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익필
다른 표기 언어 宋翼弼
1534(중종 29)~ 1599(선조 32). 조선 전기의 학자
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운장(雲長), 호는 구봉(龜峯). 아버지는 천문학관 사련(祀連)이다. 할머니가 안돈후(安敦厚)와 비첩(婢妾) 사이에서 태어난 서녀(庶女)였으므로 그의 신분도 서얼(庶孼)이었다. 아버지 사련이 안돈후의 손자 처겸(處謙)을 역모자로 고변(告變)하여 안씨 일가를 멸문시켰다. 이 공으로 사련은 당상관에 오르고 부유해졌다. 그러나 죄상이 밝혀져 1566년(명종 21)에 안씨 일가에 직첩이 환급되었다. 따라서 송익필은 서얼인데다 아버지 사련의 죄로 인해 과거를 볼 수 없었고, 이후 출세의 길이 막히고 말았다. 과거를 단념하고 경기도 고양(高陽) 귀봉산 밑에서 학문을 닦으며 후진을 가르쳤다. 이이·성혼과 교유했으며, 무이시단(武夷詩壇)을 주도하여 당대 8문장의 한 사람으로 문명을 날렸다. 탁월한 지략과 학문으로 세인들이 '서인(西人)의 모주(謀主)'라 일컬었다. 1584년(선조 17) 이이가 죽자 동인(東人)의 질시가 그에게 집중되었다. 동서의 공방이 심해지는 가운데 동인의 사주를 받은 안씨 일가에서 그의 신분을 들어 환천(還賤)시켜 줄 것을 제소했다. 1586년(선조 19) 마침내 그의 형제를 비롯해 일족 70여 인이 환천되었다. 이후 그는 김장생·정철·이산해의 집을 전전하며 숨어 지냈다. 이름을 바꾼 그는 황해도에서 복술가(卜術家)로 변신하고 부유한 토호들을 꾀어 호남에 있는 정여립을 찾게 만들었다. 그런 뒤 정여립이 모반을 꾀한다고 고변을 하여 1589년(선조 22)의 기축옥사(己丑獄事)를 일으키는 배후조종자 역할을 했다. 은인인 이산해가 궁중과 결탁해 세력을 굳히려 하자 시로써 풍자한 것 때문에 이산해의 미움을 사서 극지에 유배를 당하게 되었다. 1592년(선조 25) 유배중 임진왜란을 당해 명문산(明文山)으로 피했다가 면천(沔川)에서 김진려의 집에 기식하다 1599년(선조 32) 66세로 객사했다. 그후 제자들이 신원소(伸寃疏)를 올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1751년(영조 27)에야 신원되어 통덕랑사헌부지평(通德郞司憲府持平)에 추증되었다. 학문적으로는 사변적인 이론보다 실천 윤리인 예(禮)를 통해 이(理)에 접근할 것을 중시했다. 예학의 대가인 김장생은 그의 제자이다. 문학적으로는 시·문에 다 능해 시는 성당시(盛唐詩)를 바탕으로 청절(淸絶)했으며, 문은 고문(古文)을 주장하여 논리가 정연한 실용적인 문체를 사용했다. 〈제율곡문 祭栗谷文〉은 조선시대 23대 문장의 하나로 평가받을 정도이며, 〈은아전 銀娥傳〉은 당대로서는 보기 드문 전기체(傳記體)의 글이다. 저서로 문집 〈구봉집〉이 있다.
籠鶴爲村童所傷2(롱학위촌동소상2)-宋翼弼(송익필) 조롱 속의 학이 시골 아이들에게 상처 입다-宋翼弼(송익필)
九臯淸響反戕身(구고청향반장신) : 연못의 맑은 소리 도리어 몸을 죽이고 飮啄無心近世塵(음탁무심근세진) : 마시고 먹기 위해 무심코 세상을 가까이 했네. 軒上殊恩非所養(헌상수은비소양) : 집 위의 특별한 은혜를 바라는 것 아닌데 更投沙礫是何人(갱투사력시하인) : 다시 돌을 던지는 사람은 누구이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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籠鶴爲村童所傷1(롱학위촌동소상1)-宋翼弼(송익필) 조롱 속의 학이 시골 아이들에게 상처 입다-宋翼弼(송익필)
多情湖叟勤籠護(다정호수근롱호) : 다정한 호숫가 노인이 정성스레 조롱을 보살피어 無意街童擢羽毛(무의가동탁우모) : 아무 생각 없는 아이들 학의 깃털을 뽑아버리네 恩怨世間渾不省(은원세간혼불성) : 세간의 은혜와 원망 섞여있어 살피기 어렵고 碧霄歸夢政迢迢(벽소귀몽정초초) : 푸른 저 하늘로 돌아갈 꿈은 정녕 멀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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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題2(무제2)-宋翼弼(송익필) 제목 없이-宋翼弼(송익필)
荔枝一箇江南草(여지일개강남초) : 여지는 한갓 강남의 풀이 것을 連理無情半夜言(연리무정반야언) : 연리지는 무심하게 깊은 밤에만 속삭인다네. 男子幾人還固寵(남자기인환고총) : 남자 몇 사람이 도리어 총애를 굳히니 香羅巾下有冤魂(향라건하유원혼) : 향라건 아래에는 원혼이 생겨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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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題1(무제1)-宋翼弼(송익필) 제목 없이-宋翼弼(송익필)
一行垂柳掩紅簷(일행수류엄홍첨) : 한 줄기 휘늘어진 버드나무는 붉은 처마 가리고 盡罷雙眉月樣纖(진파쌍미월양섬) : 곱게 그린 두 눈썹이 달처럼 곱도다. 自折嬌花調外客(자절교화조외객) : 스스로 아름다운 꽃 꺾어 나그네와 어울리고 佯羞還下水晶簾(양수환하수정렴) : 짐짓 부끄러운 듯 수정 발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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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題(우제)-宋翼弼(송익필) 우연히 짓다-宋翼弼(송익필)
甲第春無十日紅(갑제춘무십일홍) : 권세가 집의 봄에도 열흘 붉은 꽃 없고 朝能斷腸暮隨風(조능단장모수풍) : 아침에는 애간장 끊고 저녁에는 바람 따라 떠돈다네. 綠珠樓下香難返(녹주루하향난반) : 녹주가 놀던 누각 아래에는 향기 다시 돌기 어렵고 黃犬門東恨不窮(황견문동한불궁) : 누렁이는 문 동쪽에서 원한이 끝이 없도다. 崔慶互爭移厚薄(최경호쟁이후박) : 최서와 경촌이 서로 다투어 후함과 박함이 옮겨가고 蘇朱交奪換雌雄(소주교탈환자웅) : 소육과 주박이 서로 빼앗아 암수가 바뀌었다 誰知飮水蓬簷下(수지음수봉첨하) : 누가 아리오, 초가의 처마 밑에 물 받아 마셔도 一樂相傳萬古同(일락상전만고동) : 한 가지 즐거움 서로 전해짐이 만고에 같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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聞京報走筆別親舊(문경보주필별친구)-宋翼弼(송익필) 경보주필을 듣고 친구와 이별하며-宋翼弼(송익필)
萬世在五侯(만세재오후) : 만세는 내 뒤에 있고 百世在吾上(백세재오상) : 백세는 내 위에 있다 此身立其中(차신립기중) : 이몸은 그 가운데 서서 浩然一俯仰(호연일부앙) : 호연히 천지를 앙부하노라 事業豈不大(사업기부대) : 일 하는 것이 어찌 크지 않으리오만 無窮非與是(무궁비여시) : 끝없이 시비가 잇달았네. 少小慕先師(소소모선사) : 젊고 어려서는 성현을 사모하여 孽孽勤佇跂(얼얼근저기) : 부지런히 따르기에 힘썼네. 不讓弟一等(불양제일등) : 일등도 사양하지 않으면서 一欲止所止(일욕지소지) : 그칠 곳에 그칠 것을 한결같이 원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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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馬江(백마강)-宋翼弼(송익필) 백마강-宋翼弼(송익필)
百年文物摠成丘(백년문물총성구) : 백제의 문물이 이제 모두 언덕이 되고 歌舞煙沈杜宇愁(가무연침두우수) : 그 시절 노래와 춤 연기로 사라져, 소쩍새 슬픔이 되었네. 投馬有臺雲寂寂(투마유대운적적) : 말 던져 용을 낚은 조룡대에는 구름만 적적하고 落花無迹水悠悠(락화무적수유유) : 몸 던진 꽃 같은 궁녀들 자취 없고, 강물만 유유히 흘러간다. 孤舟白髮傷時淚(고주백발상시루) : 외 딴 배에 몸 실은 늙은이 시절을 한탄하며 눈물짓고 一笛靑山故國秋(일적청산고국추) : 푸른 산에 들려오는 피리소리, 옛 나라 백제의 가을이던가 欲弔忠魂何處是(욕조충혼하처시) : 충신을 넋을 위로 하려니 어느 곳인가 令人長憶五湖舟(영인장억오호주) : 사람들은 오호의 배 타고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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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牛溪(기우계)-宋翼弼(송익필) 우계에게-宋翼弼(송익필)
安土誰知是太平(안토수지시태평) : 이 땅이 누가 태평성대인 줄 알까 白頭多病滯邊城(백두다병체변성) : 병 많은 늙은 몸으로 변방에서 살아간다. 胸中大計終歸繆(흉중대계종귀무) : 가슴 속 큰 뜻 끝내 얽히고 天下男兒不復生(천하남아불부생) : 천하의 남아 다시 살지 못 한다 花欲開時方有色(화욕개시방유색) : 꽃이 필 때는 곧 색깔이 나타나고 水成潭處却無聲(수성담처각무성) : 물이 못을 이루는 곳에는 도리어 소리가 없다 千山雨過琴書潤(천산우과금서윤) : 온 산에 비 지나가니 책과 거문고 생각나고 依舊晴空月獨明(의구청공월독명) : 맑은 하늘에 늘 떠 있는 달은 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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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吟(우음)-宋翼弼(송익필) 우연히 읊다-宋翼弼(송익필)
花開昨日雨(화개작일우) : 어제 비 내려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진다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 가련하다, 한 봄날의 일이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 비바람 속에 오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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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雪(산설)-宋翼弼(송익필) 산에 내린 눈-宋翼弼(송익필)
連宵寒雪壓層臺(연소한설압층대) : 몇 밤을 찬 눈이 내려 다락집을 누르고 僧在他山宿未廻(승재타산숙미회) : 스님은 다른 산에 가 자고 아직 돌아오지 않네 小閣殘燈靈籟靜(소각잔등영뢰정) : 작은 누각엔 등잔불 희미하고 바람소리 고요한데 獨看明月過松來(독간명월과송래) : 홀로 밝은 달 바라보며 솔밭을 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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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溪暮泛詩(남계모범시)-宋翼弼(송익필) 남쪽 개울에 밤에 배 띄우고-宋翼弼(송익필)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 꽃에 마음 빼앗겨 늦어돌아가고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 : 달 기다리다 늦어 여울 내려가지가네 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 술에 취하여도 낚싯대 드리우니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 : 배는 옮기지만 꿈은 못 옮기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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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山行)-송익필(宋翼弼) 산길을 걸으며-송익필
山行忘坐坐忘行(산행망좌좌망행) : 산길 가다가 앉기를 잊고, 앉았다가는 갈 일을 잊네 歇馬松陰聽水聲(헐마송음청수성) : 소나무 그늘에 말을 세우고, 물소리를 듣는다. 後我幾人先我去(후아기인선아거) : 나에 뒤져 오던 어떤 이 나를 앞서 떠나니 各歸其止又何爭(각귀기지우하쟁) : 각자 제 갈 곳을 가는데, 또 어찌 다투려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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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望月)-송익필(宋翼弼) 보름달-송익필
未圓常恨就圓遲(미원상한취원지) : 둥글어지지 않을 때면, 항상 늦음을 한탄하고 圓後如何易就虧(원후여하이취휴) : 둥글어진 후는, 어찌 그리도 쉬 이지러지는가 三十夜中圓一夜(삼십야중원일야) : 한 달 삼십일 밤, 둥근 날은 하루 저녁인 것을 百年心思摠如斯(백년심사총여사) : 인생 백년의 심사, 모두 이와 같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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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滿月)-송익필(宋翼弼;1534-1599) 보름달-송익필
未圓常恨就圓遲(미원상한취원지) : 둥글지 않아서는 둥글게 됨이 늦어짐을 늘 한탄하더니 圓後如何易就虧(원후여하역취휴) : 둥글어 지고서는 어찌 그리 쉽게 이지러지느뇨 三十夜中圓一夜(삼십야중원일야) : 서른 밤에 하루 밤만 둥글구나 世間萬事摠如斯(세간만사총여사) : 세상의 모든 일이 다 이와 같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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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득기우계(偶得寄牛溪)-송익필(宋翼弼) 우연히 지어 우계에게 부치다-송익필(宋翼弼)
春草上巖扉(춘초상암비) : 봄풀은 바위문에 오르고, 幽居塵事稀(유거진사희) : 숨어사니 세속의 일 드물다. 花低香襲枕(화저향습침) : 꽃 나지막하여 향기 베개에 스며 山近翠生衣(산근취생의) : 산 가까워 비취빛 옷에 물든다. 雨細池中見(우세지중견) : 빗방울 가늘어 연못에서 보고 風微柳上知(풍미유상지) : 바람 약함은 버들 끝에서 알겠다. 天機無跡處(천기무적처) : 천기가 자취 남기지 않는 곳 淡不與心違(담불여심위) : 담담하여 마음과 어긋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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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악(遊南嶽)-송익필(宋翼弼) 남악을 유람하며-송익필(宋翼弼)
草衣人三四(초의인삼사) : 초의를 걸친 서너 사람 於塵世外遊(어진세외유) : 세상 밖에서 유람하는구나.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 골짜기 깊어 꽃마음 게으르고 山疊水聲幽(산첩수성유) : 산이 첩첩하여 물소리 그윽하다. 短嶽盃中畵(단악배중화) : 낮은 산은 술잔 속 그림이오 長風袖裏秋(장풍수리추) : 긴 바람은 소매 속 가을이다. 白雲巖下起(백운암하기) : 흰 구름은 바위 아래서 일고 歸路駕靑牛(귀로가청우) : 돌아오는 길, 검은 소타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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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좌(夜坐)-송익필(宋翼弼) 밤에 앉아서-송익필(宋翼弼)
層城聞遠笛(층성문원적) : 층층 성벽에 피리소리 들리고 月照紗窻明(월조사창명) : 비춰진 달빛, 비단 창에 밝구나 展轉不成睡(전전불성수) :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 못자는데 爲誰無限情(위수무한정) : 그 누구를 위한 끝없는 정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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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江上)-송익필(宋翼弼) 강 위에서-송익필(宋翼弼)
寒角斜陽外(한각사양외) : 석양 밖, 차가운 피리소리 江村一二家(강촌일이가) : 강촌엔 한 두 채의 집이 보인다 乘桴吾豈敢(승부오기감) : 어찌 내가 마룻대를 타리 滄海亦風波(창해역풍파) : 푸른 바다에 또 풍파가 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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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서회사수2(江上書懷四首2)-송익필(宋翼弼) 강 위에서 마음을 적은 시 4수-송익필(宋翼弼)
繫舟人臥病(계주인와병) : 배 매어 놓고 사람은 병으로 누우니 湖海又春風(호해우춘풍) : 호수와 바다에 또 봄바람 불어오는구나 虎視三韓困(호시삼한곤) : 우리나라의 어려움을 호시탐탐 노렸으나 堯心萬國同(요심만국동) : 황제의 마음 만리 먼 곳도 같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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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읍졸운이보이수1(次邑倅韻以報二首1)-송익필(宋翼弼) 읍졸을 차운하여 알리는 시 두수-송익필(宋翼弼)
瀝血竟無言(역혈경무언) : 발울지는 피, 끝내 말이 없어 愛民心轉苦(애민심전고) : 백성을 사랑하여 마음은 괴로워라 九天深復深(구천심부심) : 높은 하늘은 깊고 또 깊어 悵望五雲阻(창망오운조) : 오색 구름 막히는 곳을 슬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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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읍졸운이보이수2(次邑倅韻以報二首2)-송익필(宋翼弼) 읍졸을 차운하여 알리는 시 두수-송익필(宋翼弼)
簾中日月長(렴중일월장) : 발 안의 해는 길기만 하고 戶外風霜苦(호외풍상고) : 문 밖의 풍상에 세월은 괴롭도다 閑處是仙宮(한처시선궁) : 한가한 곳이 곳 신선의 궁궐 莫言山海阻(막언산해조) : 산과 바다가 막는다고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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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좌(獨坐)-송익필(宋翼弼) 혼자 앉아-송익필(宋翼弼)
隱几愁將夕(은궤수장석) : 책상에 기대니 근심스레 저녁이 되고 秋陰滿小樓(추음만소루) : 가을 그늘이 작은 누대에 가득하도다 流螢欺白日(류형기백일) :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반딧불 대낮인 듯 穿樹各爭頭(천수각쟁두) : 나무숲 뚫으며 제각기 머리 다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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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偶吟)-송익필(宋翼弼) 우연히 읊다-송익필(宋翼弼)
我似梅花樹(아사매화수) : 나는 매화꽃 나무 같아 南移厭北還(남이염북환) : 남으로 옮겨와 북을 누르고 돌아왔다 長安桃李日(장안도리일) : 장안의 복사꽃 오얏꽃 핀 날 誰復問孤寒(수부문고한) : 누가 다시 나의 외로움과 어려움 물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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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영(暮詠)-송익필(宋翼弼) 저녁에 시를 읊다-송익필(宋翼弼)
脩竹翳寒煙(수죽예한연) : 늘어진 대숲, 찬 연기에 어둑하고 涼生近夕天(량생근석천) : 서늘한기운 올라 저녁하늘로 다가간다. 一身千里外(일신천리외) : 천리 먼 곳, 떠도는 이 몸 無事是神仙(무사시신선) : 이무런 일 없으니 이가 바로 신선이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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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역루차송강운2(泉源驛樓次松江韻2)-송익필(宋翼弼) 천원역 역루에서 송강의 시를 차운하다-송익필(宋翼弼)
驛亭殘日酒(역정잔일주) : 석양의 역 정자에서 술마시고 征馬楚山雲(정마초산운) : 떠나는 말은 초산의 구름 향한다 樓下濺濺水(루하천천수) : 누 아래에 떨어지는 눈물 隨人出洞門(수인출동문) : 사람들 따라서 동리 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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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역루차송강운1(泉源驛樓次松江韻1)-송익필(宋翼弼) 천원역 역루에서 송강의 시를 차운하다-송익필(宋翼弼)
路窮南極海(노궁남극해) : 길 다한 남극 바다 心逐日邊雲(심축일변운) : 마음은 구름가의 해를 쫓는다. 遙憶松江老(요억송강로) : 아득히 송강 노인 생각하며 淸時掩竹門(청시엄죽문) : 맑은 아침 대나무 문을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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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야(雨夜)-송익필(宋翼弼) 비 내린 밤-송익필(宋翼弼)
獨客耿無夢(독객경무몽) : 외로운 길손, 잠 오지 않아 竹間山雨寒(죽간산우한) : 대나무 사이로 찬비가 내린다. 還如倚孤棹(환여의고도) : 돌아와 외로운 배에 기대어 秋夜宿沙灘(추야숙사탄) : 가을밤에 모랫밭 여울에서 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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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하우객(詠棲霞寓客)-송익필(宋翼弼) 누각 노을 아래 나그네를 읊다-송익필(宋翼弼)
念時生白髮(염시생백발) : 생각할 때마다 흰머리 생겨 閉戶落寒梅(폐호락한매) : 방문 열어젖히니 매화꽃 떨어진다. 京友斷書札(경우단서찰) : 서울 친구 편지 끊어지고 山禽惟去來(산금유거래) : 산새만 날아가고 날아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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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下山)-송익필(宋翼弼) 산에서 내려오며-송익필(宋翼弼)
殘夜鳴淸磬(잔야명청경) : 새벽녘, 경쇠소리 들리고 携筇下碧山(휴공하벽산) : 지팡이 짚고 푸른산 내려온다. 巖花猶惜別(암화유석별) : 바위에 핀 꽃도 아쉬워 隨水出人間(수수출인간) : 물 따라 인간세상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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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출불환우제(主人出不還偶題)-송익필(宋翼弼) 주인이 나가 돌아오지 않아 우연히 짓다-송익필(宋翼弼)
寂寂掩空堂(적적엄공당) : 빈 방을 닫으니 적막한데 悠悠山日下(유유산일하) : 아득히 산의 속 해가 지는구나. 出門又入門(출문우입문) : 문을 나섰다가 또 문에 들어 佇立還成坐(저립환성좌) : 우드커니 섰다가 돌아와 앉아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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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기암상일촌(赤壁奇巖上一村)-송익필(宋翼弼) 적벽 기암 위의 한 고을-송익필(宋翼弼)
小店倚絶崖(소점의절애) : 작은 집 절벽 위에 붙어있고 柴門向水開(시문향수개) : 사립문은 물을 향해 열렸구나. 汲泉雲外去(급천운외거) : 샘물 길어 구름 밖으로 가니 採藥鏡中廻(채약경중회) : 약초 캐어 거울 속으로 돌아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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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望月)-송익필(宋翼弼) 보름달-송익필(宋翼弼)
未圓常恨就圓遲(미원상한취원지) : 둥글지 않아서는 둥글게 됨이 늦어짐을 한탄만 하더니 圓後如何易就虧(원후여하역취휴) : 둥글어 지고서는 어찌 그리 쉽게 이지러지느뇨 三十夜中圓一夜(삼십야중원일야) : 서른 밤에 하루 밤만 둥글고 말다니 世間萬事摠如斯(세간만사총여사) : 세상의 모든 일이 다 이와 같이 이루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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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승(贈僧)-송익필(宋翼弼) 스님에게-송익필(宋翼弼)
連宵寒雪壓層臺(연소한설압층대) : 밤새도록 내린 차가운 눈 층층 누대를 누르고 僧在他山宿未廻(승재타산숙미회) : 스님은 다른 산에 묵으며 아직 돌아오지 않는구나 小閣燈殘靈賴寂(소각등잔령뢰적) : 작은 전각에 등잔불 아물거리고 바람소리 고요하고 獨看淸月過松來(독간청월과송래) : 혼자 맑은 달 보며 소나무숲을 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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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유감(鳥鳴有感)-송익필(宋翼弼) 새소리 마음에 닿아-송익필(宋翼弼)
足足長鳴鳥(족족장명조) : 언제나 짹짹거리며 우는 새들 如何長足足(여하장족족) : 어찌하여 항상 즐겁게 지저귀는가. 世人不知足(세인불지족) : 사람들은 만족을 모르니 是以長不足(시이장부족) : 이래서 항상 부족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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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下山)-송익필(宋翼弼) 산을 내려오며-송익필(宋翼弼)
殘夜鳴淸磬(잔야명청경) : 새벽녘 풍경소리 맑게 울려 携笻下碧山(휴공하벽산) : 단장 집고 푸른 산을 내려왔다 巖花猶惜別(암화유석별) : 바위가 꽃도 이별 아쉬운 듯 隨水出人間(수수출인간) : 물 따라 세상으로 내려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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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山中)-송익필(宋翼弼) 산 속에서-송익필(宋翼弼)
獨對千峯盡日眠(독대천봉진일면) : 일천 봉우리 마주하니 종일토록 잠이 오고 夕嵐和雨下簾前(석람화우하염전) : 저녁 산기운 비와 같이 발 앞에 내린다 耳邊無語何曾洗(이변무어하증세) : 귓가에 아무 말소리 들리니 않으니 어찌 귀를 씻을까 靑鹿來遊飮碧泉(청록래유음벽천) : 푸른 노루 돌아와 다니다가 맑은 샘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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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晝獨坐(춘주독좌)-宋翼弼(송익필) 봄날 낮에 홀로 앉아-宋翼弼(송익필)
晝永鳥無聲(주영조무성) : 봄날은 길고, 새소리 들리지 않고 雨餘山更淸(우여산갱청) : 비 갠 뒤, 산은 더욱 푸르구나. 事稀知道泰(사희지도태) : 할 일이 적어 도심이 편함을 알고 居靜覺心明(거정각심명) : 사는 곳 고요하니 마음은 밝아진다. 日午千花正(일오천화정) : 한낮에 온갖 꽃들 피어나고 池淸萬象形(지청만상형) : 맑은 못물에는 온갖 사물 다 비친다. 從來言語淺(종래언어천) : 지금까지의 말은 적어지고 黙識此間情(묵식차간정) : 이곳의 맛을 말없이 알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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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筆書懷(주필서회)-宋翼弼(송익필) 붓을 달려 회포를 적다-宋翼弼(송익필)
滿目干戈裏(만목간과리) : 보이는 것이 다 전장이라 偸安一枝棲(투안일지서) : 편안함을 훔쳐 한 가지 둥지에 깃든다. 萍踵無遠近(평종무원근) : 부평초 따라 떠돌아 가깝고 곳 곳 가리지 않아 行伴是夫妻(행반시부처) : 가는 곳 마다 부부가 같이하네. 百結未掩髂(백결미엄가) : 백 번 깁은 누더기 몸도 가리도 못하고 霜風蕭瑟兮(상풍소슬혜) : 서릿바람은 쓸쓸하기만 하구나. 一飯祭不得(일반제불득) : 한 그릇 밥으로 제사를 지내려도 얻지 못하고 臥聞鳥夜啼(와문조야제) : 자리에 누워 새 우는 소리만 듣네. 骨肉斷音書(골육단음서) : 골육들 소식은 끊어지고 生死隔東西(생사격동서) : 생사는 모른 채 동서로 떨어져 있네. 白髮零落盡(백발영락진) : 흰 머리는 늙어서 다 빠지고 別久冤魂迷(별구원혼미) : 헤어진 지 오래되어 꿈에서도 어렴풋하네. 萬里同明月(만리동명월) : 만 리 먼 곳도 달빛이야 같지만 他鄕又鼓鼙(타향우고비) : 타향에선 또 전쟁의 북소리 農桑無舊業(농상무구업) : 농사는 옛 일이 되고 秋草任萋萋(추초임처처) : 가을 풀만 제멋대로 무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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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上(도상)-宋翼弼(송익필) 길에서-宋翼弼(송익필)
曠野悲風急(광야비풍급) : 광야에 슬픈 바람 휘몰아 불고 蕭條閭間稀(소조려간희) : 마을마저 드물어 쓸쓸하구나. 危時門閉早(위시문폐조) : 시절이 위태로워 문 일찍 닫고 山遠客來遲(산원객래지) : 산길이 멀어 손님은 오기 어려워라. 落照孤雲外(낙조고운외) : 구름밖에는 지는 햇빛 長天一鳥歸(장천일조귀) : 아득한 하늘에는 돌아오는 새 한 마리. 東南居未定(동남거미정) : 사방을 둘러봐도 살 곳이 없어 悵悵更臨岐(창창갱임기) : 기로에 선 이 마음 더욱 쓸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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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瀾臺(관란대)-宋翼弼(송익필) 관란대-宋翼弼(송익필)
飄落平丘夜(표락평구야) : 평평한 언덕에 내려앉은 밤 花連斗尾春(화연두미춘) : 꽃이 북두성 꼬리와 맞닿은 봄 半江殘月影(반강잔월영) : 강을 반이나 차지하는 달그림자 孤棹獨眠人(고도독면인) : 외로운 노 젖는 소리에 잠이 드네. 灘急聲依枕(탄급성의침) : 여울물 소리 급해도 베개를 베니 山長翠濕巾(산장취습건) : 산은 길고 푸른 기운 두건을 적시네. 山禽驚短夢(산금경단몽) : 새소리에 단잠을 깨니 曙色起靑蘋(서색기청빈) : 새벽빛은 푸른 개구리밥 위로 비춰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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宿瑞興之五雲山寺(숙서흥지오운산사)-宋翼弼(송익필) 서흥의 오운산사에 묵으며-宋翼弼(송익필)
仙境遺塵跡(선경유진적) : 좋은 경치에서 세상일 잊어버리고 迢迢鎖玉扃(초초쇄옥경) : 아득히 먼 곳에서 옥 빗장 걸어두네 沈吟秋欲老(침음추욕로) : 고요히 읊조리니 가을은 깊어가고 高臥醉初醒(고와취초성) : 숨어 편안히 살며 취하여 술이 깨네. 流水無留響(유수무류향) : 흐르는 물은 소리를 내지 않고 閒雲不定形(한운부정형) : 한가한 구름은 일정한 모양이 없네 道心隨鶴去(도심수학거) : 도를 따르려는 마음은 학을 따라 떠나 天遠入冥冥(천원입명명) : 하늘 머리 아득한 곳으로 들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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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淸溪峽(과청계협)-宋翼弼(송익필) 맑은 협곡을 지나며-宋翼弼(송익필)
繁花飄落一溪紅(번화표락일계홍) : 부수한 꽃잎 날려 온 개울이 붉고 白鳥雙飛錦繡中(백조쌍비금수중) : 흰 새는 금수강산에 쌍쌍이 날아오네. 醉客無心尋道士(취객무심심도사) : 취객은 무심히 도사를 찾아오고 少舟浮在去來風(소주부재거래풍) : 몇 척의 배만 물에 떠 바람결에 흔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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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坐(독좌)-宋翼弼(송익필) 혼자 앉아서-宋翼弼(송익필)
芳草掩閑扉(방초엄한비) : 향기로운 풀 돋아나 싸리문 가리우고 出花山遲遲(출화산지지) : 꽃 피자 낮도 길어만 가는구나. 柳深烟欲滴(유심연욕적) : 버들 빛은 짙은데 안개는 물방울지려하고 池靜鷺忘飛(지정로망비) : 못은 고요한데 해오라기는 날기를 잊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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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謫仙韻(차적선운)-宋翼弼(송익필) 적선의 운을 빌어-宋翼弼(송익필)
寂寞靑樓女(적막청루녀) : 막막한 푸른 누각의 여인 單居白雲端(단거백운단) : 홀로 흰 구름 끝에 머무네. 玉齒未曾啓(옥치미증계) : 백옥 같은 이를 드러낸 적도 없었고 芳春無所歡(방춘무소환) : 꽃다운 봄에도 기뻐할 것이 없었네. 有節何人識(유절하인식) : 절개가 있어도 누가 알아주며 無心片心丹(무심편심단) : 무심히 란 조각 붉은 마음 간직하네. 重重翠雲屛(중중취운병) : 겹겹이 둘러싼 비취빛 구름 병풍 不許他人觀(불허타인관) : 남이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네. 却笑秦家女(각소진가녀) : 문득 진나라 여인들을 비웃으며 輕身乘彩鸞(경신승채란) : 몸을 가벼이 하여 아름다운 수레를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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