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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이숭인 題僧舍(제승사)

 

山北山南細路分   산북산남세로분

松花含雨落빈紛   송화함우락빈분

道人汲井歸茅舍   도인급정귀모사

一帶靑烟染白雲   일대청연염백운


산북 산남으로 오솔길은 갈라져 있고

송홧가루는 비에 젖어 어지러이 떨어지네.

중은 물을 길어 띠집에 돌아가는데,

한줄기 푸른 연기는 흰구름을 물들인다.

 

 

 

 

해설과 감상

산 속의 승사,

곧 절을 소재로 하여 지은 서경시로 산사의 한가로운 모습을 스케치하듯 사실적으로 묘사한 시로 송홧가루 어지러이 흩날리는 산사의 저녁을 읊은 것이다.

이 시의 이면에는 자연에 은거하고 싶은 작자의 심정이 나타나 있다.


참고:  이숭인

고려 말기의 학자로 본관 성주(星州). 자 자안(子安). 호 도은(陶隱).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다.

공민왕 때 문과에 장원, 숙옹부승(肅雍府丞)이 되고 곧 장흥고사(長興庫使) 겸 진덕박사(進德博士)가 되었으며 명나라 과거시험에 응시할 문사(文士)를 뽑을 때 수석으로 뽑혔으나 나이가 25세에 미달하여 보내지 않았으며, 우왕 때 김구용(金九容)·정도전(鄭道傳) 등과 함께 북원(北元)의 사신을 돌려보낼 것을 주청하다가 한때 유배, 그 후 밀직제학(密直提學)이 되어, 정당문학 정몽주(鄭夢周)와 함께 실록(實錄)을 편수하고 동지사사(同知司事)에 전임하였으나 친명(親明)·친원(親元) 양쪽의 모함을 받으며 여러 옥사(獄事)를 겪었다.

그리고  조선이 개국할 때 정도전의 원한을 사서 그의 심복 황거정(黃巨正)에게 살해되었다. 문장이 전아(典雅)하여 중국의 명사들도 탄복하였다. 저서에 《도은집(陶隱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