 포의에서 문왕 무왕에 이르기까지 煌煌集大成(황황집대성) : 빛나게 집대성을 하였도다 所以生民來(소이생민래) : 그러므로 사람이 태어난 이래 極口無能名(극구무능명) : 입을 다해도 이름 지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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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3(秋夜感懷3)-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皤皤柱下史(파파주하사) : 늙고 늙은 노자여 適遭大道裂(적조대도렬) : 마침 대도가 분열된 시대 만났다 口吐五千文(구토오천문) : 오천어의 글을 토해내어 掀簸造化窟(흔파조화굴) : 조화의 굴을 파헤쳤도다 淸譚已誤人(청담이오인) : 청담이 이미 사람을 그러치니 家國隨以滅(가국수이멸) : 나라는 이에 따라 멸망했도다 況乃雜符祝(황내잡부축) : 하물며 부적과 주문을 섞어 神怪不容說(신괴불용설) : 신쇠한 말들 받아들여 논지 못한다 安得火其書(안득화기서) : 어찌 그 책을 불살라서 坐令深弊祛(좌령심폐거) : 앉은채로 그 깊은 폐단 없애게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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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4(秋夜感懷4)-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金夷蹂中國(금이유중국) : 부처가 중국을 짓밟아 于今千百年(우금천백년) : 지금까지 천백년이로다 當初白馬馱(당초백마타) : 당초 흰 말에 실어올 때 僅僅論因緣(근근론인연) : 겨우 인연설을 논하였었다 後來競談玄(후래경담현) : 후세에 현묘한 말 다투었으니 深淵高入天(심연고입천) : 깊은 연못에 높은 하늘에 든다 愚智盡爲盧(우지진위로) : 어리석은 이 지혜로운 이, 잡았으니 誰能秉戈鋋(수능병과연) : 누가 능히 창을 잡고 대항하리오 永平亦英主(영평역영주) : 영평은 또한 영명한 임금있으나 此禍當造端(차화당조단) : 이러한 재앙은 당시에 처음 생겼도다 靡力㧞根株(미력㧞근주) : 그 뿌리를 뽑을 힘 없으니 出涕徒氿瀾(출체도궤란) : 눈물을 흘려도 헛되이 강물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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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5(秋夜感懷5)-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七雄逞狂暴(칠웅령광폭) : 일곱 여웅이 광포하여 干戈日相尋(간과일상심) : 방패와 창으로 서로 싸운다 蘇張亦何人(소장역하인) : 소진과 장의는 어떤 사람인가 方寸機穽深(방촌기정심) : 마음에 기심과 함정이 깊도다 揣摩而捭闔(췌마이패합) : 이리저리 생각하다 물리치고 辯口利如鍼(변구리여침) : 말하는 솜씬가 침처럼 날카롭다 爭城復爭地(쟁성부쟁지) : 성을 쟁탈하고 다시 땅을 빼앗아 膏血流涔涔(고혈류잠잠) : 백성의 고혈이 줄줄 흐른다 腰間佩斗印(요간패두인) : 어리춤에는 말만한 도장을 차고 閃欻驚愚黔(섬훌경우검) : 그 번쩍 거는 빛에 백성들이 놀란다 亞聖仁義論(아성인의론) : 아성인 맹자으이 인의 말씀들 遑遑獨苦心(황황독고심) : 어찌할 줄을 몰라 홀로 고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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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6(秋夜感懷6)-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周顯方綴旒(주현방철류) : 주나라 현왕이 제후 깃발 꿰듯 했는데 彗見天之西(혜견천지서) : 혜성이 서쪽 하늘에 나타났도다 公孫乃入關(공손내입관) : 공손양이 관중으로 들어가니 畫策誰敢先(화책수감선) : 계책을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었으리오 往古聖神作(왕고성신작) : 옛날 성스러운 신들이 만었나니 經制爲可傳(경제위가전) : 경륜 제도가 전해져야 할 것이로다 嘉謨又不泯(가모우불민) : 좋은 범이 없어지지 않았으니 炳炳載簡編(병병재간편) : 분명하게도 서적에 다 실려있도다 一朝倂掃盡(일조병소진) : 하루 아침에 모두 쓸어 불태웠으니 烈焰燔上玄(열염번상현) : 그 불꽃이 하늘에 살라버렸도다 禍生固有胎(화생고유태) : 화가 생긴 곳에 본래 배태한 것이 있으니 呂政當稱冤(려정당칭원) : 진시황제도 마땅히 원통하다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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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7(秋夜感懷7)-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圓象運不已(원상운불이) : 하늘의 운행은 쉬지 않아 日星垂光芒(일성수광망) : 해와 별은 광채를 천하에 드리운다 至人自有德(지인자유덕) : 지인은 스스로 덕이 있어 出言皆成章(출언개성장) : 말을 하면, 모두가 문장이 된는구나 典謨含元化(전모함원화) : 서경 속의 글들은 원기와 조화 들어있고 雅頌諧鏗鏘(아송해갱장) : 시경 속의 노래에는 음악에 어울리는구나 奈何操觚子(내하조고자) : 어찌하여 글을 쓰는 사람들 雕篆愁腎腸(조전수신장) : 글짓는데 간장을 녹이는 근심을 하는가 嵐花對煙鳥(람화대연조) : 산기운 꽃향기가 안개와 새들 대하니 啾喞同寒螿(추즐동한장) : 찍찍거리는 소리 찬 쓰러라미 소리 같구나 願言泝本源(원언소본원) : 말하기 원하기는, 근원을 거슬러 올라 一息到崑崙(일식도곤륜) : 단숨에 곤륜산에 이르기를 원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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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8(秋夜感懷8)-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聖人制名器(성인제명기) : 성인이 벼슬제도 만들었으니 本以待有德(본이대유덕) : 본래 덕이 있는 사람 대접함이라 在我要自脩(재아요자수) : 나의 처지는 스스로 수행해야 하니 彼豈徼倖得(피개요행득) : 저들이 어찌 요행으로 얻었겠는가 張也游聖門(장야유성문) : 자장은 성인의 문하에 유학하여 胡爲學干祿(호위학간록) : 어찌 봉록 구하기만 배웠겠는가 吁嗟斯世人(우차사세인) : 아, 이 세상 사람들 奔走忘昏旭(분주망혼욱) : 분주히 달려 밤낮을 잊었구나 豈皆紆朱靑(개개우주청) : 어찌 모두가 벼슬을 얽혀있어 亦或脂鼎鑊(역혹지정확) : 또한 어떤 이들은 죽음을 당하는가 不見空谷中(불견공곡중) : 보지 못했는가, 빈 골짜기 안 靑芻人如玉(청추인여옥) : 푸른 꼴 뜯으며 사는 사람이 옥같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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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9(秋夜感懷9)-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皇天啓我宋(황천계아송) : 천제가 우리 송나라를 도와 帝運升文明(제운승문명) : 나라의 운이 문명에 올랐도다 異人乃間出(이인내간출) : 특이한 인재가 간간이 나와 壎篪迭相鳴(훈지질상명) : 질나팔과 피리 소리 서로 울린다 濂溪發源深(염계발원심) : 염계 선생의 발원이 깊어서 河洛分派淸(하락분파청) : 하락의 분파가 맑기도 하다 卓哉紫陽翁(탁재자양옹) : 탁월하시다, 자양옹이시여 起主斯文盟(기주사문맹) : 일어나 사문의 맹주가 되셨도다 上以繼往聖(상이계왕성) : 위로는 돌아간 성현을 이으시고 下以開大平(하이개대평) : 아래로는 태평성대를 열어주셨다 九京如可作(구경여가작) : 구경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執鞭終吾生(집편종오생) : 말채찍 잡고서 내 평생을 마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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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감회10(秋夜感懷10)-이숭인(李崇仁) 가을밤의 감회-이숭인(李崇仁)
時運有今昔(시운유금석) : 시운은 고금이 있지만 降衷豈豐嗇(강충개풍색) : 받은 충정에 풍성함과 인색함 있으리 堯傑本同源(요걸본동원) : 요임금 걸임금이 근본은 같으나 卒乃霄壤隔(졸내소양격) : 끝내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었도다 余生千載下(여생천재하) : 천년 아래 내가 태어나 所稟昏且弱(소품혼차약) : 타고난 품성이 어둡고 약하도다 托身海一隅(탁신해일우) : 바닷가 한 구석에 몸을 맡기고 磨驢踏舊迹(마려답구적) : 석마 끄는 나귀가 옛 자취 밟는 격이도다 賴此方寸地(뢰차방촌지) : 다행히도 한치 되는 이 마음 潛光玉韜石(잠광옥도석) : 빛 담은 옥이 돌에 담긴 듯 하도다 庶幾追前脩(서기추전수) : 바라건데, 옛 착한 사람 따라 孜孜惜晷刻(자자석구각) : 부지런히 시간을 아끼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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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륜상인절간송풍헌권(題倫上人絶磵松風軒卷)-이숭인(李崇仁) 윤 상인 절간 송풍헌 시권에 제하여-이숭인(李崇仁)
泠泠絶磵水(영령절간수) : 차갑게 끊어진 계곡물 落此松風軒(넉차송풍헌) : 이곳 송수헌에 떨어진다 磵水源流活(간수원류활) : 계곡물은 원류가 활발하고 松風晝夜喧(송풍주야훤) : 솔바람은 밤낮으로 소란하다 初疑奏天樂(초의주천락) : 처음 하늘의 음악인가 했는데 復似韶濩音(부사소호음) : 다시 들으니 소호의 음악인 듯 上人跏趺坐(상인가부좌) : 스님은 가부좌하고 앉아 和以沒絃琴(화이몰현금) : 줄 없는 거문고로 화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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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목암사운(次木菴師韻)-이숭인(李崇仁) 목암사의 시를 차운하다-이숭인(李崇仁)
詩壇師爲傑(시단사위걸) : 시단에서는 목암사가 거출하니 令嚴如火烈(영엄여화렬) : 명령 엄하기 불꽃처럼 맹렬하다 帶月兩章佳(대월량장가) : 달빛 아래 두 편의 시가 아름다워 向壁三日閱(향벽삼일열) : 벽을 향하여 삼일간을 읽어보았다 迥脫蔬筍餘(형탈소순여) : 높이 소순한 기운 벗어났으니 誰非芻豢悅(수비추환열) : 누가 추환같이 즐기지 않으리오 秀骨秋山高(수골추산고) : 뛰어난 풍골 가을산처럼 높고 沖襟古井澈(충금고정철) : 흉금은 오래된 샘물처럼 맑도다 從今約同游(종금약동유) : 이제부터 함께 놀기를 약속하고 門前謝塵轍(문전사진철) : 문 앞에서 속세와 사절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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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대상안경상(送鄭大常按慶尙)-이숭인(李崇仁) 정대상을 보내어 경상도를 안찰하게 하다-이숭인(李崇仁)
春風祖南道(춘풍조남도) : 봄바람에 남도로 전송하니 冠佩光陸離(관패광륙리) : 의관과 패물의 광채가 잇닿는다 翩翩子鄭子(편편자정자) : 편편한 사람, 정군이여 行矣將何爲(행의장하위) : 가버리면 무엇을 하려는가 臨分贈一語(림분증일어) : 이별하려 함에 한 말씀 부치노니 緩觴當聽之(완상당청지) : 술잘을 늦추고 들어보게나 擧子廷有意(거자정유의) : 자네를 천거함은 조정의 의론이요 遣子君有辭(견자군유사) : 자네를 보냄은 임금님 사령이로다 造次復顚沛(조차부전패) : 잠시나마 다시 넘어져도 盍亦念在玆(합역념재자) : 어찌 다시 이곳에 있은 생각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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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설부보환조(送偰符寶還朝)-이숭인(李崇仁) 설부보를 보내고 조정에 돌아오다-이숭인(李崇仁)
玉衡指南陸(옥형지남륙) : 북두성 자루 남쩍 땅을 가리키니 薰風吹我衣(훈풍취아의) : 훈훈한 바람 옷자락에 불어든다 徘徊登高原(배회등고원) : 배회하다 높은 산에 올라보니 悠悠勞我思(유유로아사) : 아득히 내 생각 괴롭기만 하구나 浮雲日夕征(부운일석정) : 구름은 밤낮으로 떠다니니 問君將安歸(문군장안귀) : 묻노리, 구름아 어디로 가는가 丈夫意有在(장부의유재) : 대장부에게 뜻한 바 있으니 不作兒女悲(불작아녀비) : 아녀자의 슬픔을 짓지 않으리라 人生非參商(인생비참상) : 인생이 참성과 상성 아니니 會合諒無疑(회합량무의) : 생각하면 다시 만날 일 의심 없도다 但願崇令德(단원숭령덕) : 원컨데, 착한 덕을 높이어 功名惜芳時(공명석방시) : 부귀공명 젊었을 때, 아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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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1(感興1)-이숭인(李崇仁) 흥을 느껴-이숭인(李崇仁)
嶧陽有孤桐(역양유고동) : 역양에 외로운 오동나무 托根千丈岡(탁근천장강) : 천 길 언덕에 뿌리를 붙였다 生成自大古(생성자대고) : 태고적부터 자라나 浙瀝凌風霜(절력릉풍상) : 바람 서리 능멸하며 지나왔다 安得一往取(안득일왕취) : 어찌 한번 가 베어와서 被以朱絲繩(피이주사승) : 붉은 실끈에 묶여왔는가 薦我君子堂(천아군자당) : 나를 군자의 마루에 올려두고 鼓之聲鏗鏗(고지성갱갱) : 두둘기니 그 소리 땅땅하다 薰風阜民財(훈풍부민재) : 순임금 훈풍노래에 백성 재산 언덕되어 六幕歌時康(육막가시강) : 천하가 태평시대의 노래 불렀으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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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2(感興2)-이숭인(李崇仁) 흥을 느껴-이숭인(李崇仁)
昨日苦炎燠(작일고염욱) : 어제는 더위에 괴로웠는데 今朝忽凄溧(금조홀처률) : 오늘 아침엔 문득 서늘하구나 霜露衆卉腓(상로중훼비) : 서리에 모든 초목이 시드니 歲月如駒隙(세월여구극) : 세월은 문틈 지나는 말처럼 빠르구나 人生穹壤間(인생궁양간) : 천지에 사람들 태어나서 身世兩役役(신세량역역) : 자신과 세상이 모두 수고롭구나 況復非金石(황부비금석) : 하물며 쇠나 돌이 아닌데야 行年不盈百(행년불영백) : 아무리 살아도 백년을 채우지 못한다 所以古時人(소이고시인) :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分陰當自惜(분음당자석) : 일분의 시간도 스스로 아꼈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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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3(感興3)-이숭인(李崇仁) 흥을 느껴-이숭인(李崇仁)
吾聞王子晉(오문왕자진) : 내 들으니, 왕자진은 逍遙緱山巓(소요구산전) : 후산의 산마루에 거닐었다 笙聲徹寥廓(생성철요곽) : 생황 소리 하늘을 통하였고 白鶴飛翩旋(백학비편선) : 흰 학은 날아 하늘을 돌았다 冥筌久已逃(명전구이도) : 세상일에서 이미 벗어나니 冷然無憂患(냉연무우환) : 산뜻하게도 아무런 우환이 없도다 下視何茫茫(하시하망망) : 세상 내려보니 어찌 그리 망망한지 蠛蠓朝暮間(멸몽조모간) : 하루살이 아침 저녁 사는 격이로다 我生苦拘束(아생고구속) : 구속에 괴로운 나의 삶 果哉諒非難(과재량비난) : 과연 살피면 어렵지도 않은 걸을 寸心竟誰語(촌심경수어) : 한 치 되는 내 마음 누구에게 말하나 取琴爲君彈(취금위군탄) : 거문고 잡아 그대 위해 한 곡조 퉁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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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4(感興4)-이숭인(李崇仁) 흥을 느껴-이숭인(李崇仁)
亹亹天機運(미미천기운) : 쉴새 없이 하늘은 운행되니 肅肅秋氣悲(숙숙추기비) : 소소한 가을 기운 슬프기만 하다 飄飄西風來(표표서풍래) : 표표히 불어오는 가을 바람 摵摵號枯枝(색색호고지) : 앙상한 채로 울부짖는 마른 가지 悠悠遊冶子(유유유야자) : 아득히 유람다니는 그대여 一去何當歸(일거하당귀) : 한번 떠나면 어느 때야 돌아오실까 妾身在空閨(첩신재공규) : 빈 방에 홀로 있는 첩의 신세 日夜長相思(일야장상사) : 밤낮으로 길이 그대를 생각합니다 相思不可見(상사불가견) : 아무리 생각해도 보지 못 하니 惻愴終何爲(측창종하위) : 슬퍼해도 끝내 내가 무엇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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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5(感興5)-이숭인(李崇仁) 흥을 느껴-이숭인(李崇仁)
魯連本齊人(노련본제인) : 노련은 원래 제나라 사람 倜儻有奇節(척당유기절) : 높은 뜻과 기개에 특별한 절개 歲暮東海濱(세모동해빈) : 한 해가 저무는 동해 바닷가 輕擧誰能縶(경거수능집) : 훌흘 달아나니 누가 매어둘건가 功成不受賞(공성불수상) : 공을 세워도 상을 받지 않고 帝秦非所屑(제진비소설) : 진나라 황제도 말리지 못했다 遺風凜千載(유풍름천재) : 남긴 기품, 천년동안 늠름하니 聞者髮蕭瑟(문자발소슬) : 듣는 사람, 머리털 소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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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종성남(扈從城南)-이숭인(李崇仁) 성남으로 임금님 따라서-이숭인(李崇仁)
郊甸秋成早(교전추성조) : 일찍 가을 깃든 교외로 君王玉趾臨(군왕옥지림) : 임금님께서 행차하시었다 觀魚前事陋(관어전사루) : 고기떼 구경은 어리석은 일 講武睿謨深(강무예모심) : 무를 익히는 밝은 지혜 깊습니다 鼓角滄江動(고각창강동) : 피리소리에 강물은 일렁이고 旌旗白日陰(정기백일음) : 깃발은 밝은 햇빛에 그늘 지웁니다 詞臣多侍從(사신다시종) : 글 하는 신하 중에 시종이 많아 會見獻虞箴(회견헌우잠) : 반드시 잠언을 받을 것이 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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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옥전선사송월헌(題玉田禪師松月軒)-이숭인(李崇仁) 옥전선사의 송월헌에 제하다-이숭인(李崇仁)
獨向層峰裏(독향층봉리) : 홀로 층계진 봉우리 안 新開丈室淸(신개장실청) : 새로 정갈하게 집을 지었구나 疏松留鶴老(소송류학로) : 성긴 소나무에 깃던 학 늙어가고 好月近人明(호월근인명) : 좋은 달, 사람에게 밝게 다가오고 河漢高秋影(하한고추영) : 은하수는 늦가을에 그늘을 지우고 風霜半夜聲(풍상반야성) : 깊은 밤, 서리와 바람소리 들려온다 師心遺有相(사심유유상) : 스님의 마음엔 세상일 잊고 燕坐樂無生(연좌락무생) : 편안히 앉아서 무생을 즐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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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로상문왕평리하세(嘉州路上聞王評理下世)-이숭인(李崇仁) 가주 노상에서 왕평리의 죽음을 듣다-이숭인(李崇仁)
我自江南返(아자강남반) : 내가 강남에서 돌아오다가 公亡路上聞(공망로상문) : 도중에서 공의 죽음을 들었습니다 傷心將落日(상심장락일) : 마음은 아픈데 장차 해는 지려하는데 滿目未歸雲(만목미귀운) : 눈에 가득한 것은 돌아가지 못하는 구름입니다 談笑三生夢(담소삼생몽) : 삼생의 꿈을 웃으며 말하시더니 精靈四尺墳(정령사척분) : 혼령은 넉 자 높이 무덤안에 누워계십니다 他時人物論(타시인물론) : 다른 날 인물됨을 논할 것이니 空此揖英芬(공차읍영분) : 부질없이 여기서 높은 인품 읍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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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십칠일출자금천문마상영회(正月十七日出自金川門馬上詠懷)-이숭인(李崇仁) 금천문으로 나와 말 위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이숭인(李崇仁)
男子平生志(남자평생지) : 남자의 평생 뜻 何曾學臥駞(하증학와타) : 어찌 일찍이 허리 굽혀 누우리 一身行地遠(일신행지원) : 내 한 몸으로 먼 지방 돌아다녔고 兩眼閱人多(량안열인다) : 두 눈으로 살펴본 것도 많았다네 經緯山河大(경위산하대) : 산하의 거대함을 두루 다니고 蕃維宋漢和(번유송한화) : 송ㆍ한을 번유하여 화친하였다 歸來覺疏宕(귀래각소탕) : 돌아와 소탕함을 느껴서 馬上放高歌(마상방고가) : 말 위에서 소리쳐 노래 불러 보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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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형숙환서도전재상막(送張衡叔還西都田宰相幕)-이숭인(李崇仁) 평양 전재상막으로 돌아가는 장형숙을 보내며-이숭인(李崇仁)
相國經綸器(상국경륜기) : 상국은 국가을 경륜하는 그릇 朝鮮禮義邦(조선례의방) : 우리나라 조선은 예의의 나라이라네 參謀今俊逸(참모금준일) : 참모는 금세의 뛰어난 인물들인데 遺俗更淳厖(유속경순방) : 서도에 끼친 풍속은 더욱 순후하다네 樓閣臨平楚(루각림평초) : 누각은 넓은 들판에 서있고 風煙接大江(풍연접대강) : 바람과 안개는 큰 강에 접해 있네 君歸如記我(군귀여기아) : 그대 돌아가 나를 생각하거든 莫惜鯉魚雙(막석리어쌍) : 잉어 뱃속에 편지 보내는 것 아끼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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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구사지강릉성근(送徐九思之江陵省覲)-이숭인(李崇仁) 서사구가 강릉으로 귀성하러 가는 것을 전송하다-이숭인(李崇仁)
客從京國出(객종경국출) : 나그네 서울에서 나아가 遙向故園歸(요향고원귀) : 멀리 고향 향해 돌아가는구나 山水人居勝(산수인거승) : 산수는 사람 살기에 좋고 樓臺暑氣微(루대서기미) : 누대에는 더운 기운이 덜어진다 寂寥徐孺榻(적요서유탑) : 적료한 서유자의 의자 文彩老萊衣(문채로래의) : 노래자의 옷으로 채색되었구나 何日能相見(하일능상견) : 어느 날쯤 만나 보게 될지 尋君夢遠飛(심군몽원비) : 그대 찾아 꿈에 멀리 날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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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도회고3(沙門島懷古3)-이숭인(李崇仁) 사문도 회고-이숭인(李崇仁)
千古之䍒一點山(천고지䍒일점산) : 천고의 산동성 지부 한 점 산은 鴉鬟倒影滄波間(아환도영창파간) : 새까만 봉우리 끝이 푸른 물결에 거꾸로 비친다 袓龍遺迹復誰記(저룡유적부수기) : 조룡이 끼친 자취를 누가 다시 기억하리오 石刻剝落苔紋斑(석각박락태문반) : 돌에 새긴 글은 벗겨지고 이끼만 아롱져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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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도회고2(沙門島懷古2)-이숭인(李崇仁) 사문도 회고-이숭인(李崇仁)
入仙當日訪壺灜(입선당일방호灜) : 그 당시 여덟 신선 호영을 찾으니 雲間旌旄擁飆輦(운간정모옹표련) : 구름 사이의 깃발은 바람수레 둘러쌌도다 令人悵然欲從遊(령인창연욕종유) : 창연히 그들을 따라 놀려고 하노니 且問弱水今淸淺(차문약수금청천) : 묻노니, 약수가 지금은 맑아고 얕아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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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도회고1(沙門島懷古1)-이숭인(李崇仁) 사문도 회고-이숭인(李崇仁)
憑高欲望蓬萊島(빙고욕망봉래도) : 높은 데 기대어 봉래도를 보려하니 渺渺煙波樓蒼昊(묘묘연파루창호) : 아득한 물안개 푸른 하늘에 닿았구나 安期空有棗如瓜(안기공유조여과) : 신선 안기생은 공연히 호이만한 대추 가졌나 斜日茂陵生秋草(사일무릉생추초) : 지는 해에 한무제 릉에는 가을풀만 우거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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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금중현고거(過金仲賢故居)-이숭인(李崇仁) 김중현의 옛 거처를 지나며-이숭인(李崇仁)
園林春盡落花飛(원림춘진락화비) : 동산 숲에 봄은 저물어 지는 꽃 날리는데 門掩蒼苔半上扉(문엄창태반상비) : 닫힌 문에 푸른 이끼 문짝의 반이나 올라있네 詩酒十年渾似夢(시주십년혼사몽) : 시와 술의 십 년 세월이 모두 꿈과 같아 龍山此日淡斜暉(룡산차일담사휘) : 이 날의 용산땅은 지는 햇볕 쓸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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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삼봉은자(奇三峰隱者)-이숭인(李崇仁) 기이한 삼봉의 은자-이숭인(李崇仁)
華山南望一髮微(화산남망일발미) : 남으로 화산을 보니 털끝만큼 작은데 山中幽居晝掩扉(산중유거주엄비) : 산중에 그윽히 살면서 낮에 사립문 닫는다 渠心豈肯避世者(거심기긍피세자) : 어찌 마음이야 세상을 피하리오마는 自是俗人來往稀(자시속인래왕희) : 그저 속인들의 왕래가 드물 뿐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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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남루(題嶺南樓)-이숭인(李崇仁) 영남루에 제하다-이숭인(李崇仁)
高樓登眺若登天(고루등조약등천) : 높은 누대 올라보니 하늘에 오른 듯하여 景物紛然後忽前(경물분연후홀전) : 보이는 경치 뒤에 있는 것이 홀연히 앞에 보이네 風月雙淸是今古(풍월쌍청시금고) : 예나 지금이나 바람과 달 모두 맑고 山川十里自中邊(산천십리자중변) : 가운데서 산천이 십리나 길게 뻗어있네 秋深官道映紅樹(추심관도영홍수) : 가을이 짙은 넓은 길에는 붉은 단풍나무 비치고 日暮漁村生白煙(일모어촌생백연) : 저무는 어촌에는 흰 연기 피어오른다 客子長吟詩未就(객자장음시미취) : 나그네 길게 읊어보나 시 아직 짓지 못해 使君尊俎秩初筳(사군존조질초정) : 사군이 내리는 술잔이 잔치의 시작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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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도(櫻桃)-이숭인(李崇仁) 앵두나무-이숭인(李崇仁)
粲然朱櫻熟(찬연주앵숙) : 선명하다, 붉게 익은 앵두 團圓湛露濡(단원담로유) : 둥글게 이슬에 젖어 탐스럽다 摘來盤上看(적래반상간) : 따와서 소반 위에 놓고 보니 箇箇是明珠(개개시명주) : 하나하나가 구슬처럼 맑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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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소작(立春小酌)-이숭인(李崇仁) 입춘날 한잔하다-이숭인(李崇仁)
飄飄千里客(표표천리객) : 천리 떠도는 나그네 草草一年春(초초일년춘) : 초라한 한해의 봄이로구나. 白愛村醪濁(백애촌료탁) : 흰빛은 시골 탁주의 흐린 것이 좋은데 靑看野菜新(청간야채신) : 푸른 색은 새로 돋은 들녘 채소가 보인다. 感時仍自嘆(감시잉자탄) : 계절을 느끼고는 저절로 감탄하니 更事漸如神(경사점여신) : 달리진 일들이 점점 신비로워진다. 田父襟懷好(전부금회호) : 농부의 마음씨가 좋아 相從擬卜隣(상종의복린) : 서로 어울리며 이웃처럼 대해주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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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곤슬산승사(題昆瑟山僧舍)-이숭인(李崇仁) 곤슬산 승사에 제하다-이숭인(李崇仁)
俗客驅長道(속객구장도) : 세상 손님 먼 길 몰아왔는데 高僧臥小亭(고승와소정) : 스님은 작은 정자에 누워있다 雲從朝暮白(운종조모백) : 구름은 아침저녁 희기만 하고 山自古今靑(산자고금청) : 산은 예부터 푸르기만 하다 往事赤松子(왕사적송자) : 적송자처럼 살았던 지난일 羈遊愧地靈(기유괴지령) : 나그네 놀음이 땅의 신에 부끄럽다 慇懃汲澗水(은근급간수) : 은근히 개울물 떠서 一掬煮蔘苓(일국자삼령) : 한웅큼 인사과 복령을 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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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유연겸간중현(送人游燕兼柬仲賢)-이숭인(李崇仁) 연경에 놀러가는 사람을 보내며 겸하여 중현에게 편지하다-이숭인(李崇仁)
翩翩丹穴雛(편편단혈추) : 훨훨 나는 단혈 새끼 翔集非凡樹(상집비범수) : 날아 모이는 곳, 범상한 나무 아니다. 矯矯熒河孫(교교형하손) : 날래고 씩씩한 형하의 손인 말은 騰踏思大路(등답사대로) : 뛰고 밟아 큰 길을 생각하노라. 烏府固淸班(오부고청반) : 오부가 진실로 청빈한 반열이지만 世梗還失趣(세경환실취) : 세상이 어려워 도리어 뜻을 잃었다. 拂袖將北征(불수장북정) : 소매를 떨치고 장차 북으로 가려니 草木秋風暮(초목추풍모) : 초목에 가을바람불고 날은 저물었다. 燕山帝王都(연산제왕도) : 연산은 제왕의 도성인데 縹渺隔煙霧(표묘격연무) : 아득하여 연무에 막혔구나. 歸途良阻脩(귀도량조수) : 돌아가는 길이 참으로 험하고 멀어 行矣愼馳騖(행의신치무) : 가거라, 그러나 조심하여 달려라. 吾聞天子聖(오문천자성) : 내 들으니 천자 성스러워 垂拱張理具(수공장리구) : 팔짱 끼고 다스리는 기구를 베풀었다. 丞相匡復志(승상광부지) : 승상은 뜻을 고치고 회복하여 求士方吐哺(구사방토포) : 바야흐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선비를 구한다. 之子富才術(지자부재술) : 그대 재주와 학술이 풍부하니 何患不遭遇(하환불조우) : 알아주지 못함을 어찌 근심하리오. 遙知一往謁(요지일왕알) : 아득히 생각건대, 한 번 가 뵈면 欣然蒙特顧(흔연몽특고) : 흔연히 특별한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仲賢亦奇士(중현역기사) : 중현이 또한 특이한 선비인데 與予有親故(여여유친고) : 나와는 오랜 교분이 있었다오. 相從十餘載(상종십여재) : 서로 사귄지 10여 년 才名推獨步(재명추독보) : 그 이름은 독보적이소. 鞍馬不復來(안마불부래) : 가버린 말이 다시 오지 않으니 使之長思慕(사지장사모) : 나로 하여금 길이 사모하게 한다. 恨吾守幽獨(한오수유독) : 한스럽게도 나는 그윽한 고독을 지켜 歲月事農圃(세월사농포) : 농포를 일삼으며 세월을 보낸다. 若爲生羽翰(약위생우한) : 어찌하면 날개가 생겨나 萬里忝攀附(만리첨반부) : 만 리 먼 곳을 날아 더위잡고 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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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설부보(送偰符寶)-이숭인(李崇仁) 설부보를 보내며-이숭인(李崇仁)
玉衡指南陸(옥형지남륙) : 옥형이 남쪽을 가리키니 薰風吹我衣(훈풍취아의) : 훈훈한 바람이 내 옷에 불어온다. 徘徊登高原(배회등고원) : 배회하며 높은 언덕에 오르니 悠悠勞我思(유유로아사) : 멀고 아득하여 내 마음 괴로워라 浮雲日夕征(부운일석정) : 뜬 구름은 밤낮으로 가는데 問君將安歸(문군장안귀) : 그대에게 묻노니, 장차 어디로 가려는가. 丈夫意有在(장부의유재) : 장부는 뜻 두는 데가 있으니 不作兒女悲(불작아녀비) : 아녀자의 슬픔은 보이지 않으리라. 人生非參商(인생비참상) : 인생은 삼성과 상성은 아니니 會合諒無疑(회합량무의) : 다시 만날 일 전혀 의심 없도다. 但願崇令德(단원숭령덕) : 다만 원하라, 아름다운 덕을 높일 것을 功名惜芳時(공명석방시) : 공명에 젊은 시절을 아까워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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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倚杖)-이숭인(李崇仁) 지팡이 짚고-이숭인(李崇仁)
倚仗柴門外(의장시문외) : 지팡이 짚고 사립문 나서니 悠悠發興長(유유발흥장) : 아득히 이는 흥취 길기도 하여라 四山疑列戟(사산의렬극) : 사방산은 창대를 별여놓은 듯하고 一水聽鳴璫(일수청명당) : 한 줄기 물소리 옥 부딪히는 소리들린다 鶴立松丫暝(학입송아명) : 학은 소나무 가지 어둑한 곳 雲生石竇凉(운생석두량) : 구름은 찬 바위 구멍 사이에서 피어오른다 遙憐十年夢(요련십년몽) : 지나간 십년의 꿈이 아련히 애틋하여 款款此中忙(관관차중망) : 굳굳하게도 이런 중에 바쁘기도하였도다
추회(秋廻)-이숭인(李崇仁) 다시 가을이-이숭인(李崇仁)
天末秋廻尙未歸(천말추회상미귀) : 다시 가을이 되었어도 돌아가지 못하고 孤城凋落不勝悲(고성조락불승비) : 해지는 외로운 성에서 슬픔을 이기지 못하네 曾陪鴛鷺趨文階(증배원로추문계) : 높은 분을 모시고 문채나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今向江湖理釣絲(금향강호리조사) : 이제야 강과 호수로 나가려 낚시줄 손질하노라 骨自罹讒成太瘦(골자이참성태수) : 내 몰골은 참언을 입어 크게 수척해지고 詩因放意有新奇(시인방의유신기) : 시는 자유로이 지어지니 새롭고도 신기하도다 明珠薏苡終須辨(명주의이종수변) : 명주나 율무는 끝내는 구별겠지만 只恐難調長者兒(지공난조장자아) : 다만 힘있는 사람들 다루기 어려울까 두렵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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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종성남(扈從城南)-이숭인(李崇仁) 성남으로 호종하며-이숭인(李崇仁)
郊甸秋成早(교전추성조) : 교외엔 이미 가을이 되고 君王玉趾臨(군왕옥지림) : 군왕이 행차하셨구나 觀魚前事陋(관어전사루) : 물고기 구경하던 일 어리석고 講武睿謨深(강무예모심) : 무예를 익히게 하신 생각 깊기도 하여라 鼓角滄江動(고각창강동) : 피리소리에 푸른강물은 춤추고 旌旗白日陰(정기백일음) : 무수한 깃발은 해를 가려 어둡구나 詞臣多侍從(사신다시종) : 문신이 많이 시종하니 會見獻虞箴(회견헌우잠) : 알현하시고 우임금의 지혜를 올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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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居(촌거)-李崇仁(이숭인) 시골에 살며-李崇仁(이숭인)
赤葉明村逕(적엽명촌경) : 단풍는 시골 오솔길 밝혀주고 淸泉漱石根(청천수석근) : 맑은 샘물 바위돌을 흘러간다. 地僻車馬少(지벽거마소) : 땅이 구석져 찾는 사람 적은데 山氣自黃昏(산기자황혼) : 해지는 저녁 산기운이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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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訟(자송)-李崇仁(이숭인) 스스로 꾸짖어-李崇仁(이숭인)
自訟復自訟(자송부자송) : 스스로 꾸짖고 또 꾸짖어본다 予胡不自惜(여호부자석) : 내 어찌 스스로 아끼지 않았던가 余生免襁褓(여생면강보) : 내가 태어나 포대기를 면하면서 汲汲事經籍(급급사경적) : 쉬지 않고 경서를 섬겨 공부하였네 結文盡豪英(결문진호영) : 문장을 지음에는 호걸이 되려했고 秉心尙强直(병심상강직) : 마음가짐은 강직하고자 했었다네 猜嫌滿人胸(시혐만인흉) : 시기심과 의심은 사람들 가슴에 가득한데 不逆仍不憶(불역잉불억) : 오히려 거스르고 헤아리지 않았다가 忽嬰縷絏間(홀영루설간) : 갑자기 갇힌 몸이 되었도다. 倚仗頗難測(의장파난측) : 화복의 순환을 헤아리기 어렵도다. 遂同二三子(수동이삼자) : 마침내 두세 사람과 함께 竢罪天南極(사죄천남극) : 하늘 남쪽 끝에서 죄의 처분을 기다리네 自顧無寸鐵(자고무촌철) : 스스로 돌아보니 조금의 돈도 없으니 何緣鑄此錯(하연주차착) : 무슨 인연으로 이런 신세되었나 尙賴君相明(상뢰군상명) : 오히려 임금과 재상들의 밝음에 힘입어 幽微無不燭(유미무불촉) : 깊고 작은일도 모르는 것 없다네 非久蒙寬恩(비구몽관은) : 오래지 않아 너그러운 은혜 입어 歸隱故山麓(귀은고산록) : 고향 산기슭에 돌아와 숨어산다네 摩手謝時人(마수사시인) : 손 들어 속된 사람들은 사절하고 息機友麋鹿(식기우미록) : 명리와 이해를 끊고 사슴을 벗하며 산에 산다네 歌予自訟篇(가여자송편) : 스스로 자송편을 지어 나를 노래하나니 聊當紫芝曲(요당자지곡) : 애오라지 자지곡에 맞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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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隱峰禪師(기은봉선사)-李崇仁(이숭인) 은봉선사에게-李崇仁(이숭인)
少也無所營(소야무소영) : 젊은 시절에 하는 일 없어 自甘家計冷(자감가계냉) : 스스로 가난한 가계에도 만족했었네 淡交知誰肯(담교지수긍) : 담담한 사귐 누가 좋음을 알리오 楮生與毛潁(저생여모영) : 종이와 붓이었네 學道未庶幾(학도미서기) : 도를 배웠으나 이루지 못하고 文章却彪炳(문장각표병) : 문장만이 도리어 문체가 나네 苦語破神慳(고어파신간) : 거슬리는 말은 신의 이색함 깨뜨려 出口入輒警(출구입첩경) : 그 말입에서 나오면 사람들이 놀러게 된다네 邇來遭謗傷(이래조방상) : 요즈음 헐뜯고 비방함을 받아 杜門蹤迹屛(두문종적병) : 두문불출 자취를 숨겼네 初如伏櫪驥(초여복력기) : 처음엔 마판에 엎드린 말과 같이 未曾忘馳騁(미증망치빙) : 달릴 마음 잊지 못하였다네 機心漸消磨(기심점소마) : 기회를 노리던 마음 점점 사라지고 湛然一古井(담연일고정) : 옛 샘물처럼 고요하게 되었네 隱峰方外交(은봉방외교) : 은봉 스님은 불가의 친구 梵行殊精猛(범행수정맹) : 불도의 수행이 뛰어났도다. 已將塵世緣(이장진세연) : 이미 속세의 인연을 거느려 等視幻泡影(등시환포영) : 허깨비나 물거품처럼 보았다네 招提山水間(초제산수간) : 산수 사이에 불러내니 人稀幽且靜(인희유차정) : 인적이 드물어 그윽하고 고요하여라 濯足淸澗湄(탁족청간미) : 맑은 골짝물에 발 씻고 行歌白雲嶺(행가백운령) : 흰구름 고개머리에서 노래부르네 任性自逍遙(임성자소요) : 천성에 맞추어 스스로 소요하니 目前皆順境(목전개순경) : 눈앞 일은 모두가 순탄하네 相思不相見(상사불상견) : 서로 생각만 하고 만나지 못하고 耿耿冬夜永(경경동야영) : 잊혀지지 않아 겨울밤처럼 길어라 會合固有時(회합고유시) : 서로 만나는 일 정말 있으니 話頭當面請(화두당면청) : 만나면 화두를 청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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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如師還山(송여사환산)-李崇仁(이숭인) 여산스님이 산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李崇仁(이숭인)
如公蕭散已忘機(여공소산이망기) : 여사스님이 이미 속된 일 이미 다 잊으시고 揮麈淸淡玉屑霏(휘주청담옥설비) : 휘주하며 청담하니 옥가루 날리듯 하네 歲暮瑯山可高臥(세모낭산가고와) : 세모에 낭산에 높이 누웠을 만하니 一枝笻伴白雲飛(일지공반백운비) : 한 자루 지팡이가 구름과 짝하여 날아다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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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幻菴卷(제환암권)-李崇仁(이숭인) 환암선사의 글에 제하다-李崇仁(이숭인)
大地浮漚上(대지부구상) : 대지는 거품처럼 물 위에 떠 있고 多生閃電中(다생섬전중) : 많은 생이 번갯불처럼 순식간에 지나간다 安身定何處(안신정하처) : 안식할 곳을 어디에 정할까 敢問幻菴翁(감문환암옹) : 감히 환암 노승에게 묻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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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山別莊(성산별장)-李崇仁(이숭인) 성산별장-李崇仁(이숭인)
身世飄然水上萍(신세표연수상평) : 신세가 표연하니 물가의 마름이네 歸來幸此有柴荊(귀래행차유시형) : 돌아오니 다행히도 초가집이라도 있구나 却將萬里乾坤眼(각장만리건곤안) : 천리 먼 천지 보는 눈으로 坐對星山一點淸(좌대성산일점청) : 앉아서 성산의 한 점 푸른 봉우리는 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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呈遁村(정둔촌)-李崇仁(이숭인) 둔촌에게-李崇仁(이숭인)
杜門五六日(두문오육일) : 문 닫고 오육 일 鞍轡已生埃(안비이생애) : 말 안장엔 이미 먼지가 이는구나 餘子亦何恠(여자역하괴) : 남은 자식들 어찌 이상타 하지 않으리오 故人猶不來(고인유불래) : 친구들도 찾지 않느누나 山光入簷隙(산광입첨극) : 산빛은 처마 틈으로 들고 苔色上墻隈(태색상장외) : 이끼는 담장 위로 올라온다 寂寞誰能問(적막수능문) : 쓸쓸하니 누가 물어로 오겠는가 遺篇手自開(유편수자개) : 남긴 글을 스스로 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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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僧(송승)-李崇仁(이숭인) 스님을 보내며-李崇仁(이숭인)
上人來告別(상인래고별) : 스님이 와서 이별을 고하니 搖落欲秋天(요락욕추천) : 나뭇잎 흔들려 떨어지니 가을이어라 他日相途處(타일상도처) : 다른 날 다시 만날 곳은 山中定水邊(산중정수변) : 반드니 산 속이나 물가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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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民望韻(차민망운)-李崇仁(이숭인) 민망의 운을 빌려-李崇仁(이숭인)
誰道村居僻(수도촌거벽) : 누가 시골 사는 것이 궁다고 했나 眞成適我情(진성적아정) : 참으로 내게는 좋아라 雲閑身覺懶(운한신각라) : 구름 한가로워 나도 한가하고 山好眼增明(산호안증명) : 산이 좋으니 눈이 더욱 밝아지네 詩藁吟餘改(시고음여개) : 지은 시 읊어보고 다시 고쳐보고 茶甌飯後傾(다구반후경) : 식사 후에는 차 마시네 從來如此味(종래여차미) : 종래에 이같은 맛 알았다면 更別策功名(갱별책공명) : 다시 따로 공명을 꾀하였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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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友人書(득우인서)-李崇仁(이숭인) 친구의 글을 얻고서-李崇仁(이숭인)
望極亭雲眼欲穿(망극정운안욕천) : 친구 그리워 눈 빠질번 했는데 今朝消息喜相傳(금조소식희상전) : 오늘 아침에야 반가운 소식 들었다네 縱然說得歸耕好(종연설득귀경호) : 돌아가서 농사나 짓자고 하지만 奈此曾無負郭田(내차증무부곽전) : 농사지을 땅도 없으니 어찌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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奉贈顯蓭(봉증현암)-李崇仁(이숭인) 현암께 드리다-李崇仁(이숭인)
吾友東溪老(오우동계로) : 우리 친구 동계 노인 逢人說顯蓭(봉인설현암) : 사람만 만나면 현암 이야기 한다 吟詩得妙趣(음시득묘취) : 시를 읊으면 묘한 멋이 풍기고 出定縱高談(출정종고담) : 공부를 마치면 수준 높은 이야기 한다 一澗通疏竹(일간통소죽) : 한 갈래 골짜기 물은 성긴 대숲을 지나고 千峰入翠嵐(천봉입취람) : 일 천 산봉우리는 푸른 산기운 속에 잠겨있다 何時謝簪緩(하시사잠완) : 어느 날 벼슬을 그만두고 香火共禪龕(향화공선감) : 향불 피워 선사와 함께 하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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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日有雪(인일유설)-李崇仁(이숭인) 인일에 눈 내리다-李崇仁(이숭인)
人日鄕閭重(인일향려중) : 인일은 시골에서 주요한 날 團欒笑語譁(단란소어화) : 단란히 모여서 웃으며 이야기 나눈다. 山陰雲發葉(산음운발엽) : 산은 그늘지고 구름은 나뭇잎처럼 흩어지고 風急雪吹花(풍급설취화) : 바람이 몰아쳐 눈은 꽃처럼 불어온다. 故向書帷落(고향서유락) : 짐짓 글방을 향해 떨어지더니 還從舞袖斜(환종무수사) : 도리어 춤추는 소매를 따라 비껴 날아든다. 稱觴獻親壽(칭상헌친수) : 술잔이라 아뢰고 무모님께 헌수하니 未恨在天涯(미한재천애) : 멀리 떠나 있는 것이 한스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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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興(감흥)-李崇仁(이숭인) 감흥-李崇仁(이숭인)
久矣妨賢路(구의방현로) : 오래되었구나, 성현의 길을 방해받은 것이 飄然落遠方(표연락원방) : 표연히 먼 곳으로 떨어졌도다. 山川悲故國(산천비고국) : 산천은 고국이 그립고 風露近重陽(풍로근중양) : 이슬과 바람은 중양절이 가깝구나. 冉冉蘆花白(염염노화백) : 점점 갈대꽃은 희어지고 團團菊蘂黃(단단국예황) : 송송이 국화꽃은 누렇게 되는구나. 客懷何以遣(객회하이견) : 나그네 심정을 무엇으로 달래나 除却接盃觴(제각접배상) : 술잔 기울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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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村卽事(강촌즉사)-李崇仁(이숭인) 강촌에서-李崇仁(이숭인)
茨茨頗幽僻(자자파유벽) : 가시나무 어거진 자못 치우쳐진 곳 車馬絶喧譁(거마절훤화) :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전혀 없네. 江淨漾明鏡(강정양명경) : 강물은 맑아 거울인양 물결치고 柳深張翠華(유심장취화) : 버드나무 무성하여 푸른 양산 펼쳤네. 側巾看遠峀(측건간원수) : 두건을 기울여 먼 산굴을 바라보며 投杖步晴沙(투장보청사) : 지팡이 내던지고 맑은 모래밭을 걸어본다 落日淡芳渚(낙일담방저) : 지는 햇볕 향기로운 물가에 어리고 漁簑掛斷楂(어사괘단사) : 고기 잡는 도롱이가 뗏목에 걸려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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病中(병중)-李崇仁(이숭인) 병들어 누워-李崇仁(이숭인)
每年逢夏月(매년봉하월) : 해마다 여름이 되면 移病掩柴門(이병엄시문) : 병들어 누워 사립문 닫아두네 藥物新陳雜(약물신진잡) : 약은 새로 온갖 것 들여놓고 方書左右紛(방서좌우분) : 약방문이 여기저기 어지럽다 眄庭柯正密(면정가정밀) : 정원을 슬쩍 보니 나뭇가지 빽빽하고 藉逕草還蕃(자경초환번) : 좁은 길에도 풀이 우거져있네 盡日跫音絶(진일공음절) : 하루가 다하도록 발자국 소리 없고 幽懷亦自欣(유회역자흔) : 그윽한 마음에 스스로 즐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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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壽(자수)-李崇仁(이숭인) 스스로 헌수하며-李崇仁(이숭인)
今朝吾以降(금조오이강) : 오늘 아침 태어나 二十六靑春(이십육청춘) : 이십육 세 청춘이라. 父母樂無恚(부모락무에) : 부모님 걱정 없어 즐겁고 兄弟心更親(형제심갱친) : 형제간 마음은 더욱 친하오. 願修天爵貴(원수천작귀) : 천작의 귀함을 수양하는 것을 바라니 不怕世間貧(불파세간빈) : 세상 가난 두렵지 않소. 滿酌一杯酒(만작일배주) : 가득 채운 한 잔 술로 還將慶此身(환장경차신) : 도리어 이 몸 경축하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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渡遼曲(도요곡)-李崇仁(이숭인) 요양을 건너며 부른 노래-李崇仁(이숭인)
遼陽城上春風吹(요양성상춘풍취) : 요양성 위에 봄바람 불고 遼陽城下黃沙飛(요양성하황사비) : 요양성 아래엔 황사가 날린다. 征夫渡海事驃姚(정부도해사표요) : 출정한 병사는 바다 건너 장군을 섬기며 幾年望鄕猶未歸(기년망향유미귀) : 몇 년 동안을 고향만 바라보며 돌아가지 못한다. 空閨思婦嚬雙蛾(공규사부빈쌍아) : 빈방에는 임 그리는 아내 두 눈썹 찡그리며 挑燈札札鳴寒梭(도등찰찰명한사) : 등불 돋우고 철꺽철꺽 차가운 북소리리만 울리네. 裁成錦字憑誰寄(재성금자빙수기) : 비단에 수놓은 글 누구를 통해 부치려하나 靑鳥不來知奈何(청조불래지내하) : 사자가 오지 않았으니 어찌할지 알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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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승사(贈僧舍)-이숭인(李崇仁) 절집에서-이숭인(李崇仁)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 산의 남북으로 오솔길 나눠지고 松花含雨落紛紛(송화함우낙분분) : 비 맞아 떨어지는 송홧가루 여기저기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 스님은 우울 길어 집으로 돌아가고 一帶靑煙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 푸른 연기 한 줄기 흰 구름을 물들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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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一月雨連夜不止(십일월우연야부지)-李崇仁(이숭인) 십일월 비는 밤을 이어 그치지 않고-李崇仁(이숭인)
仲冬初四日(중동초사일) : 한겨울 초나흗날 雨足亂如絲(우족난여사) : 빗발 쳐는 것이 실 인 듯 細細纔飄瓦(세세재표와) : 가늘어 겨우 기와에 날리더니 濛濛已濕衣(몽몽이습의) : 촉촉이 이미 옷을 적신다 靑燈悲遠客(청등비원객) : 푸른 등불 아래서는 먼 길 온 나그네 슬프고 幽室泣孤嫠(유실읍고리) : 깊숙한 안방에는 외로운 과부 눈물 흘린다 天道終難料(천도종난요) : 조물주의 섭리는 끝내 알기 어렵거늘 經生妄是非(경생망시비) : 경서 읽는 선비는 망령되이 옳고 거름을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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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新雪)-이숭인(李崇仁) 첫 눈-이숭인(李崇仁)
蒼茫歲暮天(창망세모천) : 창망한 세모의 날씨 新雪遍山川(신설편산천) : 첫눈이 산천에 두루 내리네 鳥失山中木(조실산중목) : 새는 산 속 둥지를 잃고 僧尋石上泉(승심석상천) : 스님은 바위 위의 샘을 찾는다 饑鳥啼野外(기조제야외) : 굶주린 새들은 들판에서 울고 凍柳臥溪邊(동류와계변) : 얼어버린 버드나무 개울가에 누웠네 何處人家在(하처인가재) : 어디쯤에 인가가 있는가 遠林生白煙(원임생백연) : 먼 숲 속에 흰 연기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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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江卽事(서강즉사)-李崇仁(이숭인) 서강에서-李崇仁(이숭인)
淸嘯長歌卽勝游(청소장가즉승유) : 휘파람 불며 노래하며 좋은 곳에 오니 機心消盡押沙鷗(기심소진압사구) : 자잘한 마음 다 사라지고 갈매기와 친구되네 瓦盆濁酒家家有(와분탁주가가유) : 항아리엔 탁주가 집집마다 있고 從此江頭日典裘(종차강두일전구) : 이제는 강가에서 비싼 갖옷이라도 팔아 마셔보세 杏花如雪柳如絲(행화여설류여사) : 살구꽃 눈같이 희고 ,버들은 실같이 늘어지고 春滿江城日正遲(춘만강성일정지) : 봄 빛 가득한 강에 해는 길어라 底帽短靴人不識(저모단화인불식) : 낮은 모자, 짧은 신, 사람들은 몰라보지만 歸來馬上有新詩(귀래마상유신시) : 돌아오는 말 위에서 새로운 시를 읊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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登樓(등루)-李崇仁(이숭인) 누대에 올라-李崇仁(이숭인)
西風遠客獨登樓(서풍원객독등루) : 서풍 불어, 나그네 홀로 누대에 올라보니 楓葉蘆花滿眼愁(풍엽로화만안수) : 단풍잎, 갈대꽃 눈에 가득 수심이네 何處人家橫玉笛(하처인가횡옥적) : 어느 마을에서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인가 一聲吹斷一江秋(일성취단일강추) : 그 한 소리 들려와 온 강의 가을 애간장 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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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방(題僧房)-이숭인(李崇仁;1340-1392) 스님의 방에서-이숭인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 산의 남북으로 오솔길 나눠지고 松花含雨落紛紛(송화함우낙분분) : 비 맞아 떨어지는 송홧가루 여기저기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 스님은 우울 길어 집으로 돌아가고 一帶靑煙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 푸른 연기 한 줄기 흰 구름을 물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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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삼봉(憶三峰)-이숭인(李崇仁) 삼봉을 생각하며-이숭인
不見鄭生久(불견정생구) ; 정군을 본지도 오래 되는데 秋風又颯然(추풍우삽연) ; 가을바람은 더욱 쓸쓸해지네 新編最堪誦(신편최감송) ; 새로 지은 시는 마음에 들지만 狂態更誰憐(광태경수연) ; 그 꼬락서니 누가 다시 동정할까 天地容吾輩(천지용오배) ; 세상이 우리를 용납하여 江湖臥數年(강호와수년) ; 강호에 산지 몇년이 되었네 相思渺何恨(상사묘하한) ; 서로 보고 싶은 생각 누구를 탓하랴 極目斷鴻邊(극목단홍변) ; 나 눈 부릅뜨고 기러기 날아 간 저 먼 곳을 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