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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김육(金堉) 기금승지도원 외

 

 

 

김육(金堉, 1580~1658)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 호는 잠곡(潛谷)이고,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경제 정책에 뛰어난 그는

백성의 수탈을 막는 대동법, 새 역법인 시헌력을 시행하였다.

또 수레의 제작, 새 화폐의 주조를 건의하는 등 경제 발전에 공이 컸다.

그의 경제학은 유형원에게 영향을 끼쳐 실학(實學)의 선구가 되었으며, 성리학·천문·지리·병략·율력 등에도 상당히 밝았다.

《인조실록》을 편찬하였고, 저서로 《유원총보》《해동명신록》《잠곡필담》 등을 남겼다

 

 

 

 

영각만봉백로절(羚角灣逢白露節)-김육(金堉)

白露驚寒節(백로경한절) : 백로를 맞아 차가운 계절에 놀라고
舟中得氣先(주중득기선) : 배 안에 있는지라 찬 기운 먼저 느낀다
遙憐天際月(요련천제월) : 가련쿠나 하늘가에 떠 있는 저 달
光細未團圓(광세미단원) : 아직 보름달이 아니라 빛 희미하도다

 
 

검수참(劍水站)-김육(金堉)

腰間三尺水(요간삼척수) : 허리에 삼 척을 차고 있는 물
誰識心中事(수식심중사) : 마음 속에 품은 생각 그 누가 알랴
秣馬驛樓邊(말마역루변) : 역루 가에 가서 말 여물 먹이며
行行適萬里(행행적만리) : 가고 또 가 만리토록 먼 길 가노라

 
 

사귀1(思歸1)-김육(金堉)

歸羨遼東鶴(귀선료동학) : 돌아가는 요동 학이 부러워라
春歸客未還(춘귀객미환) : 봄도 가는데, 객은 아직 가지 못한다
無由出江漢(무유출강한) : 강한으로 나아갈 길 없는데
有鏡巧催顔(유경교최안) : 거울보니 내 얼굴 쇠함 재촉한다

 
 

사귀2(思歸2)-김육(金堉)

舊國見何日(구국견하일) : 고국 땅을 어느날에야 보려나
危樓望北辰(위루망북진) : 높은 누각에 올라 북극성 바라본다
昏昏阻雲水(혼혼조운수) : 아득하니 구름과 물 막혀 있는데
更覺老隨人(경각로수인) : 이 몸 늙어감을 다시 느끼는구나

 
 

석왕사차동악운(釋王寺次東岳韻)-김육(金堉)

尋寺雪峯山(심사설봉산) : 절 찾아 설봉산 올라갈 때
從遊有小子(종유유소자) : 동자 있어 뒤를 따라오는구나
病題僧軸詩(병제승축시) : 병든 몸, 승축시에 시 지으려니
欹側不成字(의측불성자) : 몸 기울어 글자 모양도 못 이룬다

 
 

봉송백사상공적북청(奉送白沙相公謫北靑)-김육(金堉)

絶塞三千里(절새삼천리) : 삼천 리 머나먼 외진 땅, 변방으로
先朝老大臣(선조로대신) : 선대 왕의 늙은 대신이 귀양가신다
含情不得語(함정불득어) : 정을 머금은 채, 차마 말 못하니
落淚滿衣巾(락루만의건) : 흘린 눈물 옷깃에 흠뻑 젖어드는구나

 
 

유감(有感)-김육(金堉)

世事不堪說(세사불감설) : 세상사 차마 말 못 하니
心悲安可窮(심비안가궁) : 슬픈 마음을 어찌 말로 다할까
春風雙涕淚(춘풍쌍체루) : 봄바람 부니, 두 줄기 눈물 흘러
獨臥萬山中(독와만산중) : 나 홀로 온 산 속에 누워 있노라

 
 
국(菊)-김육(金堉)

繞舍循除皆種菊(요사순제개종국) : 집을 둘어 섬돌 돌며 온통 국화 심었더니
開窓隨處可看花(개창수처가간화) : 창문 여니 여기저기 국화꽃만 보이는구나
翻嫌堆岸黃金色(번혐퇴안황김색) : 차라리 싫어라, 언덕에 쌓이 더미 황금빛이라
却似貪錢富貴家(각사탐전부귀가) : 남들은 도리어 내가 돈만 아는 부귀가라 생각하는 듯
 
 

송고첨추봉사일본(送高僉樞奉使日本)-김육(金堉)

煌煌龍節指扶桑(황황룡절지부상) : 번쩍이는 사절이 동해바다 가리키니
雲濤洶湧連天長(운도흉용련천장) : 운도가 출렁출렁 하늘 끝에 닿았도다.
風帆萬丈拂秋空(풍범만장불추공) : 가을하늘 스쳐 가는 만 길 높은 돛대
快若逸騎奔康莊(쾌약일기분강장) : 빠른 말이 큰 길 달리 듯 통쾌도 한다.
男兒何用守古丘(남아하용수고구) : 사나이 어찌 옛 고장만 지킬 것인가
弧矢由來志四方(호시유래지사방) : 활과 화살로 원래 사방을 지키려니
況是與國修舊好(황시여국수구호) : 하물며 이웃 나라와 우호를 닦음에야.
講和須使恩信彰(강화수사은신창) : 강화조약에는 은혜와 신의를 보여야 하니
吾聞彼俗尙儒雅(오문피속상유아) : 듣건대, 그 나라 풍속이 선비의 마음 숭상한단다.
先生已自能文章(선생이자능문장) : 선생은 이미 시문에 능한 분이라
館待遙知享儀豐(관대요지향의풍) : 사신 접대에도 모시는 예의 충분하리라.
耆艾竟覩孤鳳凰(기애경도고봉황) : 늙은이 젊은이들이 외로운 봉황을 보리니
金盤霜橙壓香橘(금반상등압향귤) : 금 소반의 겨울 감자 귤의 향내 누르고
氷椀蔗漿洗煩腸(빙완자장세번장) : 얼음 사발의 사탕물이 창자를 씻어 내리라.
惜別置酒臨江樓(석별치주림강루) : 이별을 아쉬워하며 강 다락에 술을 대니
撫琴相顧天蒼茫(무금상고천창망) : 거문고 뜯으며 둘러보니 하늘이 망망하다.
明年刮目定何時(명년괄목정하시) : 명년 괄목할 날 그 어느 날이 되리오.
鶯花春滿五雲鄕(앵화춘만오운향) : 꽃 피고 새우는 봄날에 임금 계신 곳에서 하리라.

 
 

이강(羸羌)-김육(金堉)

帝旁有小鬼(제방유소귀) : 천재의 곁에 작은 귀신 있으니
其名曰羸羌(기명왈리강) : 그 이름을 <이강>이라고 한다.
瘦削銳如針(수삭예여침) : 마르고 깎이어 바늘처럼 날카롭고
形體細而長(형체세이장) : 형체는 가늘고도 길어라.
元宵乘暗黑(원소승암흑) : 초하루 밤에 깜깜한 어둠 타고
被髮褰衣裳(피발건의상) : 머리 풀어헤치고 옷소매 걷었구나.
飄然自天下(표연자천하) :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오는데
志氣何揚揚(지기하양양) : 기세는 어찌 그리 양양하던가.
風雲爲駕馭(풍운위가어) : 바람과 비 수레 삼아서
日月喜無光(일월희무광) : 해빛와 달빛 치치지 않음을 좋아한다.
周行遍人寰(주행편인환) : 인간 세상 이곳저곳 돌아다니는데
無處不方洋(무처불방양) : 어는 곳인들 다니지 않는 곳이 없다.
尙排九重門(상배구중문) : 구중 대궐 대문마저 밀어젖히니
何有數仞墻(하유수인장) : 몇 길 높이 담장쯤이야 쉽게 넘어 다닌다.
乘陵富豪宅(승릉부호댁) : 부호들의 집은 건너뛰고는
踐踏貧賤鄕(천답빈천향) : 가난한 이 사는 마을 두루 돌아다닌다.
潛伺主人睡(잠사주인수) : 주인이 잠들기를 몰래 엿보다가
竊履施禍殃(절리시화앙) : 신발을 훔치고는 재앙 내린다.
家家盡疑懼(가가진의구) : 집집마다 모두들 두려워하여
閉戶深自藏(폐호심자장) : 대문 걸고 깊숙이 꼭꼭 숨는다.
兒童不敢出(아동불감출) : 아이들은 겁나 감히 못 나가고
婦女相驚惶(부녀상경황) : 아녀자들 서로들 두려워 떤다.
頗專造化權(파전조화권) : 조화의 권세 맘대로 부리고
能執生死網(능집생사망) : 삶과 죽음 그물망을 잡을 수도 있다.
流傳自古昔(류전자고석) : 예로부터 전하여지니
此語誠荒唐(차어성황당) : 이런 말이 참으로 황당하여라.
人生有定分(인생유정분) : 인생에는 정해진 분수가 있어
大命懸穹蒼(대명현궁창) : 천명이 저 하늘에 걸려 있도다.
么一麽妖魅(요일마요매) : 하찮은 한 마리 요물단지가
雖毒焉能傷(수독언능상) : 독을 쏜들 어찌 능히 손상을 입히랴.
又況上帝明(우황상제명) : 더구나 옥황상제가 밝으니
照臨下土方(조림하토방) : 아래 세상 두루두루 비춰 보시는구나.
百神守其位(백신수기위) : 온갖 신들 제각각 자리 지키고
星辰耀精芒(성진요정망) : 일월성신 밝은 빛을 쏘아댄다.
其容此怪鬼(기용차괴귀) : 그 어찌 이런 귀신 용납하여서
妄使氣勢張(망사기세장) : 제멋대로 기세를 부리게 하는가.
但念天道遠(단념천도원) : 다만 홀로 생각하니 천도는 멀어
難以寸心量(난이촌심량) : 촌심으론 헤아리기 어려워라.
邪固害於正(사고해어정) : 사악함이 진실로 바름 해치고
理或反其常(리혹반기상) : 이치가 혹 상도에 어긋나리라.
茫茫廣莫中(망망광막중) : 까마득한 저 넓은 하늘 속에
得無妖氣昌(득무요기창) : 요기가 창성함이 어찌 없으랴.
沈思百感生(침사백감생) : 깊이 생각하니 온갖 감회 이니
恐亦非孟浪(공역비맹랑) : 아마도 맹랑한 건 아닌 듯하다.
安得倚天劒(안득의천검) : 어찌하면 의천검을 손에 얻어
決雲刳其腸(결운고기장) : 구름 뚫고 그 놈의 내장 도려낼까.

 
 

관사유감(觀史有感)-김육(金堉)

古史不欲觀(고사불욕관) : 옛 역사책 보고 싶지 않아라
觀之每逬淚(관지매逬루) : 볼 때마다 번번이 눈물마저 난다.
君子必困厄(군자필곤액) : 군자들은 반드시 곤액을 당하고
小人多得志(소인다득지) : 소인들은 많이 뜻을 얻었다.
垂成敗忽萌(수성패홀맹) : 성공되는가 싶으면 패망 싹트고
欲安危已至(욕안위이지) : 안정이 되려 하면 위험 이른다.
從來三代下(종래삼대하) : 옛날 삼대 시대 후대부터는
不見一日治(불견일일치) : 하루도 다스려진 것을 보지 못했다.
生民亦何罪(생민역하죄) : 생민들 역시 무슨 죄인가
冥漠蒼天意(명막창천의) : 저 푸른 하늘의 뜻 알 수가 없다.
旣往尙如此(기왕상여차) : 지난 일들이 오히려 이와 같은데
而況當時事(이황당시사) : 하물며 오늘날의 일에 있어서야

 
 

분송(盆松)-김육(金堉)

汝性本貞直(여성본정직) : 너의 성품 본래 곧고 바른데
而今何屈曲(이금하굴곡) : 지금은 어찌하여 굽어져 있나
盛之白玉盆(성지백옥분) : 백옥 같은 화분 속에 화려하나
不若在深谷(불약재심곡) : 깊은 골짝 있는 것만 못하리라.

 
 

연당(蓮塘)-김육(金堉)

地僻人誰到(지벽인수도) : 외진 이곳을 그 누가 찾을까
庭空日欲斜(정공일욕사) : 뜰은 고요하고 해가 넘어간다.
休言無好友(휴언무호우) : 좋은 벗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君子滿池花(군자만지화) : 연못에 가득한 꽃 모두가 군자로다

 
 

차백헌병학운(次白軒病鶴韻)-김육(金堉

六翮曾經剪(륙핵증경전) : 두 날개가 깃털이 잘렸으니
非關病不飛(비관병불비) : 병들어서 못 나는 것이 아니었어라.
哀鳴月露下(애명월로하) : 달빛 아래 이슬 맞아 구슬피 우는데
孤影帶淸輝(고영대청휘) : 외로운 그림자에 맑은 달빛 젖어든다

 
 

차최성지구선운(次崔聖止求扇韻)-김육(金堉)

高臥淸江上(고와청강상) : 맑은 강가에 높이 누워
飛書紫陌中(비서자맥중) : 서울 거리에 편지를 보낸다.
何須憂滌暑(하수우척서) : 어찌 반드시 더위 씻을 걱정 할까
注目一帆風(주목일범풍) : 바람에 떠가는 돛단배 바라보게나.

 
 

만장수찬차주(挽張修撰次周)-김육(金堉)

可惜張修撰(가석장수찬) : 애석하여라, 장 수찬이여
瀛洲十八中(영주십팔중) : 영주의 십팔 인 중 하나였어라.
何從赤松子(하종적송자) : 어찌하여 적송자를 따라
忍負白頭翁(인부백두옹) : 흰 머리 늙은이 차마 등져버렸나

 
 

제사진소축(題寫眞小軸)-김육(金堉)

獨立長松下(독립장송하) : 홀로 긴 소나무 아래 서니
烏巾鶴氅翁(오건학창옹) : 학창의에 오걸을 쓴 늙은이 있다.
風塵多少恨(풍진다소한) : 풍진 세상에 한이 얼마인지
不與畫相同(불여화상동) : 그림 속의 모습과 같지가 않도다

 
 

제화1(題畫1)-김육(金堉)

春江水半篙(춘강수반고) : 봄 강가에 반쯤 잠긴 상앗대
泊舟垂楊岸(박주수양안) : 수양버들 강가에 배 대어 있어라.
天外數峯靑(천외수봉청) : 하늘 밖, 봉우리들 푸르고
蒼蒼蕭寺遠(창창소사원) : 아득히 쓸쓸한 절이 멀리 있구나.

 
 

제화2(題畫2)-김육(金堉)

經床一炷香(경상일주향) : 책상 위에 피어오르는 한 줄기 향불
主人抱琴待(주인포금대) : 주인은 거문고를 안은 채로 기다린다.
回身駐小橋(회신주소교) : 작은 다리에 머물러 돌아보는
驢背心何在(려배심하재) : 나귀 등에 탄 사람 마음 어디에 있나.

 
 

제화3(題畫3)-김육(金堉)

靑山落日時(청산락일시) : 푸른 산에 해지는 시간
半天霞如綺(반천하여기) : 하늘에 뜬 노을 비단 같아.
歸帆去若飛(귀범거약비) : 돌아가는 돛단배 날아가듯 가고
滿江波浪起(만강파랑기) : 강에 가득 흰 물결 이는구나

 
 

제화4(題畫4)-김육(金堉)

山巓雪正白(산전설정백) : 산머리엔 하얀 눈 쌓이고
野逕雲俱黑(야경운구흑) : 들판 길은 구름 끼어 어둑하다.
縮頸渡溪橋(축경도계교) : 고개 숙이고 다리 건너는
堪笑騎驢客(감소기려객) : 당나귀 탄 나그네 모습 우습다

 
 

제화5(題畫5)-김육(金堉))

柳與花爭春(류여화쟁춘) : 버들과 꽃이 봄을 다투고
春深江上宅(춘심강상댁) : 강가에 있는 집에 봄이 깊어라.
何人榜小舟(하인방소주) : 작은 배 노 젖는 이 누구인지
響動巖下石(향동암하석) : 바위 아래 돌에다가 소리 울리나

 
 

만향정차송강운1(晩香亭次松江韻1)-김육(金堉)

平生獨往心(평생독왕심) : 평생 혼자 머무는 마음
棲息空山裏(서식공산리) : 빈 산 속에 서식하는구나
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 황금빛 꽃잎을 캐고 또 캐며
吾從陶處士(오종도처사) : 나는 처사 도연명을 따르고 싶어라

 
 

만향정차송강운2(晩香亭次松江韻2)-김육(金堉)

我愛籬下黃(아애리하황) : 울타리 아래 노란 국화가 좋아
花之隱逸者(화지은일자) : 꽃 중의 숨어 사는 군자로다
鮮鮮保歲寒(선선보세한) : 차가워져도 살아 있는 것은 드물고
不怕嚴霜夜(불파엄상야) : 엄한 서리 내리는 밤도 두렵지 않도다

 
 

만향정차송강운3(晩香亭次松江韻3)-김육(金堉)

靑春三月時(청춘삼월시) : 청춘의 삼월 좋은 때
不貴花如海(불귀화여해) : 바다같은 꽃도 귀하지 않도다
愛此風霜中(애차풍상중) : 풍상 속의 이것들이 좋나니
馨香未曾改(형향미증개) : 뿜어지는 향기 아직 변함없도다

 
 

각산사(角山寺)-김육(金堉)

再入中原路(재입중원로) : 다시 중원 길에 들어 가다니
今年辨壯遊(금년변장유) : 금년에는 웅장한 유람 하게 되었다
居僧指海外(거승지해외) : 거주하는 스님이 가리키는 바다 밖
微露泰山頭(미로태산두) : 태산 꼭대기 희미하게 드러나 있구나

 
 

삼차하(三叉河)-김육(金堉)

茫茫廣野中(망망광야중) : 망망하게 넓은 들판 가운데
一帶三河水(일대삼하수) : 한 줄기 삼차하가 흐르는구나
呼船宜急渡(호선의급도) : 배를 불러 급히 건너야 하리니
薄暮風多起(박모풍다기) : 날 저물면 바람 많이 일어난다오

 
 
 
서흥우설(瑞興遇雪)-김육(金堉)

立夏時將近(립하시장근) : 입하날이 막 가까운데
如何雨雪霏(여하우설비) : 어찌하여 눈비가 내리나
衰年眼已暗(쇠년안이암) : 늙은 몸, 이미 눈이 어두워
錯認落花飛(착인락화비) : 지는 꽃잎 날리는가 착각하였다
 
 

총수산(蔥秀山)-김육(金堉)

華館層巖下(화관층암하) : 층진 바위 아래, 화려한 객관
門開綠水濱(문개록수빈) : 푸른 물가 향해 문이 열렸구나
山川如有識(산천여유식) : 산과 시내 만약에 앎이 있다면
應笑我行頻(응소아행빈) : 잦은 나의 걸음 보고 응당 웃으리라

 
 

차오여완운(次吳汝完韻)-김육(金堉)

萬里幽燕路(만리유연로) : 만 리 먼, 연경 길
何曾一日閑(하증일일한) : 어찌 한가한 날 있었으랴
堦邊數叢菊(계변수총국) : 섬돌가 몇 송이 국화꽃
倚柱暫怡顔(의주잠이안) : 기둥에 기댄채, 잠시 얼굴 펴본다

 
 

취숙고양시제아(醉宿高陽示諸兒)-김육(金堉)

酒困今何甚(주곤금하심) : 술에 취한 고통이 어찌 심한가
高陽恨舊徒(고양한구도) : 고양 땅에서 옛술꾼들을 원망하노라
兒孫同此宿(아손동차숙) : 이곳에서 같이 묵는 아이들에게
垂誡在提壺(수계재제호) : 술병 께내 두고서 금주하라 훈계 한다

 
 

문안(聞雁)-김육(金堉)

北地三春暮(북지삼춘모) : 북쪽 지역, 늦은 봄이 저무는데
行人恨未迴(행인한미회) : 나그네는 돌아가지 못함 한하는구나
飛鳴雲裡鴈(비명운리안) : 울면서 구름 속을 나는 저 기러기
何事此中來(하사차중래) : 무슨 일로 예기까지 날아서 오는가

 
 

심양관중(瀋陽館中)-김육(金堉)

物色猶冬日(물색유동일) : 주위 물색은 겨울날 같은데
年光向暮春(년광향모춘) : 계절은 늦은 봄을 향하는구나
陰方帶殺氣(음방대살기) : 음습한 기운 한창 살기를 띠어
亦能變時辰(역능변시진) : 또한 계절마저 변화시키는구나

 
 

송백헌향관중(送白軒向關中)-김육(金堉)

塞馬焉知福(새마언지복) : 인생 새옹지마리, 어찌 화복을 알랴
兄先我著鞭(형선아저편) : 형님이 나보다 먼저 채찍 잡았었지요
蓬壺春酒熟(봉호춘주숙) : 봉호에는 봄 술 이미 익었으리니
應作醉中仙(응작취중선) : 가면 응당 술에 취한 신선이 되겠지요

 
 

혜음령(慧音嶺)-김육(金堉)

北眺天磨壯(북조천마장) : 북쪽 바라보니 천마산이 장엄 하고
南瞻三角雄(남첨삼각웅) : 남쪽을 바라보니 삼각산도 웅장하도다
披襟一嶺上(피금일령상) : 고개 위에 서서 옷깃 모두 풀어 젖히니
快意兩都中(쾌의량도중) : 개성과 한성 사이인지라 마음이 시원하도다

 
 

여호남백구경휘결선라시진(與湖南伯具景輝結船羅市津)-김육(金堉)

白玉雙湖節(백옥쌍호절) : 백옥의 부절 찬 두 호남의 감사
黃金一榜人(황금일방인) : 한 과거에 같이 오른 사람이로다
誰云不同道(수운불동도) : 그 누가 길이 같지 않다 하는가
擊楫共遊巡(격즙공유순) : 노 저으며 둘이 함께 뱃놀이 한다

 
 

기금승지도원(寄金承旨道源)-김육(金堉)

禁苑風鳴樹(금원풍명수) : 대궐에 바람 불어 나무가 울고
銀臺雪打窓(은대설타창) : 은대에 내리는 눈이 창문을 때린다
懷君屬此夜(회군속차야) : 이런 밤엔 임금 모습 그리워지니
不寢對寒釭(불침대한강) : 잠 못 이뤄 차가운 등 마주보노라

 
 

제모서반산수도(題毛序班山水圖)-김육(金堉)

虎頭去已久(호두거이구) : 호두는 떠나간 지 이미 오래
龍眠亦已朽(룡면역이후) : 용면거사도 몸은 이미 썩었졌다
誰知千載餘(수지천재여) : 그 누가 알았으리 천 년 뒤
復見丹靑手(부견단청수) : 다시금 단청수를 보게 될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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