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뢰2(萬里瀨2)-박은(朴誾)
鵝飛右軍宅(아비우군댁) : 거위는 우군 댁으로 날고 草滿惠連池(초만혜련지) : 풀은 가득하여 연못마다 풍성하다. 有客來空立(유객래공립) : 돌아와 쓸쓸히 선 나그네 있어도 無人和此詩(무인화차시) : 이 시에 화답할 사람 아무도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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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대국여택지동부(容齋對菊與擇之同賦)-박은(朴誾)
秋熟容齋酒(추숙용재주) : 가을은 용재의 술 익혀주고 霜留黃菊香(상유황국향) : 서리는 국화향기 남겨주었구나 來成爛熳醉(래성란만취) : 여기 와서 거나하게 취해서 浪詠寂寥章(랑영적요장) : 마음대로 적료장를 읊어본다 此興可能久(차흥가능구) : 이 흥취 오래 가질 수 있다면 餘生那更傷(여생나경상) : 남은 내 생애 어찌 다시 슬퍼하랴 南山倦歸鳥(남산권귀조) : 남산엔 둥지로 돌아오는 새들 落日點微茫(낙일점미망) : 석양속에 아득히 날아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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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축이주(癸丑移舟)-박은(朴誾)
山凝雨餘態(산응우여태) : 비온 뒤 산 자태 안개에 자욱하고 江湧風前浪(강용풍전랑) : 바람 앞에 물결은 강물에 솟구친다 遠樹自短短(원수자단단) : 멀리 보이는 나무들 작기도 한데 宿羽迷兩兩(숙우미량량) : 깃든 새들 쌍쌍이 날아 아물거린다 地接楊根郡(지접양근군) : 땅은 양근군에 인접했지만 舟移月溪上(주이월계상) : 월계 위를 배 저어 가노라 雲陰欲解駁(운음욕해박) : 음산한 구름 흩어지려는데 東眺日光盪(동조일광탕) : 동녘을 바라보니 햇빛 훤히 씻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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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청심루(登淸心樓)-박은(朴誾)
可使登臨無好句(가사등림무호구) : 누에 올라 좋은 싯귀 없다면 恐敎魚鳥駭塵顔(공교어조해진안) : 고기잡는 새, 속된 모습에 놀랄거야 鬱蔥神勒寺前塔(울총신륵사전탑) : 울창한 신륵사앞 탑은 높기만 하고 縹緲楊根郭外山(표묘양근곽외산) : 양근성밖 보이는 산하는 아득하구나 江路迂如環半月(강로우여환반월) : 강가 길은 반달처럼 휘어져 멀고 灘流疾似發黃間(탄류질사발황간) : 여울물은 화살처럼 황간을 떠난다 扁舟又被催歸去(편주우피최귀거) : 작은 배도 돌아갈 길 재촉하여 未遣浮生終日閒(미견부생종일한) : 덧없는 인생 하루만의 한가함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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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도두영상(洛下渡頭嶺上)-박은(朴誾)
灩灩長江落日邊(염염장강낙일변) : 긴강 출렁이고 해는 지는데 飄飄客袖晩風前(표표객수만풍전) : 나그네 소맷자락 바람에 날린다 山如螘垤麗平地(산여의질려평지) : 산들은 개미집처럼 평지에 깔려있고 帆作雁行來遠天(범작안행래원천) : 돛단배 기러기처럼 먼 하늘에서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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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와유회사화(夜臥有懷士華)-박은(朴誾)
故人自致靑雲上(고인자치청운상) : 친구는 스스로 높은 벼슬 올랐건만 老我孤吟黃菊邊(노아고음황국변) : 늙은 나는 외로이 국화꽃 곁서 읊조린다 高盖何堪容陋巷(고개하감용누항) : 높은 벼슬 어찌 누항에 어울리리오만 酒盃終不負新篇(주배종불부신편) : 들이키는 술잔은 끝내 새 시편을 짓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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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취서은백택지(燈下醉書誾白擇之)-박은(朴誾)
我不如陶令(아불여도령) : 나는 도연명을 따르지 못하여 無心任去留(무심임거류) : 마음에 가고 머뭄을 맡기지 못하네 浮沈隨俗化(부침수속화) : 흥하고 망함이 세속따라 변하고 用舍與人謀(용사여인모) : 등용과 퇴출을 남들과 꾀한다네 殘夢驚千里(잔몽경천리) : 사라져 가는 꿈 천리밖서 놀라고 孤懷繞百憂(고회요백우) : 외로운 회포 온갖 근심 에워싼다 何當遂吾願(하당수오원) : 어찌하면 마땅히 내소원 이룰까 醉臥菊花秋(취와국화추) : 취하여 누워 국화꽃 가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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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헌야음(翠軒夜飮)-박은(朴誾)
早喜交情淡(조희교정담) : 일찍부터 정담 나누길 즐겨 今知此味甘(금지차미감) : 오늘에야 참맛 알게 되었네 月生前夜白(월생전야백) : 달은 어젯밤처럼 밝아오고 人復舊時三(인부구시삼) : 사람은 전처럼 다시 세 사람 子興侵佳句(자흥침가구) : 그대 흥취 싯구에 젖어들고 吾衰屬半酣(오쇠속반감) : 초췌한 나는 반쯤 취해 있다네 菊花眞不負(국화진불부) : 국화도 정녕 우릴 져버리지 않고 寒後更相參(한후경상참) : 찬바람 지난 뒤도 함께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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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직경(贈直卿)-박은(朴誾)
秋來屈指待君回(추래굴지대군회) : 가을오자 손꼽아 돌아 오길 기다려 準擬盃尊日日開(준의배존일일개) : 날마다 술자리 열고자 다짐했다오 誰料相逢不相見(수료상봉불상견) : 누가 다시 만나지 못할줄 생각했으랴 秖應堪笑亦堪哀(지응감소역감애) : 그저 웃고 슬퍼할 뿐이라오 知君嬴病今何似(지군영병금하사) : 그대 병은 지금 어떠한가 알겠거니 奈我淸狂未自裁(내아청광미자재) : 나의 절친한 벗 고치지 못함을 어찌하랴 後夜雪晴乘興去(후야설청승흥거) : 뒷날 밤 눈 개이면 흥을 타고 가서 寓庵燈火廳談雷(우암등화청담뢰) : 우암의 등불아래서 얘기판이나 펼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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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지정겸봉용재(贈止亭兼奉容齋)-박은(朴誾)
京師塵霧中(경사진무중) : 서울은 먼지 안개속 阽隘難擧首(점애난거수) : 위태하여 머리들기 어렵소 北山水石勝(북산수석승) : 북쪽산 수석 좋은데 南家占十九(남가점십구) : 남가가 거의 다 차지했소 興來每獨往(흥래매독왕) : 흥 나면 매양 홀로 찾아가 索酒先呌吼(색주선규후) : 술 찾으며 먼저 고함쳤소 無主不加少(무주불가소) : 주인장 없어도 괜찮았고 有主不加厚(유주불가후) : 주인장 있어도 그저 그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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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택지사여지만(投擇之謝余之慢)-박은(朴誾)
心從醒後皎(심종성후교) : 마음은 술깬 후에야 맑아지고 愁對此君無(수대차군무) : 시름은 그대 맞아야 사라진다네 今夜知淸味(금야지청미) : 오늘밤 맑은 멋을 알았거니 還須戒酒徒(환수계주도) : 이후로는 도리어 술꾼들 경계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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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화택지동부(邀士華擇之同賦)-박은(朴誾)
詩酒輒來往(시주첩래왕) : 시와 술로 서로 오가며 盃盤供鮭菜(배반공해채) : 술상엔 고기와 야채 가득 學問見新功(학문견신공) : 학문에 새 공력얻어 稂莠資手刈(랑유자수예) : 묵은 잡초 베어 냈다네 邂逅四海交(해후사해교) : 우연히 사해의 벗 만나 照瞻兩無碍(조첨양무애) : 속마음 다 털어 놓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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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시시시풍송지여유감이화(擇之詩時時諷誦之餘有感而和)-박은(朴誾)
自笑殘生知我寡(자소잔생지아과) : 우습거니, 내 생애 아는이 몇이나 될까 容齋只有歲寒交(용재지유세한교) : 용재만이 굳은 우정있었다 할 것이네 一官汨沒聊同趣(일관골몰료동취) : 같은 벼슬에 골몰하며 취미도 같았아 二老歸來許共巢(이로귀래허공소) : 두 늙은이 귀거래하여 같이 살자 했었다네 平生功名那足辦(평생공명나족판) : 한평생 공명 어찌 쉽게 이루어 지리오마는 爾時山水莫輕抛(이시산수막경포) : 그대 산수를 가볍게 떠나지 말게나 有詩有酒還相報(유시유주환상보) : 시 있고 술 있으면 서로 알려와 看雪看花輒往敲(간설간화첩왕고) : 눈 구경, 꽃 구경할 때 서로 오가며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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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욕환작시기웅수좌(哲師欲還作詩寄雄首座)-박은(朴誾)
師言生死場(사언생사장) : 선사의 말에, 죽고 사는 것은 不足一鼾睡(부족일한수) : 한차례 잠든 것에 지나지 않고 夢中有憂樂(몽중유우락) : 꿈속에 근심과 즐거움 있지만 覺來誰喜恚(각래수희에) : 깨어나 누가 기뻐하고 성내는가 하니 擊節謝吾師(격절사오사) : 무릎치며 선사에게 감사하고 斯言實厚饋(사언실후궤) : 이 한마디 실로 후한 선물이로다 道大可彌天(도대가미천) : 도는 크게 천지에 충만하고 細不容半字(세불용반자) : 작게는 반글자도 되지 않도다 相對更莫論(상대경막론) : 서로 더 이상 논하지 말고 餘事付一醉(여사부일취) : 이제 그만 취해보자 부탁해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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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지음취헌(與誠之飮翠軒)-박은(朴誾)
坐伴孤燈影(좌반고등영) : 외로운 등불 친구 삼아 앉았다가 臥聽寒蟲音(와청한충음) : 누워서 구슬픈 벌레소리 듣노라니 更無人相對(경무인상대) : 상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只有愁來尋(지유수래심) : 온갖 시름만 찾아든다 平生南畝約(평생남무약) : 평생 농사지으며 살자던 약속해 놓고 遽己罷瑟琴(거기파슬금) : 갑자기 아내 마저 죽어 떠나는구나 人名豈能久(인명기능구) : 사람 목숨 어찌 오래가랴 易竭如牛涔(이갈여우잠) : 소의 발자국 물처럼 쉽게 말라버리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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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전일칠편지혜(答前日七篇之惠)-박은(朴誾)
獸有齒遇害(수유치우해) : 짐승은 날카로운 이빨로 피해를 당하고 鳥能言見羅(조능언견라) : 앵무새는 말을 잘해 그물에 걸리는구나 禍福本自取(화복본자취) : 화복은 본시 스스로 취하는 것 亦無於汝何(역무어여하) : 또한 그대에게 어찌할 수 없는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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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용재야화선간일시(將赴容齋夜話先簡一詩)-박은(朴誾)
雲山在近忘朝市(운산재근망조시) : 구름 산 가까이 있어 도성 잊고 麴孽逃身任歲華(국얼도신임세화) : 술에 내 몸 숨겨 세상일 맡겨본다 却怕時軍嚴舊律(각파시군엄구율) : 두려워라, 당시 엄한 군령으로 屢逢金谷罰酒加(누봉금곡벌주가) : 금곡의 벌주 여러 번이나 마셨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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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운봉서비회(依原韻奉敍鄙懷)-박은(朴誾)
夢中詩畵元非幻(몽중시화원비환) : 꿈속의 시와 그림 환상이 아니니 世外江山思獨依(세외강산사독의) : 세상 밖 강산 그리는 마음 홀로 의연하구나 紅蓼無心能喚我(홍료무심능환아) : 붉은 여뀌 무심히 나를 불러 세우고 白鷗有約肯相揮(백구유약긍상휘) : 백구도 약속이나 한 듯이 기꺼이 마주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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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망신륵사(舟中望神勒寺)-박은(朴誾)
借問神勒寺(차문신륵사) : 신륵사가 어디냐고 물으니 直指黃驪江(직지황여강) : 바로 누런 여강을 가리킨다 灘聲近詩詠(탄성근시영) : 여울소리 가까이서 시를 읊는데 山色映篷窓(산색영봉창) : 산빛은 봉창을 비추어 온다 飛棹疾歸鳥(비도질귀조) : 빠른 노저음에 새들이 놀라는데 斜暉餘半杠(사휘여반강) : 석양은 다리에 반쯤 걸려있도다 奇遊元不約(기유원불약) : 멋진놀이 기약한 바 아니지만 勝絶舊無雙(승절구무쌍) : 뛰어난 풍광은 이전에 비할 바 없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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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記語)-박은(朴誾)
勸農長下十行書(권농장하십행서) : 농사일 권함에 십 행서 내리시고 禮士頻催駟馬車(예사빈최사마거) : 선비 예우하여 자주 수레도 재촉하신다 制作百年宵旰外(제작백년소간외) : 백년의 업적 밤낮으로 이룩하시고 梯航千里笑談餘(제항천리소담여) : 먼 나라에서 오신 사신 담소로 맞이하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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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택지조연지행(送李擇之朝燕之行)-박은(朴誾)
煌煌象魏觀(황황상위관) : 휘황 찬란한 대궐 모습 縹緲雲漢上(표묘운한상) : 은하수 위에 아득하리라 文物百年煥(문물백년환) : 문물은 백년동안 빛나고 圭纁萬國王(규훈만국왕) : 규훈은 만국의 으뜸이로다 朝廷集鷺鸛(조정집로관) : 조정에 고관들 모여들어 佩裾聯揖讓(패거연읍양) : 신하들 의례 연이어지리 見子迭驚歎(견자질경탄) : 그대보고 모두들 경탄하리니 吾邦重瞻仰(오방중첨앙) : 우리나라 더욱 우르러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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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장반영남구거(直卿將返嶺南舊居)-박은(朴誾))
奔走更堪塵上叢(분주경감진상총) : 분주히 살며 다시 세상사 겪다가 歸來便覺毁譽空(귀래편각훼예공) : 돌아가 부귀영예 부질없음 깨닭았으리 百年未可辦玆事(백년미가판자사) : 평생동안 이 일을 하지 못했건만 一代有能憐此公(일대유능련차공) : 그대의 대단한 결단 참으로 부럽워라 枕上功名俱逆旅(침상공명구역여) : 베개밑 공명은 노두가 나그네 같고 壺中歲月屬仙翁(호중세월속선옹) : 작은 병속 세월은 신선세계로구나 秋風欲赴白蓮寺(추풍욕부백련사) : 가을 바람에 백련사 가고 싶어 魂夢頻驚南去鴻(혼몽빈경남거홍) : 남쪽가는 기러기 소리에 꿈 깨어 놀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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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전일칠편지혜(答前日七篇之惠)-박은(朴誾)
材未能乘障(재미능승장) : 내 재능으로 수레 타지 못하고 智不如挈壺(지불여설호) : 내 지혜는 설호보다 못하도다 脚底有危機(각저유위기) : 발밑에 위기가 닥쳐와도 直視而徑超(직시이경초) : 곧바로 앞만 보고 나가기만 했도다 秖今那更思(지금나경사) : 다만 지금 어찌 생각이나 하리 氷雪起髮膚(빙설기발부) : 온 몸에 눈과 얼음 치솟는구나 百畝苟可辦(백무구가판) : 백 이랑 밭만이라도 주어진다면 吾欲從田夫(오욕종전부) : 나는 저 농부따라 살고 싶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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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택지운(次擇之韻)-박은(朴誾)
與人無怨自相累(여인무원자상누) : 남에게 산 원한 없이 누만 되고 報國有懷今未成(보국유회금미성) : 나라 위한 생각 있어도 이루지 못해 歸計悠悠知便得(귀계유유지편득) : 돌아갈 생각 아득하나 이제 가려네 春愁鬱鬱故難平(춘수울울고난평) : 봄시름 울적하여 편안하지 못하구나 一盃可負中宵約(일배가부중소약) : 한잔 술에 밤 기약 져버렸지만 佳句恐敎塵俗驚(가구공교진속경) : 좋은 싯구 세상을 놀라게 할까 두렵다 如此猶堪百年盡(여차유감백년진) : 오리혀 이같이 한평생 다 견딜 수 있다면 吾曹久不要時名(오조구불요시명) : 우리는 영원히 한 때의 명성은 필요하지 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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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택지(戱擇之)-박은(朴誾)
朝廷今要詩書學(조정금요시서학) : 조정에선 시와 글씨 학문을 요하나 冠蓋誰憐潦倒翁(관개수련료도옹) : 벼슬아치들 불우한 늙은이를 누가 아껴주랴 幽夢每回驚啄木(유몽매회경탁목) : 딱따구리 소리에 매양 꿈 깨어 보니 小軒終日掃淸風(소헌종일소청풍) : 맑은 바람만 온종일 작은 난간을 쓸고 간다 酒盃疑疑無違拒(주배의의무위거) : 한잔술 정겨워 사양치 않노니 憂喜悠悠倂一空(우희유유병일공) : 시름과 기쁨 아득하여 모두가 빈 것이로다 身自低佪心已決(신자저회심이결) : 몸은 방황해도 마음 이미 정했으니 舊山松筍謾成叢(구산송순만성총) : 고향 산 소나무 순은 마구 떨기를 이루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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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안차우인운(病眼次友人韻)-박은(朴誾)
閉眼深居不啓關(폐안심거불계관) : 눈감고 들어앉아 문 열지 않는데 翠軒閑却半簾山(취헌한각반염산) : 취헌은 한가롭고 산은 반 발에 든다 孤如籠鳥長思侶(고여농조장사려) : 외로움은 긴 세월 짝 그리는 새 신세라 癡似秋蠅更怯寒(치사추승경겁한) : 어리석기는 가을파리 같아 추위도 두려워라 豈有顚狂舊時興(기유전광구시흥) : 미칠듯한 옛 흥취 어이 있으며 漸成枯槁老容顔(점성고고노용안) : 나날이 바싹 마른 늙은 몰골 되어간다 百年身世誰非寓(백년신세수비우) : 이세상 한평생 누군들 나그네 아니랴만 出處悠悠涕自潸(출처유유체자산) : 출처가 아득하니 눈물만 절로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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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화택지(再和擇之)-박은(朴誾)
深秋木落葉侵關(심추목낙엽침관) : 깊은 가을 나웃잎 떨어져 문에 침입하고 戶牖全輸一面山(호유전수일면산) : 들창 문은 한쪽산 모두 날라 오는구나 縱有盃尊誰共對(종유배존수공대) : 항아리에 술 있은들 누구와 함께 마시랴 己愁風雨欲催寒(기수풍우욕최한) : 비바람이 추워를 재촉할까 두려워진다 天應於我賦窮相(천응어아부궁상) : 하늘은 응당 내게 궁상만 내려는지라 菊亦與人無好顔(국역여인무호안) : 국화마저 사람들처럼 좋은 얼굴빛 하나 없다 撥棄憂懷眞達士(발기우회진달사) : 근심 걱정 떨쳐야 참다운 설비라 하니 莫敎病眼謾長潸(막교병안만장산) : 병든 눈 공연히 길게 눈물 흘리게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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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장반호남이서사폭구영(李永元將返湖南以書四幅求詠)-박은(朴誾)
故人歲晩饒淸興(고인세만요청흥) : 친구는 세모에도 맑은 흥 가득 秖愛天涯雪落初(지애천애설락초) : 하늘가에 떨어지는 첫눈을 사랑하리 排戶尙憐寒後竹(배호상련한후죽) : 문 열면 찬 대나무 여전히 어여쁘고 披簑知有釣來魚(피사지유조래어) : 도롱이 걸친 낚시질에 고기 모여들고 能敎山海長相對(능교산해장상대) : 산과 바다 언제나 대할 수 있도다 未害虀鹽亦不餘(미해제염역불여) : 나물 양념 부족하면 어떠하리오 他日爲尋溪上棹(타일위심계상도) : 훗날 개울 찾아 배 띄워 보면 筍籬茅屋是君居(순리모옥시군거) : 대울타리 띠집이 친구 사는 곳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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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우암극음(過寓庵劇飮)-박은(朴誾)
萬事問天還自笑(만사문천환자소) : 만사를 하늘에 물으니 도리어 우스워 一心與世不相謀(일심여세불상모) : 이 마음 세상과 서로 맞지 않는구나 偶乘明月從君話(우승명월종군화) : 우연히 밝은 달 따라와 그대와 담소하며 能有深尊慰我愁(능유심존위아수) : 맑은 술 있어 내 시름 달랠 수 있도다 卒歲優游差足樂(졸세우유차족락) : 한해 보내는 놀이 즐겁가야 하나 平時落魄更誰尤(평시낙백경수우) : 평생의 불우한 신세 누구를 탓하랴 已酣尙爲黃花飮(이감상위황화음) : 취하여 국화 때문에 더욱 술 마시고 欲去仍將好句留(욕거잉장호구류) : 떠나려다 좋은 시 위해 다시 머물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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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대국여택지동부(容齋對菊與擇之同賦)-박은(朴誾)
吾生憂患後(오생우환후) : 나의 삶 우환을 겪은 후에 對酒轉悲傷(대주전비상) : 술을 대해도 마음만 상하는구나 忍與容齋叟(인여용재수) : 차마 용재 노인과 더불어 泛玆三徑香(범자삼경향) : 그윽한 향기 뛰워 마실 줄이야 作歡無舊興(작환무구흥) : 즐거워도 옛 흥취 전혀 없고 舒恨有新章(서한유신장) : 한 풀고자 새 시만 짓는구나 短僕能扶醉(단복능부취) : 어린 종이 취한 이를 부축하거니 黃昏路更茫(황혼로경망) : 황혼에 길은 더욱 아득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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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기성해굴추기작일지사(曉記性海窟追記昨日之事)-박은(朴誾)
漸覺入山幽(점각입산유) : 점점 산 깊숙이 들어온 것 같아 頗喜脫塵縛(파희탈진박) : 속세에서 벗어나 자못 즐거워라 三生泉石魂(삼생천석혼) : 삼생의 천석을 그리워하는 내 마음 今日乃無怍(금일내무작) : 오늘에야 부끄러움 없어졌구나 邂逅多勝事(해후다승사) : 오랜만에 좋은 일 많이 만났지만 向來自不約(향래자불약) : 예전에 스스로 기약한 바 아니로다 時時會心處(시시회심처) : 때때로 마음드는 곳이면 一盃更商略(일배경상략) : 한잔 술로 다시 생각에 빠졌도다 昨夜初月明(작야초월명) : 어젯밤 초생달은 밝아 있고 中途得新樂(중도득신락) : 도중에서 새로운 즐거움 얻었도다 臨危試一吟(임위시일음) : 험한 골짜기에서 한번 시를 읊으니 洞壑響唯諾(동학향유락) : 골짜기의 메아리소리 서로 답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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曉望(효망)-朴誾(박은)
曉望星垂梅(효망성수매) : 새벽에 바라보니 별이 바다로 떨어지고 樓高寒襲人(누고한습인) : 누대는 높아 찬 기운 사람을 덮쳐온다 乾坤身外大(건곤신외대) : 몸 밖으로 천지는 거대하고 鼓角坐來頻(고각좌래빈) : 피리소리는 앉은 자리로 자주 불어든다 遠岫看如霧(원수간여무) : 멀리 산 굴은 안개에 싸여 喧禽覺已春(훤금각이춘) : 요란한 새소리 이미 봄이 되었구나 宿醒應自解(숙성응자해) : 잠 깨면 마땅히 저절로 알게되리니 詩興漫相因(시흥만상인) : 시흥이 부질없이 떠오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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宿三田渡(숙삼전도)-朴誾(박은)
寓庵初被酒(우암초피주) : 우암에서 처음 술에 취하여 箭串晩乘風(전곶만승풍) : 전곶에서 저녁에 바람을 맞는다. 白雨時時墜(백우시시추) : 흰 빗발은 때때로 떨어지고 黃花處處同(황화처처동) : 누런 꽃은 가는 곳마다 같구나. 詩篇半行李(시편반행리) : 시를 지은 종이는 가방에 반이나 차고 秋色一蓑翁(추색일사옹) : 가을빛에 한 도롱이 쓴 늙은이 신세로다. 獨間漁村宿(독간어촌숙) : 나 혼자 어촌을 찾아 묵어가자니 平江月影空(평강월영공) : 잔잔한 강물 위에 달그림자만 쓸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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曉望(효망)-朴誾(박은)
曉望星垂海(효망성수해) : 새벽에 바라보니, 별들 바다에 드리웠는데 樓高寒襲人(누고한습인) : 누각은 높아 추위는 사람을 엄습하는구나. 乾坤身外大(건곤신외대) : 하늘과 땅은 이 몸 밖으로 저리도 큰데 鼓角坐來頻(고각좌래빈) : 앉으면 고각소리 자주도 들려온다. 遠峀看如霧(원수간여무) : 먼 산을 바라보면 안개 낀 것 같고 喧禽覺已春(훤금각이춘) : 시끄러운 새 소리에 이미 봄임을 알겠구나. 宿酲應自解(숙정응자해) : 오랜 숙취 이제 풀어야 하는데 詩興謾相因(시흥만상인) : 시의 흥취는 부질없이 수시로 이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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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里瀨二首2(만리뢰이수2)-朴誾(박은)
醉嚼巖間雲(취작암간운) : 술에 취하여 바위 사이의 눈을 씹으며 狂遺頭上巾(광유두상건) : 미친 듯 머리 위의 수건을 빠뜨렸도다. 時應投懶散(시응투나산) : 때는 응당 하염없이 보냈지만 境自着淸眞(경자착청진) : 경계는 스스로 맑고도 진실함을 가졌도다. 澗曲音生石(간곡음생석) :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굽이쳐 돌에 부딪혀 소리 나고 松高影落茵(송고영락인) : 소나무 높아 그림자가 자리에 떨어진다. 小詩偸勝景(소시투승경) : 졸작의 내 시로 좋은 경치 훔쳐왔으니 君婦豈余嗔(군부기여진) : 그대 부인인들 어찌 내게 화를 내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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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里瀨二首1(만리뢰이수1)-朴誾(박은)
大隱巖前雪(대은암전설) : 대은암 앞의 눈도 春來又一奇(춘래우일기) : 봄이 오면 또 하나의 기이한 경치가 된다. 偶因淸興出(우인청흥출) : 우연히 맑은 흥이 솟아났지만 不與主人期(불여주인기) : 주인과 함께 약속한 것도 아니네. 獨立鳴禽近(독립명금근) : 혼자 섰으매 우짖는 새 가까이 오고 長吟下筆遲(장음하필지) : 오래도록 읊어보니 붓 들기가 더디구나. 君家容放曠(군가용방광) : 그대 집에서는 방광함을 받아드리지만 却恐駭今時(각공해금시) : 요즈음 세상 놀래게 할까 도리어 두렵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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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中有懷擇之(우중유회택지)-朴誾(박은))
寒雨不宜菊(한우불의국) : 내리는 차가운 비는 국화에 좋지 않은데 小尊知近人(소존지근인) : 작은 술항아리는 사람을 가까이 할 줄 안다. 閉門紅葉落(폐문홍엽락) : 문을 닫고 있으니 단풍은 지고 得句白頭新(득구백두신) : 시구를 짓고 나니 흰 머리 새롭구나. 歡憶情親友(환억정친우) : 지난 추억 즐겁고 정든 친한 친구 그리워 愁添寂寞晨(수첨적막신) : 시름은 적막한 새벽에 더욱 짙어지는구나. 何當靑眼對(하당청안대) : 어찌 마땅히 푸른 눈으로 마주 보면서 一笑見陽春(일소견양춘) : 한 번 웃으며 따뜻한 봄을 맞지 않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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癸丑移舟(계축이주)-朴誾(박은)
夜雨鳴蓬急(야우명봉급) : 밤비가 봉창을 급히 치더니 朝雲出壑新(조운출학신) : 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아침 구름 신선하여라. 磨舟石鑿鑿(마주석착착) : 배 바닥 부딪는 돌에 착착 뚫리는 소리나 媵客魚鱗鱗(잉객어린린) : 손님을 보내는 물고기들 비늘 소리 요란하다 敢有乘桴志(감유승부지) : 감히 떼 배 탈 마음을 있어서 長懷擊楫人(장회격즙인) : 오래도록 노 젓는 사람을 생각했노라. 夢中過上院(몽중과상원) : 꿈속에서 상원을 지나가니 暫眼失龍津(잠안실용진) : 어느새 내 시야에서 용진을 잃어버렸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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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擇之(기택지)-朴誾(박은)
葉盡園林掛老槎(엽진원림괘로사) : 나뭇잎 다 진 동산에 뗏목이 늘려있고 吾軒從此得山多(오헌종차득산다) : 내 집은 여기서부터 산이 많이 보인다. 悄無車馬紛紛過(초무거마분분과) : 말과 수레 소란스레 지나감이 거의 없어 還有詩功日日加(환유시공일일가) : 오히려 시 공부는 나날이 진보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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福靈寺(복령사)-朴誾(박은)
伽藍却是新羅舊(가람각시신라구) : 절은 실로 신라시대 옛 건물 千佛皆從西竺來(천불개종서축래) : 천불상은 다 축국에서 가져온 것들 終古神人迷大隗(종고신인미대외) : 옛 신인이 찾아 천지를 헤매었던 땅 至今福地似天台(지금복지사천태) : 지금은 천태산같은 복된 땅이어라 春陰欲雨鳥相語(춘음욕우조상어) : 비 내릴 듯 흐릿한 봄날에 새들은 지저귀고 老樹無情風自哀(로수무정풍자애) : 무정한 고목에 불어드는 바람소리는 절로 애처롭다 萬事不堪供一笑(만사불감공일소) : 만사는 한 바탕 웃음거리일 뿐 靑山閱世只浮埃(청산열세지부애) : 세상 살아보니 청산도 한갓 날리는 흙먼지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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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中感懷有作投擇之(우중감회유작투택지)-朴誾(박은)
早歲欲止酒(조세욕지주) : 젊어선 술을 끊으려 했으나 中年喜把酒(중년희파주) : 중년이 되어 술을 더 좋아하게 되네 此物有何好(차물유하호) : 이 물건이 어찌 좋은 점이 있을까 端爲胸崔嵬(단위흉최외) : 사실은 가슴 속에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어서겠지 山妻朝報我(산처조보아) : 처가 아침에 말하기를 小甕潑新醅(소옹발신배) : 작은 단지에 새 술이 익었다고 하네 獨酌不盡興(독작불진흥) : 혼자 마시니 흥이 다하지 않아 且待吾友來(차대오우래) : 내 친구 찾아오기를 기다리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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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擇之(기택지)-朴誾(박은)
葉盡園林卦老槎(엽진원림괘노사) : 숲에는 나뭇잎 다지고 가지만 남아 吾軒從此得山多(오헌종차득산다) : 이때부터 내 처마엔 산들이 많이 보이네 悄無車馬紛紛過(초무거마분분과) : 어지러이 지나가는 말과 수레 없어 고요하고 還有詩功日日加(환유시공일일가) : 시 공부는 날마다 좋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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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뢰1(萬里瀨1)-박은(朴誾)
雪添春澗水(설첨춘간수) : 눈 녹아, 봄 개울물 불어나고 鳥趁暮山雲(조진모산운) : 저문 산 구름 속으로 새는 날아간다 淸境渾醒醉(청경혼성취) : 맑은 경치에 완전히 깨어나 新詩更憶君(신시경억군) : 새로 시를 지으니 그대 그리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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