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漢詩

泗溟堂(사명당) 봉금계심명부 외

 

사명당 惟政

1544(중종 39) 경남 밀양~ 1610(광해군 2).
조선 중기의 승려.

 

본관은 풍천(豊川). 속명은 임응규(任應奎). 자는 이환(離幻), 호는 사명당(四溟堂)·송운(松雲), 별호는 종봉(鍾峰).

아버지는 수성(守成)이며, 어머니는 달성서씨(達城徐氏)이다.

 7세 무렵부터 할아버지에게 〈사략 史略〉을 배웠으며, 13세에 황여헌(黃汝獻)에게 〈맹자〉를 배웠다.

1558년(명종 13)에 어머니가 죽고, 이듬해 아버지가 죽자 김천 직지사(直指寺)로 출가하여 신묵(信默)에게서 〈전등록 傳燈錄〉을 배웠다.

3년 뒤 승과에 합격한 것을 계기로 많은 유학자들과 교유했는데, 특히 20세 연상인 박순(朴淳) 및 5세 연하인 임제(林悌)와 봉은사(奉恩寺)에서 자주 토론하며 가까이 지냈다.

또 당시 재상이던 노수신(盧守愼)으로부터 〈노자〉·〈장자〉·〈문자 文子〉·〈열자 列子〉 및 이백(李白)과 두보(杜甫)의 시를 배웠다.

그뒤 직지사의 주지를 거쳐, 1575년(선조 8)에 선종 승려의 여론에 의해 선종의 본거지인 봉은사 주지로 천거되었으나,

이를 사양하고 묘향산 보현사(普賢寺)로 휴정(休靜)을 찾아가서 수행에 정진했다.

1578년에 휴정에게 하직하고 보덕사(普德寺)로 가서 3년간 머문 후 1581년부터 팔공산·금강산·청량산·태백산 등을 돌아다니면서 선을 닦았다.

1586년 옥천산 상동암(上東庵)에서 진리를 깨닫고 오대산 영감사(靈鑑寺)에 머물렀다.

1589년 정여립(鄭汝立) 모반사건에 연루되어 스승인 휴정과 함께 투옥당했다가, 강릉지방 유생들의 탄원으로 풀려났다.

1592년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있을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임기응변으로 인근 9개 촌락의 백성을 구출했으며,

휴정의 격문을 받고 승병을 모아 순안으로 가서 휴정과 합류했다.

 의승도대장(義僧都大將)으로 1593년 1월의 평양성 탈환작전에 참가하여 공을 세웠으며, 그해 3월 서울 부근 삼각산 노원평과 우관동 전투에서도 공을 세웠다.

이 일로 선교양종판사(禪敎兩宗判事)를 제수받았다.

1594년 4월부터 1597년 3월 사이에 적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와의 4차례 협상회담에 참여했다.

1595년에는 장편의 상소문을 올려 전쟁에 대비하여 국력을 충실히 하는 방책을 건의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승려로서 가선대부동지중추부사(嘉善大夫同知中樞府事)의 벼슬을 하사받았다.

1604년 휴정이 입적하여 묘향산으로 가던 중에 왕명을 받고 일본과 강화를 맺기 위한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1605년 4월에 포로로 잡혀갔던 조선인 3,000여 명을 데리고 귀국했는데, 이때 왜군에 강탈당했던 통도사(通度寺)의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되찾아와서 건봉사(乾鳳寺)에 안치했다고 한다.

묘향산으로 가서 휴정의 영정을 참배한 다음 원주 치악산에 머물렀다.

그후 병이 들어 해인사에서 요양하던 중 1610년 8월에 입적했다.

그는 휴정의 4대 제자의 하나였지만, 불교승려로서의 독창적이며 체계화된 사상은 남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승병장(僧兵將)이나 외교가로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는 임진왜란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부국강병책을 건의하여 중농정책의 실시, 인물본위의 관리채용, 탐관오리 숙청, 민력(民力)의 무장, 산성축조, 무기제조, 군량미 비축 등을 강조했다.

 특히 불교억압책으로 인하여 몰락한 승려의 사회적 신분을 일반민과 같이 해줄 것을 건의했다.

임진왜란중에 이미 가토와 4차례의 회담을 가진 바 있는 그는 난이 끝난 직후에는 일본에 건너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만나 성공적인 강화를 맺고 귀국했으며, 입적하기 직전에는 쓰시마 도주[對馬島主] 종의지(宗義智)에게 우호를 강조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시문에 능하여 저술이 많았으나 임진왜란 때 거의 불타버렸고, 〈사명대사집 四溟大師集〉 7권과 〈분충서난록 奮忠紓難錄〉 1권, 기타 상소문·발문(跋文)·서장(書狀) 등이 전한다.

문도들이 해인사 홍제암(弘濟庵)에 탑과 비를 세웠다. 밀양 표충사(表忠祠), 묘향산 수충사(酬忠祠)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자통홍제존자(慈通弘濟尊者)이다

 

 

 

奉錦溪沈明府(봉금계심명부)-泗溟堂(사명당)
금계 심명부에게-泗溟堂(사명당)

當時一別漢東寺(당시일별한동사) : 한양 동쪽 절에서 헤어져
空悲歲徂靑眼稀(공비세조청안희) : 친구 드물고 가는 세월 슬퍼한다
隨緣江海無定所(수연강해무정소) : 인연 따라 푸른 강과 바다 정처 없이 다니다가
轉蓬復此西南飛(전봉복차서남비) : 구르는 쑥대처럼 여기 서남으로 찾아왔소
知音賴有沈休文(지음뢰유심휴문) : 마음 알아주는 친구, 심휴문 있어
八月南渡瀟湘浦(팔월남도소상포) : 팔월에 남쪽으로 소상포를 건넌다
相看切切語相思(상간절절어상사) : 절절히 서로 보며, 그리웠던 지난 얘기 나누며
上房數夜同淸晤(상방수야동청오) : 몇 날 밤을 상방에서 함께 지냈네
天涯佳節近重陽(천애가절근중양) : 하늘 끝 아름다운 때, 중양절이 가까운데
零露瀼瀼荷欲老(영로양양하욕노) : 차가운 이슬은 내리고 연꽃은 시드는구나
平明却有故山思(평명각유고산사) : 날이 밝으니 도리어 고향 산천 생각
獨望白雲山外路(독망백운산외노) : 나 홀로 흰 구름 저 넘어 먼 산을 바라본다

 

 

청학동추좌(靑鶴洞秋坐)-사명대사(四溟大師)
청학동 가을에 앉아서-사명대사(四溟大師)

西風吹動雨初歇(서풍취동우초헐) : 서풍이 불자 비가 처음 개어
萬里長空無片雲(만리장공무편운) : 만 리 긴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虛室尸居觀衆妙(허실시거관중묘) : 빈 방에 일없이 거하며 묘리를 찾으니
天香桂子落紛紛(천향계자락분분) : 하늘 향기, 계수 열매가 어지럽게 떨어진다.

 

 

수이공구어(酬李公求語)-사명대사(四溟大師)
이공이 한 마디 말을 구하기에 답하다-사명대사(四溟大師)

懸崖峭壁無棲泊(현애초벽무서박) : 깎아지른 높은 절벽 발붙일 곳 없어도
捨命忘形進不疑(사명망형진불의) : 목숨 걸고 몸을 잊고 의심 없이 나아가라.
更向劍鋒飜一轉(갱향검봉번일전) : 다시 칼끝 위에서 한 번 뒤집어야
始知空劫已前時(시지공겁이전시) : 공겁 이전의 나를 비로소 알 수 있도다.

 

 

증영운장로(贈靈雲長老)-사명대사(四溟大師)
영운 장로에게 주다-사명대사(四溟大師)

千魔萬難看如幻(천마만난간여환) : 수많은 마귀와 어려움을 허깨비로 보면
直似灘頭撤轉船(직사탄두철전선) : 여울머리에서 배를 돌리는 것과 같도다.
呑透金剛竝栗剳(탄투금강병률답) : 금강과 밤송이를 모두 삼켜버려야만
方知父母未生前(방지부모미생전) : 부모가 낳아주기 전의 나를 알 수 있다.

 

 

증부휴자(贈浮休子)-사명대사(四溟大師)
부휴자에게-사명대사(四溟大師)

別傳敎外眞消息(별전교외진소식) : 가르침 밖의 참 소식 있어
專義須還古丈夫(전의수환고장부) : 온전한 뜻, 옛 장부에게 돌아가리
後五百年誰繼此(후오백년수계차) : 뒤 세대 오백년 누가 이어갈까
拈花一脈落嗚呼(념화일맥락오호) : 진리의 한 맥락이 탄식 소리에 떨어진다.

 

 

증성수재(贈成秀才)-사명대사(四溟大師)
성수제에 주다-사명대사(四溟大師)

天寒歲暮峽中村(천한세모협중촌) : 차가운 날씨, 저무는 산골마을
籬落蕭蕭掩竹門(리락소소엄죽문) : 울타리 쓸쓸하고 대 사립문 가려있다.
高臥北窓閑夢破(고와북창한몽파) : 북창에 높이 누워 한가한 꿈 깨니
任地風雪亂黃昏(임지풍설난황혼) : 임지의 눈바람이 황혼에 어지럽다

 

 

동림사추석야반(東林寺秋夕夜半)-사명대사(四溟大師)
동림사 추석날 밤에-사명대사(四溟大師)

東林月出白猿啼(동림월출백원제) : 동림사에 달뜨고 흰 원숭이 울고
丹桂淸霜夜色凄(단계청상야색처) : 붉은 계수나무 맑은 서리에 밤빛 처량하다.
獨倚香臺鐘鼓靜(독의향대종고정) : 홀로 향대에 기대니 종과 북소리 맑고
天風吹棄見禽棲(천풍취기견금서) : 바람은 나뭇잎에 불어 둥지의 새가 보인다.

 

 

차낙천당(次樂天堂)-사명대사(四溟大師)
낙천당에 차운하여-사명대사(四溟大師)

不慍人間人不知(불온인간인부지) : 남이 나 알아주지 않음을 성내지 않는데
豈愁軒冕到吾遲(기수헌면도오지) : 어찌 내게는 벼슬이 더디 온다 근심하는가
樂夫天命稱君子(낙부천명칭군자) : 천명을 즐기는 자를 군자라 하니
伯玉何須四十非(백옥하수사십비) : 거백옥은 어찌 인생 사십이 그릇되었다 고민 해야는가

 

 

증낙양사(贈洛陽士)-사명대사(四溟大師)
낙양 선비에게-사명대사(四溟大師)

春愁無禁閉南關(춘수무금폐남관) : 봄 시름 참을 수 없어 남쪽 문을 닫으니
佳節悤悤欲已闌(가절총총욕이란) : 좋은 계절은 그리도 빨리 이미 끝나가는구나
霽後終南開晩眺(제후종남개만조) : 비 갠 뒤의 종남산을 문 열고 바라보니
落花芳草滿長安(낙화방초만장안) : 지는 꽃, 향기로운 풀이 장안에 가득하다

 

 

명사행(鳴沙行)-사명대사(四溟大師)
명사로 가면서-사명대사(四溟大師)

細雨鳴沙三月時(세우명사삼월시) : 가는 비 내리는 명사 땅 삼월에
杏花零落客思歸(행화영락객사귀) : 살구꽃 떨어지니 고향 생각나는 나그네
鄕關猶隔一千里(향관유격일천리) : 고향 아직 천리 아득한 곳
愁見河橋靑柳絲(수견하교청류사) : 강다리 푸른 버들을 수심겨워 보노라

 

 

과명주(過溟洲)-사명대사(四溟大師)
명주를 지나며-사명대사(四溟大師)

離山三日到江陵(이산삼일도강릉) : 산을 떠나 삼일만에 강르에 오니
逆旅寥寥半夜燈(역여요요반야등) : 나그네 적적하고 한밤에 등불만 감빡인다
故國千年多少恨(고국천년다소한) : 고국 천년에 맺힌 한이 얼마인가
水雲寒雪倚樓僧(수운한설의루승) : 물과 구름 그리고 차가운 눈, 누대에 기댄 중 한 사람

 

 

산중(山中)-사명대사(四溟大師)
산 속-사명대사(四溟大師)

柴門終日獨徘徊(시문종일독배회) : 혼자 사립문을 종일토록 오가니
秋雨寒煙首屢回(추우한연수루회) : 가을비에 차가운 연기 머리 위를 도는구나
只尺相思不相見(지척상사불상견) : 지척에 두고도 생각만 하고 만나지 못하고
暮雲孤鳥倦飛來(모운고조권비래) : 저문 구름에 외로운 새는 지쳐서 돌아온다

 

 

귀향(歸鄕)-사명대사(四溟大師)
고향에 돌아오니-사명대사(四溟大師)

十五離家三十四(십오이가삼십사) : 열다섯 살에 집을 떠나 서른 살에 돌아오니
長川依舊水西來(장천의구수서래) : 긴 내는 옛날과 같은데 냇물은 서에서 흘러온다
柿橋東岸千條柳(시교동안천조류) : 시교의 동녘 언덕에 우거진 이천 그루 버드나무는
强半山僧去後裁(강반산승거후재) : 절반이나 산승이 간 뒤에 심은 것이로구나

 

 

추헌야좌(秋軒夜坐)-사명대사(四溟大師)
가을 헌함에 앉아-사명대사(四溟大師)

獨坐無眠羈思長(독좌무면기사장) : 홀로 앉으니 잠이 오지 않아 나그네 시름만 깊은데
數螢流影度西廊(수형유영도서랑) : 반딧불 몇 마리 그림자 흘리며 서쪽 회랑으로 지나간다
崇山月出秋天遠(숭산월출추천원) : 숭산에 달이 떠니 가을 하늘 멀구나
一夜歸心鬢已霜(일야귀심빈이상) : 온 밤 돌아가고픈 마음에 귀밑머리 이미 희어졌구나

 

 

증백련승이2(贈白蓮僧二2)-사명대사(四溟大師)
백련암 스님에게-사명대사(四溟大師)

節過重陽雁影高(절과중양안영고) : 계절은 중양절을 지나 기러기 그림자 높아져
霜楓昨夜入麻袍(상풍작야입마포) : 지난 밤 서리 맞은 단풍나무 삼베 도포에 날아드네
客行更覺江東遠(객행갱각강동원) : 나그네 가는 길, 강동은 너무나 멀어
海上靑山夢憶勞(해상청산몽억로) : 바다 위 푸른 산은 꿈에도 너무 피곤하여라

 

 

증백련승이1(贈白蓮僧二1)-사명대사(四溟大師)
백련암 스님에게-사명대사(四溟大師)

秋深南渡下黃葉(추심남도하황엽) : 가을이 깊어 남으로 내려가니 낙엽이 떨어지고
別路霜華已滿衣(별로상화이만의) : 이별하는 길에는 서리꽃이 옷 자락에 가득찬다
此去蓬山一千里(차거봉산일천리) : 여기서 봉래산은 일천리나 떨어져 있는데
碧雲何處更追隨(벽운하처갱추수) : 푸른 구름 그 어느 곳으로 다시 찾아가야 하는가

 

 

증원장로(贈圓長老)-사명대사(四溟大師)
원 장로에게-사명대사(四溟大師)

巖畔雲松巖下泉(암반운송암하천) : 바위 가 구름낀 소나무, 바위 아래 샘
焚香洗鉢過蕭然(분향세발과소연) : 향 사르고 바루 씻으며 깨끗하게 살아간다
十年不下香爐頂(십년불하향로정) : 십년 동안 향로봉 정상을 내려오지 않고
石塔靜看秋水篇(석탑정간추수편) : 돌 탑 아래에서 고요히 추수편을 읽는다

 

 

강선정(降仙亭)-사명대사(四溟大師)
강선정-사명대사(四溟大師)

江源西出峽門開(강원서출협문개) : 강 근원이 서쪽으로 흘러 협문이 열리니
千樹村邊斷岸廻(천수촌변단안회) : 일천 나무 가에 끊어진 언덕이 둘렀구나
中有高臺三百尺(중유고대삼백척) : 가운데에는 삼백 척 높은 누대가 있으니
月明時見羽人來(월명시견우인래) : 달 밝은 밤에 때때로 신선이 내려온다네

 

 

宿般若寺(숙반야사)-四溟大師(사명대사)
반야사에 묵으며-四溟大師(사명대사)

古寺秋晴黃葉多(고사추청황엽다) : 옛 절에 가을 날씨 맑으니 나뭇잎이 누렇게 물들고
月臨靑壁散棲鴉(월림청벽산서아) : 달이 푸른 벽에 비치니 잠자던 까마귀들 흩어진다
澄潮煙盡淨如練(징조연진정여련) : 맑은 호수에 연기 걷혀 비단같이 맑고
夜半寒鐘落玉波(야반한종락옥파) : 밤이 깊어가니 차가운 종소리 옥 물결에 떨어진다

 

 

淸平寺西洞(청평사서동)-四溟大師(사명대사)
청평사 서편-四溟大師(사명대사)

華表鶴廻天路遠(화표학회천로원) : 천년만에 화표에 학이 돌아오니 하늘 길이 멀고
靑山如昨客初歸(청산여작객초귀) : 청산은 어제 같은데 손이 처음 돌아왔도다
淸流白石照明月(청류백석조명월) : 맑은 물 흐르는 흰 돌에 밝은 달이 비치고
一夜空攀靑桂枝(일야공반청계지) : 하룻 밤에 속절없이 푸른 계피나무 가지를 휘어잡는다

 

 

別松庵(별송암)-四溟大師(사명대사)
송암과 이별하며-四溟大師(사명대사)

去歲春風三月時(거세춘풍삼월시) : 지난 해 봄바람 부는 삼월에
一回相見語相思(일회상견어상사) : 한번 만나보고 그립다 말을하네
如今又向南天遠(여금우향남천원) : 지금 또 남쪽을 향하여 멀리 떠나려니
依舊垂楊生綠綠(의구수양생록록) : 수양버들은 옛처럼 푸르기만 하다

 

 

出峽憩江花石(출협게강화석)-四溟大師(사명대사)
협곡을 나와 강화석에서 쉬다-四溟大師(사명대사)

橫塘石路日初斜(횡당석로일초사) : 가로놓인 못의 돌길에 해가 지려는데
春水微茫生綠波(춘수미망생녹파) : 봄 물은 아득한데 푸른 물결이 이는구나
回指金仙是何處(회지금선시하처) : 금선은 어느 곳인지 돌아보며 가리키니
碧峰千疊五雲多(벽봉천첩오운다) : 천 겹 푸른 산봉우리에 오색 구름 자욱하다

 

 

鹿門長川別門下諸公(녹문장천별문하제공)-四溟大師(사명대사)
녹문장천에서 문하의 제공과 이별하다-四溟大師(사명대사)

山到西江路亦分(산도서강노역분) : 산이 서강에 이르니 길 또한 나눠지고
楊花愁殺別離魂(양화수살별리혼) : 버들꽃은 이별하는 마음을 수심으로 죽이네
日斜獨出瞿塘峽(일사독출구당협) : 해는 지는데 혼자 구당협에 나와
回首千峰萬樹雲(회수천봉만수운) : 돌아보니 봉우리마다 숲과 구름뿐이어라

 

 

萬瀑洞(만폭동)-四溟大師(사명대사)
만폭동-四溟大師(사명대사)

此是人間白玉京(차시인간백옥경) : 이곳은 인간의 백옥경이요
琉璃洞府衆香城(유리동부중향성) : 유리동의 관청이요 온갖 향기의 성이구나
飛流萬瀑千峰雪(비류만폭천봉설) : 날아흐르는 온갖 폭포는 온 산봉우리의 눈이라
長嘯一聲天地驚(장소일성천지경) : 길게 한번 소리치니 천지가 놀라는구나

 

 

眞歇臺(진헐대)-四溟大師(사명대사)
진헐대-四溟大師(사명대사)

濕雲散盡山如沐(습운산진산여목) : 습한 구름 다 걷히니 산은 목욕한 듯
白玉芙蓉千萬峯(백옥부용천만봉) : 백옥같고 연꽃 같은 천만 봉우리
獨坐翻疑生羽翼(독좌번의생우익) : 홀로 앉으니 뒤집으니 몸에 날개가 생긴 듯
扶搖萬里御冷風(부요만리어냉풍) : 만리를 잡아흔들며 찬 바람을 탄다

 

 

十王洞(시왕동)-四溟大師(사명대사)
시왕동-四溟大師(사명대사)

王子何年築此城(왕자하년축차성) : 왕자는 어느 해에 이 성을 쌓았던가
玉峰依舊老蓂靈(옥봉의구노명령) : 옥봉은 옛과 같은데 명령나무는 늙었구나
鳳凰一去無消息(봉황일거무소식) : 봉황은 한번 가고 소식 없는데
金井千秋瑤草生(금정천추요초생) : 우물 난간에는 천년 동안 요초가 돋아난다

 

 

寄春州刺史(기춘주자사)-四溟大師(사명대사)
춘주자사에게-四溟大師(사명대사)

遙望春城雁不來(요망춘성안불래) : 봄날 성을 멀리서 바라보니 기러기 날지 않고
幾番風雨暗書灰(기번풍우암서회) : 몇 번이나 비바람에 책 재처럼 바래어졌던가
只今獨坐舡潭上(지금독좌강담상) : 지금은 홀로 앉아 강 위의 배를 보며
空憶當時勸酒杯(공억당시권주배) : 당시에 술 권하던 일 공연히 생각해본다

 

 

宿佛頂庵(숙불정암)-四溟大師(사명대사)
불정암에 묵으며-四溟大師(사명대사)

琪樹瑤袋桂影秋(기수요대계영추) : 기수와 요대에 계수나무 가을인데
蓬上宿客思悠悠(봉상숙객사유유) : 봉래산에 묵는 나그네 생각도 유유해라
西風一夜露華冷(서풍일야로화냉) : 서풍 하루밤에 이슬도 차가운데
玉磬數聲人猗樓(옥경수성인의루) : 몇 가닥 옥 경쇠소리에 사람은 누대에 기대선다

 

 

過西都3(과서도3)-四溟大師(사명대사)
서도를 지나며-四溟大師(사명대사)

落月孤雲渺南國(낙월고운묘남국) : 지는 달 외로운 구름 남녁 땅 아득하고
羈愁獨上望鄕臺(기수독상망향대) : 나그네 수심겨워 홀로 망향대에 오른다
秋風黃葉不歸去(추풍황엽불귀거) : 가을바람 불고 단풍지는데 돌아가지 못하고
空館夜聞寒雨來(공관야문한우래) : 빈 여관에 홀로 앉은 밤, 차갑게 비만 내린다

 

 

過西都2(과서도2)-四溟大師(사명대사)
서도를 지나며-四溟大師(사명대사)

淸流壁下古今路(청류벽하고금로) : 청류벽 아래 옛 길과 지금의 길에
靑草夕陽人去來(청초석양인거래) : 석양에 풀은 푸른데 사람은 오고간다
欲問千秋興廢事(욕문천추흥폐사) : 천년의 흥망의 일을 묻고자하니
白雲橋畔夜花開(백운교반야화개) : 백운교 다리 가에 밤에도 꽃이 피었구나

 

 

過西都1(과서도1)-四溟大師(사명대사)
서도를 지나며-四溟大師(사명대사)

國破山河王氣殘(국파산하왕기잔) : 나라가 망하니 산하에 왕기가 쇠잔하고
天孫何處白雲間(천손하처백운간) : 왕손은 흰 구름 속 어디에 있는가
只今宮漏秋鐘歇(지금궁루추종헐) : 지금 궁중의 물시계와 종소리 그치고
千古月明江水寒(천고월명강수한) : 천고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기만하구나

 

 

贈白蓮寺和尙(증백련사화상)-泗溟堂(사명당)
백련사 스님에게-泗溟堂(사명당)

佳節年年客中過(가절년년객중과) : 해마다 좋은 때를 나그네 신세
故山花謠夢携筇(고산화요몽휴공) : 고향 산의 꽃노래, 꿈속에서 부른다네
會遊到處有芳草(회유도처유방초) : 모여 놀던 곳 풀 향기 가득한 곳이었건만
此日來時迷舊蹤(차일래시미구종) : 오늘 와서 보니 옛 자취 찾을 수 없네
塞上羈愁猶亂緖(새상기수유난서) : 변방 떠도는 나그네 마음 어지럽기만 한데
鏡中衰鬢匕成蓮(경중쇠빈비성연) : 거울 속 귀밑머리 순식간에 연실이 다 되었네
天涯迢遆不歸去(천애초체불귀거) : 그곳은 하늘 끝 바다 먼 곳, 돌아가지 못하고
坐聽白蓮精舍鐘(좌청백련정사종) : 앉아서 그저 백련사 종소리만 들을 뿐

 

 

過咸陽(과함양)-泗溟堂(사명당)
함양을 지나며-泗溟堂(사명당)

眼中如昨舊山河(안중여작구산하) : 둘러보니 어제 같은 옛 산하여
蔓草寒煙不見家(만초한연불견가) : 우거진 덩굴 풀, 찬 연기에 집들은 보이지 않네
立馬早霜城下路(입마조상성하로) : 서리 내린 성 아래 길목에 말을 세우고
凍雲枯木有啼鴉(동운고목유제아) : 차가운 구름 서린 고목에 까마귀가 울고있네

 

 

과선죽교(過善竹橋)-사명당(泗溟堂)
선죽교를 지나며-사명당(泗溟堂)

山川如昨市朝移(산천여작시조이) : 산천은 어제 같은데 세상은 변하고
玉樹歌殘問幾時(옥수가잔문기시) : 궁중의 소리 들린 지 얼마나 되었는가
落日孤城春草裏(락일고성춘초이) : 봄풀 속 쓸쓸한 성에 해는 넘어가고
祗今惟有鄭公碑(지금유유정공비) : 지금은 정몽주의 비석만 남아있네

 

 

過邙山(과망산)-四溟大師(사명대사)
망산을 지나며-四溟大師(사명대사)

太華山前多少塚(태화산전다소총) : 태화산 앞 수 많은 무덤들
洛陽城裏古今人(낙양성리고금인) : 고금의 낙양성 사람 무덤이라
可憐不學長生術(가련불학장생술) : 가련하다, 무슨 일로 장생술을 못 배워
杳杳空成松下塵(묘묘공성송하진) : 아득한 세월 덧없이 소나무 아래 흙먼지로 되었는가

 

 

登香爐峯(등향로봉)-四溟大師(사명대사)
향로봉에 올라-四溟大師(사명대사)

山接白頭天杳杳(산접백두천묘묘) : 산은 백두에 접하고 하늘은 한없이 높고
水連靑海路茫茫(수연청해로망망) : 물은 푸른 바다로 흐르고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大鵬備盡西南闊(대붕비진서남활) : 대붕이 갖추어 날아갈 만큼 서남은 광활하니
何處山河是帝鄕(하처산하시제향) : 산하의 어디쯤이 곧 천재의 사는 곳인가.

 

 

集句2(집구2)-四溟大師(사명대사)
집구-四溟大師(사명대사)

日暮東風春草綠(일모동풍춘초록) : 해는 저물고 동풍에 풀은 푸르고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 지팡이 집고 천천히 걸어 향기로운 물가에 서다
閣中帝子今何在(각중제자금하재) : 누대의 왕족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汀月寒生古石樓(정월한생고석루) : 물가의 달빛은 옛 돌 누대에 차기만 하다

 

 

集句1(집구1)-四溟大師(사명대사)
집구-四溟大師(사명대사)

山圍故國周遭在(산위고국주조재) : 산은 고향땅을 에워싸고 있고
陵谷依然世自移(능곡의연세자이) : 언덕과 골짝은 옛날 같은데 세상은 변하였다
玉輩昇天人已遠(옥배승천인이원) : 녹수레 타고 하늘로 오른 사람 이미 멀어지고
只今唯有鷓鴣飛(지금유유자고비) : 지금은 자고새만 남아 날고 있구나

 

 

山居集句四4(산거집구사4)-四溟大師(사명대사)
산에 살며 집구한 4편-四溟大師(사명대사)

近思丙子重陽日(근사병자중양일) : 병자년 중양일을 생각해보니
寒雨獨登浮碧樓(한우독등부벽루) : 찬비 속에 혼자 부벽루에 올랐네
今夕又經長慶路(금석우경장경로) : 오늘 저녁 다시 장경로를 지나니
黃花依舊去年秋(황화의구거년추) : 누런 단풍잎 지난해와 같은 가을이구나

 

 

山居集句四3(산거집구사3)-四溟大師(사명대사)
산에 살며 집구한 4편-四溟大師(사명대사)

白雲何計是生涯(백운하계시생애) : 흰 구름 속의 생애가 어찌 생애라하리오
朝抱陳編至日斜(조포진편지일사) : 아침에 오래된 책 잡으면 해질 때까지 가는구나
門外啼鵑天寂寂(문외제견천적적) : 문 밖에 두견새 우는데 날은 적적하고
東風吹落刺桐花(동풍취락자동화) : 봄바람 불어 오동나무꽃을 떨어뜨리는구나

 

 

山居集句四2(산거집구사2)-四溟大師(사명대사)
산에 살며 집구한 4편-四溟大師(사명대사)

閉門春盡綠煙消(폐문춘진녹연소) : 문 닫으니 봄은 가고 푸른 기운 사라지니
眞性如空不動搖(진성여공부동요) : 진성은 허공 같아 움직임이 없도다
世出世間俱打了(세출세간구타료) : 세상을 벗어나고 세상에 있는 것 모두 떨쳐버리니
那知今夕與明朝(나지금석여명조) : 오늘 저녁 일 내일 저녁 일을 어찌 알리오

 

 

山居集句四1(산거집구사1)-四溟大師(사명대사)
산에 살며 집구한 4편-四溟大師(사명대사)

無媒經路章蕭蕭(무매경로장소소) : 지름길 찾는이 없어 글 읽기 외롭고
門掩空庭思寂廖(문엄공정사적료) : 대문 닫힌 빈 뜰은 생각하면 쓸쓸하기만 하다
百鳥不來春又過(백조불래춘우과) : 온갖 새 날아오지 않았는데 봄은 또 자나가고
庵前時有白雲朝(암전시유백운조) : 암자 앞에는 때때로 흰구름만 보이는구나

 

 

別松庵陪尊祖西行(별송암배존조서행)-四溟大師(사명대사)
송암이 존조를 모시고 서행함을 이별하다-四溟大師(사명대사)

別路寒松日欲斜(별로한송일욕사) : 해는 지려하는데 이별 길에 소나무 차갑고
碧雲殘雪有啼鴉(벽운잔설유제아) : 푸른 구름 남은 눈에 갈가마귀 울음소리들린다
西行想渡浿江水(서행상도패강수) : 서행길에 패강을 건널 일 생각하니
落盡春風處處花(낙진춘풍처처화) : 봄바람에 여기저기 꽃 다 떨어지는구나

 

 

過咸陽(과함양)-四溟大師(사명대사)
함양을 지나면서-四溟大師(사명대사)

眼中如昨舊山河(안중여작구산하) : 옛 산천 눈앞에선 어제 같은데
蔓草寒煙不見家(만초한연불견가) : 덩굴과 풀 차가운 안개에 집은 보이지 않는구나
立馬早霜城下路(입마조상성하로) : 서리 내린 성 아랫길에 말을 세우고
凍雲枯木有啼鴉(동운고목유제아) : 언 구름 마른 나무 가지에 까마귀가 울고 있구나

 

 

奉全羅防禦使元長浦(봉전라방어사원장포)-四溟大師(사명대사)
전라 방어사 원장포에게 드립니다-四溟大師(사명대사)

百歲三分已二分(백세삼분이이분) : 백년을 삼분하여 벌써 이분이 지났는데
袛今行止更如雲(저금행지갱여운) : 지금도 나의 행덩거지 구름과 같구나
何時高臥崇山室(하시고와숭산실) : 어느 때나 숭산의 방에 편안히 누워
鷄唳猿啼半夜聞(계려원제반야문) : 학과 원숭이 울음소리 한밤 들어볼까.

 

 

在南原驛(재남원역)-四溟大師(사명대사)
남원 병영에 있으면서-四溟大師(사명대사)

碧油幢幕夜凄凄(벽유당막야처처) : 벽유 당막에 밤은 처량하고
刁斗無聲月欲低(조두무성월욕저) : 조두 치는 소리 없고 달은 지려하는구나
壯志未酬驚歲晏(장지미수경세안) : 장한 뜻 펴지 못하고 놀랍게도 올 해가 다가니
手持雄劒聽莏鷄(수지웅검청사계) : 큰 칼을 손에 쥐고 귀뚜라미 소리 듣는다.

 

 

嶺南金烏下臥病憶雲中寸調(영남금오하와병억운중촌조)-四溟大師(사명대사)
영남 금오산 아래서 벼으로 누운 운중 재조를 생각하며-四溟大師(사명대사)

一從恩譴度流沙(일종은견도류사) : 한번 은견을 쫓아 유사를 건넌 뒤
望盡三年鬢已華(망진삼년빈이화) : 삼년 동안 바라보다 이미 귀밑머리 희어졌네
怊悵東湖去時路(초창동호거시로) : 슬퍼도다, 동호로 그재 떠나던 길은
春風依舊長新莎(춘풍의구장신사) : 봄바람에 옛날처럼 잔디가 새로이 돋는구나

 

 

癸未秋關西途中3(계미추관서도중3)-四溟大師(사명대사)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서-四溟大師(사명대사)
塞外孤身夢裏逢(새외고신몽리봉) : 변방 밖 외로운 몸 꿈에서 만나
同遊澤畔語從容(동유택반어종용) : 못가에 같이 놀며 조용히 말한다
覺來依舊關山遠(각래의구관산원) : 깨어보니 여전히 관산은 멀고
悄悄無言聽曙鐘(초초무언청서종) : 말없이 쓸쓸히 새벽 종소리 듣는다

 

癸未秋關西途中2(계미추관서도중2)-四溟大師(사명대사)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서-四溟大師(사명대사)

黃葉蕭蕭廣陵道(황엽소소광릉도) : 광릉길에 낙엽은 쓸쓸하고
夜來風雨滿江津(야래풍우만강진) : 밤에는 비바람 강나루에 가득하다
孤舟獨繫西湖柳(고주독계서호류) : 외로운 배 서쪽 호수 버드나무에 매여이고
泣向關山憶遠人(읍향관산억원인) : 눈물 흘리며 관산을 향해 먼 사람 생각한다

 

 

癸未秋關西途中1(계미추관서도중1)-四溟大師(사명대사)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서-四溟大師(사명대사)

黃雲塞下本無春(황운새하본무춘) : 변방의 황토 구름 본래 봄이 오지 않는데
桃柳應知別處新(도류응지별처신) : 복사꽃 버드나무 다른 지방에서는 새로 피어나리라
雙鯉不來花又落(쌍리불래화우락) : 편지는 오지 않고 꽃이 또 지니
暮山回首泣孤臣(모산회수읍고신) : 저문 산에서 머리 돌려 우는 외로운 신하여

 

 

送昱山人還海西(송욱산인환해서)-四溟大師(사명대사)
욱산인을 보내고 서해로 돌아가다-四溟大師(사명대사)

沓盡天南吳楚間(답진천남오초간) : 하늘 남쪽 오나라 쪽나라 사이를 다 밟아보고
逢春還鄕海西山(봉춘환향해서산) : 봄을 맞아 고향 바다 서쪽 산악으로 향하는구나
落花啼鳥東風裏(낙화제조동풍리) : 봄바람 부는데 꽃은 떨어지고 새가 우니
知子香爐獨掩關(지자향로독엄관) : 자네가 향로끼고 홀로 문닫고 있는 것을 알겠구나

 

 

贈海運(증해운)-四溟大師(사명대사)
해운에게-四溟大師(사명대사)

一夜聯床話(일야연상화) : 하룻밤 상에서 마주보고 이야기하니
鶴峰秋晩時(학봉추만시) : 학봉에는 가을이 무르익었네
重逢又何日(중봉우하일) : 다시 만날 날은 또 어느 날인가
世事杳難期(세사묘난기) : 세상 일 몰라서 기약하기 어려워라

 

浮碧樓用李翰林韻(부벽루용이한림운)-四溟大師(사명대사)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을 따서-四溟大師(사명대사)

三國去如鴻(삼국거여홍) : 옛 삼국의 일은 기러기처럼 지나고
麒麟秋草沒(기린추초몰) : 기린굴은 가을 풀에 묻혔구나
長江萬古流(장강만고류) : 긴 강물은 영원히 흘러가고
一片孤舟月(일편고주월) : 하늘엔 한 조각 외로운 배같은 달

 

 

己丑橫罹逆獄(기축횡리역옥)-四溟大師(사명대사)
기축년에 엉뚱하게 역옥에 걸려들다-四溟大師(사명대사)

蛾嵋山頂鹿(아미산정록) : 아미산 위의 사슴
擒下就轅門(금하취원문) : 사로잡혀 원문에 내려왔구나
解網放還去(해망방환거) : 그물을 풀고 달아나니
千山萬樹雲(천산만수운) : 온 산에 나무숲과 구름이네

 

 

題降仙亭2(제강선정2)-四溟大師(사명대사)
강선정에 쓰다-四溟大師(사명대사)

白首關河夜(백수관하야) : 흰 머리로 변방의 물가에 있으니
傷心遠客愁(상심원객수) : 애끊는 마음 먼 나그네의 수심이라
相思無限意(상사무한의) : 한없이 서로를 생각하며
明月獨登樓(명월독등루) : 밝은 달 빛 아래 홀로 누대를 오른다

 

 

題降仙亭(제강선정)-四溟大師(사명대사)
강선정에 쓰다-四溟大師(사명대사)

三峽客歸去(삼협객귀거) : 삼협으로 나그네 돌아가니
龍臺生遠愁(용대생원수) : 용대에는 먼 근심 이는구나
靑山雲色暮(청산운색모) : 청산에 구름 빛 저무는데
丹穴水聲幽(단혈수성유) : 붉은 굴에선 물소리 그윽하다

 

 

贈行脚僧(증행각승)-四溟大師(사명대사)
행각승에게-四溟大師(사명대사)

爾從江海來(이종강해래) : 네가 강과 바다에서 왔다가
還從江海去(환종강해거) : 다시 강과 바다로 떠나니
江海路迢迢(강해로초초) : 강과 바닷길이 멀고도 먼데
重逢又何處(중봉우하처) : 다시 만나는 곳이 또 어딜꼬

 

 

次鄭子韻(차정자운)-四溟大師(사명대사)
정자의 운을 빌어-四溟大師(사명대사)

歲晏迷歸路(세안미귀로) : 해는 저무는데 돌아갈 길을 잃어
行狀問鄭公(행장문정공) : 행장을 정공에게 묻는다
鐘山杳天末(종산묘천말) : 종산은 하늘 멀리 아득한데
衰鬢又秋風(쇠빈우추풍) : 쇠한 귀밑머리 또 가을 바람에 날린다

 

 

'한국 漢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宋翼弼(송익필) 다수  (0) 2015.03.11
서거정(徐居正) 사도호 외  (0) 2015.03.11
변계량(卞季良) 수기 외  (0) 2015.03.11
백광훈(白光勳) 기문순거 외   (0) 2015.03.11
박은(朴誾) 만리뢰2 외  (0) 2015.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