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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신채호(申采浩) 다수

 

신채호(申采浩 1880 ~ 1936)

독립 운동가, 사학자, 언론인. 호는 단재이다.

을사조약이 맺어지자 황성 신문과 대한 매일 신보 등에 논설을 썼고, 영웅전과 역사책을 저술하여 민족 정신과 독립 정신을 북돋우기에 힘썼다. 중국으로 들어가 독립 운동을 했으며, 옛 고구려 땅을 답사하여 국사 연구와 저술에도 힘썼다.

저서에〈조선 상고사〉〈조선 상고 문화사〉〈조선사론〉등이 있다

 

 

 

 

 

술회2(述懷2)-신채호(申采浩)
회포를 적다-신채호(申采浩)

鷄狗於人本無罪(계구어인본무죄) : 닭이나 개가 사람에게 본래 죄 없어
只爲口腹日殺之(지위구복일살지) : 다만 자기 먹는 날 위해 죽이는 것이라
惟有强權而已矣(유유강권이이의) : 오직 하나 강한 권세 있을 뿐이니
空言仁義欲何爲(공언인의욕하위) : 공연히 인과 의를 말함은 어찌된 일인가
席門談道眞适士(석문담도진괄사) : 앉은 자리에서 도를 말하는 교활한 선비
手劒斬人是快兒(수검참인시쾌아) : 칼 잡아 나쁜 사람 없앰이 진정 쾌남이도다
云云聖哲果何者(운운성철과하자) : 성현이라 일컫는 사람은 과연 어떤 자인가
高標二字謾相欺(고표이자만상기) : 두 글자 높이 세우고 서로를 속이는구나

 

 

술회1(述懷1)-신채호(申采浩)
회포를 적다-신채호(申采浩)

善惡贊愚摠戱論(선악찬우총희논) : 선과 악은 모두 다 장난거리거늘
耶回孔佛謾相嗔(야회공불만상진) : 예수교 회교 유교 불교가 부질없이 서로 싸운다
辨看靑白之非眼(변간청백지비안) : 좋게 보고 밉게 보는 것이 바른 눈 아닌데
散作塵埃倒是身(산작진애도시신) : 흩어져 먼지 되는 것, 그게 바로 이 우리 몸이라
妄念慈悲還地獄(망념자비환지옥) : 망녕되이 생각하면 자비도 지옥이요
任情屠殺使天人(임정도살사천인) : 마음에 맡겨두면 살생도 하늘이 시키는구나
吾人來去只如此(오인래거지여차) : 우리 인생 오고감도 다만 이와 같나니
捨假求眞更不眞(사가구진갱불진) : 거짓 버리고 참을 구함이 도로 참이 아니구나

 

 

서분(書憤)-신채호(申采浩)
분노를 적다-신채호(申采浩)

浮虛之自六經開(부허지자육경개) : 들떠고 허튼 소리 육경에서 나와
快付秦家一炬灰(쾌부진가일거회) : 통쾌하게 진시황에 맡겨 한번에 불살랐다
却恨當時燒未盡(각한당시소미진) : 한스럽구나, 날에 다 태우지 못하고
漢庭猶有伏生來(한정유유복생래) : 한나라 조정에 숨은 유생 남아 있었구나

 

 

독사(讀史)-신채호(申采浩)
역사를 읽고-신채호(申采浩)

宋儒饒舌罵荊卿(송유요설매형경) : 송나라 선비 요서로 형경을 비방했지만
千秋傷心盜刺名(천추상심도자명) : 천추의 애닯은 마음, 도둑질 자객이라네
不識當年南渡後(불식당년남도후) : 알지 못하겠노니, 남쪽으로 내려간 뒤로
誰將一矢向邊城(수장일시향변성) : 그 누가 화살 잡고 변방으로 향하였는를

 

 

계해십월초이일(癸亥十月初二日)-신채호(申采浩)
계해년 시월 이 일에-신채호(申采浩)

天空海濶儘悠悠(천공해활진유유) : 하늘은 비고 바다는 넓어 모두가 아득하고
放膽行時便自由(방담행시편자유) : 마음 내키는 대로 다니니 너무나 자유롭구나
忘却死生無復病(망각사생무복병) : 죽고 사는 일 잊으니 다시는 병도 없고
淡於名利更何求(담어명리갱하구) : 명예와 이익에 담박하니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江湖滿地堪依棹(강호만지감의도) : 강과 호수 땅에 가득하여 배 탈 수 있고
雪月邀人共上樓(설월요인공상루) : 눈 내린 밤 달은 나를 맞아 함께 누에 오른다
莫笑撚髭吟獨苦(막소연자음독고) : 수염 꼬며 혼자의 괴로움 읊음을 비웃지 말라
千秋應有伯牙酬(천추응유백아수) : 천추 뒤에 내 마음 알아줄 사람 응당 있으리라

 

 

백두산도중2(白頭山途中2)-신채호(申采浩)
백두산 가는 길에-신채호(申采浩)

南來北走動經年(남래북주동경년) : 남북으로 오가며 세월만 보내니
來亦然然去亦然(내역연연거역연) : 와도 그렇고 가도 또한 그렇구나
從知萬事須自斷(종지만사수자단) : 세상만사 알아도 자신이 결단해야 하나니
俯仰隨人最可憐(부앙수인최가련) : 위아래 따라 하다다니 가장 불쌍하도다

 

 

몽김연성(夢金演性)-신채호(申采浩)
꿈에 김연성을 보다-신채호(申采浩)

滿天風雨一燈寒(만천풍우일등한) : 하늘 가득 비바람 차가운 등불
共話聯衿到夜闌(공화련금도야란) : 밤 늦도록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었다
岐路十年成遠別(기로십년성원별) : 떠난지 십 년인데 영원한 이별인가
雲山萬里阻平安(운산만리조평안) : 구름 산 만리에 안부가 막혔구나
孤忠本爲韓仇出(고충본위한구출) : 본래는 원수 갚으려는 외로운 충절인데
壯士寧愁蜀道難(장사녕수촉도난) : 장사가 어찌 길 험함을 걱정하리오
夢裡相逢猶不易(몽리상봉유불이) : 꿈속에서 만남도 쉽지 않았는데
回嗔晨磬太無端(회진신경태무단) : 돌아보니, 새벽 경쇠소리 너무 무심하여라

 

 

북경우음(北京偶吟)-신채호(申采浩)
북경에서 우연히 읊다-신채호(申采浩)

寂寂桃燈坐(적적도등좌) : 적적하여 등불 돋우고 앉았으니
非爲守六庚(비위수육경) : 여섯 도리를 지키기 위함은 아니도다
石才慚後死(석재참후사) : 재주 없는 사람이 늦게 죽음이 부끄러워
無漏悟前生(무루오전생) : 다른 생각이 없다면 내 전생을 알겠도다
世薄難爲客(세박난위객) : 세상 인심 야박하니 길손 되기도 어려고
春來若有聲(춘래약유성) : 봄이 되니 무슨 소리 들리는 듯하도다
一朝貧富異(일조빈부이) : 하루 아침에 빈부 달라지니
始識故人情(시식고인정) : 친구의 마음도 변하는 걸 비로소 알았도다

 

 

고원(故園)-신채호(申采浩)
내 고향-신채호(申采浩)

一曲淸江兩岸林(일곡청강양안림) : 한 굽이 맑은 강, 양 언덕에 숲
數間茅屋當江潯(수간모옥당강심) : 몇 칸 초가집 강 가에 있었도다
風來面下共高枕(풍래면하공고침) : 얼굴 아래로 바람들고 베개 높이 베니
月到簷前照彈琴(월도첨전조탄금) : 처마 끝 밝은 달빛 거문고를 비추었다
石逕時過鼯鼠跡(석경시과오서적) : 돌길에는 가끔씩 다람쥐 지나가고
平沙不變白鴿心(평사불변백합심) : 모래밭에 변함 없이 흰 갈매기 떠돈다
如何十載不歸去(여하십재불귀거) : 어찌하여 십 년이 지나도 돌아가지 못해
留滯燕南學越吟(류체연남학월음) : 중국 남쪽 이역 땅에서 타향노래 부르는가

 

 

추야술회(秋夜述懷)-신채호(申采浩)
가을밤에 회포를 적다-신채호(申采浩)

孤燈耿耿伴人愁(고등경경반인수) : 외로운 등불 가물거리며 사람 시름 같이하니
燒盡丹心不自由(소진단심불자유) : 일편단심 다 태워도 맘대로 못하는구나
未得天戈回赫日(미득천과회혁일) : 하늘 창으로도 붉은 해 같은 나라 운명 못돌리고
羞將禿筆畵靑丘(수장독필화청구) : 무질어진 붓 들어 우리나라 역사 끄적임이 부끄럽도다
殊方十載霜侵鬢(수방십재상침빈) : 이역 방랑 십년에 귀밑머리에 흰서리 찾아들고
病枕三更月入樓(병침삼갱월입루) : 병들어 누운 깊은 밤에 달만이 누각에 비쳐드는구나
莫說江東鱸膾美(막설강동로회미) : 강도의 농어 회 맛있다 말하지 말라
如今無地繫漁舟(여금무지계어주) : 지금 처지는 고깃배 맬 땅 한 줌도 없는 것을

 

 

가형기일(家兄忌日)-신채호(申采浩)
형님 기일 날에-신채호(申采浩)

先父遣孤吾兩人(선부견고오양인) : 아버님 남긴 자식 우리 두 사람
嶔崎卄載閱甘辛(금기입재열감신) : 기구한 이십 년에 달 맛, 쓴 맛 다 겪었다
歸來洞裡三間屋(귀래동리삼간옥) : 귀래동 마을에 삼칸 오두막집
郁里河邊一樹春(욱리하변일수춘) : 욱리 냇가에 나무에 봄이 온다
風雨膁床同話舊(풍우겸상동화구) : 비바람 치는 상에 앉아 옛이야기 같이 하며
詩書滿架不憂貧(시서만가불우빈) : 서가에는 책이 가득 가난 걱정 없었도다
誰知今夜燕南客(수지금야연남객) : 뉘 알았으니 오늘 밤 중국 남쪽 길손이 되어
獨坐天涯淚滿巾(독좌천애루만건) : 하늘가에 홀로 앉아 눈물이 수건 적실 줄을

 

 

증별기당안태국(贈別期堂安泰國)-신채호(申采浩)
기당 안태국에게 주어 작별하다-신채호(申采浩)

大風刮地塵滿天(대풍괄지진만천) : 큰 바람 땅을 후벼 먼지 하늘에 가득한데
匹馬蕭蕭東向旋(필마소소동향선) : 네필 말 탄 그대 쓸쓸히 동으로 달려가는구나
雪下荊卿論劒市(설하형경론검시) : 눈 내리면 형경이 저자에서 검술 논하고
春回王建種稌田(춘회왕건종도전) : 봄이 오면 태조 왕건은 논에 씨를 뿌렸다
殘燈共草壬辰史(잔등공초임진사) : 가물거니는 등불 아래서 임진 역사 같이 초하니
野老爭傳甲午年(야노쟁전갑오년) : 시골 노인들은 갑오년 이야기를 다투어 전하였다
一劒掃倭時事定(일검소왜시사정) : 한 칼로 왜적 쓸어 시국이 안정되면
珤琴彈月臥林泉(보금탄월와림천) : 자연에 누워 달밤을 거문고 뜯어보자꾸나

 

 

구력세제봉우술회(舊曆歲除逢友述懷)-신채호(申采浩)
그믐밤에 친구를 만나 회포를 적다-신채호(申采浩)

殘燈如對讀書秋(잔등여대독서추) : 책 읽는 가을처럼 가물거리는 등불 보며
此夜羈人共此樓(차야기인공차루) : 길손은 이밤을 이 다락에서 함께 하는구나
天地無家憐我輩(천지무가련아배) : 천지에 집도 없어 불쌍한 우리들
光陰依舊向東流(광음의구향동류) : 세월은 옛과 같아 동으로 흘러만간다
終期滄海爲平地(종기창해위평지) : 푸른 바다 평지가 됨을 기약하고
只信高山有白頭(지신고산유백두) : 높은 산으로 오직 백두산 있음을 믿고 있노라
倒盡長甁不成醉(도진장병불성취) : 큰 술병 다 마셔도 취하지 않아
隔窓風雪正颼颼(격창풍설정수수) : 창 너머으로 눈바람 불어오는구나

 

 

증기생연옥(贈妓生蓮玉)-신채호(申采浩)
기생 연옥에게 주다-신채호(申采浩)

風雨凄凄海上春(풍우처처해상춘) : 비바람 서산한 바닷가의 봄날
芳姿偏萎路傍塵(방자편위로방진) : 고운 자태 길가의 흙번지로 시들간다
羅裙猶帶朝鮮色(라군유대조선색) : 입은 비단치마 아직 선명한 아침 햇살
不吊英雄吊義人(불적영웅적의인) : 영웅을 조상하지 않고 의인을 조상한다

 

 

영오(詠誤)-신채호(申采浩)
잘못 됨을 읊다-신채호(申采浩)

我誤聞時君誤言(아오문시군오언) : 내가 잘못 들었 때는, 그대가 잘못 말했으니
欲將正誤誤誰眞(욕장정오오수진) :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데, 그 잘못을 누가 참되다 하나
人生落地元來誤(인생락지원래오) : 사람 세상에 태어난 것이 원래 잘못인데
善誤終當作聖人(선오종당작성인) : 잘못된 것 잘 고치면, 끝내는 성인이 되는 것을

 

 

백두산도중1(白頭山途中1)-신채호(申采浩)
백두산 가는 길에-신채호(申采浩)

人生四十太支離(인생사십태지리) : 인생 사십년이 너무도 지리하여
貧病相隨暫不移(빈병상수잠불이) : 가난과 병 잠시도 날 떠나지 않는구나
最恨水窮山盡處(최한수궁산진처) : 한스러워라, 물 다하고 산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임정가곡역난위) : 내 마음대로 노래부르기도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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