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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이달(李達) 다수

 

이달

동의어 명숙(明淑), 운포(雲圃) 다른 표기 언어 李達

1561(명종 16)∼1618(광해군 10). 조선 중기의 의병장.

본관은 함안(咸安). 자는 명숙(明淑), 호는 운포(雲圃).

 남원부사 의형(義亨)의 현손으로, 증조는 생원 후(詡)이고, 할아버지는 참봉 천령(千齡)이며, 아버지는 세렴(世廉)으로, 어머니는 완산최씨(完山崔氏) 운걸(云傑)의 딸이다.

이황(李滉)에게 배웠으나 무예도 뛰어났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고성에서 의병을 일으켜 의병장 곽재우(郭再祐)·최강(崔堈) 등과 포위된 진주성 방어전에 참가하여 전공을 세워 훈련원정에 특임되었다.

곧이어 권무과(勸武科)에 급제하고, 1614년(광해군 6) 양산군수로 재임 중 선전관에 임명되어 상경하던 도중 폐모론의 소식을 듣고 일부러 말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졌음을 핑계삼아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해 가을 삼도통제우후(三道統制虞侯)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다.

1615년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가 되었다. 도산서원(道山書院)에 제향되었다.

 

 

 

곡양봉래(哭楊蓬萊)-이달(李達)
양사언을 곡하다-이달(李達)

知是人間尸解身(지시인간시해신) : 이는 인간 시해(尸解)의 몸인 줄 알겠으니
不須추창浪沾巾(不須추창낭첨건) : 모름지기 슬픈 눈물로 수건 적실 일은 아니라네
蓬萊海上東歸路(봉래해상동귀로) : 봉래(蓬萊) 바닷가 동쪽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疑有碧桃千樹春(의유벽도천수춘) : 아마도 벽도(碧桃) 천 그루 봄날이 있으리라

 

 

가야산(伽倻山)-이달(李達)
가야산-이달(李達)

中天笙鶴下秋宵(중천생학하추소) : 공중의 학이 가을 하늘에 내려오고
千載孤雲已寂寥(천재고운이적요) : 천년 전 최치원은 이미 떠나 쓸쓸하다
明月洞門流水去(명월동문유수거) : 동구밖 밝은 달은 물에 흘러가버려
不知何處武陵橋(부지하처무릉교) : 어느 곳이 무릉교인지 알지 못하겠구나

 

 

무제(無題)-이달(李達)
무제-이달(李達)

黃鳥百囀千囀(황조백전천전) : 꾀꼬리는 백 번 처 번 울고
綠楊長枝短枝(녹양장지단지) : 길고 짧은 푸른 버드나무 가지들
彤窓綉戶深掩(동창수호심엄) : 붉은 창, 수 놓은 문은 깊게도 가리어
淚臉愁眉獨知(누검수미독지) : 눈물 젖은 뺨, 수심겨운 눈썹 나만 아노라

 

 

파산망고죽장(坡山望苦竹庄)-이달(李達)
파산에서 최경창의 농막을 보며-이달(李達)

遙望村庄漏滿巾(요망촌장루만건) : 머리 시골집을 바라보니 눈물이 수건에 가득 젖어
五年墳樹蔽荊榛(오년분수폐형진) : 오년 지난 무덤가 나무가 무성한 가시나무에 덮였구나
西州門外羊曇醉(서주문외양담취) : 서주 문 밖 양담 찾아 취하여 돌아오니
更有山陽笛裏人(갱유산양적리인) : 산양 옛집의 피리소리 듣는 사람 다시 있구나

 

 

낙중유감2(洛中有感2)-이달(李達)
서울에서 감회가 일어-이달(李達)

城闕參差甲第連(성궐참치갑제연) : 대궐이 들쭉날쭉 저택이 잇달고
五侯歌管拂雲煙(오후가관불운연) : 고관댁의 음악소리 구름안개 치솟는다
灞陵橋上騎驢客(파릉교상기려객) : 파릉 다리 위에 나귀 탄 나그네
不獨襄陽孟浩然(부독양양맹호연) : 양양 땅의 맹호연만은 아니니라

 

 

낙중유감(洛中有感)-이달(李達)
서울에서 감회가 일어-이달(李達)

好爵高官處處逢(호작고관처처봉) : 좋은 벼슬 높은 관리 곳곳에서 만나
車如流水馬如龍(거여유수마여룡) : 수레는 흐르는 물 같고 말은 용 같구나
長安陌上時回首(장안맥상시회수) : 장안 거리에서 때때로 머리 돌려보니
咫尺君門隔九重(지척군문격구중) : 지척의 궁궐문이 아홉 겹 막혀 있구나

 

 

병중절화대주(病中折花對酒)-이달(李達)
병중에 꽃을 꺽어 술을 마주하다-이달(李達)

花時人病閉門深(화시인병폐문심) : 꽃피는 시절에 병들아 문을 깊이 닫고서
强折花枝對酒吟(강절화지대주음) : 억지로 꽃가지 꺾어 술잔 들고 시를 읊는다
惆愴流光夢中過(추창유광몽중과) : 서글프다, 흐르는 세월 꿈 속에 지나가니
賞春無復少年心(상춘무복소년심) : 봄 경치 보아도 젊은 시절의 마음 다시 나지 않는구나

 

 

송경(松京)-이달(李達)
송경에서-이달(李達)

前朝臺殿草煙深(전조대전초연심) : 전 왕조의 대궐에 풀과 안개 짙고
落日牛羊下夕陰(낙일우양하석음) : 지는 해에 소와 양은 저녁 어스름에 내려온다
同是等閒亡國地(동시등한망국지) : 꼭 같은 망한 나라의 땅인데
笑看黃葉滿鷄林(소간황엽만계림) : 누른 나뭇잎 계림에 가득하다 생각하고 비웃었다니

 

 

사시사청평조4(四時詞淸平調4)-이달(李達)
사시청평조-이달(李達)

錦幕圍香寶獸危(금막위향보수위) : 비단 휘장 덮은 향기, 향로는 높은데
曉粧臨鏡澁臙脂(효장림경삽연지) : 거울 앞에 새벽단장 연지가 손에 굳네.
繡籠鸚鵡嫌寒重(수롱앵무혐한중) : 비단 조롱 속 앵무새는 추위가 심하다 싫어해도
猶向簾間覓侍兒(유향렴간멱시아) : 주렴 사이 향하여 시동 아이 찾는구나

 

 

사시사청평조3(四時詞淸平調3)-이달(李達)
사시청평조-이달(李達)

金井梧桐下玉䦨(금정오동하옥䦨) : 옥난간 아래 우물가의 오동나무
琵琶絃緊不堪彈(비파현긴불감탄) : 비파 줄이 팽팽하여 퉁기지 못하겠네.
欲將寶鏡均新黛(욕장보경균신대) : 거울 보며 새로 눈썹을 그려보려하나
捲上珠簾怯早寒(권상주렴겁조한) : 발을 걷어올리려니 추워질까 두려워라.

 

 

사시사청평조2(四時詞淸平調2)-이달(李達)
사시청평조-이달(李達)

五色絲針倦繡窠(오색사침권수과) : 오색 실 바늘로 수놓기에 지겨워
玉階新發石榴花(옥계신발석류화) : 섬돌에 새로 핀 석류꽃이여
銀牀氷簟無餘事(은상빙점무여사) : 은 평상에 차가운 대자리 다른 일 없고
盡日南園蛺蝶多(진일남원협접다) : 종일토록 남쪽 동산에는 나비만 떼 지어난다

 

 

사시사청평조1(四時詞淸平調1)-이달(李達)
사시청평조-이달(李達)

門巷淸明燕子來(문항청명연자래) : 거리는 청명절이라 제비 날아오고
綠楊如畵掩樓臺(록양여무엄루대) : 푸른 버들 그림같아 누대를 가리는구나
同隨女伴秋千下(동수녀반추천하) : 여자친구 동행하고 그네 타고 난 뒤에
更向花間鬪草廻(경향화간투초회) : 다시 꽃 사이의 투초놀이 하고 돌아왔다네

 

 

장신사시궁사4(長信四時宮詞4)-이달(李達)
장신사시궁사-이달(李達)

苑樹寒鴉凍不飛(원수한아동불비) : 궁궐 나무의 갈가마귀 얼어서 날비 못하고
玉鑪添炷篆煙霏(옥로첨주전연비) : 옥화로에 향 사르니 꼬불꼬불 연기가 퍼져간다
君王早御通明殿(군왕조어통명전) : 임금님 일찍 통명전에 드시니
宮女催呼進尙衣(궁녀최호진상의) : 궁녀는 의복 올리라고 재촉하며 불려댄다

 

 

장신사시궁사3(長信四時宮詞3)-이달(李達)
장신사시궁사-이달(李達)

玉蟲銷盡暗缸花(옥충소진암항화) : 등불 심지 사그라지니 등잔이 어두워
六曲金屛倚綉霞(육곡금병의수하) : 여섯 폭 비단 병풍 수놓은 노을에 기댄다
一夜西宮風雨急(일야서궁풍우급) : 밤새도록 서궁에는 비바람 사납더니
滿庭紅葉曉來多(만정홍엽효래다) : 뜰에 가득 붉은 나뭇잎 새벽되니 수북하다

 

 

장신사시궁사2(長信四時宮詞2)-이달(李達)
장신사시궁사-이달(李達)

龍與新幸建章宮(용여신행건장궁) : 천자의 수레는 새로 건장궁으로 행차하니
十部笙歌後苑中(십부생가후원중) : 십부의 생가소리 후원에서 들려오는구나
深院綠苔人不見(심원녹태인불견) : 이끼 낀 깊은 궁궐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石榴花影曲欄東(석류화영곡난동) : 굽은 난간 동쪽에 석류꽃 그림자만 드리워져 있도다

 

 

차대동강운(次大同江韻)-이달(李達)
대동강 시를 차운하여-이달(李達)

蓮葉參差蓮子多(련엽참차련자다) : 연꽃은 들쭉날쭉, 연밥도 많아
蓮花相間女郞歌(련화상간녀랑가) : 연꽃 사이로 처녀 총각 노래를 한다
來時約伴橫塘口(래시약반횡당구) : 때때로 짝 되어 연못 어구로 비스듬이
辛苦移舟逆上波(신고이주역상파) : 애써 배 저으며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보허사(步虛詞)-이달(李達)
보허사-이달(李達)

靑童結伴婉凌華(청동결반완릉화) : 신선의 아이 완릉화를 짝을 삼아
夜下三洲小玉家(야하삼주소옥가) : 밤에 신선 고을 삼주의 소옥 집으로 내려갔다
閑說紫陽宮裏事(한설자양궁리사) : 자양궁 안의 일을 한가히 이야기 하면서
玉階偸折碧桃花(옥계투절벽도화) : 옥계단에서 몰래 벽도화를 꺾어버렸다

 

 

궁사2(宮詞2)-이달(李達)
궁사-이달(李達)

東風院院落花飛(동풍원원낙화비) : 봄 바람에 전각마다 지는 꽃잎 날리고
侍女燒香掩夕扉(시녀소향엄석비) : 시녀들은 향을 사르며 저녁 문을 닫는구나
過盡一春君不見(과진일춘군불견) : 온 봄이 다 지나도록 임금님을 뵙지 못해
殿門金鎖綠生衣(전문금쇄록생의) : 궁문의 황금 자물쇠에 푸른 이끼 돋았구나

 

 

제김양송화첩(題金養松畵帖)-이달(李達)
김양송 화첩에 제하다-이달(李達)

一行二行雁(일행이행안) : 한 행렬, 두 행렬 기러기 떼
萬點千點山(만점천점산) : 천 점, 만 점 산봉우리로다
三江七澤外(삼강칠택외) : 세 개의 강, 일곱 개의 못
洞庭瀟湘間(동정소상간) : 동정호와 소상강 사이를 난다

 

 

화학(畵鶴)-이달(李達)
그린 학-이달(李達)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 : 외로운 학 먼 공중을 바라보며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 : 밤은 찬데 한쪽 다리 들고 서있다
西風苦竹叢(서풍고죽총) : 대숲에 서풍이 차가운데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 : 몸에 가득 가을이슬이 방울이 진다

 

 

서경(西京)-이달(李達)
서경에서-이달(李達)

敎坊南畔獨行遲(교방남반독행지) : 교방 남쪽 뚝길을 천천히 혼자 걸으니
樓閣重重處處疑(누각중중처처의) : 누각이 빽빽하여 가는 곳마다 두렵구나
明月滿街人寂寂(명월만가인적적) : 거리에 달빛 가득한데 사람은 자취 적적하고
夜深吹送玉參差(야심취송옥참치) : 밤 깊어 드려오는 옥피리 들리듯 말 듯 하여라

 

 

숙토정포루(宿土亭浦樓)-이달(李達)
토정포루에 묵으며-이달(李達)

風雨書齋破(풍우서재파) : 비바람에 서재가 부서지고
園皐蔓草深(원고만초심) : 언덕에는 덩굴풀만 무성하구나
經營許多事(경영허다사) : 허다한 일 경영해 보아도
誰識九原心(수식구원심) : 누가 무덤 속 사람의 마음을 알리오

 

 

강행(江行)-이달(李達)
강가를 걸으며-이달(李達)

路繞江干十里長(노요강간십리장) : 길은 강줄기를 십리나 길게 돌아
落花穿破馬蹄香(낙화천파마제향) : 떨어진 꽃은 말발굽에 밟혀도 향기롭다
湖山莫道空往來(호산막도공왕래) : 호수여, 산이여! 공연히 왕래한다 말하지 말라
嬴得新詩滿錦襄(영득신시만금양) : 새로 지은 시가 비단주머니에 가득하다네

 

 

증이회원(贈李會源)-이달(李達)
이회원에게 주다-이달(李達)

相逢自是亂離中(상봉자시난리중) : 이 난리 중에 서로 만나니
滿目傷心市井空(만목상심시정공) : 거리는 비어있고 눈에는 상심이 가득하다
節物不隨人事變(절물불수인사변) : 시절의 사물은 사람 따라 변하지 않나니
上林花柳亦春風(상림화류역춘풍) : 상림의 꽃과 버들에는 또한 봄바람이로다

 

 

제호사승권(題湖寺僧卷)-이달(李達)
호사승권에 제하여-이달(李達)

古寺寒鍾鳴翠微(고사한종명취미) : 옛 절의 차가운 종소리 아지랑이 울리고
子規啼歇恨依依(자규제헐한의의) : 자규새 울음 그쳤으니 남은 한은 절절하도다
南湖菱角已成刺(남호릉각이성자) : 남쪽 지방 호수의 마름풀 모서리 이미 날카로운데
三月行人歸未歸(삼월행인귀미귀) : 삼월에 떠난 사람은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는구나

 

 

용성수창(龍城酬唱)-이달(李達)
용성에서 술마시고 노래하다-이달(李達)

洛下不得見(낙하부득견) : 서울에서 만나지 못하고
相逢春後期(상봉춘후기) : 봄이 지난 뒤에 상봉을 기약했네
南來作客久(남래작객구) : 남으로 와 나그네 된지 오래되어
擧目無親知(거목무친지) : 눈을 들어봐도 아는 이 아무도 없구나
煙起水橋瞑(연기수교명) : 안개 일어 물가 다리도 어두워지고
露重花枝卑(노중화지비) : 이슬이 무거워 꽃가지가 늘어졌구나
聚散莫可數(취산막가수) : 만났다가 헤어지는 생각하지 말고
悠悠長別離(유유장별리) : 마음 편히 이별이나 하자구나

 

 

단천구일(端川九日)-이달(李達)
단천구일-이달(李達)

朔吹沙楡落(삭취사유락) : 삭풍이 불어와 느릅나무 잎 떨어지고
河關驛路斜(하관역로사) : 하관의 역마길이 비탈지구나
客中逢九日(객중봉구일) : 나그네 신세로 중양절을 맞아
上馬折黃花(상마절황화) : 말에 올라 누런 국화꽃을 꺾어본다
飄梗無常處(표경무상처) : 나그네 신세 일정한 거처 없으니
良辰倍憶家(양진배억가) : 명정에 더욱 집이 생각나는구나
遙遙望孤戍(요요망고수) : 아득히 외로운 수자리 바라보니
城堞隱悲節(성첩은비절) : 성가퀴엔 처절한 피리소리 들리는구나

 

 

정산동헌(定山東軒)-이달(李達)
정산 동헌에서-이달(李達)

野水入墻竇(야수입장두) : 들판의 물이 담구멍으로 들어오는데
主人深意存(주인심의존) : 주인은 깊은 뜻이 있다네
自能流處滿(자능류처만) : 스스로 능이 흐르는 곳에 채우니
還愛靜中喧(환애정중훤) : 도리어 고요한 가운데 시끄러움이 좋구나
寂寂古軒下(적적고헌하) : 고요한 옛 집 아래
冷冷秋竹根(냉냉추죽근) : 가을 대나무 뿌리에 차갑구나
淸宵聽不寐(청소청불매) : 맑은 밤 물소리 들려 잠이 오지 않아
更覺滌昏煩(갱각척혼번) : 어지러운 번뇌 씻어진 것을 다시 깨닫는구나

 

 

객회(客懷)-이달(李達)
나그네 속마음-이달(李達)

此身那復計西東(차신나부계서동) : 이 몸이 어찌 다시 서동행을 계획할까
到處悠悠逐轉蓬(도처유유축전봉) : 이르는 곳마다 유유히 쑥처럼 떠도는구나
同舍故人流落後(동사고인유락후) : 한 집에 살던 친구들 다 흩어진 뒤에
異鄕新歲亂離中(이향신세난리중) : 타향에서 난리중에 새해를 맞는구나
歸鴻影度千峰雪(귀홍영도천봉설) : 돌아가는 기러기 그림자 천봉의 눈을 지나고
殘角聲飛五夜風(잔각성비오야풍) : 쇠잔한 호각소리 새벽밤을 바람에 날아간다
惆愴水雲關外路(추창수운관외로) : 구슬퍼다, 구름과 물 관새 밖 길로 흘러가니
漸看芳草思無窮(점간방초사무궁) : 점점 방초를 볼 수록 생각은 끝이 없구나

 

 

봉기월정대인(奉寄月汀大人)-이달(李達)
월정스님에게 올립니다-이달(李達)

天涯熟食適淸明(천애숙식적청명) : 먼 곳에서 숙식하며 청명을 맞아
異地淹留見客情(이지엄류견객정) : 타향 땅에 머물며 나그네 마음을 보입니다
京洛數年消息斷(경락수년소식단) : 서울에서는 여러 해 소식 끊기고
別離中夜夢魂驚(별리중야몽혼경) : 이별로 한밤중에 꿈에서도 놀란답니다
高官已自歸勳業(고관이자귀훈업) : 높은 벼슬 자리는 공 세운 사람에게 돌아가고
造物終須忘盛名(조물종수망성명) : 주물주는 모름지기 끝내 빛나는 이름을 잊었습니다
從此春風無限好(종차춘풍무한호) : 이로부터 봄바람이 무한히 좋아져
有山向處不歸耕(유산향처불귀경) : 갈 산이 있으면 어디든지 돌아가 농사짓지 않겠습니까

 

 

도대방부시부백(到帶方府示府伯)-이달(李達)
대방부에 와서 부백에게 보임-이달(李達)

東土辭貧業(동토사빈업) : 동토의 가난한 업을 떠나
南鄕作遠遊(남향작원유) : 남쪽 고을로 먼 길을 떠난다
春陰垂野樹(춘음수야수) : 봄 그늘은 들판 나무에 덮고
暮色上城樓(모색상성루) : 저녁 빛은 성루로 올라간다
行世有難策(행세유난책) : 세상살이에 어려운 계책이 있어야 하는데
在生無善策(재생무선책) : 나는 살아감에 아무런 대책도 없노라
誰能一斗酒(수능일두주) : 누가 능히 한 말 술을
送我瀉離愁(송아사이수) : 나에게 보내와 이별의 수심을 쏟아버릴까

 

 

차이달운(次李達韻)-이정(李霆)
아달의 운을 따서-이정(李霆)

水綠廣陵津(수록광릉진) : 물 푸른 광릉 나루
花紅廣陵樹(화홍광릉수) : 나무에는 꽃이 붉다
行人十里程(행인십리정) : 행인 십리 길
落日靑山雨(낙일청산우) : 저물 녁 푸른 산에 비가 내린다

 

 

題金悅卿寫眞帖(제금열경사진첩)-李達(이달)
김열경의 사진첩에 제하다-李達(이달)

悅卿道高下(열경도고하) : 열경의 고하를 말하면
留影在禪林(류영재선림) : 그림자 드리운채 선림의 숲에 있다
一片水中月(일편수중월) : 한 족각 물 속의 달은
千秋鍾梵音(천추종범음) : 영원히 부처님 진리의 말씀을 울린다

 

 

江陵東軒(강릉동헌)-李達(이달)
강릉동헌-李達(이달)

水滿南塘生白煙(수만남당생백연) : 남쪽 연못에 물 가득하니 흰 안개 일어나고
少桃花發竹林邊(소도화발죽림변) : 대숲 가에는 복사꽃 피어난다.
自憐病客無閑緖(자련병객무한서) : 병든 나그네 한가하지 못한 것 스스로 불쌍하니
一度傷春似去年(일도상춘사거년) : 한번 거친 상춘이 작년과 같구나.

 

 

步虛詞7(보허사7)-李達(이달)
보허사-李達(이달)

三壇中夜講眞經(삼단중야강진경) : 한밤에 삼단에서 진경을 강술하니
大集群仙列下庭(대집군선렬하정) : 여려 신선들 모여들러 뜰 앞에 늘어섰네.
唯有老君修別殿(유유로군수별전) : 오직 늙은 그대 별전에서 수도하여
手書雲篆送玄冥(수서운전송현명) : 손으로 구름에 글 써서 저 세상에 보내네.

 

 

步虛詞5(보허사5)-李達(이달)
보허사-李達(이달)

西嶽眞君上紫微(서악진군상자미) : 서악 진군이 자미에 오르고
百靈奔走備威儀(백령분주비위의) : 서령은 분주하게 위의를 갖추네.
三淸秘訣無傳授(삼청비결무전수) : 삼청의 비결을 전함이 없어
偸寫天章半夜歸(투사천장반야귀) : 천장을 훔쳐 베껴 한밤에야 돌아왔네.

 

 

步虛詞3(보허사3)-李達(이달)
보허사-李達(이달)

仙島焚香禮玉虛(선도분향례옥허) : 선도에 분향하여 옥허를 예배하니
紫麟催駕五雲車(자린최가오운차) : 자색 기린은 오색 수레 재촉하네.
西宫侍女多嬌笑(서궁시녀다교소) : 서궁 시녀들 모두 예쁘고 미소도 많아
錄盡三天未見書(록진삼천미견서) : 삼천에 기록 다하여 글을 보지 못하네.

 

 

步虛詞2(보허사2)-李達(이달)
보허사-李達(이달)

王母雲車五色麟(왕모운차오색린) : 서왕모 구름수레 오색 기린 끌고
白鸞前導向西巡(백란전도향서순) : 흰 난새가 앞서서 서쪽으로 순례하네.
天章曉奏虛皇殿(천장효주허황전) : 하늘의 글 빈 대궐에 아뢰니
仙桂花開八萬春(선계화개팔만춘) : 선계 꽃 활짝 피어 팔만 봄이 한창이네

 

 

步虛詞1(보허사1)-李達(이달)
보허사-李達(이달)

三角峨峨鬢上綃(삼각아아빈상초) : 삼각산 같이 높은 머리 위의 비단
散垂餘髮過纎腰(산수여발과섬요) : 남은 머리칼 드리우니 허리를 지나네.
須臾宴赴西王母(수유연부서왕모) : 잠깐 동안의 잔치에 서왕모가 이르니
一曲鸞簫向碧霄(일곡란소향벽소) : 한 곡조 피리소리 푸른 하늘 향하네

 

 

仙桂曲(선계곡)-李達(이달)
선계곡-李達(이달)

一曲瑤琴秋恨長(일곡요금추한장) : 거문고 한곡에 가을의 한이 길기만 하고
夜深燒盡水沈香(야심소진수침향) : 밤 깊어 수침향 다 타버렸네
多情更有西樓月(다정경유서루월) : 서편 누각의 달은 더욱 다정하여
步下金階滿地霜(보하금계만지상) : 걸어서 섬돌을 내려오니 땅에 가득 서리 내렸네.

 

 

題睡軒壁(제수헌벽)-李達(이달)
수헌벽에 쓰다-李達(이달)

東嶺雲連西嶺雲(동령운련서령운) : 동쪽 고개에 구름 서쪽 고개에도 구름
須臾風作雨紛紛(수유풍작우분분) : 잠간 동안 바람에 비가 흩날리네.
道人獨向山中睡(도인독향산중수) : 도인이 홀로 산속에서 잠을 청하니
風雨山中睡不聞(풍우산중수불문) : 산속 비바람을 도인은 잠들어 듣지 못하네

 

 

寄謝慕伯(기사모백)-李達(이달)
기모백에게-李達(이달)

乘君之馬衣君衣(승군지마의군의) : 그대의 말 타고 그대의 옷 입고
萬里湖山雪正飛(만리호산설정비) : 만 리 물과 산에는 지금 눈이 날린다.
惆悵此行無送別(추창차행무송별) : 서글픈 여정을 보내주는 이 아무도 없고
興仁門外故人稀(흥인문외고인희) : 흥인문 밖에는 친구도 드물구나.

 

 

松京懐古2(松京懐古2)-李達(이달)
송도회고-李達(이달)

前朝臺殿草煙深(전조대전초연심) : 지난 고려의 전각에 풀 연기 자욱하고
落日牛羊下夕陰(락일우양하석음) : 해는 지는데 소와 양 떼들 저녁 그늘로 내려온다.
同是等閑亡國地(동시등한망국지) : 이 모두 한가한 망국의 땅이어라
笑看黃葉滿鷄林(소간황엽만계림) : 웃으며 바라보노라니 노란 단풍 계림에 가득하다.

 

 

贈人2(증인2)-李達(이달)
어떤 사람에게-李達(이달)

金鳯敍低雲髻斜(금鳯서저운계사) : 금봉은 기울고 머리는 갸우뚱
獨開深屋掃庭花(독개심옥소정화) : 홀로 깊은 방문 열고 뜰의 꽃잎을 쓸고 있구나.
愁來莫唱傷春曲(수래막창상춘곡) : 마음에 수심이 있나니 상춘곡을 부르지 말라
唱到傷春恨更多(창도상춘한경다) : 노래 소리 들리면 상춘의 한이 다시 깊어진다

 

 

贈僧2(贈僧2)-李達(이달)
승려에게-李達(이달)

海氣連山沈夕暉(해기련산침석휘) : 바다 기운 산에 닿고 석양 빛 넘어가고
西庵鐘磬老僧歸(서암종경로승귀) : 서편 암자에 종소리, 노승은 돌아오는구나.
懸燈一夜同僧宿(현등일야동승숙) : 등불을 매달고 온 밤을 승려와 묵고
淸曉穿雲下翠微(청효천운하취미) : 맑은 아침 구름을 뚫고 푸른 산을 내려온다.

 

 

贈道人(증도인)-李達(이달)
도인에게-李達(이달)

講罷丹經啓石扉(강파단경계석비) : 강연이 끝나자 경서를 돌문에 걸고
獨來松下倚松枝(독래송하의송지) : 혼자 소나무 아래로 내려와 가지에 몸을 기댄다.
瑤壇夜久月華冷(요단야구월화랭) : 강단에 밤 깊어 달빛은 차고
露濕山衣人不知(로습산의인불지) : 이슬이 옷 적시는 것 사람은 모른다

 

 

遊鏡湖(유경호)-李達(이달)
호경에서 놀다-李達(이달)

江門橋上海雲起(강문교상해운기) : 강문 다리 위에 바다 구름 일어나고
日在橋西橋影東(일재교서교영동) : 해는 다리 서쪽에 지고 그림자 동쪽에 드리운다.
遊人回首望初月(유인회수망초월) : 나그네 고개 돌려 초승달을 바라보니
兩岸松鳴湖上風(량안송명호상풍) : 호수 위에 바람 일고 양 언덕엔 소나무 바람소리

 

 

宫詞3(궁사3)-李達(이달)
궁사-李達(이달)

中官淸曉覓才人(중관청효멱재인) : 이른 아침 중궁전에서 재인을 찾아
合奏笙歌滿殿春(합주생가만전춘) : 생가로 만전춘을 합주하네.
別詔梨園吹玉篴(별조리원취옥적) : 이원에 옥피리를 불어라고 나누어 알리니
御袍新賜錦麒麟(어포신사금기린) : 임금은 새로이 비단을 내리시네.

 

 

宫詞2(궁사2)-李達(이달)
궁사-李達(이달)

宮墻處處落花飛(궁장처처락화비) : 궁궐 담장 여기저기 낙화는 날리고
侍女燒香對夕暉(시녀소향대석휘) : 시녀는 향불 사르며 황혼 빛을 마주본다.
過盡春風人不見(과진춘풍인불견) : 춘풍이 다 지나감을 사람들은 모르는데
院門金鎻綠生衣(원문금쇄록생의) : 전각문 쇠 자물쇠 푸르게 옷 입는다.

 

 

宫詞1(궁사1)-李達(이달)
궁사-李達(이달)

平明日出殿門開(평명일출전문개) : 날 밝아 해 뜨니 대궐문 열리고
鳳扇雙行引上來(봉선쌍행인상래) : 봉황 부채 두 줄이 위로 당겨 올라오네.
遙聽太儀宣詔語(요청태의선조어) : 태의관의 조칙 멀리서 들려오고
罷朝新幸望春臺(파조신행망춘대) : 조회를 마치자 임금의 행차 봄 누각을 향하네.

 

강릉별이예장지경(江陵別李禮長之京)-이달(李達)
강릉에서 서울 가는 이예장을 이별하다-이달(李達)

桐花夜煙落(동화야연락) : 밤안개 오동꽃에 깔리고
海樹春雲空(해수춘운공) : 바닷가 나무엔 봄구름 걷힌다
他日一杯酒(타일일배주) : 어날에야 한잔 술 나누며
相逢京洛中(상봉경락중) : 서울에서 우리 만나볼꺼나

 

 

만남격암(挽南格庵)-이달(李達)
남격암의 만사-이달(李達)

鸞馭飄然弱水津(난어표연약수진) : 난새 타고 홀연히 약수진 건너가니
君平簾下更何人(군평렴하갱하인) : 엄군평처럼 발 내리고 책 읽은이 또 누가 있는가
床東弟子收遺草(상동제자수유초) : 사위와 제자들이 유고를 모으니
玉洞桃花萬樹春(옥동도화만수춘) : 신선 사는 옥동은 복사꽃 수만 그루가 봄이로구나

 

 

題畫3-4(제화3-4)-李達(이달)
화제-李達(이달)

寒林葉脫見禽棲(한림엽탈견금서) : 차가운 숲에 나뭇잎 떨어지니 새둥지 보이고
度一溪橋又一溪(도일계교우일계) : 개울 다리를 건너고 또 건너간다.
滿袖山風踏殘雪(만수산풍답잔설) : 잔설을 밟으며 걷자니 산바람 소매 가득 불어오고
數竿斜日石峯西(수간사일석봉서) : 몇 줄기, 지는 햇살 돌산 서쪽으로 넘어간다

 

 

題畫3-3(제화3-3)-李達(이달)
화제-李達(이달)

霜落天南雁呌群(상락천남안규군) : 서리 내린 남쪽 하늘에 기러기 떼 지어 울고
荻花風起雪紛紛(적화풍기설분분) : 갈꽃에 바람이니 눈이 펄펄 떨어진다.
一行飛過瀟湘岸(일행비과소상안) : 한 무리 날아서 소상 언덕을 지나가고
半落汀洲半入雲(반락정주반입운) : 반은 물가에 내려앉고 반은 구름 속으로 든다

 

 

題畫3-2(제화3-2)-李達(이달)
화제-李達(이달)

綠楊閉戶是誰家(록양폐호시수가) : 푸른 버들 집을 가리니 누구의 집인가
半出紅樓映斷霞(반출홍루영단하) : 붉은 누대에서 반쯤 나와 층진 놀을 비춘다.
無賴流鶯啼盡日(무뢰류앵제진일) :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꾀꼬리 종일토록 울어대고
晩晴門巷落花多(만청문항락화다) : 날 갠 저녁에 골목엔 떨어진 꽃잎 많기도 하다.

 

 

題畫3-1(제화3-1)-李達(이달)
화제-李達(이달)

寒林煙暝鷺絲飛(한림연명로사비) : 찬 숲 안개 어둑하고 해오라기 줄지어 나는데
江上漁家掩竹扉(강상어가엄죽비) : 강 위의 어부집에 대나무 문 닫혀있다.
斜日斷橋人去盡(사일단교인거진) : 끊어진 다리에 해는 지고 사람은 다 떠나버려
亂山空翠滴霏微(란산공취적비미) : 이산 저산 푸른 봉우리에 가는 빗방울 떨어진다.

 

 

竹頭菴(죽두암)-李達(이달)
죽두암-李達(이달)

鏡浦湖邊人不行(경포호변인불행) : 경포 호수 변에 사람 없고
江門橋上月初生(강문교상월초생) : 강문 다리 위에 달 떠오른다.
僧窓夜冷客無睡(승창야랭객무수) : 승창이 차가워 나그네 잠은 오지 않고
蘋末西風來雁聲(빈말서풍래안성) : 개구리밥 끝에 서풍 불고 기러기 소리 들려온다.

 

 

山行關外作(산행관외작)-李達(이달)
관외를 산행하면서 짓다-李達(이달)

近水疏籬紅杏花(근수소리홍행화) : 물 가까운 울타리에 붉은 살구꽃
掩門垂柳兩三家(엄문수류량삼가) : 수양버들 늘어진 문 닫힌 두세 집이 있구나
溪橋處處連芳草(계교처처련방초) : 개울 다리 여기저기에 방초 우거지고
山路無人日自斜(산로무인일자사) : 산길엔 아무도 없고 해만 기우는 구나

 

 

成佛庵(성불암)-李達(이달)
성불암-李達(이달)

西峯庵子近中天(서봉암자근중천) : 서쪽 봉우리 암자는 중천에 가깝고
雲竇泠泠落遠泉(운두령령락원천) : 구름 물길은 차갑게 먼 샘으로 떨어진다.
半夜懸燈客不寐(반야현등객불매) : 밤 깊도록 걸린 등불에 나그네 잠 못 이루고
老僧鳴磬禮金仙(로승명경례금선) : 노승은 경쇠 울려 불전에 예배한다.

 

 

江陵書事(강릉서사)-李達(이달)
강릉서사-李達(이달)

三月江陵花滿枝(삼월강릉화만지) : 삼월 강릉 땅엔 가지에 꽃이 가득
折花還有去年悲(절화환유거년비) : 꽃가지 꺾어보니 지난해의 슬픔만 생겨난다
傷心莫問東流水(상심막문동류수) : 마음이 괴로우니 동으로 흐르는 물에 묻지 말어라
日夜悠悠無歇時(일야유유무헐시) : 밤낮으로 유유히 흘러 그칠 때가 없으니라

 

 

撲棗謠(박조요)-李達(이달)
대추 따는 노래-李達(이달)

隣家小兒來撲棗(린가소아래박조) : 이웃 아이들 와서 대추를 딴다
老翁出門驅少兒(로옹출문구소아) : 노인이 문에서 나와 쫓아내니
小兒還向老翁道(소아환향로옹도) : 아이들 도리어 노인에게 말하기를
不及明年棗熟時(불급명년조숙시) : 내년 대추 익을 때가지 가지 못 간다 하네.

 

 

附崔孤竹(부최고죽)-李達(이달)
최고죽에게-李達(이달)

碧落迢迢鸞路長(벽락초초란로장) : 푸른 하늘 아득하고 수레 길은 멀기도 한데
天風吹送桂花香(천풍취송계화향) : 하늘에서 부는 바람에 계수나무 향기를 풍겨온다
玉簫歸去瑤壇上(옥소귀거요단상) : 옥피리 소리 집 위로 올라가고
羅襪寒深一寸霜(라말한심일촌상) : 한자 깊은 서리가 비단 버선으로 들어온다

 

 

出塞曲3(출새곡3)-李達(이달)
출새곡-李達(이달)

寒塞年年不見春(한새년년불견춘) : 차가운 변방엔 해마다 봄도 오지 않고
朔河飛雪壓黃塵(삭하비설압황진) : 북쪽 강에 나는 구름 황사를 내리누른다.
單于新寇雲中戍(단우신구운중수) : 오랑캐 대장은 새로이 도적질하며 구름 속에서 지키고
夜鑿城門召募頻(야착성문소모빈) : 밤에는 성문을 뚫고 나와 모병이 잦아진다.

 

 

出塞曲2(출새곡2)-李達(이달)
출새곡-李達(이달)

都尉分軍夜斫營(도위분군야작영) : 도위가 군사를 나누어 밤에 진영을 치고
漢家金鼓動邊城(한가금고동변성) : 한나라 징과 북이 변성에 진동하네.
朝來更聽降胡說(조래경청강호설) : 아침에 다시 항복한 오랑캐의 말에
西下陰山有伏兵(서하음산유복병) : 서하 깊숙한 산에 복병이 숨어 있다네.

 

 

出塞曲1(출새곡1)-李達(이달)
변방의 노래-李達(이달)

虜中傳出左賢王(로중전출좌현왕) : 적진에서 좌현왕이 출현함을 전하니
塞馬如雲殺氣黃(새마여운살기황) : 구름같이 모여든 변방의 말 살기 등등
已近居延山下獵(이근거연산하렵) : 이미 거연의 산기슭에 가까워
磧西煙火照天光(적서연화조천광) : 사막 서쪽 봉홧불이 햇빛에 번쩍번쩍.

 

 

襄陽曲(양양곡)-李達(이달)
양양곡-李達(이달)

平湖日落大堤西(평호일락대제서) : 큰 뚝 서쪽 넓은 호수에 해 지고
花下遊人醉欲迷(화하유인취욕미) : 꽃 아래 노니는 사람 취하여 비틀거린다
更出敎坊南畔路(경출교방남반로) : 다시 남쪽 길로 교방을 찾으니
家家門巷白銅鞮(가가문항백동제) : 집집마다 골목마다 백동제 노래 소리 들린다

 

 

拾穗謠(습수요)-李達(이달)
이삭 줍는 노래-李達(이달)

田間拾穗村童語(전간습수촌동어) : 밭에서 이삭을 줍는 시골 아이 하는 말
盡日東西不滿筐(진일동서불만광) : 동일토록 이지저리 돌아다녀도 광주를 못 채워요.
今歲刈禾人亦巧(금세예화인역교) : 올해는 벼를 베는 사람도 교묘해져
盡収遺穗上官倉(진수유수상관창) : 떨어진 이삭 모두 주워서 관원의 창고에 바친답니다.

 

 

移家怨(이가원)-李達(이달)
이사하는 원성-李達(이달)

老翁負鼎林間去(로옹부정림간거) : 할아비 솥을 지고 숲 속으로 떠나고
老婦携兒不得隨(로부휴아불득수) : 할미는 아이들 잡고 미처 따라가지 못 하네.
逢人却說移家苦(봉인각설이가고) : 만나는 사람 보면 이사하는 고통을 말하니
六載從軍父子離(륙재종군부자리) : 육년을 종군 하느라 애비와 자식이 떨어져 산다네.

 

 

刈麥謠(예맥요)-李達(이달)
보리 베는 노래-李達(이달)

田家少婦無夜食(전가소부무야식) : 농가의 젊은 아낙 저녁밥도 못 먹고
雨中刈麥林中歸(우중예맥림중귀) : 빗속에 보리 베고 숲으로 돌아온다.
生薪帶濕煙不起(생신대습연불기) : 새 허리띠는 땀 베었는데 밥 짓는 연기 오르지 않고
入門兒女啼牽衣(입문아녀제견의) : 문에 드니 아이들은 울면서 옷에 매달린다.

 

 

錦衣曲(금의곡)-李達(이달)
금의곡-李達(이달)

鴛鴦機上紫花錦(원앙기상자화금) : 베틀의 원앙새 비단 자색 꽃을
剪下金刀作舞衣(전하금도작무의) : 가위로 잘라내어 춤옷 만들었다
更向春風歌扇底(경향춘풍가선저) : 봄바람에 부채 내리며 노래 부르나
却愁身化彩雲飛(각수신화채운비) : 근심스런 몸은 채색 구름 되어 하늘을 나는구나.

 

 

送別柳摠戎(송별류총융)-李達(이달)
유총융을 보내며-李達(이달)

金河氷合雪糢糊(금하빙합설모호) : 은하수는 설모호에서 합쳐지고
元帥巡邊備不虞(원수순변비불우) : 원수는 위험한 국경지대를 순행한다.
何處胡笳鳴月裏(하처호가명월리) : 어느 곳에서 오랑캐 피리소리 달빛 속에서 들려오는지
北風吹送小單于(북풍취송소선우) : 북풍은 불어와 오랑캐 대장에게 보내지는구나.
紅蓮幕裏從遊客(홍련막리종유객) : 붉은 연꽃 휘장 속으로 유객을 쫓으니
白髮愁中何處家(백발수중하처가) : 백발의 늙은이 수심에 싸여 어느 곳이 집인가
杖劍轅門相送後(장검원문상송후) : 원문에서 칼 짚고 서로 보낸 뒤
獨歸山雪曉寒多(독귀산설효한다) : 홀로 돌아오니 산에는 눈 내리고 아침 추위가 심하구나.

 

 

祭塚謠(제총요)-李達(이달)
무덤에 제사지내는 노래-李達(이달)

白犬前行黃犬隨(백견전행황견수) : 흰 개는 앞에서 걷고 누런 개는 뒤에서 따라가고
野田草際塚纍纍(야전초제총류류) : 들판 밭 풀 우거진 곳에 무덤들이 모여 있네.
老翁祭罷田間道(로옹제파전간도) : 늙은이는 밭길로 제사 마치고 돌아오고
日暮醉歸扶小兒(일모취귀부소아) : 해는 저무는데 취하여 어린 아이 손을 잡고 돌아오네.

 

 

拜新月(배신월)-李達(이달)
초승달에 배려하며-李達(이달)

深閨女兒年十五(심규녀아년십오) : 깊은 규방 십오 육 세 처녀가
拜月堂前人不知(배월당전인불지) : 방 앞에서 달 보고 절하는 걸 아무도 모르네.
風吹羅帶默無語(풍취라대묵무어) : 바람은 비단 휘장에 불어오는데 아무 말 없이
下階手折庭花枝(하계수절정화지) : 섬돌 아래로 내려가 뜰의 꽃가지를 꺾네.

 

 

長信四時宮詞1(장신사시궁사1)-李達(이달)
장신궁 사시사-李達(이달)

別院無人楊柳齊(별원무인양류제) : 별원에 사람은 없고 버드나무 늘어지고
早衙初散戟門西(조아초산극문서) : 이른 아침 조회 후에 극문의 서쪽으로 흩어간다
畫梁東角雙飛燕(화량동각쌍비연) : 화려한 기둥 동쪽 모서리에 쌍을 지어 날고
依舊春風覓故棲(의구춘풍멱고서) : 봄바람은 옛날처럼 옛 둥지를 찾아든다

 

 

長信宮四時詞2(장신궁사시사2)-李達(이달)
장신궁 사시사-李達(이달)

龍輿新幸建章宫(룡여신행건장궁) : 임금의 수레는 건장궁으로 들고
十部笙歌後苑中(십부생가후원중) : 십부의 생가소리는 후원 안에서 들려온다.
深院綠苔人不見(심원록태인불견) :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깊숙한 집안에 푸른 이끼 끼고
石榴花映曲䦨東(석류화영곡䦨동) : 석류꽃 빛은 굽은 난간 동쪽에 붉게 비친다.

 

 

長信宮四時詞3(장신궁사시사3)-李達(이달)
장신궁 사시사-李達(이달)

玉蟲銷盡暗缸花(옥충소진암항화) : 어둑한 항아리에 꽃, 벌레도 다 없어지고
六曲金屛倚彩霞(륙곡금병의채하) : 육단 비단 병풍 채색 놀에 기대어있네
一夜西宫風雨急(일야서궁풍우급) : 밤새도록 찬 바람 불고 비는 쏟아져
滿庭紅葉曉來多(만정홍엽효래다) : 뜰에 가득 붉은빛 새벽에 더욱 많아지네.

 

 

長信宮四時詞4(장신궁사시사4)-李達(이달)
장신궁 사시사-李達(이달)

苑樹寒鴉凍不飛(원수한아동불비) : 동산 숲에 겨울 까마귀 얼어 날지 못하고
玉爐添炷篆煙霏(옥로첨주전연비) : 향로에 향을 사르니 연기 자욱 오르네.
君王早御通明殿(군왕조어통명전) : 임금은 일찍 통명전으로 행차하시고
宮女催呼進尙衣(궁녀최호진상의) : 궁녀들은 진상의를 재촉하여 부르네

 

 

平調四時詞1(평조사시사1)-李達(이달)
평조사시사-李達(이달)

門巷淸明燕子來(문항청명연자래) : 거리는 청명절이라 제비 날아오고
綠楊如霧掩樓臺(록양여무엄루대) : 푸른 버들 안개 같이 자욱하여 누대를 가린다
同隨女伴鞦韆下(동수녀반추천하) : 시녀들을 동행하고 그네아래 짝이 되어
更向花間鬪草廻(경향화간투초회) : 다시 꽃 사이에서 투초놀이 하고 돌아왔도다

 

 

平調四時詞2(평조사시사2)-李達(이달)
평조사시사-李達(이달)

五色絲針倦繡窠(오색사침권수과) : 오색 실 바늘로 수놓기에 지겨워
玉階新發石榴花(옥계신발석류화) : 섬돌에 새로 핀 석류꽃이여
銀牀氷簟無餘事(은상빙점무여사) : 은 평상에 차가운 대자리 다른 일 없고
盡日南園蛺蝶多(진일남원협접다) : 종일토록 남쪽 동선에는 나비가 떼 지어나네.

 

 

平調四時詞3(평조사시사3)-李達(이달)
평조사시사-李達(이달)

金井梧桐下玉䦨(금정오동하옥䦨) : 옥난간 아래 우물가의 오동나무
琵琶絃緊不堪彈(비파현긴불감탄) : 비파 줄이 팽팽하여 퉁기지 못하겠네.
欲將寶鏡均新黛(욕장보경균신대) : 거울보고 새로 눈썹을 그려보려고
捲上珠簾怯早寒(권상주렴겁조한) : 발을 걷으려니 추워질까 두려워라.

 

 

平調四時詞4(평조사시사4)-李達(이달)
평조사시사-李達(이달)

錦幕圍香寶獸危(금막위향보수위) : 비단 휘장 덮은 향기, 향로는 높은데
曉粧臨鏡澁臙脂(효장림경삽연지) : 새벽녘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니 연지가 손에 굳네.
繡籠鸚鵡嫌寒重(수롱앵무혐한중) : 비단 조롱의 앵무새 추위를 싫어해도
猶向簾間覓侍兒(유향렴간멱시아) : 주렴 사이로 시동 아이 찾고 있구나

 

 

靈谷尋春(영곡심춘)-李達(이달)
영곡에서 봄을 찾다-李達(이달)

東峯雲氣沈翠微(동봉운기침취미) : 동봉의 구름 기운 푸르게 깃들고
澗道竹杖尋芳菲(간도죽장심방비) : 개울 길 죽장 짚고 풀 향기 찾아든다.
深林幾處早花發(심림기처조화발) : 깊은 숲 몇 곳에 철 이른 꽃이 피어있어
時有山蜂來撲衣(시유산봉래박의) : 가끔씩 산에 와서 빨래를 한다.

 

 

三日浦(삼일포)-李達(이달)
삼일포-李達(이달)

平湖解䌫忽中流(평호해䌫홀중류) : 평평한 호수에 닻줄을 푸니 배는 가운데로 흘러가고
一水縈回白鷺洲(일수영회백로주) : 한 물줄기 얽히어 백로주를 굽어 돈다.
三十六峯九十曲(삼십륙봉구십곡) : 삼십 육 봉 구십 물굽이
不知何處四仙遊(불지하처사선유) : 그 어느 곳에 네 신선이 노니는지 알지 못하겠네.

 

 

鍾城道中(종성도중)-李達(이달)
종성가는 길에-李達(이달)

玉門關外雪漫山(옥문관외설만산) : 옥관문 밖 눈 날리는 산
月照沙河亂磧間(월조사하란적간) : 달빛은 사막 하천 자갈에 빛춘다
何處悲歌鳴遠戍(하처비가명원수) : 어느 곳에선가 들려오는 슬픈 노래가 수자리 울리고
夜深遊騎射鵰還(야심유기사조환) : 밤 깊어 기병이 수리를 잡아 돌아온다

 

 

磨天嶺(마천령)-李達(이달)
마천령-李達(이달)

四十之年鬢若絲(사십지년빈약사) : 나이 사십에 귀밑머리 실처럼 희어지고
向人羞道是男兒(향인수도시남아) : 남에게 사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워라.
何時掛劍天山木(하시괘검천산목) : 어느 때라야 천산의 나무에 칼을 매달고
虜酒千鍾飮月支(노주천종음월지) : 노주 천종과 월지를 마실 수 있을까

 

 

病中(병중)-李達(이달)
병중에-李達(이달)

花時人病閉門深(화시인병폐문심) : 꽃피는 시절에 병이나 깊이 문 닫아 걸고
強折花枝對酒吟(강절화지대주음) : 꽃가지 꺾어서 술잔을 마주하고 시를 읊는다.
惆悵流光夢中過(추창류광몽중과) : 흐르는 세월 꿈인 듯 지나가고
賞春無復少年心(상춘무부소년심) : 봄놀이 다녀도 다시는 소년의 마음 없을 것 같아라.

 

 

題甓寺(제벽사)-李達(이달)
제벽사-李達(이달)

驪江三月孤舟還(려강삼월고주환) : 삼월의 여강에 외로운 배 돌아오고
家在西潭雲水間(가재서담운수간) : 집은 서쪽 연못 구름과 물 사이에 있다.
煙生蘋渚鳥投樹(연생빈저조투수) : 안개는 물풀에서 피어나고 새는 숲에 깃들고
花發石臺僧掩關(화발석대승엄관) : 석대에 꽃은 피고 스님은 대문을 닫는다.

 

 

宿洞宮(숙동궁)-李達(이달)
동궁에서 묵다-李達(이달)

風泉響落秋山空(풍천향락추산공) : 가을 빈 산에 바람 소리 샘물 소리 나고
石門月出疏鍾後(석문월출소종후) : 성긴 종소리 울린 뒤에 돌문에 달 떠오른다.
道人讀罷黃庭經(도인독파황정경) : 스님은 황정견을 읽고
夜掃天壇拜北斗(야소천단배북두) : 밤에 하늘 제단을 쓸고 북두에 예배한다.

 

 

尋伽倻山(심가야산)-李達(이달)
가야산을 찾아서-李達(이달)

中天笙鶴下秋霄(중천생학하추소) : 중천 신선 타는 학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千載孤雲已寂寥(천재고운이적요) : 천년을 고운의 자취 이미 쓸쓸하구나.
明月洞門流水在(명월동문류수재) : 고을어귀 달은 밝고 물은 흘러만 가니
不知何處武陵橋(불지하처무릉교) : 어느 곳이 무릉의 다리인지 알지 못하겠도다

 

 

西江漫興(서강만흥)-李達(이달)
서강의 흥취-李達(이달)

江橋酒幔晩風斜(강교주만만풍사) : 강가 다리에 주막 깃발 저녁 바람에 날리고
一樹映籬紅杏花(일수영리홍행화) : 붉은 복숭아꽃 한 나무 울타리에 비치네.
昨夜西潭菱子熟(작야서담릉자숙) : 지난 밤 서쪽 연못에 마름 열매 익어가고
女郞時唱浪淘沙(녀랑시창랑도사) : 아가씨들 때때로 <낭도사>를 노래한다네.

 

 

龍津(룡진)-李達(이달)
용진-李達(이달)

秋江水急下龍津(추강수급하룡진) : 가을 강이 물길 급해 용진으로 흘러가고
津吏停舟笑更嗔(진리정주소경진) : 나루터 관리는 배를 세우는 웃다가 다시 화를 낸다.
京洛旅遊成底事(경락려유성저사) : 서울로 유람 가는 일 많았는데
十年來往布衣人(십년래왕포의인) : 십년을 오가다가 어린 백성 되었다네

 

 

采蓮曲(채련곡)-李達(이달)
채련곡-李達(이달)

蓮葉參差蓮子多(련엽참차련자다) : 연꽃은 들쭉날쭉, 연 씨앗은 많아
蓮花相間女郞歌(련화상간녀랑가) : 연꽃 사이로 처녀 총각 노래를 하네.
來時約伴橫塘口(래시약반횡당구) : 때때로 연못 어구에서 짝이 되자 하면서
辛苦移舟逆上波(신고이주역상파) : 애써 배 저으며 물결을 거슬러 오르네.

 

 

贈人1-1(증인1-1)-李達(이달)
사람에게 주다-李達(이달)

倦客黃岡路(권객황강로) : 선객이 누런 언덕길을 간다.
端陽負令辰(단양부령진) : 단아한 햇살 아래 좋은 때를 만났네.
相逢草草別(상봉초초별) : 만나서는 급히 이별하고
俱是亂離人(구시란이인) : 모두가 이별이 서러운 사람 되었네.

 

 

題畫2-4(제화2-4)-李達(이달)
그림에 제하여-李達(이달)

騎驢渡橋去(기려도교거) : 나귀 타고 다리 건너가고
葉落秋山空(엽락추산공) : 낙엽 진 가을 산이 쓸쓸하다.
不知日早晩(불지일조만) : 아침인지 저녁인지 몰라라
煙嵐飛瀑中(연람비폭중) : 안개 낀 산기운이 폭포 속에 자욱하다

 

 

題畫2-3(제화2-3)-李達(이달)
그림에 제하여-李達(이달)

山洞春雲煖(산동춘운난) : 산골짜기 봄 구름 따뜻하고
山闌春日遲(산란춘일지) : 난간엔 봄날이 길기만 하다.
時傾竹下酌(시경죽하작) : 시간이 가자 대숲 아래 술 마시고
同去看花枝(동거간화지) : 함께 가서 꽃구경 한다.

 

 

題畫2-2(제화2-2)-李達(이달)
그림에 제하여-李達(이달)

老樹梅花發(로수매화발) : 노목에 매화꽃 피고
風鳴脩竹林(풍명수죽림) : 바람은 늘어진 대숲을 울린다.
山人踏雪至(산인답설지) : 산사람이 눈을 밟으며 오니
詩句自長吟(시구자장음) : 싯구를 절로 읊조린다

 

 

題畫2-1(제화2-1)-李達(이달)
그림에 제하여-李達(이달)

古木葉已盡(고목엽이진) : 고목에 나뭇잎 지고
山村秋水空(산촌추수공) : 산촌엔 가을 강이 한가하다.
艤船人獨宿(의선인독숙) : 배 대고 홀로 자니
風浪夕陽中:(풍랑석양중) : 석양에 풍랑이 인다.

 

 

畫梅(화매)-李達(이달)
매화나무를 그리다-李達(이달)

擁腫古槎在(옹종고사재) : 옹이 박힌 엣 뗏목
寒香知是梅(한향지시매) : 차가운 향기에 매화나무인줄 알겠네.
前宵霜雪裏(전소상설리) : 지난 밤 내린 눈서리에
尙有一枝開(상유일지개) : 여전히 한 가지에 꽃이 피어있었네.

 

 

畫竹(화죽)-李達(이달)
대나무를 그리다-李達(이달)

脩竹半身折(수죽반신절) : 반쯤 꺾인 대나무 늘어지고
疏枝生老根(소지생로근) : 늙은 대나무에 가지가 성글구나.
從前煙雨裏(종전연우리) : 예전엔 자욱한 안개비 속
幾箇長兒孫(기개장아손) : 아들과 손자들 몇이나 키웠을까.

 

芳林驛(방림역)-李達(이달)
방림역-李達(이달)

西陽下溪橋(서양하계교) : 개울가 다리에 지는 해 넘어가고
落葉滿秋逕(락엽만추경) : 낙엽은 가을 길에 가득하다
蕭蕭客行孤(소소객행고) : 쓸쓸히 나그네 발걸음 외롭고
馬渡寒溪影(마도한계영) : 겨울 개울 건너는 물이 비친 말 그림자

 

詠畫6(영화6)-李達(이달)
그림을 읊다-李達(이달)

雪壓茅簷竹(설압모첨죽) : 눈이 초가집 처마 대나무를 누르고
人稀村逕微(인희촌경미) : 인적이 드물어 시골길은 작아 보이네.
定是詩人住(정시시인주) : 반드시 시인이 있을 것이네
天寒不啓扉(천한불계비) : 날씨가 차가워 문을 닫고 있을 뿐

 

 

詠畫5(영화5)-李達(이달)
그림을 읊다-李達(이달)

新霜昨夜重(신상작야중) : 어제 저녁 많이 내린 첫눈
木落江水寒(목락강수한) : 낙엽은 지고 강물은 차구나.
舟人望秋色(주인망추색) : 사공은 가을빛 바라보며
持楫下危灘(지즙하위탄) : 노를 잡고서 거친 여울을 내려온다.

 

 

詠畫4(영화4)-李達(이달)
그림을 읊다-李達(이달)

江樹濃陰合(강수농음합) : 강가의 나무, 짙게 그늘지고
騎驢江上行(기려강상행) : 노새를 타고, 강 위를 걸어가네.
漁舟向何處(어주향하처) : 고깃배, 어디로 향하는지
日暮風浪生(일모풍랑생) : 저물 녘, 강에는 파랑이 이네.

 

 

詠畫3(영화3)-李達(이달)
그림을 읊다-李達(이달)

船頭下魚罾(선두하어증) : 뱃머리에서 어망을 내리니
舡尾櫓激石(강미로격석) : 배꼬리에서는 노가 돌과 부딪히네.
不知日早晩(불지일조만) : 아침인지 저녁인지 몰라라
江煙沈翠壁(강연침취벽) : 강 안개 푸른 절벽에 자욱하다.

 

 

詠畫2(영화2)-李達(이달)
그림을 읊다-李達(이달)

卦着錦囊去(괘착금낭거) : 비단 주머니 걸어놓고 간다.
童子隨山翁(동자수산옹) : 동자가 산 속 늙은이 따라간다.
微涼起林葉(미량기림엽) : 서늘한 바람에 숲이 움직이고
滿山風景中(만산풍경중) : 산에는 가득 바람이 인다.

 

 

詠畫(영화)-李達(이달)
그림을 읊다-李達(이달)

積雪滿山逕(적설만산경) : 쌓인 눈 산길에 가득하고
蕭蕭林葉飛(소소림엽비) : 숲에 나뭇잎 날아 쓸쓸하구나.
渠家在何處(거가재하처) : 집은 어디에 있는지
日暮擔樵歸(일모담초귀) : 저물 녘 나무 메고 돌아온다.

 

 

效崔國輔體四時3(효최국보체사시3)-李達(이달)
최국보체 사시를 본받아-李達(이달)

玉階露氣寒(옥계로기한) : 대궐 섬돌에 이슬 기운 차갑고
金閣疏螢度(금각소형도) : 전각에는 반딧불 넘나드네.
靜夜闃無人(정야격무인) : 고요한 밤 사람은 아무도 없고
梧桐滴淸露(오동적청로) : 오동나무에 맑은 이슬 방울져있네.

 

 

效崔國輔體四時2(효최국보체사시2)-李達(이달)
최국보체 사시를 본받아-李達(이달)

露濕薔薇架(노습장미가) : 장미 울타리에 이슬 촉촉하여
香凝豈蔲花(향응기구화) : 향기 어리니 어찌 두구꽃 아닐까.
銀床夏日永(은상하일영) : 평상에 여름 해 길고
金井索浮瓜(금정색부과) : 우물에 둥둥 뜬 참외를 걷는다.

 

 

效崔國輔體四時(효최국보체사시)-李達(이달)
최국보체 사시를 본받아-李達(이달)

曉色珊瑚薦(효색산호천) : 새벽 기운 산호 빛 자리 같고
春寒翡翠簾(춘한비취렴) : 봄추위는 비취빛 발 같구나,
歸來百花裏(귀래백화리) : 돌아와 온갖 꽃 속에 있으니
香露滿衣霑(향로만의점) : 향기로운 이슬이 옷에 가득 젖어온다.

 

 

畫鶴(화학)-李達(이달)
학을 그리다-李達(이달)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 : 학 한 마리 멀리 공중을 본다.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 : 밤이 차가워 한쪽 발을 들고 있구나.
西風苦竹䕺(서풍고죽총) : 서풍에 대숲은 괴롭고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 : 학의 몸에는 가을 이슬방울 가득 맺혔네.

 

 

送人(송인)-李達(이달)
사람을 보내며-李達(이달)

五月櫻桃熟(오월앵도숙) : 오월에 앵두 익어가고
千山蜀魄啼(천산촉백제) : 온 산에는 뻐꾸기 울어댄다.
送君空有淚(송군공유루) : 그대를 보내려니 쓸쓸히 눈물만 남아
芳草又萋萋(방초우처처) : 향기로운 풀은 여기저기 우거졌구나.

 

 

次栗谷韻(차률곡운)-李達(이달)
율곡의 운을 빌려-李達(이달)

宿鷺下秋沙(숙로하추사) : 지난 밤 이슬 가을 뱃사장에 내리고
晩蟬鳴江樹(만선명강수) : 늦은 매미 강 숲에서 우네.
歸舟白蘋風(귀주백빈풍) : 돌아오는 배에 흰 개구리밥 바람에 흔들리고
夢落西潭雨(몽락서담우) : 꿈속에 떨어지니 서쪽 연못에 비 내리네.

 

 

戲題主人壁(희제주인벽)-李達(이달)
재미로 주인의 벽에 적다-李達(이달)

秋月照洞房(추월조동방) : 가을달이 깊숙한 동방을 비추고
秋虫啼近壁(추충제근벽) : 가을벌레 소리 벽에 가까이 들려오네.
神女下陽臺(신녀하양대) : 신녀가 하양대에 내려오고
行雲杳無跡(행운묘무적) : 흘러가는 구름은 아득히 자취가 없네.

 

 

別意1(별의1)-李達(이달)
다른 뜻-李達(이달)

恨結丁香樹(한결정향수) : 정향수를 한스레 묶으니
塵生翡翠裙(진생비취군) : 비취색 치마에서 먼지가 이네.
願爲江上石(원위강상석) : 강 위의 돌이 되어
日日望夫君(일일망부군) : 날마다 당신을 바라보고 싶네.

 

 

舟上(주상)-李達(이달)
배 위에서-李達(이달)

前望峽中路(전망협중로) : 협곡 속 길을 앞으로 보고
回看江上樓(회간강상루) : 강 위 다락에서 뒤돌아본다.
纔分咫尺地(재분지척지) : 겨우 지척을 분간하는데
已似夢中遊(이사몽중유) : 이미 꿈속을 노니는 듯하여라.

 

 

畫1(화1)-李達(이달)
그림-李達(이달)

何處鳴楖客(하처명즐객) : 새김장이 소리 어디서 나는가
山陰載酒船(산음재주선) : 산그늘 짙어지고 배에다 술을 싣는다.
無人識賀老(무인식하로) : 노인을 아는 이 아무도 없는데
家在鏡湖邊(가재경호변) : 그의 집은 경포대 근처에 있다는데.

 

 

錦江(금강)-李達(이달)
금강-李達(이달)

一樹棠梨葉(일수당리엽) : 한 그루 팥배나뭇잎
風吹落滿庭(풍취락만정) : 바람 불어 낙엽이 뜰에 가득하구나.
明朝錦江水(명조금강수) : 내일 아침 금강의 물가에서
愁對暮山靑(수대모산청) : 수심 겨워 저무는 푸른 산을 비라보리라

 

 

上柳西坰(상유서경)-李達(이달)
유서경에게 올립니다-李達(이달)

遙空日下山(요공일하산) : 먼 하늘에 해지는 산과
曠野沈沈樹(광야침침수) : 넓은 들판에 침침한 나무숲은
每在別離間(매재별리간) : 매번 이별할 때
令人嘆不遇(령인탄불우) : 만나지 못할까를 탄식케 합니다.

 

 

題畫1-2(제화1-2)-李達(이달)
그림에 제하다-李達(이달)

采樵山澗中(채초산간중) : 골짜기 나뭇군
息肩山邊石(식견산변석) : 산 속 바위에서 쉬고 있네.
遙遙望家山(요요망가산) : 아득히 고향 산 바라보다
不知山日夕(불지산일석) : 해지는 저녁인 줄도 모르네

 

 

題畫1-1(제화1-1)-李達(이달)
그림에 제하다-李達(이달)

翁婦相欣欣(옹부상흔흔) : 늙은이와 아내 서로 기뻐하고
春來事耕作(춘래사경작) : 봄이 되어 농사일이 시작되었네.
高車駟馬人(고차사마인) : 높은 수레 탄 귀인들은
誰識田家樂(수식전가악) : 그 누가 농가의 즐거움을 알리오

 

 

宿安州村舍(숙안주촌사)-李達(이달)
안주 촌사에 묵으며-李達(이달)

積雪千山路(적설천산로) : 온 산길에 눈 쌓이고
孤煙一水村(고연일수촌) : 물가 고을에는 외로운 연기
行人欲投宿(행인욕투숙) : 길가는 나그네 묵으려 해도

 

 

逢金爾玉別(봉김이옥별)-李達(이달)
김이옥을 만나 이별하며-李達(이달)

曲巷逶迤盡(곡항위이진) : 구불구불 골목길 다한 곳
柴門古縣傍(시문고현방) : 옛 고을에 사립문 하나
相逢何草草(상봉하초초) : 서로 만남은 어찌 그리도 초조하며
話別已西陽(화별이서양) : 이별의 말을 하려니 해는 이미 서산이네.

 

 

次韻2(차운2)-李達(이달)
운을 빌려-李達(이달)

處困常歡若(처곤상환약) : 곤란함에 처해도 기쁜 듯
居貧每晏如(거빈매안여) : 가난함에 처해도 편안한 듯
東風寒食淚(동풍한식루) : 봄바람에 한식날도 눈물 흘려
不覺滿衣裾(불각만의거) : 옷자락에 가득한 줄 알지도 못했네.

 

 

贈人1-2(증인1-2)-李達(이달)
사람에게 주다-李達(이달)

遠靄鳥邊白(원애조변백) : 멀리 안개 속에 새들은 희고
遙岺雲外靑(요령운외청) : 아득한 봉우리 구름 밖은 푸른데
干戈國南徼(간과국남요) : 나라 남쪽엔 전쟁이 일어나
欲語淚先零(욕어루선령) : 말을 하려니 먼저 눈물이 떨어지네.

 

 

題畫帖(제화첩)-李達(이달)
화첩에 제하다-李達(이달)

陰崖古驛存(음애고역존) : 그늘 짙은 언덕에 옛 역이 있어
行人夜投宿(행인야투숙) : 길가는 나그네 밤에 묵어가노라
犬吠白雲中(견폐백운중) : 흰 구름을 보고 개가 짖는데
童子下山谷(동자하산곡) : 아이는 산골짜기를 내려온다.

 

 

次尹恕中韻(차윤서중운)-李達(이달)
윤서중의 운을 빌려-李達(이달)

京洛旅遊客(경락려유객) : 서울 떠도는 나그네
雲山何處家(운산하처가) : 구름 낀 산, 내 집은 어느 곳
疏煙生竹逕(소연생죽경) : 좁은 대나무 길, 성긴 안개
細雨落藤花(세우락등화) : 등나무 꽃에 이슬비가 내린다.

 

 

題金養松畫帖(제금양송화첩)-李達(이달)
김양송의 화첩에 제하다-李達(이달)

一行兩行雁(일행량행안) : 하늘에 두 줄 기러기 날고
萬點千點山(만점천점산) : 만점 천점 봉우리들 .
三江七澤外(삼강칠택외) : 세 개의 강, 일곱 개의 못이
洞庭瀟湘間(동정소상간) : 동정호, 소상강 사이에 있구나.

 

 

楓岳晴雲(풍악청운)-李達(이달)
금산산 갠 하늘의 구름-李達(이달)

蒼蒼谷口山(창창곡구산) : 곡구의 산은 푸르고
上有靑楓樹(상유청풍수) : 산 위에는 단풍나무
有時起晴雲(유시기청운) : 때때로 맑은 하늘에 구름
忽作山頭雨(홀작산두우) : 갑자기 산머리에비가 내린다.

 

 

平沙曉月(평사효월)-李達(이달)
평편한 모랫벌에 비친 새벽 달빛-李達(이달)

山月照溪沙(산월조계사) : 산 위의 달은 개울가 모랫벌을 비추고
曙色明如素(서색명여소) : 밝아오는 아침 햇빛 비단 같이 밝구나.
不復有人行(불부유인행) : 다시 더 지나가는 사람 없고
獨有聯拳鷺(독유련권로) : 오직 외다리 해오라기만 의지해 서있네

 

 

鐥淵村燈(선연촌등)-李達(이달)
천연 고을 불빛-李達(이달)

喬木翳荊楱(교목예형주) : 높은 나무 가시나무 가리고
隔水村燈小(격수촌등소) : 물 건너 고을의 등불은 반짝반짝
秋機及催科(추기급최과) : 가을이 가까워 세금을 독촉하니
不知山月曉(불지산월효) : 산에 뜬 달이 밝은 줄도 모르겠네.

 

 

新店秋砧(신점추침)-李達(이달)
신점추침-李達(이달)

秋禾刈山田(추화예산전) : 산 논에서는 가을 벼를 베고
草店依雲巘(초점의운헌) : 구름 낀 높은 언덕에는 초가 주막 붙어있네
翁姑事夜砧(옹고사야침) : 할애비와 할미가 밤 방아 찧는데
月下聲近遠(월하성근원) : 그 소리 달빛 아래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하네.

 

 

蓮塘夜雨(련당야우)-李達(이달)
연꽃 연못에 내린 밤비-李達(이달)

夜雨漲秋池(야우창추지) : 가을 못에 밤비 불어나
秋荷太多死(추하태다사) : 가을 연꽃이 많이도 죽었구나.
蕭蕭葉上聲(소소엽상성) : 우수수, 잎 위로 들리는 소리
驚起䲶鴦睡(경기䲶앙수) : 놀라 일어나보니 원앙이 졸고 있네.

 

 

舞鶴暮嵐(무학모람)-李達(이달)
춤추는 학과 저물 녁 산기운 -李達(이달)

似靄還非靄(사애환비애) : 이내 인가 했더니 인내가 아니고
如煙不是煙(여연불시연) : 연기 같은데 연기도 아니구나.
每看山日夕(매간산일석) : 해지는 산을 볼 때마다
空翠滿山前(공취만산전) : 빈산의 푸른 기운이 산 앞에 가득하다

 

 

南山冬柏(남산동백)-李達(이달)
남산의 겨울 잣나무-李達(이달)

雪裏披雲錦(설리피운금) : 눈 속에 구름 비단 틀어내고
煙中傳艶粧(연중전염장) : 안개 속에서 요염한 모습 전하네
何如松柏樹(하여송백수) : 어떤가,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獨立傲氷霜(독립오빙상) : 홀로 서서 서리와 얼음을 능멸하네.

 

 

雙亭納涼(쌍정납량)-李達(이달)
두 정자에 시원한 바람불어 들고-李達(이달)

雙樹濃陰合(쌍수농음합) : 두 그루 나무, 짙은 그늘 합쳐지고
開襟納遠風(개금납원풍) : 소매를 걷으니 시원한 바람 불어드네.
誰知當曙客(수지당서객) : 누가 알리오, 여름 맞은 나그네
揮汗路岐中(휘한로기중) : 흐르는 땀 닦으며 갈림길에 서있는 것을

 

 

暮浦歸帆(모포귀범)-李達(이달)
저물어 포구로 돌아오는 배-李達(이달)

浦口帆歸穩(포구범귀온) : 포구에는 돛단배 평온히 돌아오고
江中水不波(강중수불파) : 강 복판에는 물결도 일지 않는다.
須從安處泊(수종안처박) : 반드시 안전한 곳에 정박해야 하는데
山外夜風多(산외야풍다) : 지금 산 밖은 밤바람 심하게 불고 있구나.

 

 

嘉林(가림)-李達(이달)
가림-李達(이달)

山近夕陰重(산근석음중) : 산이 가까워 저녁 어둠 짙고
日西秋氣悲(일서추기비) : 서산에 해 지니 가을 기운 서글프다.
明朝百濟路(명조백제로) : 내일 아침이면 백제 길에 있으리니
回首是相思(회수시상사) : 머리 돌려 바라보니 보고 싶어라.

 

 

登驛樓(등역루)-李達(이달)
역루에 올라-李達(이달)

一片秋天月(일편추천월) : 가을 하늘에 한 조각 달
中宵生遠愁(중소생원수) : 깊은 밤, 고향 생각 간절하다
江南有孤客(강남유고객) : 강남에는 외로운 나그네 있으니
休照驛邊樓(휴조역변루) : 역가의 누각에는 달빛 비추지 마오

 

 

別李禮長(별리례장)-李達(이달)
이예장를 보내며-李達(이달)

桐花夜煙落(동화야연락) : 오동 꽃이 밤안개처럼 떨어지고
海樹春雲空(해수춘운공) : 매화나무는 봄 구름처럼 한가하다
芳草一杯別(방초일배별) : 향기로운 풀밭에서 한 잔 술로 이별하고
相逢京洛中(상봉경락중) : 서울에서 우리 서로 만나세

 

 

불일암증인운석(佛日庵贈因雲釋)-이달(李達)
불일 암자의 인운 스님에게-이달(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 절은 흰 구름 속에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 흰구름을 스님은 쓸지를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 손이 오자 비로소 문 열리고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 온 골짜기에 송화가루 가득하다

 

 

神勒寺(신륵사)-李達善(이달선)
신륵사-李達善(이달선)

禪房僧已寂(선방승이적) : 선방의 승려들 이미 조용해지고
獨坐夜將分(독좌야장분) : 혼자 앉으니 밤은 깊어가는구나.
知有漁舟過(지유어주과) : 고깃배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江心人語聞(강심인어문) : 강 가운데서 사람의 말소리 들린다.

 

 

도룡진(渡龍津)-이달(李達)
도룡진-이달

秋江水急下龍津(추강수급하룡진) : 가을 강물은 급하게 용천으로 흘러내리고
津吏停舟笑更嗔(진리정주소갱진) : 나루터의 관리가 배를 세우고 웃다가는 다시 화를 낸다
京洛旅游成底事(경낙여유성저사) : 서울가 놀면서 무슨 일 하였기에
十年來往布衣人(십년래왕포의인) : 십년을 오가면서 베옷만 입고 다니는가

 

 

감회2(感懷2)-이달(李達)
감회-이달

好爵高官處處烽(호작고관처처봉) : 좋은 벼슬 높은 관리 곳곳에서 만나는데
車如流水馬如龍(차여유수마여용) : 수레는 흐르는 물 같고 말은 용 같구나
長安陌上空回頭(장안맥상공회두) : 서울의 거리에 아무 생각도 없이 머리를 돌려보니
咫尺君門隔九重(지척군문격구중) : 그대의 문은 지척인데 문은 구중궁궐처럼 깊어라

 

감회(感懷)-이달(李達)
감회-이달

城闕參差甲第連(성궐참치갑제연) : 성문은 들쭉날쭉 커다란 집들 줄지어 있고
五侯歌管沸雲煙(오후가관비운연) : 다섯 제후의 노래와 소리 구름과 연기 속에 솟아오르네
沛陵橋上騎驢客(패릉교상기려객) : 파릉교 위에 나귀 탄 나그네가
不獨襄陽孟浩然(불독양양맹호연) : 어찌 오직 양양 땅의 맹호연뿐이랴

 

 

낙화(落花)-이달(李達)
낙화-이달

惆愴深紅更淺紅(추창심홍갱천홍) : 짙은 붉은 색 슬퍼서 다시 옅은 색이 되어
一時零落小庭中(일시영락소정중) : 일시에 작은 뜨락에 떨어지니
不如留著靑苔上(불여류저청태상) : 푸른 이끼 위에 머물러 붙어 있음만 못하나
猶勝風吹西復東(유승풍취서부동) : 바람에 불리어 동으로 또 서로 날림보다 낫구나

 

도망(悼亡)-이달(李達)
망자를 슬퍼함-이달

羅幃香盡鏡生塵(라위향진경생진) : 비단 장막에 향내가 다하고 거울에선 먼지가 일어
門掩桃李寂寞春(문엄도리적막춘) : 복사꽃마저 문에 가리우니 봄이 더욱 적막하여라
依舊小樓明月在(의구소누명월재) : 작은 누각은 변함없고 달만 밝은데
不知誰是掩簾人(부지수시엄렴인) : 발 걷고 앉은 사람 누구인지 모르겠네

 

 

증림귀성(贈林龜城)-이달(李達)
임귀성에게 드림-이달

頻年作客衣還弊(빈년작객의환폐) : 여러 해를 나그네로 떠돌아 옷은 다 떨어지고
數月離家帶有餘(수월이가대유여) : 몇 달을 집 떠나 있으니 허리가 가늘어졌도다
誰憐范叔寒如此(수련범숙한여차) : 이처럼 차가운데 그 누가 범숙인들 동정하랴
自笑蘇秦困不歸(자소소진곤불귀) : 스스로 소진을 비웃지만 돌아가지 못 하겠네

 

 

회주(回舟)-이달(李達)
뱃머리 돌려-이달

病鷺下秋沙(병로하추사) : 병든 해오라기 가을 모래밭에 내려앉고
晩蟬鳴江樹(만선명강수) : 철 지난 매미는 강나루 나무에서 운다
回舟白蘋風(회주백빈풍) : 마름 풀 위로 불어오는 바람 따라 뱃머리를 돌렸는데
夢落西潭雨(몽락서담우) : 꿈에 속에서도 서쪽 연못엔 비가 내린다

 

 

江陵別李禮長大之京(강릉별이예장대지경)-李達(이달)
강릉에서 이 예장이 서울로 가는 것을 전별함-李達(이달)

桐花夜煙落(동화야연락) : 오동나무 꽃 밤안개 속에 지고
梅樹春雲空(매수춘운공) : 봄구름처럼 꽃 다 진 매화나무
芳草一杯別(방초일배별) : 향기로운 풀밭에서 한 잔 술 이별
相逢京洛中(상봉경락중) : 우리 서울에서 다시 만나세

 

拾穗謠(습수요)-李達(이달)
이삭 줍는 이의 노래-李達(이달)

田間拾穗村童語(전간습수촌동어) : 논에서 이삭 줍는 시골 아이들 하는 말
盡日東西不滿筐(진일동서불만광) : 동서로 이기저기 종일을 주워도 광주리 채우지 못했네
今歲刈禾人亦巧(금세예화인역교) : 올해는 벼 베는 이도 악착같아서
盡收遺穗上官倉(진수유수상관창) : 남겨진 아삭도 주워서 관청에 바친네

 

 

불일암(佛日庵)-이달(李達)
불일 암자-이달(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 절은 흰 구름 속에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 흰구름을 스님은 쓸지를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 손이 오자 비로소 문 열리고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 온 골짜기에 송화가루 가득하다

 

 

산사(山寺)-이달(李達)
산사에서-이달(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 절은 흰 구름 속에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 흰 구름을 스님은 쓸지 않네
客來門始開(객내문시개) : 손님이 와서야 문이 비로소 열리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노) : 온 골짜기에 소나무 꽃가루 가득하네

 

 

유감 (有感)-이달충(李達忠)
할 말이 많아...-이달충

將行有河海(장행유하해) ; 떠나리라 그런데 눈앞이 바다이네
將涉無舟航(장섭무주항) ; 건너려 해도 배가 없네
要見我所思(요견아소사) ; 다시 생각해야 하겠네
欲往還彷徨(욕왕환방황) ; 다녀오고 싶으나 다시 갈팡지팡
才非傳說楫(재비전설즙) ; 내 재주는 전설의 노가 아니라네
世運亦未昌(세운역미창) ; 세상 운수도 아직은 내 편 아니네
潛光且俟命(잠광차사명) ; 재주를 감추고 천명을 기다리자
妄動遭禍殃(망동조화앙) ; 함부로 행동하면 화를 당하리

 

 

증인운석(贈因雲釋)-이달(李達;1561-1618)
인운 스님에게-이달

山在白雲中(산재백운중) : 산은 흰구름 속에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부소) : 스님은 구름을 쓸지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 손이 와서야 문이 비로소 열리고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 온 골짜기에 송홧가루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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