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가(劍歌)-김성일(金誠一)
劍歌歌正苦(검가가정고) : 칼의 노래 부르니 마음 아파 衰颯壯士顔(쇠삽장사안) : 장사의 얼굴빛은 쇠잔해진다. 出門欲何適(출문욕하적) : 문 밖 나서서 어디로 가는가 門前行路難(문전항노난) : 문 앞에 가는 길이 험난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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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국(殘菊)-김성일(金誠一)
不分河陽樹(부분하양수) : 하양 땅의 나무는 내 분수 아니고 偏憐楚澤枝(편련초택지) : 초택의 국화 가지가 특별히 좋아라. 相看意不盡(상간의부진) : 서로 보아 무궁한 뜻 다하지 않아 歲暮更含悲(세모갱함비) : 저무는 해에 다시 슬픔을 머금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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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偶吟)-김성일(金誠一)
出處亦何常(출처역하상) : 이 세상 출저가 또한 항상 같을까 卷舒雲無心(권서운무심) : 피었다 말리는 무심한 흰 구름이여. 抱病歸故山(포병귀고산) : 병들어 고향 산에 돌아오니 倦飛憐野禽(권비련야금) : 날다 지친 들새가 가련하구나. 南窓夏景長(남창하경장) : 남쪽 창가 여름 경치 유장하고 北塢松桂深(배오송계심) : 북쪽 언덕 소나무 숲 유심도 하다. 塵機坐消歇(진기좌소헐) : 앉은 채로 세상 생각 삭이노라니 何者爲升沈(하자위승심) : 무엇이 내 인생에 부침이 되리오. 雖無耦耕人(수무우경인) : 함께 밭 갈 사람이야 없지만 至樂吾獨尋(지낙오독심) : 지극한 그 즐거움을 나 홀로 찾는다. 時從鹿豕遊(시종녹시유) : 때로 노루 따라 사슴 따라 놀며 相對開幽襟(상대개유금) : 그들에게 내 속마음을 열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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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유산장(雨後遊山莊)-김성일(金誠一)
久雨見天日(구우견천일) : 긴 장마 끝에 하늘에 해 曳杖投山園(예장투산원) : 지팡이 짚고 산장에 든다. 溪雲尙含滋(계운상함자) : 골짝 구름은 아직도 촉촉한데 露葉風飜飜(노엽풍번번) : 이슬 젖은 나뭇잎 바람에 날린다. 靑山忽入望(청산홀입망) : 청산에 홀연히 들어가보니 妙意終難言(묘의종난언) : 오묘한 뜻 끝내 말로 하기 어려워라. 惜無同聲子(석무동성자) : 함께 노래할 사람 없음이여 獨往傷吟魂(독왕상음혼) : 홀로 돌아가 시 읊으니 마음 아파라. 日暮還空廬(일모환공려) : 날 저물어 빈 집에 돌아오니 新月滿柴門(신월만시문) : 초승달 빛만이 사립문에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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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안답(歸雁答)-김성일(金誠一)
物性無南北(물성무남북) : 물성에는 남과 북이 없고 動息隨天時(동식수천시) : 활동과 휴식도 천시를 따른다. 天時自不爽(천시자불상) : 자연도 절로 어긋나고 去留亦何疑(거류역하의) : 가고 머묾을 또한 어찌 의심하랴. 隆冬集炎州(륭동집염주) : 한겨울에는 염주 땅에 모이고 陽德長熙熙(양덕장희희) : 양의 덕이 길이 빛나는구나. 盛夏浴瀚海(성하욕한해) : 한여름에는 한해에서 목욕하니 涼風日颸颸(량풍일시시) : 서늘한 바람 날마다 솔솔 불어온다. 蘆或備不虞(로혹비불우) : 갈대 잎으로 비상시를 준비하고 稻取充其飢(도취충기기) : 벼 낟알로는 허기진 배를 채운단다. 肯學名利人(긍학명리인) : 명예와 이익을 좇는 사람 배워야지 見幾尙遲遲(견기상지지) : 기미를 살피는 일을 어찌 더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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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귀안(問歸雁)-김성일(金誠一)
嗷嗷彼鳴雁(오오피명안) : 울어울어 날아가는 저 기러기 往來何數數(왕래하수수) : 어찌도 급하게 오고 가는가. 昨日飛燕雲(작일비연운) : 어제는 북녘 연나라 구름 속 날다가 今晨叫楚月(금신규초월) : 오늘은 아침 남녘 초나라 달 보고 운다. 天長地又闊(천장지우활) : 하늘은 아득하고 땅은 넓은데 何處有棲息(하처유서식) : 어느 곳에 깃들여서 사는가. 莫倚口中蘆(막의구중로) : 입에 문 갈대잎 믿지 말어라 恐爾罹矰繳(공이리증격) : 너의 몸이 주살 맞을까 두려워라. 稻粱亦何慕(도량역하모) : 곡식 낟알 또한 어찌 부러워하나 身肥禍不測(신비화불측) : 몸에 살지면 재앙 짐작키 어려워라. 何如丹穴鳳(하여단혈봉) : 단혈에 사는 봉황새는 어떠한가 隱見隨世德(은견수세덕) : 나타나고 숨는 것이 세상 덕에 따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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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귀안(問歸雁)-김성일(金誠一)
嗷嗷彼鳴鴈(오오피명안) : 울며 가는 저 기러기야 往來何數數(왕내하삭삭) : 왕래함이 어찌 그리도 자주하나. 昨日飛燕雲(작일비연운) : 어제는 북녘 연나라 구름 속을 날다가 今晨叫楚月(금신규초월) : 오늘 아침 남녘 초나라 달을 보고 우는구나. 天長地又闊(천장지우활) : 하늘은 아득하고 땅 또한 넓은데 何處有栖息(하처유서식) : 깃들여서 쉴 곳은 그 어디란 말인가. 莫倚口中蘆(막의구중노) : 입에 문 갈대를 믿지를 말라 恐爾罹矰繳(공이리증격) : 네가 주살 맞을까 걱정되어라. 稻粱亦何慕(도량역하모) : 곡식 낟알도 어찌 부러워할 것이랴 身肥禍不測(신비화부측) : 몸이 비대해지면 화를 짐작하기 어럽구나. 何如丹穴鳳(하여단혈봉) : 단혈에 사는 봉새 어떠한가 隱見隨世德(은현수세덕) : 숨어살고 나와 삶을 세상 운수에 따르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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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윤현우중(豐潤縣雨中)-김성일(金誠一)
天公似欲妒餘暉(천공사욕투여휘) : 하느님이 남은 햇빛 시기하는지 小雨廉纖向晚飛(소우렴섬향만비) : 보슬비 보슬보슬 저녁 향해 나는구나. 細打花枝紅撲地(세타화지홍박지) : 꽃가지 살짝 치니 붉은 꽃 땅에 지고 輕沾柳絮白黏衣(경첨류서백점의) : 버들솜 가볍게 적셔 허옇게 옷에 묻는구나. 一春物色行將盡(일춘물색항장진) : 한 봄날의 물색이 다 지려 하는데 千里征人尙未歸(천리정인상미귀) : 천리의 나그네는 아직 돌아가지 못한다. 明發更愁泥路滑(명발갱수니노골) : 내일 떠나려니 진흙길에 미끄러질까 黃昏無語倚郵扉(황혼무어의우비) : 황혼녘에 말없이 여관 문에 기대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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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사사수1(我所思四首1)-김성일(金誠一)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華山之陽漢水涘(화산지양한수사) : 화산의 남쪽이요, 한수의 물가이라네. 五雲宮闕起天中(오운궁궐기천중) : 오색 궁궐은 하늘 복판에 우뚝 솟아 玉皇高拱層城裏(옥황고공층성리) : 옥황황제 성 안에 단정하게 앉아 있네. 憶我初爲香案吏(억아초위향안리) : 생각하노라, 내가 처음 향안 관리 되니 天語洋洋如在耳(천어양양여재이) : 임금 말씀 양양하게 귓가에 맴돌았었네. 觀周此日走原隰(관주차일주원습) : 사신 길 가는 오늘 언덕과 진흙 뻘을 내닫고 一別美人千萬里(일별미인천만리) : 임 한 번 이별함에 천리만리 떨어졌다네. 賢勞孰非分內事(현노숙비분내사) : 현명한 수고 어느 것인들 분수 안 일 아닐까 戀闕寸心猶莫已(련궐촌심유막이) : 대궐을 그리는 작은 맘 여전히 그치지 못하겠네. 征衣何日換朝衣(정의하일환조의) : 나그네 옷을 어느 날에야 조복으로 갈아입고 再拜天庭瞻日軌(재배천정첨일궤) : 대궐 뜰에서 재배하며 용안을 바라보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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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사사수2(我所思四首2)-김성일(金誠一)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嶺南之鄕洛東水(령남지향낙동수) : 영남의 고향 땅, 낙동강 강물이라네. 靈椿光景忽已暮(령춘광경홀이모) : 아버님의 나이가 홀연 이미 저무니 遊子愛日情何已(유자애일정하이) : 떠도는 나그네 해 아끼는 정 어찌 그칠까. 身縻寸祿不能去(신미촌녹부능거) : 낮은 벼슬에 몸매이어 떠날 수가 없어 望雲幾年心如燬(망운기년심여훼) : 몇 년을 그리워하여 마음이 타는 듯하다네. 此來消息轉茫然(차내소식전망연) : 이곳에 오니 소식 도리어 막막해져 地闊天長弦與矢(지활천장현여시) : 땅 넓고 하늘 높아 내 마음은 활과 화살이라네. 雖將公義且自寬(수장공의차자관) : 비록 공무 때문이라 스스로 위로해보나 思之不覺淚盈視(사지부각누영시) : 이를 생각하니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앞을 가리네. 征衣何日換萊衣(정의하일환래의) : 나그네 옷을 어느 날에 노래자 옷으로 갈아입고 春酒一獻三千禩(춘주일헌삼천禩) : 봄 술을 한 잔 올리며 삼천 년을 축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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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사사수3(我所思四首3)-김성일(金誠一)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鶺鴒之原荊樹林(척령지원형수림) : 척령의 언덕, 가시나무 숲이라네. 生分一體如手足(생분일체여수족) : 한 몸에서 태어나 손발과도 같아 坐必同席行連襟(좌필동석항련금) : 앉을 적에 같이 앉고 갈 적에도 함께 갔었네. 怡怡一堂樂且湛(이이일당낙차담) : 한 집에서 화락하여 즐겁고 편했는데 豈知離別愁人心(개지리별수인심) : 이별하여 수심할 줄 내 어찌 알았을까. 四方遊宦忽異鄕(사방유환홀이향) : 사방 떠돌면서 벼슬하려 홀연히 타향에 와서 風雨幾憶聯床吟(풍우기억련상음) : 풍우 속에 몇 번이나 그 옛날 일 생각했나. 此行行役又萬里(차항항역우만리) : 이번 걸음 가는 길은 또 만 리나 멀어 孤鴈失序雲千岑(고안실서운천잠) : 외로운 기러기 대열을 잃고 온 산에 구름 꼈다네. 征衣何日換姜被(정의하일환강피) : 나그네 옷을 어느 날에 강굉 이불로 갈아 덮고 兄弟旣洽歡娛深(형제기흡환오심) : 형제간의 우애 속에 진정 기뻐하며 즐겁게 지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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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사사수4(我所思四首4)-김성일(金誠一)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鶴峯之麓岐山陰(학봉지록기산음) : 학봉의 기슭이요, 기산의 골짜기라네. 山中誰伴鹿與麋(산중수반녹여미) : 산 중에서는 누가 사슴과 노루 짝 되고 室中何有書與琴(실중하유서여금) : 방 안에는 어디에 책과 거문고 있는가 負郭有田牛可耕(부곽유전우가경) : 성곽 곁에는 밭 있어서 소가 밭갈 수 있고 臨水有亭詩可吟(림수유정시가음) : 물가에는 정자 있어 시를 읊을 수 있다네. 胡爲形役久不歸(호위형역구부귀) : 어찌하여 고생하며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고 兩鬢坐受風霜侵(량빈좌수풍상침) : 귀밑머리 풍상의 시달림을 받게 하나 迷途已遠悔何晚(미도이원회하만) : 혼미한 길은 아득하여 후회한들 어찌나 늦은지 東望此日思難斟(동망차일사난짐) : 동쪽 바라보는 이 날에 내 생각 짐작하기 어렵네. 征衣何日換荷衣(정의하일환하의) : 나그네 옷 어느 날에 하의로 갈아입고 浩歌歸臥煙霞岑(호가귀와연하잠) : 호탕이 노래하며 돌아가 구름 낀 산에 누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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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하(大陵河)-김성일(金誠一)
陵河之水去悠悠(능하지수거유유) : 대릉하의 물은 유유히 흘러 馳波日域無停流(치파일역무정류) : 동녘으로 치닫는 물결 쉬지 않고 흐른다. 河邊行客首西路(하변항객수서노) : 강변을 지나는 나그네 서쪽 길을 향하고 渡頭落日思綢繆(도두낙일사주무) : 나루터에 지는 해에 생각이 얽히는구나. 歸心長與水東注(귀심장여수동주) : 돌아가고 픈 마음 길이 물과 동으로 쏠리는데 王事有程難自由(왕사유정난자유) : 나랏일에 일정이 있어 자유롭지 못 하구나. 芳洲杜若采盈掬(방주두야채영국) : 물가에 모인 향긋한 풀 한 움큼 가득 뜯어 欲贈美人關河脩(욕증미인관하수) : 임에게 주려 해도 관하는 멀고 대득하다. 年華苒苒可柰何(년화염염가내하) : 더딘 세월을 내 어찌할 수 있으랴 寄懷天末空夷猶(기회천말공이유) : 하늘 끝에 회포를 부쳐 공연히 머뭇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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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성(遼東城)-김성일(金誠一)
懷遠門前擡遠眸(회원문전대원모) : 회원문 앞에서 고개 들어 멀리 보는 눈 千山一半夕陽收(천산일반석양수) : 천산은 절반이 석양빛에 물들어 있다. 隋唐戰伐乾坤老(수당전벌건곤노) : 수와 당의 정벌 속에 하늘과 땅는 늙어 가고 漢魏紛爭歲月悠(한위분쟁세월유) : 한나라 위나라가 다투고 세월이 유구히 흐른다. 遼鶴獨悲人物變(료학독비인물변) : 신선인 요동 학이 인물이 변함을 슬퍼할 뿐 居民豈識古今愁(거민개식고금수) : 백성들이 어찌 고금의 시름 알겠는가. 逄公管子曾爲客(방공관자증위객) : 방공과 관자가 일찍이 나그네가 되었니 欲問仙舟何處求(욕문선주하처구) : 신선 배를 묻고싶으나 그 어디에서 찾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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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관하(雙關河)-김성일(金誠一)
異俗殊音喚莫譍(이속수음환막응) : 다른 풍속 다른 말에 불러도 대답 없어 客窓相對耿孤燈(객창상대경고등) : 객창으로 깜빡이는 외로운 등불을 마주본다. 曉來殘雪融成雨(효내잔설융성우) : 새벽 되니 남은 눈이 녹아 빗물이 되고 二月溪痕欲上冰(이월계흔욕상빙) : 이월이라 개울물 흔적 얼음 위로 오려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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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만별석(龍灣別席)-김성일(金誠一)
三杯撫長劍(삼배무장검) : 석 잔 술 마시고 긴 칼 잡고서 萬里渡龍灣(만리도룡만) : 만 리 머나먼 길, 용만 길 건넌다. 丈夫早許國(장부조허국) : 대장부 나라에 몸 바쳤으니 肯爲兒女顔(긍위아녀안) : 아녀자의 얼굴빛 어찌 짓겠는가. 長風吹客袂(장풍취객몌) : 긴 바람은 나그네 옷소매에 불고 落日低西關(낙일저서관) : 지는 해는 서쪽 관문에 나직하다. 驪駒忽在路(려구홀재노) : 검은 말이 어느새 길에 나와 있어 僕夫催征鞍(복부최정안) : 마부는 갈 길 재촉하는구나. 臨行重回首(림항중회수) : 떠나매 다시 머리 돌려보니 白雲千萬山(백운천만산) : 온 산에 흰 구름이 가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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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만감흥(龍灣感興)-김성일(金誠一)
薄暮投邊鎭(박모투변진) : 초저녁 변방 진영에 투숙하려니 龍灣雪意驕(룡만설의교) : 용만 땅에는 눈보라가 사납구나. 箕封行已盡(기봉항이진) : 기자의 땅 갈 길이 다했는데 遼塞望還遙(료새망환요) : 요동 변새는 바라봄에 더욱 아득하다. 萬里心猶壯(만리심유장) : 만 리 길에 마음은 도리어 꿋꿋한데 三杯興亦饒(삼배흥역요) : 석 잔 술에 흥취 또한 넉넉하여라. 中宵撫長劍(중소무장검) : 한밤중에 긴 칼을 어루만지니 紫氣直衝霄(자기직충소) : 붉은 기운이 바로 하늘 찌르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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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복원도중우설(佇福院途中遇雪)-김성일(金誠一)
大野何曼曼(대야하만만) : 큰 들판은 어찌 저리도 멀고 먼가 北行行路難(배항항노난) : 북쪽 사행길은 험난하기도 하다. 顚風欺客袂(전풍기객몌) : 거센 바람은 옷소매를 펄럭거리고 急雪撲征鞍(급설박정안) : 눈보라는 말안장을 후려치는구나. 許國寸心壯(허국촌심장) : 나라에 몸 바치는 마음이 장하여 思親雙涕潸(사친쌍체산) : 어버이가 그리워서 두 눈에 눈물 흐른다. 分明千里夢(분명천리몽) : 눈에 선하여라, 천리 먼 꿈속에서 昨夜到鄕山(작야도향산) : 어젯밤에 가 보았던 고향의 산천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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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1(感興1)-김성일(金誠一)
哲人已云亡(철인이운망) : 철인은 이미 죽었다 말하니 嘆息將何依(탄식장하의) : 장차 그 누구를 의지할지를 탄식한다. 茫茫出門去(망망출문거) : 문밖 나가 길 떠나도 아득하여 擿埴迷所歸(적식미소귀) : 어둠 속에 혼미해서 돌아갈 길 모르겠다. 歸來調玉琴(귀내조옥금) : 되돌아와 거문고 줄 조절해 봐도 絃絶不勝悲(현절부승비) : 줄 끊어져 슬픔을 금치 못하겠다. 空餘寒水月(공여한수월) : 부질없이 찬 물 속에 달만 남아 千載留淸輝(천재류청휘) : 천 년토록 맑은 광채만이 남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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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2(感興2)-김성일(金誠一)
混沌死已久(혼돈사이구) : 혼돈이 죽은 지 이미 오래인지라 邈矣羲皇春(막의희황춘) : 복희 시대 옛적 봄이 아득하여라. 眞源日凋喪(진원일조상) : 진원은 날마다 시들고 상하여 薄俗無由淳(박속무유순) : 박한 풍속 두터워질 길이 없어라. 至人秉大勻(지인병대균) : 지인 있어 큰 기틀 잡으면 萬化從此新(만화종차신) : 천지 만물은 이로부터 새로워진다. 轉移諒非難(전이량비난) : 변하여 바뀌기가 진정 어렵지 않아 此道誰與陳(차도수여진) : 이런 진리를 누구와 말하여 보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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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선유구관유감(過先儒舊館有感)-김성일(金誠一)
先儒留館地(선유류관지) : 선유들 머무시던 관소가 있는 땅 十載偶來經(십재우내경) : 십 년 만에 우연히 지나가게 되었구나. 寂寞河南座(적막하남좌) : 하남께서 앉으셨던 자리 적막 하고 荒涼茂叔庭(황량무숙정) : 무숙께서 거닐던 뜰은 황량도 하여라. 無從陪杖屨(무종배장구) : 가까이서 모실 길이 다시없으니 何處見儀刑(하처견의형) : 어느 곳서 아름다운 다스림 뵈리오. 獨有西牆木(독유서장목) : 홀로 서쪽에 담장에 나무 있으니 依然翠滿扃(의연취만경) : 의연하게 그 푸름이 대문을 덮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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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별자(母別子)-김성일(金誠一)
母別子子別母(모별자자별모) : 어미 자식 이별하고 자식이 어미 이별하여 母向天南子地北(모향천남자지배) : 어미는 하늘 남쪽으로 자식은 땅 북쪽 躕躇路側不忍去(주저노측부인거) : 길가에서 머뭇거리며 차마 두고 못 떠나 嗚咽相看淚橫臆(오열상간누횡억) : 오열 속에 서로 보며 눈물을 흘린다. 問爾母子互爲命(문이모자호위명) : 묻노니, 너희 모자 서로 한 생명 骨肉恩情天罔極(골육은정천망극) : 골육간의 은혜와 정 하늘처럼 끝없었다. 今胡相棄若路人(금호상기야노인) : 지금은 어찌하여 남남처럼 버려서 天性之倫還自賊(천성지륜환자적) : 모자간의 천륜을 제 스스로 해치는가. 自言本是佃家戶(자언본시전가호) : 스스로 대답하길, 저흰 본디 농사꾼 女事蠶織男耕植(녀사잠직남경식) : 저의 일은 길쌈이요 남편은 밭 갈았다오. 耕桑歲歲不失時(경상세세부실시) : 해마다 제때에 밭 갈고 길쌈하면 八口之家甘食力(팔구지가감식력) : 저희 식구 먹고 살 수 있었다오 去年夏旱秋不雨(거년하한추부우) : 지난해 여름 가물고 가을엔 비 내리지 않더니 今歲仍逢千里赤(금세잉봉천리적) : 올해에는 천리 먼 들판에 풀 한 포기 안 났다오. 塵飛南畝種不入(진비남무종부입) : 남쪽 논밭에는 흙먼지 일어 씨도 못 뿌려 有田何由藝黍稷(유전하유예서직) : 땅 있은들 무슨 수로 기장을 심으리오. 天寒歲暮四壁空(천한세모사벽공) : 세모에 날은 추워 사방 바람벽만 썰렁하여 全家饑饉何太迫(전가기근하태박) : 온 식구들 굶주림이 어찌 그렇게 궁했던지. 公門賦役尙塡委(공문부역상전위) : 관가의 부역 여전히 많아서 縣官號令星火急(현관호령성화급) : 수령의 호령 소리 성화같이 급했다오. 追胥連保索官租(추서련보삭관조) : 아전들은 연좌시켜 관가 세금 독촉하며 鞭扑狼藉爭掊克(편복낭자쟁부극) : 매질 마구 해 대면서 다투어 걷었다오. 眼前瘡疣醫未了(안전창우의미료) : 눈앞에 난 종기가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高曾逋負來相督(고증포부내상독) : 고조 증조 묵은 세름 줄이어서 독촉했었지요. 有司猶懷經費虞(유사유회경비우) : 유사들은 관가 경비 모자랄까 걱정하여 日將期會申戒勑(일장기회신계래) : 기한 내에 갚으라고 날마다 성화였지요. 深於賦民是能吏(심어부민시능리) : 백성에게 세금 많이 걷으면 능력 있는 관리이고 拙於催科必見劾(졸어최과필견핵) : 세금 독촉 잘못하면 필히 견책 당했다오. 聖君雖下哀痛詔(성군수하애통조) : 성군께선 애통하다는 조서 내렸지만 嗟我顚連不見德(차아전련부견덕) : 고생하는 우리 백성 그 은덕을 못 받았지요. 以玆生理日微滅(이자생리일미멸) : 이 때문에 먹고 살 길 나날이 없어져서 同里幾人遭蕩析(동리기인조탕석) : 이웃 사람 많이들도 흩어져서 떠났다오. 年來賣盡二月絲(년내매진이월사) : 이월에 새 고치 팔아먹은 처지이니 此日於何糴新穀(此日於何糴신곡) : 지금에는 무엇으로 햇곡 팔겠는가. 田園盡入富民家(전원진입부민가) : 논밭 모두 부잣집 차지가 돼버려서 四顧惟餘懸罄屋(사고유여현경옥) : 사방을 둘러봐도 서까래만 남았다오. 良人前月病不興(량인전월병부흥) : 남편은 지난달에 병 앓다가 일어나지 못했고 赤子今朝棄溝壑(적자금조기구학) : 어린 자식을 오늘 아침에 구렁텅에 버렸다오. 九死餘生有母子(구사여생유모자) : 구사일생 살아남은 우리 모자는 軀命如絲在朝夕(구명여사재조석) : 실낱같은 목숨 언제 죽을지 몰랐다오. 相生相養如已矣(상생상양여이의) : 길러 주고 봉양하긴 당초에 글렀기에 任爾仳離尋樂國(임이비리심낙국) : 제각기 따로 흩어져서 살 길 찾아 나섰다오. 東西糊口各自謀(동서호구각자모) : 동서로 떠돌면서 입에다가 풀칠하여 所希只欲延晷刻(소희지욕연귀각) : 하루라도 질긴 목숨 더 살기를 바랐다오. 茫茫天地一身單(망망천지일신단) : 망망한 천지간에 외로운 이 한 몸 死生存亡從此隔(사생존망종차격) : 죽었는지 살았는지 이로부터 소식 알 길 없겠지요. 聞言未了忽相分(문언미료홀상분) : 말도 채 끝나지 않아 제 갈 길로 떠나는데 十步九顧猶掩抑(십보구고유엄억) : 떠나는 걸음마다 돌아보며 울음을 삼킨다오. 嗟余生長田家中(차여생장전가중) : 아, 나 역시도 시골에 생장하여 慣看黎民休與戚(관간려민휴여척) : 농사꾼들 기쁨 슬픔 많이도 보아 왔지요. 數載蒙恩仰太倉(삭재몽은앙태창) : 그러나 몇 년 동안 국록 받다 보니 寒有餘衣飢有食(한유여의기유식) : 날 추우면 옷 있고 배고프면 밥 있었지요. 眼中不解妻子憂(안중부해처자우) : 눈에 뵈는 처자식의 걱정조차 몰랐으니 耳邊豈聞蒼生哭(이변개문창생곡) : 그 어찌 창생들의 통곡 소리 들렸을까. 今行目擊始驚歎(금항목격시경탄) : 이번 행차에 보고서는 비로소 놀라고 탄식하니 揮淚中逵心惻惻(휘누중규심측측) : 눈물을 흩뿌리며 마음으로 슬퍼하였다오. 一爲居移尙有阻(일위거이상유조) : 한 번 옮겨 살고서도 이처럼 깜깜한데 況乃九重知稼穡(황내구중지가색) : 하물며 대궐 속서 농민 고통 어이 알리오. 何人重寫流民圖(하인중사류민도) : 그 누가 다시금 유민도를 그려서 特獻丹墀作明燭(특헌단지작명촉) : 특별히 임금 앞에 바쳐서 밝은 촛불 되게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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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舟行)-김성일(金誠一)
日落風輕鷁路賒(일낙풍경익노사) : 해는 지고 바람 가벼워 뱃길은 아득한데 滿江煙浪舞靑羅(만강연낭무청나) : 강 가득히 안개 낀 물결이 비단처럼 너울댄다. 蘭槳桂棹凌空碧(난장계도능공벽) : 난초 돛대 계수나무 노를 저어 빈 공중 솟구치면 浩浩如憑八月槎(호호여빙팔월사) : 호한한 기분 팔월의 신선 뱃전에 기댄 것과 같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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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우박(九月雨雹)-김성일(金誠一)
逐雨輕珠散(축우경주산) : 비 따라와 작은 구슬 흩어지고 隨風萬玉斜(수풍만옥사) : 바람 따라 만 개의 옥이 빗겨간다. 撲林驚落葉(박림경낙엽) : 수풀 치니 지는 낙엽 놀라고 入野打餘禾(입야타여화) : 들판에 남은 곡식 타작을 하는구나. 虛閣聲聲碎(허각성성쇄) : 빈 누각, 소리마다 옥 부서지고 殘荷淅淅多(잔하석석다) : 시든 연꽃에 우수수수 시끄럽구나. 東湖秋已暮(동호추이모) : 동호에 가을 이미 저무니 蜥蝪爾堪嗟(석탕이감차) : 도마뱀이여, 네가 탄식할 만 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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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일선온유감(端午日宣醞有感)-김성일(金誠一)
一千年運屬河淸(일천년운속하청) : 일천 년의 운수는 황하 맑아질 때라 聖主深恩叶鹿鳴(성주심은협녹명) : 성상의 깊은 은혜 녹명의 노래에 화합한다. 誰識屈原沈汨日(수식굴원심골일) : 뉘라 알리, 굴원이 멱라수에 빠진 날에 詞臣無事醉霞觥(사신무사취하굉) : 사신이 일 없어서 선온 술에 취하였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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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견(記所見-김성일(金誠一)
靑蘋生颶氣(청빈생구기) : 푸른 마름 잎에 거센 바람 일더니 雲物忽殊姿(운물홀수자) : 구름 모습 갑자기 그 자태가 변한다. 明滅遠山色(명멸원산색) : 멀리 산 빛이 점점 가물거리고 分披高樹枝(분피고수지) : 키 큰 나뭇가지 나누어져 출렁거린다. 玉麻初散郭(옥마초산곽) : 옥 삼대는 성곽에 막 흩어지는데 日脚又穿池(일각우천지) : 햇살은 또 연못 뚫고 들어가는구나. 萬變終歸寂(만변종귀적) : 온갖 변화 끝내는 적막으로 되돌아가니 玄機杳莫知(현기묘막지) : 묘한 기틀 아득하여 알 수 없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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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일유감(競渡日有感)-김성일(金誠一)
愁陰漠漠漲遙空(수음막막창요공) : 짙은 구름 어둑히 먼 하늘에 출렁이고 水國初生舶趠風(수국초생박초풍) : 강마을에는 비로소 박탁풍이 불어오는구나. 遙想楚江人競渡(요상초강인경도) : 초나라 강에서 강 건너는 경기 생각하는데 竹枝聲斷暮雲中(죽지성단모운중) : 저무는 구름 속에 죽지가 소리가 멀어져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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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오죽만정(陶山梧竹滿庭)-김성일(金誠一)
幽貞門掩暮雲邊(유정문엄모운변) : 저녁 구름 가에 유정문 닫혀 있고 庭畔無人月滿天(정반무인월만천) : 사람 없는 뜰에는 달빛만이 가득하다. 千仞鳳凰何處去(천인봉황하처거) : 천 길 높이 날던 봉황은 어디로 날아가고 碧梧靑竹自年年(벽오청죽자년년) : 벽오동과 푸른 대나무 해마다 자라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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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퇴계선생운(敬次退溪先生韻)-김성일(金誠一)
落珮歸田與俗辭(낙패귀전여속사) : 사직하고 전원으로 돌아가 세상 일 그만두고 任他浮世笑全癡(임타부세소전치) : 부질없는 세상사람 날 비웃어도 맘 쓰지 않는다. 高僧振錫來相訪(고승진석내상방) : 고승이 막대 짚고 나를 찾아오니 燕子日長初夏時(연자일장초하시) : 제비 새끼 날로 자라는 초여름 시절이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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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상중탁연부경이수1(送尹尙中卓然赴京二首1)-김성일(金誠一)
西郊夏月末(서교하월말) : 서쪽 교외 여름철 말에 南陸飛炎曦(남륙비염희) : 남쪽 땅 날아가는 뜨거운 해 驕陽政可畏(교양정가외) : 교만한 해는 두려워 할 만한데 遊子欲何之(유자욕하지) : 나그네는 어디로 가려 하는가 燕山望不極(연산망부극) : 연연산은 바라봐도 다함이 없고 遼水浩無涯(료수호무애) : 요수 물은 넓고 끝이 없구나. 悠悠涉長途(유유섭장도) : 아득하고 기나긴 건너야 할 길 去去車載脂(거거거재지) : 가고 가는 수레바퀴 기름칠했다. 專對責已重(전대책이중) : 사신 가는 책임은 막중하여 獨賢非所辭(독현비소사) : 홀로 어짊을 사양할 바가 아니다. 馳書別知舊(치서별지구) : 글 보내어 친구들과 이별 하며 一言願相貽(일언원상이) : 한마디 말 서로 남겨 주길 원했다. 我雖辱新知(아수욕신지) : 내 비록 새로 사귐 부끄럽지만 神交已昔時(신교이석시) : 정신적 교제는 이미 그때 하였다. 送君萬里行(송군만리항) : 만 리 먼 길 가는 그대 전송하며 恥爲兒女悲(치위아녀비) : 아녀자의 비통한 짓이 부끄럽다. 抽思持贈君(추사지증군) : 생각 뽑아 그대에게 보냄은 非獨慰遠離(비독위원리) : 멀리 떠남을 위로할 뿐만은 아니다. 禮樂久崩缺(례낙구붕결) : 예악 법도 무너진 지 오래인데 世道嗟日卑(세도차일비) : 세상의 도리가 날로 낮아짐 한탄한다. 中原足文獻(중원족문헌) : 중원 땅에는 문헌이 충분할 것이니 取徵良在玆(취징량재자) : 찾아보아 징험함이 바로 지금이로다. 觀周倘有請(관주당유청) : 사신 가서 청할 일이 있겠지만 請觀三代儀(청관삼대의) : 삼대 의례를 보여 달라 청하여보게나. 歸來佐太平(귀내좌태평) : 돌아와서 태평 시대 보좌하면서 一一陳良規(일일진량규) : 하나하나 좋은 법규 진달을 하게나. 積德今百年(적덕금백년) : 덕 쌓은 지 지금 이미 백 년 됐으니 興化屬休期(흥화속휴기) : 교화 흥해 아름다운 시절 오리니 終令魯一變(종령노일변) : 노나라를 끝내 한 번 벼나게 하세나 文物歸雍煕(문물귀옹희) : 문물 모습 아름답게 빛나게 하나니 使乎復使乎(사호복사호) : 사신이여 또 훌륭한 사신이여 勉勉宜職思(면면의직사) : 힘쓰고 또 힘써서 잘 수행해야 하니 男兒慕壯遊(남아모장유) : 남아라면 장한 유람 흠모하리라. 桑弧志已奇(상호지이기) : 뽕나무로 활 만든 뜻 기이한데 寧爲小丈夫(녕위소장부) : 그 어찌 소심하게도 소인 되어서 局促甘羈縻(국촉감기미) : 좁은 구석 얽매임을 달가워하리오. 今君步大方(금군보대방) : 지금 그대는 큰 나라로 걸음 향하니 意氣傾華夷(의기경화이) : 그 의기는 화이 땅을 기울게 하리라 忠君與顯親(충군여현친) : 충성하고 부모 이름 드러내는 일 次第將有施(차제장유시) : 차례로 앞으로 다 할 수 있으리라. 伊我守埳井(이아수감정) : 이 몸은 우물 안의 개구리인지라 適適終何爲(적적종하위) : 끝끝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猶將待刀頭(유장대도두) : 앞으로 도두하기를 기다렸다가 問禮君可師(문례군가사) : 그대에게 예를 물어 스승 삼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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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상중탁연부경이수2(送尹尙中卓然赴京二首2)-김성일(金誠一)
客路經遼野(객노경료야) : 사신 길에 요동 들판 지나는데 偏令志士悲(편령지사비) : 특별히 지사들의 마음 슬프게 하는구나. 閭山賀氏墓(려산하씨묘) : 여산에는 하씨의 무덤이 있고 孤竹伯夷祠(고죽백이사) : 고죽성에는 백이숙제의 당이 있단다. 霽月無邊照(제월무변조) : 밝은 달은 한없이 내려 비추고 淸風不盡吹(청풍부진취) : 맑은 바람은 쉬지 않고 불어서 오는구나. 晚生空好古(만생공호고) : 늦게 나서 부질없이 옛날 좋아하는데 千里有餘思(천리유여사) : 천릿길에 머리에 남은 있는 생각이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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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춘(暮春)-김성일(金誠一)
鶴駕山前分路日(학가산전분노일) : 학가산 앞, 갈 길 나뉘던 그날 兩人心事只相知(량인심사지상지) :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알았었다. 如今老大俱無用(여금노대구무용) : 늙어 버린 지금 모두 쓸모없게 되어 羞向孱顔話舊時(수향잔안화구시) : 쇠한 얼굴 보며 옛 이야기 부끄러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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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선생만사2(退溪先生挽詞2)-김성일(金誠一)
喬嶽崩何遽(교악붕하거) : 태산과 교악 무너짐이 어찌나 갑작스러운지 儒林失所宗(유림실소종) : 유림에서는 우러러 섬길 사람을 잃어버렸도다. 天時關否泰(천시관부태) : 하늘의 때가 막히는 데 관계된 것인가 世道屬汙隆(세도속오륭) : 세상의 도가 무너질 때가 되어서인가. 豈止私吾哭(개지사오곡) : 어이 나 혼자만의 통곡에 그쳐야 하리오. 終深爲國恫(종심위국통) : 끝내는 나라 위해 상심이 깊었도다. 洛江流不舍(낙강류부사) : 낙동강 물 흘러흘러 그치지 않는데 源派更誰窮(원파갱수궁) : 그 원류를 다시 누구에서 찾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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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선생만사1(退溪先生挽詞1)-김성일(金誠一)
斯文天未喪(사문천미상) : 유학을 하늘이 잃지 않게 하여 間氣鍾眞儒(간기종진유) : 빼난 기운 모아서 참 선비 내셨다. 統緖傳閩洛(통서전민낙) : 그 법통은 정자와 주자를 이었고 淵源接泗洙(연원접사수) : 그 연원은 공자님을 접하였었다. 卷舒時義大(권서시의대) : 진퇴에는 시대 의리가 컸었고 獻替廟謨紆(헌체묘모우) : 올리는 글에는 조정의 계책 얽혀있다 敎雨添東海(교우첨동해) : 교화의 비를 내리어 동해 바다 적시어 民彝賴不渝(민이뢰부투) : 백성의 떳떳한 도리가 덕분에 밝아졌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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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가(劍歌)-김성일(金誠一)
劍歌歌正苦(검가가정고) : 칼의 노래를 부르려니 정말 괴로워 衰颯壯士顔(쇠삽장사안) : 장사의 얼굴빛이 여위어 꺾여지는구나. 出門欲何適(출문욕하적) : 문 나섰으니 어디로 향해 가려는가 門前行路難(문전항노난) : 문 앞에는 가는 길이 험난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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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화(燈花)-김성일(金誠一)
綴玉與排粟(철옥여배속) : 옥별레 잇고 금 낟알 밀어 부쳐 中宵隨意成(중소수의성) : 한밤중에도 마음대로 하는구나. 光生忠愍燭(광생충민촉) : 광채는 충민의 촛불에서 생겨났고 紅壓退之檠(홍압퇴지경) : 붉음은 퇴지의 등불걸이를 압도하였다. 誰識看花妙(수식간화묘) : 누가 알리오, 꽃을 보는 오묘한 이치를 難窮造物情(난궁조물정) : 조물주의 마음을 끝까지 알기는 어려워라. 向人能報喜(향인능보희) : 사람에겐 능히 기쁨 알리어 주니 不獨占陰晴(부독점음청) : 다만 흐리고 맑음을 점칠 줄 모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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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송백씨극일출재성산(奉送伯氏克一出宰星山)-김성일(金誠一)
熊轓皁蓋出東城(웅번조개출동성) : 웅번 수레 타고 일산 쓰고 동쪽 성을 나서서 南望家山指日行(남망가산지일항) : 남쪽으로 고향 산 가리키며 날마다 길을 간다. 奉檄偏知毛義喜(봉격편지모의희) : 격문을 받들음에 모의의 기쁜 알아서 彈琴慣領海雲情(탄금관령해운정) : 가야금을 뜯음에 해운 최치원의 마음 알겠노라. 一區民物歸洪造(일구민물귀홍조) : 한 구역의 백성들이 커다른 조화에 들어가고 百里絃歌入太平(백리현가입태평) : 일백 리가 학문하여 태평성대에 들어간다. 川谷至今開白鹿(천곡지금개백녹) : 시내 골짝 속엔 지금 백록동 서원이 생겼으니 更將心學闡誠明(갱장심학천성명) : 다시금 심학으로 참된 마음 열어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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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퇴계선생운1(敬次退溪先生韻1)-김성일(金誠一)
風淸月白淡無眠(풍청월백담무면) : 바람 맑고 달빛 희니 담박하여 잠 못 자고 立地眞成換骨仙(립지진성환골선) : 선 채로 진정으로 몸 바뀌서 신선이 되었도다. 虛幌夜深人復靜(허황야심인복정) : 장막 안에 밤이 깊고 사람마저 조용하니 一般幽意在鳴川(일반유의재명천) : 일반의 그윽한 뜻이 물소리내는 개울애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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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퇴계선생운2(敬次退溪先生韻2)-김성일(金誠一)
派別東西失本源(파별동서실본원) : 동서로 파벌이 달라 본원을 잃었으니 紛紛末路學非眞(분분말노학비진) : 어지러운 말세에는 학문도 모두 진실 아니네. 紫陽不遇延平老(자양부우연평노) : 주자께서 스승 연평 노인을 못 만났다면 幾把身心奉刹塵(기파신심봉찰진) : 몸과 마음 소모하여 온갖 찰진주 받들었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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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유세심대(再遊洗心臺)-김성일(金誠一)
人世少適韻(인세소적운) : 세상은 운치 있는 곳이 드물어 出門何所歸(출문하소귀) : 문을 나왔으니 어디로 갈까. 城西足幽賞(성서족유상) : 성 서편은 감상하기 충분하니 有臺連翠微(유대련취미) : 푸른 기운 도는 누대가 있도다. 喚我二三子(환아이삼자) : 친구 두세 명 불러내어서 散策爭學晩(산책쟁학만) : 막대 짚고 거닐며 석양을 본다. 壺天隔九衢(호천격구구) : 호천이 큰길과 건너 있어서 一塵淸不飛(일진청부비) : 맑은 날이라 티끌 하나 날지 않는다. 松陰護雲關(송음호운관) : 소나무 그늘, 구름 낀 관문 둘렀고 竹影侵煙扉(죽영침연비) : 대나무 그림자 대문 안에 들었구나. 巖泉淨可洗(암천정가세) : 바위 사이 샘물 맑아 씻을 만하고 澗草留芳菲(간초류방비) : 시냇가 풀 향기로움 머금고 있구나. 東南望不極(동남망부극) : 동남쪽을 바라보니 끝없이 아득하고 萬象森甸畿(만상삼전기) : 온갖 형상이 기전 땅에 늘어서 있구나. 天風吹好雨(천풍취호우) : 하늘에서 불어 반가운 비 몰아오고 嵐翠生林霏(남취생림비) : 푸른 기운 깃던 산, 숲에 구름 일어난다. 樓臺漸明滅(누대점명멸) : 누대 모습 점점 가물거리고 河岳乍依俙(하악사의희) : 강과 산은 어느 새 희미해진다. 悠然起遐想(유연기하상) : 한가로이 아득한 생각 일으키니 造次息塵機(조차식진기) : 잠간 동안 세상 생각 사라지는구나. 回頭望天外(회두망천외) : 고개 돌려 하늘 바깥을 바라보니 白雲政依依(백운정의의) : 흰 구름만 저 멀리에 아득하여라. 忽憶某水丘(홀억모수구) : 홀연히 고향 시내 언덕 떠올리니 喟然心有違(위연심유위) : 한숨 겨워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城市暫偸閒(성시잠투한) : 성안 마을에서 잠시 한가로움 훔쳐 此身猶塵鞿(차신유진기) : 이 몸은 오히려 세상일에 얽혀든다. 何如故園中(하여고원중) : 어찌해야 옛 고향 안에 있으면서 遯世人事稀(둔세인사희) : 사람 피하여 세상일을 끊고 지낼까. 一官本非樂(일관본비낙) : 어떤 벼슬도 본래 즐기지 않나니 局束終何希(국속종하희) : 속박 당함을 내 어찌 내 바라리오. 拄笏嗒無言(주홀탑무언) : 턱 괴고 멀거니 할 말을 잃고 坐被山靈譏(좌피산령기) : 앉은 채로 산신령의 기롱을 받는구나. 題詩寄我友(제시기아우) : 시를 지어 벗에게 부쳐 보내니 庶幾知昨非(서기지작비) : 지나간 일, 잘못됨을 이제야 알 것 같아. 漢水有歸舟(한수유귀주) : 한강에는 고향 돌아갈 배가 있는데 何日拂塵衣(하일불진의) : 어느 날에야 티끌 옷을 벗어 버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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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송중씨수일환(奉送仲氏守一還)-김성일(金誠一)
漢水去悠悠(한수거유유) : 한강 물이 흘러감은 유유한데 離情不自由(리정부자유) : 이별의 정은 맘대로 할 수가 없어라. 行隨江路遠(항수강노원) : 가는 발걸음 강 길따라 멀어지고 心逐嶺雲浮(심축령운부) : 내 마은 고개 위 구름 따라 떠간다. 萬里思親淚(만리사친누) : 만리 먼 곳에서 부모님 생각하는 눈물 三杯惜別愁(삼배석별수) : 이별의 석 잔 순에 마음 애닯구나. 渡頭人散盡(도두인산진) : 강나룻가 사람들 다 떠나가고 斜日獨登樓(사일독등누) : 기우는 햇볕 속에 홀로 누각을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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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에서-김성일
矗石樓中三壯士(촉석루중삼장사) : 진주 남강 촉성루에 임진왜란 의병장님 一杯笑指長江水(일배소지장강수) : 한잔 술에 웃음지며 강물을 가지키네 長江萬古流滔滔(장강만고유도도) : 강물은 영겁을 도도히 흘러가고 波不渴兮魂不死(파불갈혜혼불사) : 마르지 않음이여! 장사들의 넋도 죽지 않았소 * 三壯士: 임진왜란 때 활약한 의병장 김 천일, 황진, 최경회를 지칭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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