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 曺植
1501(연산군 7) 삼가현(지금의 경남 합천군 일대) 토동~ 1572(선조 5).
조선 중기의 학자.
이황과 더불어 영남 사림의 지도자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건중(楗仲), 호는 남명(南冥). 생원 안습(安習)의 증손이며 아버지는 승문원 판교 언형(彦亨), 어머니는 인주이씨이다. 김우옹·곽재우는 그의 문인이자 외손녀사위이다.
조식은 외가에서 태어나 살다가 아버지의 벼슬살이에 따라 5세 무렵 서울로 이사했다.
20대 중반까지는 아버지의 임지인 의흥(義興)·단천(端川) 등 외지에 살기도 했으나 대개 서울에 살았다.
성수침(成守琛)·성운(成運) 등과 교제하며 학문에 힘썼으며, 25세 때 〈성리대전 性理大全〉을 읽은 뒤 크게 깨닫고 성리학에 전념하게 되었다.
26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고향에 돌아와 지내다가 30세 때 처가가 있는 김해 탄동(炭洞)에 산해정(山海亭)을 짓고 학문에 정진했다.
1538년 유일(遺逸)로 헌릉참봉에 임명되었지만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으며, 1543년에는 경상감사 이언적이 만나기를 청해도 응하지 않았다.
45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후 계속 고향 토동에 머물며 계복당(鷄伏堂)과 뇌용정(雷龍亭)을 지어 거하며 학문에 열중하는 한편 제자들 교육에 힘썼다.
1548년 전생서 주부(典牲暑主簿), 1551년 종부시 주부(宗簿寺主簿), 1553년 사도시 주부(司導寺主簿), 1555년 단성현감(丹城縣監), 1559년 조지서 사지(造紙暑司紙) 벼슬에 임명되었지만 모두 사퇴했다.
단성현감 사직시 올린 상소는 조정의 신하들에 대한 준엄한 비판과 함께 왕과 대비에 대한 직선적인 표현으로 조정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모든 벼슬을 거절하고 오로지 처사로 자처하며 학문에만 전념하자 그의 명성은 날로 높아져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었다.
1551년 오건(吳健)이 문하에 입문한 이래 정인홍(鄭仁弘)·하항(河沆)·김우옹(金宇)·최영경(崔永慶)·정구(鄭逑) 등 많은 학자들이 찾아와 학문을 배웠다.
61세 되던 1561년 지리산 기슭 진주 덕천동(지금의 산청)에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죽을 때까지 그곳에 머물며 강학에 힘썼다.
1566년 상서원 판관(尙瑞院判官)을 제수받고 명종의 부름에 응해 왕을 독대(獨對)하여 학문의 방법과 정치의 도리에 대해 논하고 돌아왔다.
1567년 선조가 즉위한 뒤 여러 차례 그를 불렀으나 나아가지 않았으며, 1568년 선조가 다시 불렀으나 역시 사양하고 정치의 도리를 논한 상소문 〈무진대사 戊辰對事〉를 올렸다.
여기서 논한 '서리망국론'(胥吏亡國論)은 당시 서리의 폐단을 극렬히 지적한 것으로 유명하다.
1569년 종친부 전첨(宗親府典籤) 벼슬에 임명되었지만 사퇴했고, 1570년 선조의 소명(召命)에도 응하지 않았으며, 1571년에는 선조가 식물(食物)을 하사하자 이를 받고 사은소(謝恩疏)를 올렸다.
1572년 72세로 죽자 조정에서는 대사간에 추증하고 예관을 보내 치제(致祭)했다.
1576년 조식의 문도들이 덕천의 산천재 부근에 덕산서원(德山書院)을 세운 뒤 그의 고향인 삼가에도 회현서원(晦峴書院)을 세웠고 1578년에는 김해의 탄동에 신산서원(新山書院)을 세웠다.
광해군 때 대북세력이 집권하자 조식의 문인들은 스승에 대한 추존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세 서원 모두 사액되었다.
또한 조식은 영의정에 추증되었으며 문정(文貞)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조식이 생존했던 시기는 사화기(士禍期)로 일컬어질 정도로 사화가 자주 일어난 때로 훈척정치(勳戚政治)의 폐해가 가장 극심했다.
그는 성년기에 2차례의 사화를 겪으면서 훈척정치의 폐해를 직접 보았다.
기묘사화 때는 숙부 언경(彦卿)이 죽고 아버지는 좌천되었으며, 을사사화 때는 성우(成遇)·송인수(宋麟壽) 등 많은 친구들이 희생을 당했다.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그는 1, 2차례 과거에 응시했지만 곧 벼슬길에 나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평생을 산림처사로 자처하면서 오로지 학문과 제자들 교육에만 힘썼다.
그의 사상은 노장적인 요소도 다분히 엿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성리학적 토대 위에서 실천궁행을 강조했으며, 실천적 의미를 더욱 부여하기 위해 '경'(敬)과 '의'(義)를 강조했다(→ 색인 : 남명학).
그가 늘 지니고 있던 검명(劍銘)에 '내명자경 외단자의'(內明者敬外斷者義)라고 새겨놓았듯이 그의 철학은 바로 '경'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의'로써 외부 사물을 처리해나간다는 '경의협지'(敬義夾持)를 표방한 것이었다.
'경'은 내적 수양을 통한 본심(本心)의 함양에 주력하게 되는 반면 '의'는 외적 행위의 단재(斷裁)를 통한 사욕(私欲)의 제거에 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그는 일상생활에서는 철저한 절제로 일관하여 불의와 일체 타협하지 않았으며, 당시의 사회 현실과 정치적 모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비판의 자세를 견지했다.
학문방법론에 있어서도 그는 초학자에게 〈심경 心經〉·〈태극도설 太極圖說〉·〈서명 西銘〉 등 성리학의 본원과 심성에 관한 내용을 먼저 가르치는 이황의 교육 방법을 비판하고, 〈소학〉·〈대학〉 등 성리학적 수양에 있어서 기초적인 내용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당시 이황과 기대승 등을 둘러싸고 일어난 이기심성(理氣心性) 논쟁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에서 이를 '하학인사'(下學人事)를 거치지 않은 '상달천리'(上達天理)로 규정하고 '하학이상달'(下學而上達)의 단계적·실천적인 학문방법을 주장했다(→ 색인 : 사단칠정논쟁).
그는 출사를 거부하고 평생을 처사로 지냈지만 결코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았다. 그가 남긴 기록 곳곳에 당시 폐정에 시달리는 백성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으며, 현실정치의 폐단에 대해서도 준엄한 비판과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하는 등 민생의 곤궁과 폐정개혁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난세(亂世)에는 출사하지 않고 처사로 일관하여 학문과 수양에 전념하고, 반궁체험(反窮體驗)을 중시하여 실천 없는 공허한 지식을 배격하고, 의리정신을 투철히 하여 비리를 용납하지 않으며 불의에 타협하지 않았던 조식의 사상은 그의 문인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져 '경상우도'의 특징적인 학풍을 이루었다.
이들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진주·합천 등지에 우거하면서 유학을 진흥시키고 임진왜란 때는 의병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국가의 위기 앞에 투철한 선비의식을 보여주었다.
조식과 그의 문인들은 안동지방을 중심으로 한 이황의 '경상좌도' 학맥과 더불어 영남유학의 두 거대한 봉우리를 이루었으나, 선조대에 양쪽 문인들이 정치적으로 북인과 남인의 정파로 대립되고 정인흥 등 조식의 문인들이 광해군 때 대북정권의 핵심세력으로 참여한 탓에 인조반정 후 정치적으로 몰락한 뒤 조식에 대한 폄하는 물론 그 문인들도 크게 위축되어 남명학은 그후 제대로 계승되지 못했다. 저서로는 문집인 〈남명집〉과 독서를 하다가 차기(箚記) 형식으로 남긴 〈학기유편 學記類編〉이 있다.
차서화담운(次徐花潭韻)-조식(曺植) 서화담의 시를 차운하여-조식(曺植)
秋江踈雨可垂綸(추강소우가수륜) : 보슬비 내리는 가을 강에 낚시줄 드리움직하고 春入山薇亦不貧(춘입산미역불빈) : 봄 들자 산고사리 돋아나 가난하지 않도다. 要把丹心蘇此世(요파단심소차세) : 일편단심으로 이 세상 소생시키고자 하지만 誰回白日照吾身(수회백일조오신) : 그누가 밝은 해를 돌려 이내 몸 비춰 줄까. 臨溪鍊鏡光無垢(임계련경광무구) : 개울에 나가 거울 닦아내니 번쩍번쩍 때 없어지고 臥月吟詩興有神(와월음시흥유신) : 달 아래 누워서 시를 읊조리니 신나는 흥취가 인다. 待得庭梅開滿樹(대득정매개만수) : 뜰의 매화나무 꽃 가득 필 때를 기다려 一枝分寄遠遊人(일지분기원유인) : 한 가지 꺾어서 멀리서 떠도는 사람에게 나눠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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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문견사송정(聞見寺松亭)-조식(曺植) 문견사 송정에서-조식(曺植)
袖裏行裝書一卷(수리행장서일권) : 소매 속 행장은 오직 책 한 권 靑鞋竹杖上方西(청혜죽장상방서) : 푸른 신과 대지팡이로 절간 서쪽에 오른다. 遊人未釋無名恨(유인미석무명한) : 유람인은 이름 없는 한을 풀지 못하는데 盡日山禽盡意啼(진일산금진의제) : 종일토록 산새는 뜻을 다하여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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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황강정사(題黃江亭舍)-조식(曺植) 황강정사에 제하다-조식(曺植)
路草無名死(노초무명사) : 길가 풀은 이름 없이 죽어 가고, 山雲恣意生(산운자의생) : 산의 구름은 제 멋대로 일어난다. 江流無限恨(강류무한한) : 강은 무한의 한을 흘려 보내며 不與石頭爭(불여석두쟁) : 돌과는 서로 다투지를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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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사정당매(斷俗寺政堂梅)-조식(曺植) 단속사 정당의 매화-조식(曺植)
寺破僧嬴山不古(사파승영산불고) : 절은 부서지고 중은 파리하며 산도 예 같지 않아 前王自是未堪家(전왕자시미감가) : 전왕은 스스로 집안 단속 잘하지 못했구나. 化工正誤寒梅事(화공정오한매사) : 조물주는 진정 추위 속의 매화의 일 그르쳤으니 昨日開花今日花(작일개화금일화) : 어제도 꽃 피우고 오늘도 꽃 피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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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청향당시(和淸香堂詩)-조식(曺植) 청향당 시에 화답하다-조식(曺植)
四同應不在新知(사동응불재신지) : 네 가지가 같아 새로이 안 사람과는 달라 擬我曾於鍾子期(의아증어종자기) : 나를 일찍이 종자기에 견주었어라. 七字五言金直萬(칠자오언금직만) : 칠언시 오언시가 만금의 가치가 있으나 傍人看作一篇詩(방인간작일편시) : 곁의 사람들은 한 편의 시로만 보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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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질(寄子修姪)-조식(曺植) 자수 조카에게-조식(曺植)
百憂明未喪(백우명미상) : 온갖 근심에도 시력을 잃지 않았지만 萬事寸無關(만사촌무관) : 세상만사에 조금도 관심 없노라. 姊姪一千里(자질일천리) : 천리 밖에 사는 생질이 星霜十二還(성상십이환) : 십이 년만에 돌아왔다. 窮霪三月晦(궁음삼월회) : 궂은 장마에 석달 동안 어둑하고 孤夢五更寒(고몽오경한) : 외로운 꿈, 오경의 시간 차기만하다. 方丈如毋負(방장여무부) : 방장산이 저버리지 않는다면 音書亦復難(음서역부난) : 편지 전하기란 다시 또 어려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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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음옥산동(遊安陰玉山洞)-조식(曺植) 안음 옥산동에서 놀다-조식(曺植)
碧峯高揷水如藍(벽봉고삽수여람) : 푸른 봉우리 높이 꽂혀있고 물은 쪽빛인데 多取多藏不是貪(다취다장불시탐) : 많이 보고 많이 간직해도 탐내지 않노라. 捫蝨何須談世事(문슬하수담세사) : 이 잡고 살면서 어찌 꼭 세상 이야기해야 하나 談山談水亦多談(담산담수역다담) : 산 이야기, 물 이야기만 해도 이야기는 많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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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문견사송정(題聞見寺松亭)-조식(曺植) 문견사 송정에 제하다-조식(曺植)
雲袖霞冠尊兩老(운수하관존양로) : 구름에 젖은 소매, 노을에 젖은 갓을 쓴 두 늙은이 常瞻長日數竿西(상첨장일수간서) : 긴 해 서쪽으로 몇 발이나 남았나를 언제나 바라본다. 石壇風露少塵事(석단풍로소진사) : 바람불고 이슬 맺힌 돌 제단엔 티끌 세상 일 적어 松老巖邊鳥不啼(송로암변조불제) : 늙은 소나무, 바윗가에는 새도 울지 않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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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연정차문로운(竹淵亭次文老韻)-조식(曺植) 죽연정에서 문로를 차운하여-조식(曺植)
倻水遙從百里流(야수요종백리류) : 가야산 물이 아득히 백리를 따라 흘러 오니 洛神還與女深幽(낙신환여여심유) : 낙동강 물의 신은 너와 더불어 깊고 그윽하다. 參差亂羽銀魚羂(참차난우은어견) : 들쭉날쭉 어지러운 깃은 은어 갇힌 그물이요 高下飛絲野馬遊(고하비사야마유) : 높게 낮게 나는 실은 아지랑이 노리는 것이다. 鶴髮苔深多歲月(학발태심다세월) : 허연 머리에 이끼처럼 깊어 오랜 세월 지나 荊花香發少春秋(형화향발소춘추) : 가시나무 꽃 향기 피어나니 나이는 아직 젊도다. 老來泉石廉於利(노래천석렴어리) : 늙어 자연 속에서 노라니 이익에 청렴하여 未作蘇黃十日留(미작소황십일류) : 소식‧황정견처럼 열흘 동안을 머물지 못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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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漫成)-조식(曺植) 편히 짓다-조식(曺植)
平生事可噓噓已(평생사가허허이) : 한 평생의 일들에 한숨만 나올 뿐인데 浮世功將矻矻何(부세공장골골하) : 뜬 구름같은 세상 부귀공명 힘써 무엇하나. 知子貴無如我意(지자귀무여아의) : 알겠노라, 그대는 귀하여 나 같은 뜻 없음을 那須身上太華誇(나수신상태화과) : 어찌 몸이 화산에 올라 과시해야만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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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음옥산동(遊安陰玉山洞)-조식(曺植) 안음 옥산동에 놀다-조식(曺植)
白石雲千面(백석운천면) : 흰 바위에 구름은 천 가지 얼굴 靑蘿織萬機(청라직만기) : 푸른 댕댕이넝쿨 온갖 모양 짜는구나. 莫敎摸寫盡(막교모사진) : 모두 다 베껴내지 말도록 하게나 來歲採薇歸(내세채미귀) : 다가오는 해에 고사리 캐러 돌아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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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인운(次友人韻)-조식(曺植) 친구의 시를 차운하여-조식(曺植)
泛泛楊舟檣木蘭(범범양주장목란) : 둥둥 뜬 버드나무 배에 목련나무 노 저어 美人何處隔雲間(미인하처격운간) : 내 님은 어디 있나, 구름 저 넘어 있으리라. 蓴鱸裡面猶多意(순로리면유다의) : 순채국과 농어회 속에는 많은 의미가 있으니 只會江東一帆看(지회강동일범간) : 다만 강동으로 가는 돛단배 만나 찾아 보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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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조식(曺植) 제목 없이-조식(曺植)
神武城西氷欲泮(신무성서빙욕반) : 신무성 서쪽으로 얼음 풀리려는데 鈴風初呌看儀竅(령풍초규간의규) : 처음 방울 소리 바람 소리에 천지의 운행을 본다. 羹艾湯餠渾閑事(갱애탕병혼한사) : 쑥국 떡국 끓여 먹는 일 모두 한가로운데 太半遺忘太半知(태반유망태반지) : 태반은 잊게 버려두고 태반은 알고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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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대(明鏡臺)-조식(曺植) 명경대에서-조식(曺植)
高臺誰使聳浮空(고대수사용부공) : 높은 누각 누가 공중에 솟게 했을까 螯柱當年折壑中(오주당년절학중) : 당시 오주가 골짝이에 꺾인 것이리라. 不許穹蒼聊自下(불허궁창료자하) : 창공이 저대로 내려오는 것 허락치 않아 肯敎暘谷始能窮(긍교양곡시능궁) : 양곡을 다 볼 수 있게 하려 한 것이리라 門嫌俗到雲猶鎖(문혐속도운유쇄) : 속인이 이르는 것 싫어 문 앞에 구름 막혀 巖怕魔猜樹亦籠(암파마시수역롱) : 마귀 시기함을 바위가 두려워 나무도 에웠으리라. 欲乞上皇堪作主(욕걸상황감작주) : 상제에게 빌어 주인 노릇 해 보려해도 人間不奈妬恩隆(인간불내투은륭) : 은혜 융성함을 인간 세상에서 어찌 질투하니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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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양채련당(題永陽採蓮堂)-조식(曺植) 영양 채연당에 제하다-조식(曺植)
樑木蘭江玉沙(양목란강옥사) : 대들보에 목란 무늬, 강가엔 옥 같은 모래, 綠野蒼烟渾亦何(녹야창연혼역하) : 푸른 들 파아란 연기 온통 무엇과 같은가. 欲把天香聞帝室(욕파천향문제실) : 좋은 향기 하늘에 알리고 싶지만 茫茫下土塵霞(망망하토진하) : 하늘 아래 땅에는 먼지와 놀이 아득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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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성동주(贈成東洲)-조식(曺植) 성동주에게-조식(曺植)
斗縣無公事(두현무공사) : 조그마한 고을이라 공무 별로 없어 時時入醉鄕(시시입취향) : 때때로 술 취한 세상에 들 수 있어라. 目牛無全刃(목우무전인) : 눈에 완전한 소 보이지 않는 칼솜씨 焉用割鷄傷(언용할계상) : 어찌 닭을 잡다가 상하였다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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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건숙(寄健叔)-조식(曺植) 건숙에게-조식(曺植)
之子五鳳樓手(지자오봉루수) : 이 사람 오봉루의 솜씨인데 堯時不直一飯(요시불직일반) : 태평성대에도 밥 한 그릇 값도 못한다. 明月或藏老蚌(명월혹장노방) : 명월주 오래 된 방합조개에 감춰있건만 山龍烏可騫楦(산룡오가건훤) : 산의 용은 어찌 가짜 신골만 찾아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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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사옹(寄西舍翁)-조식(曺植) 서사옹에게-조식(曺植)
萬疊靑山萬市嵐(만첩청산만시람) : 만 겹의 푸른 산 고을마다 아지랑이 一身全愛一天函(일신전애일천함) : 한 몸은 하늘 보이는 곳만 오로지 사랑한다. 區區諸葛終何事(구구제갈종하사) : 구구한 제갈량은 끝내 무슨 일을 하였던가 膝就孫郞僅得三(슬취손랑근득삼) : 무릎 굽혀 손권에게 나아가 겨우 삼국을 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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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학록(贈吳學錄)-조식(曺植) 오학록에게 주다-조식(曺植)
卽懷風振木(즉회풍진목) : 바로 바람에 떨리는 나무 생각하니 曾噎義寃人(증일의원인) : 의리에 죽은 사람을 일찍이 슬퍼하노라. 無以佳賓餉(무이가빈향) : 아름다운 손 대접할 방법 전혀 없어 採之南澗濱(채지남간빈) : 남쪽 개울가에서 마름을 캐어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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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우음(江亭偶吟)-조식(曺植)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읊다-조식(曺植)
臥疾高齋晝夢煩(와질고재주몽번) : 높다란 다락에 병으로 누으니 낮꿈 번거로워 幾重雲樹隔桃源(기중운수격도원) : 몇 겹의 구름과 나무가 도화원과 나누고 있나. 新水淨於靑玉面(신수정어청옥면) : 새 물빛은 푸른 구슬보다 맑은데 爲憎飛燕蹴生痕(위증비연축생흔) : 날으는 제비가 물결 차 생긴 흔적이 미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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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암부(民巖賦)-조식(曺植) 심암부-조식(曺植)
亙萬古而設險(선만고이설험) : 만고토록 험난함을 베풀어 두니 幾帝王之泄泄(기제왕지설설) : 몇 분의 제왕이 예사로 보았었나. 桀紂非亡於湯武(걸주비망어탕무) : 걸주임금이 탕무임금에게 망한 것 아니라 乃不得於丘民(내부득어구민) : 백성들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어라. 漢劉季爲小民(한유계위소민) : 한나라 유방은 평민이었지만 秦二世爲大君(진이세위대군) : 진나라 이세는 임금의 아들이었어라. 以匹夫而易萬乘(이필부이역만승) : 필부로서 만승천자를 바꿨으니 是大權之何在(시대권지하재) : 대권은 곧 어디에 있는 것일까. 只在乎吾民之手兮(지재호오민지수혜) : 오직 우리 백성들의 손에 있으니 不可畏者甚可畏也(불가외자심가외야) : 겁낼 것은 아니나 두려워할 만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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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검병조장원원(書劒柄趙壯元瑗)-조식(曺植) 칼 자루에 써서 장원 조 원에게-조식(曺植)
离宮抽太白(이궁추태백) : 불구덩이에서 태백을 뽑으니 霜拍廣寒流(상박광한류) : 서릿발 같은 칼빛이 달을 치고 흐른다. 牛斗恢恢地(우두회회지) : 넓고 넓은 견우성과 직녀성 神游刃不游(신유인불유) : 정신은 노닐어도 칼날은 노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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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덕산계정주(題德山溪亭柱)-조식(曺植) 덕산 개울가 정자 기둥에 제하다-조식(曺植)
請看千石鐘(청간천석종) : 천 석들이 종을 보라 非大叩無聲(비대고무성) : 크게 두드리지 않으면 소리나지 않는다. 爭似頭流山(쟁사두류산) : 겨루어본다면 두류산과 같나니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 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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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죽산해정(種竹山海亭)-조식(曺植) 산해정에 대나무 심고-조식(曺植)
此君孤不孤(차군고불고) : 이 대나무 외로운 듯 외롭지 않아 髥叟則爲隣(염수칙위린) : 소나무 있어 이웃이 되기 때문이라. 莫待風霜看(막대풍상간) : 바람과 서리 기다려 보지 않아도 猗猗這見眞(의의저견진) : 싱싱한 모습에서 그 참다움을 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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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월(松月)-조식(曺植) 소나무 사이의 달-조식(曺植)
寒聲浙瀝頻蕭颯(한성절력빈소삽) : 차가운 소리 서걱이고 쓸쓸한 바람 잦아 天桂交加淨復森(천계교가정부삼) : 하늘의 달빛 서로 어울려 맑고도 삼엄하다. 何處獨無繁好樹(하처독무번호수) : 어딘들 번성하고 좋은 나무야 없으랴마는 不常其德二三心(불상기덕이삼심) : 항상 그 덕은 두세 마음 갖지 않는 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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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황계증김경부(遊黃溪贈金敬夫)-조식(曺植) 홍계에 놀며 김경부에게 시를 보내다-조식(曺植)
莫恨秋容淡更疏(막한추용담갱소) : 가을 정경 조촐하다 한스러워 말라 一春留意未全除(일춘류의미전제) : 봄이 남긴 뜻 아직 모두 가시지는 않았어라. 天香滿地薰生鼻(천향만지훈생비) : 하늘의 향기 땅에 가득차 그 향기 코끝에 생겨나 十月黃花錦不如(십월황화금불여) : 시월의 국화꽃에는 비단도 비기지 못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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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별대곡(贈別大谷)-조식(曺植) 대곡에게 시를 주어 이별하다-조식(曺植)
出自北門同渡漢(출자북문동도한) : 북문으로 나와 함께 한강을 건넜으니 三同猶有姓非同(삼동유유성비동) : 세 가지는 같은데 성씨는 같지 않구나. 九皐鶴和曾心願(구고학화증심원) : 굽이진 골짜기에서 학이 화답하는 것 일찍 바랐는데 千里星分已道窮(천리성분이도궁) : 천리나 떨어져 별의 구분 이미 길이 막혔구나. 野水東流歸不返(야수동류귀불반) : 들판의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 되돌아오지 않고 塞雲南下去無從(새운남하거무종) : 변방의 구름은 남쪽으로 내려가 뒤쫓을 수 없구나. 丁寧白日相思意(정녕백일상사의) : 정녕 한낮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이야 魂夢慇懃他夜通(혼몽은근타야통) : 영혼이야 꿈 속에서라도 은근이 다른 날 밤 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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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련1(詠蓮1)-조식(曺植) 연꽃을 노래하다-조식(曺植)
華盖亭亭翠滿塘(화개정정취만당) : 꽃 봉우리 늘씬하고 푸른 잎이 연못에 가득 德馨誰與此生香(덕형수여차생향) : 후덕한 향기 누구와 더불어 이렇게 피어내리오. 請看黙黙淤泥在(청간묵묵어니재) : 보게나, 묵묵히 진흙 뻘 속에 있어도 不啻葵花向日光(불시규화향일광) : 해바라기가 해 따라 빛나는 것과 같지 않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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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련2(詠蓮2)-조식(曺植) 연꽃을 노래하다-조식(曺植)
只愛芙蕖柳下風(지애부거유하풍) : 다만 연꽃에 유하혜의 풍위 있음 사랑스러워 援而還止于潢中(원이환지우황중) : 손으로 당겨 보아도 연못 속에 있어라. 應嫌孤竹方爲隘(응혐고죽방위애) : 고죽군의 편협함이야 응당 싫어하겠지만 遠播淸香到老翁(원파청향도로옹) : 맑은 향기 멀리 퍼뜨려 늙은이에도 이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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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련(盆蓮)-조식(曺植) 분재 연-조식(曺植)
上園休許小桃誇(상원휴허소도과) : 상림원에서는 작은 복사꽃이 자랑 허락 마오 淤裡誰知君子花(어리수지군자화) : 진흙 뻘 속의 군자다운 꽃을 누가 알아주리오. 留得小盆涵養意(유득소분함양의) : 조그만 화분 얻어 담은 뜻은 暗香將月夜深和(암향장월야심화) : 은은한 향기는 밤이 깊어야 달빛과 어울리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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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촌로(訪村老)-조식(曺植) 시골 노인을 방문하다-조식(曺植)
黃流波上輕烟細(황류파상경연세) : 황강 물결 위로 가벼운 안개 끼고 白日窺中銀箭斜(백일규중은전사) : 밝은 해가 속을 보니 은빛 화살 비스듬하다. 谷口小溪開小室(곡구소계개소실) : 골짜 어귀 조그만 개울에 작은 집 지었는데 蹇驢時有野人過(건려시유야인과) : 절뚝거리는 나귀 타고 때때로 야인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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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송상(和寄宋相)-조식(曺植) 송상에게 화운하여 붙이다-조식(曺植)
泰嶽雲藏天柱峯(태악운장천주봉) : 높은 멧부리 구름에 천주봉 숨었다가 相公來到爲開容(상공래도위개용) : 상공이 돌아오니 얼굴을 드러내는구나. 山翁黍麥醺無類(산옹서맥훈무류) : 산골 늙은이 기장 술에 거나하게 취하여 對與高明未有窮(대여고명미유궁) : 고명한 분과 마주하니 그 심경이 무궁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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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별(贈別)-조식(曺植) 이별하며 주다-조식(曺植)
爲憐霜鬢促(위련상빈촉) : 귀밑머리가 빨리도 희어짐이 가여워 朝日上遲遲(조일상지지) : 아침 해는 늦게도 떠오르는구나. 東山猶有意(동산유유의) : 동산에다 오히려 뜻을 두고서 靑眼送將歸(청안송장귀) : 정다운 눈길로 돌아가는 그대를 전송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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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庭梨)-조식(曺植) 뜰의 배나무-조식(曺植)
半庭梨樹兩三株(반정리수양삼주) : 뜰 반쯤에 배나무 두세 그루 遮爲東陽擬木奴(차위동양의목노) : 무궁화와 함께 동쪽 햇볕 가린다. 無味一生全類我(무미일생전류아) : 덤덤한 한 평생 꼭 나와 비슷하니 世人應道學楊朱(세인응도학양주) : 세상 사람들 양주를 배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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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판서유길(贈鄭判書惟吉)-조식(曺植) 판서 정유길에게-조식(曺植)
君能還冀北(군능환기북) : 그대 북쪽으로 되돌아가는데 山鷓鴣吾南(산자고오남) : 산 자고새인 나는 남쪽에 산다. 名亭曰山海(명정왈산해) : 정자를 산해라고 이름했더니 海鶴來庭叅(해학래정참) : 바다의 학이 뜰로 찾아오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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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명루(鳳鳴樓)-조식(曺植) 봉명루-조식(曺植)
岐下遺音屬有樓(기하유음속유루) : 기산 아래 남은 소리 닿는 곳에 누각 있어 親賢樂利迄悠悠(친현락리흘유유) : 어진 사람 가까이 하고 이로움을 넉넉하구나. 自從矗石新開宇(자종촉석신개우) : 촉석루 따라 새 집 짓고나니 六六鳴隨上下流(육육명수상하류) : 봉황새 울며 따르며 위 아래로 흘러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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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조식(曺植) 무제-조식(曺植)
斯干日日樂靡違(사간일일락미위) : 이 물가 날마다 즐거워 마음 거스르지 않아 舍此談天未是奇(사차담천미시기) : 이곳 버리고 하늘을 말하는 건 기이하지 못하다. 智異三藏居彷佛(지이삼장거방불) : 지리산 삼장에서 사는 곳이 그럴 듯하나 武夷九曲水依俙(무이구곡수의희) : 무이구곡의 물은 아련하기만 하여라. 鏝墻瓦老風飄去(만장와로풍표거) : 잘 바른 담장과 기와도 오래되어 바람에 으스러지고 石路歧深馬自知(석로기심마자지) : 돌길은 갈라져도 깊어도 말은 절로 아는구나. 皓首重來非舊主(호수중래비구주) : 늙어 흰 머리로 다시 오니 옛 주인 아니고 一年春盡詠無衣(일년춘진영무의) : 한 해의 봄은 다 가는데 「無衣」를 읊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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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유감(觀書有感)-조식(曺植) 책을 본 감회-조식(曺植)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 반 이랑의 모난 못이 한 거울로 나타나니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 하늘 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 하는구나.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 이같은 맑음을 어찌 얻을 수 있었냐고 물으니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 원두에 살아 살아있는 물이 솟아나기 때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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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벽루(涵碧樓)-조식(曺植) 함벽루-조식(曺植)
喪非南郭子(상비남곽자) : 잃음을 남곽자 처럼 하지 못해도 江水渺無知(강수묘무지) : 강물은 아득하여 알지도 못하여라. 欲學浮雲事(욕학부운사) : 뜬 구름 같은 일들 배우려해도 高風猶破之(고풍유파지) : 높은 풍취가 오히려 그것을 깨어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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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건중(寄楗仲)-조식(曺植) 건중에게-조식(曺植)
冥鴻矯翼海南飛(명홍교익해남비) : 큰 기러기 높이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正値秋風木落時(정치추풍목락시) : 가을 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는 바로 그 때였다 滿地稻粱鷄騖啄(만지도량계무탁) : 땅에 가득한 벼 낟알을 닭들이 쪼는데 碧雲天末自忘飢( 벽운천말자망기) : 푸른 구름 하늘 가에 스스로 주림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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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복거(德山卜居)-조식(曺植) 덕산에 살면서-조식(曺植)
春山底處無芳草(춘산저처무방초) : 봄 산 아래라면 향기로운 풀 없으랴 只愛天王近帝居(지애천왕근제거) : 단지 천왕봉이 하늘에 가까 있음이 좋아라. 白手歸來何物食(백수귀래하물식) : 빈손으로 와서 무엇을 먹을까 十里銀河喫有餘(십리은하끽유여) : 십 리 긴 은하수 먹고도 남음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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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有感)-조식(曺植) 느끼어-조식(曺植)
忍飢獨有忘飢事(인기독유망기사) : 굶주림 참는 데는 굶주림 잊는 일 뿐 總爲生靈無處休(총위생령무처휴) : 모든 백성들은 쉴 곳이 완전히 없게 되었다 舍主眠來百不救(사주면래백불구) : 집 주인은 잠만 자고, 아무것도 구하지 못하니 碧山蒼倒暮溪流(벽산창도모계류) : 푸른 산의 푸르름이 저문 개울물에 드리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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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정우음(山海亭偶吟)-조식(曺植) 산해정에서 우연히 짓다-조식(曺植)
十里降王界(십리강왕계) : 왕이 탄생한 경계와는 십 리 길 長江流恨深(장강류한심) : 긴 강물에 흐르는 한이 깊어간다 雲浮黃馬島(운부황마도) : 대마도로 떠가는 구름 山導翠鷄林(산도취계림) : 푸른 계림으로 산이 뻗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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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음(地雷吟)-조식(曺植) 지뢰상괘를 읊다-조식(曺植)
易象分明見地雷(역상분명견지뢰) : 주역의 상은 분명히 지뢰괘상에 보이는데 人心何昧善端開(인심하매선단개) : 마음은 어찌 선의 실마리가 열림을 모르는가 祇應萌蘖如山木(기응맹얼여산목) : 싹트나옴이 오로지 우산의 나무 같나니 莫遣牛羊日日來(막견우양일일래) : 소나 양을 날마다날마다 오게 하지 말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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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조식(曺植) 제목 없이-조식(曺植)
服藥求長年(복약구장년) : 약을 먹어 장생을 구해도 不如孤竹子(불여고죽자) : 고죽군의 자식만 못하리라 一食西山薇(일식서산미) : 수양산 고사리를 한 캐어 먹고 萬古猶不死(만고유불사) : 만고토록 여전히 죽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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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죽산해정(種竹山海亭)-조식(曺植) 산해정에 대나무를 심으며-조식(曺植)
此君孤不孤(차군고불고) : 대나무는 고고해도 외롭지 않으니 髥叟則爲隣(염수칙위린) : 소나무가 그것의 이웃이 되었도다 莫待風霜看(막대풍상간) : 바람과 서리 칠 때를 기다리지 말라 猗猗這見眞(의의저견진) : 아름다운 이것에서 진리를 볼 수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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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漫成)-조식(曺植) 우연히 짓다-조식(曺植)
天風振大漠(천풍진대막) : 하늘의 바람 거대한 사막을 흔들고 疾雲紛蔽虧(질운분폐휴) : 흘러가는 구름은 천지를 덮어가린다 鳶騰固其宜(연등고기의) : 솔개의 날아오름은 당연하나 烏戾而何爲(오려이하위) : 까마귀 맞지 않게 울어대니 무얼 하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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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계폭포1(黃溪瀑布1)-조식(曺植) 황계폭포-조식(曺植)
投璧還爲壑所羞(투벽환위학소수) : 구슬을 던져도 골짜기에 부끄러울 정도 石傳糜玉不曾留(석전미옥불증류) : 암벽에는 구슬가루 머무른 적 없었도다 溪神謾事龍王欲(계신만사룡왕욕) : 계곡 신이 태만한 일로 용왕이 욕심 내어 朝作明珠許盡輸(조작명주허진수) : 아침에 만든 명월주를 다 싣고 가게 두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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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계폭포2(黃溪瀑布2)-조식(曺植) 황계폭포-조식(曺植)
懸河一束瀉牛津(현하일속사우진) : 달아맨 듯 한 물 한 줄기 은하처럼 쏟아지고 走石飜成萬斛珉(주석번성만곡민) : 구르 내린 돌은 갑자기 만 섬 옥돌로 되었구나 物議明朝無已迫(물의명조무이박) : 세상의 비판도 다음날 아침이면 이미 그치리니 貪於水石又於人(탐어수석우어인) : 물과 돌을 탐하고 나아가 또 사람을 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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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靑鶴洞)-조식(曺植) 청학동에서-조식(曺植)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 고독한 학, 구름 뚫고 천상으로 돌아가고 一溪流玉走人間(일계류옥주인간) : 한 줄기 맑은 개울, 옥같은 물결 인간계로 흘러온다 從知無累翻爲累(종지무루번위루) : 날개치며 날아감이 누 되는 누가 아님을 알아도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 마음 속에 담은 산과 강들, 나는 못보았다 말하리라 |
산중즉사1(山中卽事1)-조식(曺植) 산속에 읊다-조식(曺植)
從前六十天曾假(종전육십천증가) : 종전의 육십 년은 하늘이 빌려 주고 此後雲山地借之(차후운산지차지) : 차후의 구름 낀 산은 땅이 빌려 주었다 猶是窮塗還有路(유시궁도환유로) : 막다른 길에도 또다시 길 있으니 却尋幽逕採薇歸(각심유경채미귀) : 그윽한 오솔길을 찾아 고사리 캐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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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즉사2(山中卽事2)-조식(曺植) 산속에 읊다-조식(曺植)
日暮山童荷鋤長(일모산동하서장) : 석양에 산골 아이 호미 메고 서서 耘時不問種時忘(운시불문종시망) : 김맬 때를 묻지 않고, 심은 때도 잊었도다 五更鶴唳驚殘夢(오경학려경잔몽) : 깊은 밤, 학 울음에 새벽 꿈을 깨니 始覺身兼蟻國王(시각신겸의국왕) : 개미 나라 왕을 겸한 내 몸을 알게 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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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음옥산동(遊安陰玉山洞)-조식(曺植) 안음 옥산동에서 놀다-조식(曺植)
春風三月武陵還(춘풍삼월무릉환) : 삼월 봄바람 무릉도원에서 돌아오니 霽色中流水面寬(제색중류수면관) : 개인 하늘 빛에 흐르는 시냇물은 넓기도 하다 不是一遊非分事(불시일유비분사) : 한 번 노니는 일, 분수 는 일은 아니어도 一遊人世亦應難(일유인세역응난) : 인간 세상에서 한 번 노는 일이 응당 어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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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황강(贈黃江)-조식(曺植) 황강에게-조식(曺植)
思君霜月正離離(사군상월정리리) : 상월에 그대 생각하니 그리워라 新鴈時兼旅燕歸(신안시겸려연귀) : 기러기 새로 올 절후에 제비는 돌아간다 紅葉滿山全有色(홍엽만산전유색) : 단풍잎 산에 가득 하니, 온통 붉은 색 靑松留壑半無枝(청송류학반무지) : 골짜기에 남은 푸른 솔은 가지가 반쯤 없다 侵陵白髮愁爲橫(침릉백발수위횡) : 달려드는 백발에 근심은 뒤얽히고 鳴咽蒼生稔益飢(명인창생임익기) : 오열하는 백성들은 풍년에 더욱 굶주린다 果腹噎懷書不得(과복일회서불득) : 더러 붙은 배, 답답한 생각을 적을 수없으니 黃芚老子爾能知(황둔로자이능지) : 우직한 황강 노인네, 당신은 알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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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우옹환향(聞李愚翁還鄕)-조식(曺植) 이우옹이 귀향하였다는 소식을 듣고-조식(曺植)
山海亭中夢幾回(산해정중몽기회) : 산해정에서 꾼 꿈이 몇 번이던가 黃江老叟雪盈腮(황강로수설영시) : 황강 노인 두 뺨에 가득한 흰 눈 半生金馬門三到(반생금마문삼도) : 반평생 금마문에 세 번 이르러도 不見君王面目來(불견군왕면목래) : 임금님의 용안은 뵙지도 못하고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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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별대곡(贈別大谷)-조식(曺植) 대곡과 이별하며 주다-조식(曺植)
出自北門同渡漢(출자북문동도한) : 북문으로 나와 같이 한강을 건너니 三同猶有姓非同(삼동유유성비동) : 세 가지는 같은데 성씨는 다르구나 九皐鶴和曾心願(구고학화증심원) : 구곡 골짜기에서 학의 화답을 일찍이 바랐으나 千里星分已道窮(천리성분이도궁) : 길은 이미 막히고, 천 리 멀리 별자리 나누어졌다 野水東流歸不返(야수동류귀불반) : 들판의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 돌아오지 않고 塞雲南下去無從(색운남하거무종) : 변방의 구름은 남으로 내려가니 뒤좇을 수 없구나 丁寧白日相思意(정녕백일상사의) : 정녕코 한낮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 魂夢慇懃他夜通(혼몽은근타야통) : 다른 날, 꿈속에서라도 은근히 통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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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별이학사증영(贐別李學士增榮)-조식(曺植) 학사 이증영에게 주다-조식(曺植)
送君江月千尋恨(송군강월천심한) : 그대 보내려니, 강 위의 달도 천 길 한을 머금고 畵筆何能畵得深(화필하능화득심) : 그림으로 어찌 이 깊은 마음 그려낼 수 있겠는가 此面由今長別面(차면유금장별면) : 얼굴이야 이제부터 오랜 이별의 얼굴 되겠지만 此心長是未離心(차심장시미리심) : 마음이야 길이길이 결코 헤어지지 않는 마음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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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최현좌(贈崔賢佐)-조식(曺植) 최현좌에게 주다-조식(曺植)
金積烟雲洞(김적연운동) : 금적산 안개와 구름 낀 골짝 逢君雙涕流(봉군쌍체류) : 그대를 만나니 두 줄기 눈물 흐른다 憐君貧到骨(련군빈도골) : 그대 뼈에 사무친 가난이 가련하고 恨我雪渾頭(한아설혼두) : 내 서릿발 머리가 한스럽도다. 碧樹初經雨(벽수초경우) : 푸른 나무에 비가 막 지나가고 黃花正得秋(황화정득추) : 노란 국화는 바로 가을을 만났구나 還山抱白月(환산포백월) : 산에 돌아와 밝은 달을 끌어안고서, 魂夢付悠悠(혼몽부유유) : 내 혼과 꿈을 한가로음에 부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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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안(寄叔安)-조식(曺植) 숙안에게 부친다-조식(曺植)
梅上春候動(매상춘후동) : 매화나무 위엔 봄 기운 감돌고 枝間鳥語溫(지간조어온) : 가지 사이로 새 소리 따스하도다 海亭山月白(해정산월백) : 산해정에 산속 달이 밝은데 何以坐吾君(하이좌오군) : 어찌하면 나의 그대를 불러 앉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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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황강정사(題黃江亭舍)-조식(曺植) 황강정사에 제하다-조식(曺植)
路草無名死(로초무명사) : 길 가 풀은 이름 없이 죽어 가고 山雲恣意生(산운자의생) : 산속 구름은 자유로이 피어오른다 江流無限恨(강류무한한) : 강은 가없는 한을 흘려 보내어도 不與石頭爭(불여석두쟁) : 돌머리와는 다투어 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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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련(詠蓮)-조식(曺植) 연꽃을 노래함-조식(曺植)
只愛芙蕖柳下風(지애부거류하풍) : 다만 연꽃의 유하혜 기풍을 좋아하여 援而還止于潢中(원이환지우황중) : 손으로 당겨 봐도 연못 속에 그대로 있구나 應嫌孤竹方爲隘(응혐고죽방위애) : 응당 고죽군의 편협함이 싫어서 遠播淸香到老翁(원파청향도로옹) : 멀리서 맑은 향기 늙은이에게 퍼져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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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庭梨)-조식(曺植) 뜰의 배나무-조식(曺植)
半庭梨樹兩三株(반정리수량삼주) : 뜰 안 늘어진 배나무 두 세 그루 遮爲東陽擬木奴(차위동양의목노) : 동쪽 햇볕 가리니 귤나무 같도다 無味一生全類我(무미일생전류아) : 덤덤한 한평생 나와 꼭 같아 世人應道學楊朱(세인응도학양주) : 사람들은 양주를 배웠다고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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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정(鮑石亭)-조식(曺植) 포석정-조식(曺植)
楓葉鷄林已改柯(풍엽계림이개가) : 계림에 단풍잎 이미 나뭇줄기 변하여 甄萱不是滅新羅(견훤불시멸신라) : 견훤이 신라를 멸한 것이 아니었어라 鮑亭自召宮兵伐(포정자소궁병벌) : 포석정이 대궐 침입을 스스로 불러들여 到此君臣無計何(도차군신무계하) : 이 지경에는 군신도 다른 방도 없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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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황강정미(書李黃江亭楣)-조식(曺植) 이희안의 황강정 문미에 적다-조식(曺植)
子規誰與呌(자규수여규) : 두견새 누굴 위해 울부짖나 孤夢不能裁(고몽불능재) : 외로운 꿈 이룰 수 없도다 身世隍中鹿(신세황중록) : 신세는 구덩이 속 사슴 같고 行藏沙畔能(행장사반능) : 행장은 모래밭의 자라같도다 草邊多路去(초변다로거) : 풀 옆으론 많은 길이 나 있어 江上少人來(강상소인래) : 강가로는 오는 사람 적구나 複複芭蕉葉(복복파초엽) : 겹겹이 피어난 파초 잎 外開心未開(외개심미개) : 겉은 피어도 속은 아직 피지 못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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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병증조장원원(書釰柄贈趙壯元瑗)-조식(曺植) 칼 자루에 적어서 장원 조원에게 주다-조식(曺植)
离宮抽太白(이궁추태백) : 불 속에서 하얀 칼 뽑으니 霜拍廣寒流(상박광한류) : 서릿발 같은 빛 달까지 흐른다 斗牛恢恢地(두우회회지) : 넓고 넓은 하늘에 북두성과 견우성 神游刃不游(신유인불유) : 정신은 놀아도 칼날은 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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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부(原泉賦)-조식(曺植) 샘물의 노래-조식(曺植)
惟地中之有水(유지중지유수) : 땅 속에만 물이 있음은 由天一之生北(유천일지생북) : 천일이 북쪽에서 생기게 하기 때문이네 本於天者無窮(본어천자무궁) : 하늘에 근본을 둔 것은 무궁하나니 是以行之不息(시이행지불식) : 이 때문에 흐름이 그치지 않는다네 徵一泉之觱沸(징일천지필비) : 한 샘물이 솟아오름을 겪어보면 異杯水之坳覆(이배수지요복) : 잔속에 고인 물과는 다르다네 縱初原之涓涓(종초원지연연) : 처음에는 졸졸 흐르는 물에서 나오지만 委天地而亦足(위천지이역족) : 천지를 다 적셔도 넉넉하다네 非有本則不然(비유본칙불연) : 근본이 없다면 그렇지 아니 하니 類人身之運血(류인신지운혈) : 사람 몸에 피가 도는 것과 같다네 或一暫之止息(혹일잠지지식) : 혹시 잠시라도 멈추게 되면 天地亦有時而潰裂(천지역유시이궤열) : 천지의 질서도 때로 파괴된다네 同不死於谷神(동불사어곡신) : 곡신이 영원히 죽지 않음과 같아 實氣母之沆瀣(실기모지항해) : 실로 기모의 항해(沆瀣)와 같다네 故祀典之崇本(고사전지숭본) : 그러므로 제사의 숭상하받는 근본이라 必先河而後海(필선하이후해) : 반드시 황하에 먼저 하고 바다에는 뒤로 한다네 思亟稱於宣尼(사극칭어선니) : 공자가 자주 물에 대해 일컬었음을 생각하니 信子輿之心迪(신자여지심적) : 맹자의 마음의 자취를 믿을 만하다네 推洊水於習坎(추천수어습감) : 웅덩이를 채꾸고 흘러가감을 미루어 보니 宜德行之素積(의덕행지소적) : 덕행을 평소에 쌓음이 마땅하다네 究人事之下行(구인사지하행) : 생활에서 실천할 일을 연구해봄이 根天理之上達(근천리지상달) : 오묘한 천리에 도달하는 근본이 된다네 萬理具於性本(만리구어성본) : 온갖 이치가 다 본성에 갖춰져 混潑潑而活活(혼발발이활활) : 운용에 따라 모두가 활발해진다네 隨取用而有餘(수취용이유여) : 필요에 따라 취하여도 남음이 있어 猶窟宅之生出(유굴택지생출) : 마치 지하에서 솟아나오는 것과 같다네 合川流而敦化(합천류이돈화) : 냇물에 합쳐져 무궁한 조화를 이룬니 皆大本之充實(개대본지충실) : 모두가 근본의 충실한 열매이라네 配悠久於博厚(배유구어박후) : 무궁한 덕은 광박함과 심후함에 대비되니 歸萬殊於一極(귀만수어일극) : 만물의 다양함이 한 가지 이치로 귀결된다네 是誠者之自然(시성자지자연) : 이는 지극한 정성이 자연스레 나타나는 것이라 河漢浩而莫測(하한호이막측) : 은하수처럼 아득하여 헤아릴 수 없다네 濬不喩於天淵(준불유어천연) : 깊은 뜻은 높은 하늘 깊은 연못에도 비유할 수 없어 但魚躍之洋洋(단어약지양양) : 다만 물고기가 자유롭게 뛰노는 양양함이네 發大原於崑崙(발대원어곤륜) : 큰 근원이 곤륜산에서 발원하여 彌六合其無方(미육합기무방) : 온 천지 사방에 가득 퍼져 방향이 없다네 巨浸稽天而漫汗(거침계천이만한) : 큰 물결 하늘에 닿아 도도히 흘러가면 曾不撓以使濁(증불요이사탁) : 결코 물길을 바꾸어 흐리게 할 수 없다네 火輪燋土而爀烈(화륜초토이혁렬) : 태양이 땅을 태워 강력히 내리쬐면 庸詎殺其一勺(용거살기일작) : 누가 한 바가지 물로 그 기세를 꺾겠는가 而君子之致曲(이군자지치곡) : 따라서 군자는 극진함에 이르나니 尤有大於立本(우유대어입본) : 근본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네. 學不積則不厚(학불적칙불후) : 학문이란 쌓지 않으면 두터워지지 않으니 等聚溲而海問(등취수이해문) : 비유컨대 오줌을 받아놓고 바다에 물음과 같다네 苟靈根之不渴(구영근지불갈) : 진실로 신령한 뿌리 마르지 않음이 있다면 沃九土其難涸(옥구토기난학) : 천하를 적시고도 마르기 어려우리라 見寒泉之勿幕(견한천지물막) : 차가운 샘물의 덮지 않은 것을 보면 人百橰其猶若(인백고기유약) : 사람이 아무리 퍼내어도 여전하도다 戒曰(계왈) : 경계하여 이르노니 心以應事(심이응사) : 마음으로 세상 만사에 대응하면 百感搖挑(백감요도) : 온갖 감정이 마음을 흔들고 돋운다네 學以爲本(학이위본) : 학문으로 근본을 삼으면 感罔能擾(감망능요) : 물욕의 감정이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네 可汨則無本(가골칙무본) : 물욕의 감정에 빠져 버리면 근본이 없어지고 可擾則用熄(가요칙용식) : 물욕의 감정에 흔들리면 쓰임이 없어진다네 敬以涵源(경이함원) : 경으로써 그 근원을 함양하고 本乎天則(본호천칙) : 하늘의 법칙에 근본해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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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王峰(천왕봉)-曺植(조식) 천왕봉-曺植(조식)
請看千石鐘(청간천석종) : 천 석 되는 큰 종을 보고 싶다 하니 非大扣無聲(비대구무성) : 큰 종채가 아니면 쳐도 울리지 않는다네 萬古天王峰(만고천왕봉) : 만고의 천왕봉은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 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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浴川(욕천)-曺植(조식) 냇물에 몸씻기-曺植(조식)
全身四十年前累(전신사십년전루) : 온몸에 쌓인 사십년 동안 허물은 千斛淸淵洗盡休(천곡청연세진휴) : 천석 맑은 못물에 모두 씻어 버리네 塵土倘能生五內(진토당능생오내) : 티끌이 만약 오장에 생겨 있다면 直今刳腹付歸流(직금고복부귀류) : 비금 바로 배를 갈라 저 물에 띄워 보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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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德山溪亭柱(제덕산계정주)-曺植(조식) 덕산 개울 정자 기둥에 시를 지어 적다-曺植(조식)
請看千石鍾(청간천석종) : 천석들이 저 큰 종을 좀 보게 非大扣無聲(비대구무성) : 크게 두들기지 않고서는 전혀 소리 안 나겠네. 爭似頭流山(쟁사두류산) : 그렇지만 저 두류산과 겨루어본다면 天鳴猶不鳴(천명유부명) : 주류산은 하늘이 울려도 울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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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山卜居(덕산복거)-曹植(조식) 덕산에서 살며-曹植(조식)
春山底處无芳草(춘산저처무방초) : 봄 산 아래쪽은 꽃다운 풀 없을까 只愛天王近帝居(지애천왕근제거) : 천제 사는 곳과 가까워 천왕봉만 좋아한다네. 白手歸來何物食(백수귀래하물식) : 맨손으로 돌아와 무얼 먹고 살까 銀河十里喫猶餘(은하십리끽유여) : 은하수 같은 십 리 물은 마시고도 남는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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漫成(만성)-曹植(조식) 뜻 없이 시를 짓다-曹植(조식)
半日雲中是赤誠(반일운중시적성) : 구름에 가린 반만 보이는 해 같은 심정 一生難許入承明(일생난허입승명) : 평생 동안 임금의 부름 얻기 어려웠네. 方知巢許無全節(방지소허무전절) : 소부와 허유도 완전히 절개를 지키지는 못하고 自是箕山做得成(자시기산주득성) : 기산에 와서야 몸을 닦은 것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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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亭偶吟(강정우음)-曺植(조식)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지다-曺植(조식)
臥疾高齋晝夢煩(와질고재주몽번) : 병으로 높은 정자에 누우니 낮 꿈이 어지럽고 幾重雲樹隔桃源(기중운수격도원) : 몇 겹이나 구릅 낀 나무숲, 도원이 저기네 新水淨於靑玉面(신수정어청옥면) : 눈 녹아 흐르는 물 푸른 옥보다 맑고 爲憎飛燕蹴生痕(위증비연축생흔) : 얄미워라, 제비여! 일부러 툭 차서 자국을 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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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偶吟)-조식(曹植) 우연히 지은 시-조식(曹植)
人之愛正士(인지애정사) : 사람들이 옳은 선비 좋아하는 것이 好虎皮相似(호호피상사) : 호랑이 껍질을 좋아하는 것과 같아 生前欲殺之(생전욕살지) : 살아 있을 때는 죽이고 싶지만 死後方稱美(사후방칭미) : 죽은 뒤에는 훌륭하다 칭찬한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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