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李上舍鶴四美亭
이상사(학)의 사미정을 읊다.
김인후(金麟厚)
1510(중종5) ~ 1560(명종15)
江雲一雨肥 강 구름이 비 한번 넉넉히 내려
南畝看春耕 남녘들 봄갈이가 볼 만하더니
日夜自生息 밤낮의 기운 받아 싹이 나와서
欣欣苗向榮 무럭무럭 곡식들 잘도 자랐네.
把鋤去랑유 호미로 들에 나가 김을 매주니
漸見秋實成 차츰 가을 이삭이 여물어갔지.
兒童驅雀鼠 아이들 새 쥐 지켜 거둬들이니
一廛輸易영 한 뙈기 농부 살림이 풍족하구나.
且詠실솔唱 이제 실솔 노래 읊조리면서
酌醴諧性情 숨돌려 한잔 술이나 즐겨볼거나.
< 右農 ;위는 농사짓기를 읊은 것 >
랑유(禾+良, 艸+秀), 영(羸-羊+貝), 실솔(귀뚜라미)
* 실솔노래: 시경 당풍에 나오는 실솔.
가을걷이를 마치고 한창 바쁘던 농사철이 지나고 나서
추위가 닥칠 때쯤에 귀뚜라미가 대청에 올라감.
이 때가 되면 농부들은 다소 한가로워짐.
蠶月麗景遲 누에철 다가와 날 따스하니
습桑柔始敷 언덕 뽕나무 잎이 피었네.
攀條철其葉 가지 잡아당겨 그 잎 따다가
采采看朝포 아침 저녁 풍성하게 먹이 주었지.
촉촉佇三眠 꿈틀꿈틀 석 잠을 기다렸더니
滿箔奇功輸 잠박 가득 고치들 기특도 해라.
新絲足自給 새 명주실은 쓰기 넉넉하고
不見充官租 나라에선 세금으로 빼앗지 않네.
萬室樂太平 집집마다 태평시대 함께 즐기어
鼓舞歌康衢 흥겨이 강구노래를 부르는구나.
< 右桑 ;위는 누에치기를 읊은 것 >
습(濕-水+좌부방), 철(手+輟-車), 포(日+甫),
촉촉(蟻-義+蜀, ..)
* 습상: 시경 소아 습상에서 글자를 인용해서 쓴 것임.
시경의 주석에 의하면, 습하고 낮은 지역에서
뽕나무가 잘 자란다고 하였는데,
통상 우리나라 뽕밭은 언덕진 곳에 있으므로,
위와 같이 번역하였음.
* 강구노래: 강구는 사통팔달의 큰 길을 말함.
옛날에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린지 50년이 지나서
미복차림으로 여론을 살피러 나갔더니,
길거리 아이들이
태평성대를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함.
이후 이 낱말은 태평시대를 상징하는 뜻으로 사용됨.
向晩理煙艇 저물녘에 조각배 손질좀 해서
滄波垂釣絲 푸른 물결에 낚시줄 드리웠네.
寓興非爲魚 취미일 뿐, 고기 잡자는 건 아니지만
有得猶可怡 낚이면 그래도 마음 즐겁지.
呼童貫之柳 아이 불러 버들가지 꿰어 들리니
皓月山前窺 하얀 달이 산 앞으로 고개 내미네.
번思赤壁遊 예전 적벽놀이를 상상해 보니
宛爾同襟期 지금이 옛 정취 그대로구나.
更有暮雪時 다시 저녁눈이 내릴 양이면
蓑笠君知誰 도롱삿갓을 그대는 알아 볼런지.
< 右漁 ;위는 고기잡이를 읊은 것 >
번(番+羽)
* 적벽놀이: 송나라 소식이 적벽강에서 뱃놀이한
일을 말함.
적벽강에서 뱃놀이한 일을 주제로 하여
적벽부라는 유명한 작품을 남겼음.
* 도롱삿갓 : 유종원의 강설(눈내리는 겨울강)에서
배경 이미지를 따왔음.
본 홈페이지 중국한시 참조.
靑山臨碧水 푸른 산이 푸른 물을 내려다 보니
煙霧生其間 연기 안개 그 사이서 피어오르네.
腰鎌者誰子 허리에 낫을 찬 자 저게 누군가
逕路工제攀 사잇길 익숙히 잘 오르는 걸.
長歌采薪蒸 노래가락 뽑으며 나무를 하니
幽興飛孱顔 흥겨움은 날아 산 마루 넘네.
日夕始歸來 날 저물어 비로소 집을 향하니
栖鳥相與還 새들도 둥지로 돌아가는군.
偶此入吾賞 우연히 나는 이 광경 보게 된 거라
寧知彼行艱 저들의 고생을 어찌 알리오.
< 右樵 ;위는 나무하기를 읊은 것 >
제(足+齊)
<한국문집총간 33집 河西全集 卷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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