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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李滉(이황) 다수

 

이황(李滉)

1. 생몰 1501-1570(연산군7-선조4)

2. 급제 - 27세 1527년(중종 22) 진사시에 합격 - 28세 1528년(중종 23) 성균관에 들어가 다음해 사마시에 급제 - 33세 1534년(중종 29) 식년시(式年試) 을과1(乙科1)

3. 암행어사 연보 - 41세 1542년(중종 37) 충청도 어사로 제수하다

4. 관련 기록 ≪중종 097 37/03/19(기해). 임열ㆍ이황ㆍ민전ㆍ김저 등을 어사로 제수하다≫ 종이 쪽지에 임열(任說)ㆍ이황(李滉)ㆍ민전(閔殺)ㆍ김저(金率) 등의 이름을 적어 정원에 내리면서 일렀다. “전에 농사가 더욱 흉작인 각 도에 어사를 보내어 적간(摘奸)하였는데 너무 일렀던 것 같다. 올해는 근고에 없던 흉년이다. 3월 보름 이후부터 5월 보름 이전까지가 흉년 구제 시책이 가장 긴요한 때인만큼 적절한 조치를 못하면 그 피해가 크다. 안사언은 흉년 구제 시책을 태만히 한 까닭에 파직하였지만 그 밖에도 구제 시책을 부지런하게 펴지 않은 수령은 한둘이 아니다. 4개 도가 더욱 심한데 시종(侍從)중에서 가려 보낼 것이니, 암행 어사처럼 분주하게 돌아다니지 말 것이며 도종(徒從)이나 음식은 되도록 간략하게 하라. 험하고 외딴 마을까지 샅샅이 방문하여, 떠도는 자는 몇 명이고 굶어 죽은 자는 몇 명이며, 진휼해서 목숨을 살린 자는 몇 명이고 굶주려서 죽게 된 자는 몇 명이며, 어느 수령은 성심껏 구휼하고 어느 수령은 진휼을 게을리 하는가 따위의 일을 탐문해서 온다면 내가 친히 본 것이나 다름없으며, 백성들 또한 나의 진념이 깊은 줄을 알 것이다. 이 사람들을 명초하여 말하라.” 【원전】 18 집 562 면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구휼(救恤) ≪중종 097 37/03/19(기해). 임열ㆍ이황ㆍ김저ㆍ민전을 어사로 파견하다≫ 드디어 임열을 전라도로, 이황을 충청도로, 김저를 경상도로, 민전을 경기도로 각각 보냈다. 【원전】 18 집 562 면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구휼(救恤) (자료 : 조선왕조실록, 원문번역 민족문화추진회)

 

 

 

 

 

鴨綠天塹(압록천참)-李滉(이황)
압록강은 천연의 해수라네-李滉(이황)

日暮邊城獨倚闌(일모변성독의란) : 저물어 변방 성 난간에 홀로 기대니
一聲羌笛戍樓間(일성강적수루간) : 한줄기 오랑캐 피리소리 수루에 들려온다.
憑君欲識中原界(빙군욕식중원계) : 그대에게 장안의 소식을 부탁하니
笑指長江西岸山(소지장강서안산) : 웃으며 긴 강의 서쪽 언덕을 가리킨다.

 

 

威化島(위화도)-李滉(이황)
위화도-李滉(이황)

麗季狂謀敢逆天(여계광모감역천) : 고려 말에 무모하게 역천을 꾀했으나
飛龍京會尙田淵(비룡경회상전연) : 비룡의 맑은 빛이 모여 오히려 못처럼 깊도다.
自從神勸回旌後(자종신권회정후) : 천신의 도움으로 군사를 되돌린 후로
東海春融萬萬年(동해춘융만만년) : 동해나라 봄의 어울림 억 만 년을 이어가리

 

 

感春(감춘)-李滉(이황)
봄에 느끼어-李滉(이황)

淸晨無一事(청신무일사) : 맑은 마침 다른 일 없어
披衣坐西軒(피의좌서헌) : 옷을 입고 서헌에 앉았다.
家僮掃庭戶(가동소정호) : 어린 종은 뜰을 슬고
寂廖還掩門(적료환엄문) : 심심하여 도로 문을 닫는다.
細草生幽砌(세초생유체) : 가는 풀들 섬돌에 돋아나고
佳樹散芳園(가수산방원) : 나무는 향기로운 정원에 흩어져 있다
杏花雨前稀(행화우전희) : 살구꽃은 비에 떨어져 드물고
桃花夜來繁(도화야래번) : 복사꽃은 밤사이 활짝 피었구나.
紅櫻香雪飄(홍앵향설표) : 붉은 벚꽃 눈처럼 휘날리고
縞李銀海飜(호리은해번) : 흰 오얏꽃은 은빛 바다인 듯 뒤척인다.
好鳥如自矜(호조여자긍) : 새들은 뽐내고
閑關哢朝暄(한관롱조훤) : 한가로운 문빗장에서 아침을 지저귄다.
時光忽不留(시광홀불류) :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幽懷悵難言(유회창난언) : 가슴 속 그윽한 회포는 서글퍼 말하기 어렵구나.
三年京洛春(삼년경낙춘) : 삼년동안의 서울 봄은
局促駒在轅(국촉구재원) : 멍에 맨 망아지처럼 움츠렸도다.
悠悠竟何益(유유경하익) : 아득한 세월 끝내 무슨 보탬이 되었는지
日夕愧國恩(일석괴국은) : 아침저녁으로 나라의 은혜에 부끄럽기만 하다.
我家淸洛上(아가청락상) : 나의 집은 맑은 낙동강 상류에 있어
熙熙樂閑村(희희락한촌) : 한가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라네.
隣里事東作(인이사동작) : 이웃 고을에서 봄 농사일 하면
鷄犬護籬園(계견호리원) : 닭과 개가 울타리를 지켜준다.
圖書靜几席(도서정궤석) : 책 놓인 깨끗한 상에 있으려니
煙霞映川原(연하영천원) : 강과 언덕은 봄 안개와 노을에 빛난다.
溪中魚與鳥(계중어여조) : 냇가에는 고기와 새들이 있고
松下鶴與猿(송하학여원) : 소나무 아래에는 학과 원숭이가 노는구나.
樂哉山中人(락재산중인) : 좋아라, 산 속 사람들이여
言歸謀酒奠(언귀모주전) : 나도 사직을 청하여 고향 돌아가 술잔이나 나누리라.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李滉(이황)
달밤에 도산에서 매화를 읊다-李滉(이황)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 혼자 산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고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 매화나무 끝에 달이 떠올라 이제 막 둥글어지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 반드시 다시 미풍이 불어오지 않아도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 맑은 향기 뜰에 가득하네
步屧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 나막신 신고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을 따라오고
梅邊行繞幾回巡(매변행요기회순) : 매화 곁을 거닐며 돈 것이 몇 번이던가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 밤 깊도록 앉아 있어 돌아갈 일 잊고있는데
香滿衣布影滿身(향만의포영만신) :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晩發梅兄更識眞(만발매형갱식진) : 늦게 피는 매화꽃, 참 뜻을 새삼 알겠네
故應知我怯寒辰(고응지아겁한진) : 일부러 내가 추위에 약한 것을 알아서 겠지
可憐此夜宜蘇病(가련차야의소병) : 가련하다, 이 밤 내 병이 나을 수만 았다면
能作終宵對月人(능작종소대월인) : 밤새도록 달만 보고 있겠네

 

 

春日閑居2(춘일한거2)-李滉(이황)
한가한 봄날에-李滉(이황)

不禁山有亂(불금산유난) : 산에 여기저기 꽃피는 것 말릴 수 없어
還憐徑草多(환련경초다) : 여기 저기 불어난 길가의 풀 더욱 아까워라
可人期不至(가인기부지) : 온다고 약속한 사람 오지 않으니
奈此緣樽何(내차연준하) : 이 녹음 속에 놓여진 술 항아리를 어찌하나

 

 

溪堂偶興(계당우흥)-李滉(이황)
개울 초당에서-李滉(이황)

掬泉注硯池(국천주연지) : 샘물 떠다가 벼루에 부어
閑坐寫新詩(한좌사신시) : 한가히 앉아서 시를 짓노라
自適幽居趣(자적유거취) : 스스로 만족하며 한가롭게 사는 멋
何論知不知(하논지부지) : 남이야 알던 말든 무슨 말을 하리오

 

 

차우인운(次友人韻)-이황(李滉)
친구의 운을 빌어-이황(李滉)

性癖常耽靜(성벽상탐정) : 항상 조용함을 즐김이 나의 성벽
形骸實怕寒(형해실파한) : 체구는 허약하여 추위도 못참는다오
松風關院聽(송풍관원청) : 솔바람 소리 들으며
梅雪擁爐看(매설옹로간) : 눈 쌓인 매화나무 화로 끼고 본다오
世味衰年別(세미쇠연별) : 세상 재미 늙어서는 또 달라지는 것
人生末路難(인생말로난) : 인생 말로 정말 어렵도다
悟來成一笑(오내성일소) : 깨달으면 모든 일 한 바탕 웃음거리
曾是夢槐安(증시몽괴안) : 난 지난 날 허망한 꿈을 꾸고 있었소

 

 

월영대(月影臺)-이황(李滉;1501-1570)
월영대-이황

老樹奇巖碧海堧(노수기암벽해연) : 오래된 나무, 기이한 바위의 푸른 바다 공터에
孤雲遊跡總成烟(고운유적총성연) : 최고운 노닌 자취 다 연기가 되었구나
只今唯有高臺月(지금유유고대월) : 지금은 다만 높은 누대에 달만 떠있고
留得精神向我傳(유득정신향아전) : 정신만 여기 남아, 나에게 전해오네

 

 

부벽루(浮碧樓)-이황(李滉;1501-1570)
부벽루-이황

永明寺中僧不見(영명사중승부견) : 영명사에 스님은 보이지 않고
永明寺前江自流(영명사전강자류) : 절 앞에는 강물만 흘러가네
山空孤塔立庭際(산공고탑립정제) : 산은 고요하고 뜰에는 탑만 우뚝 서 있고
人斷小舟橫渡頭(인단소주횡도두) : 나루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조각배만 매어있네
長天去鳥欲何向(장천거조욕하향) : 높은 하늘을 날아가는 저 새는 어디로 가나
大野東風吹不休(대야동풍취부휴) : 넓은 들에 봄바람은 끝없이 불어오네
往事微茫問無處(왕사미망문무처) : 지난일 아득하여 물을 곳 없고
淡煙斜日使人愁(담연사일사인수) : 뿌연 연기 속의 석양은 사람을 수심케 하네

 

 

칠월기망(七月旣望)-이황(李滉)
7월 16일-이황(李滉)

野曠天高積雨晴(야광천고적우청) : 들판 휑하고 하늘은 높고 장마비 개고
碧山環帶翠濤聲(벽산환대취도성) : 푸른 산이 둘러싸고 푸른 물결소리 들린다.
故知山水無涯興(고지산수무애흥) : 짐짓 자연의 끊없는 흥취 알겠노니
莫使無端世累攖(막사무단세루영) : 무단한 세상의 일들로 구속하지 말게 하라.

 

 

과길선생여(過吉先生閭)-이황(李滉)
길재 선생의 정려각을 지나며-이황(李滉)

朝行過洛水(조행과락수) : 아침에 걸어서 낙동강을 지나니
洛水何漫漫(낙수하만만) : 강물은 어찌 그리도 유유히 흐르는가.
午憩望鰲山(오게망오산) : 낮에 쉬어가며 금오산 바라보니
鰲山鬱盤盤(오산울반반) : 금오산은 울창하게 서리어 있어라.
淸流徹厚坤(청류철후곤) : 맑은 물은 땅 속 깊이 스미고
峭壁凌高寒(초벽능고한) : 깎은 듯한 절벽은 높이 솟아 차가워라.
有村名鳳溪(유촌명봉계) : 동네 하나 있어 봉계동이라 하니
乃在山水間(내재산수간) : 바로 산과 물 사이에 자리 잡았어라.
先生晦其中(선생회기중) : 선생께서 이곳에 숨어사셨는데
表閭朝命頒(표려조명반) : 정문을 세우라는 나라 명령 내렸어라.
大義不可撓(대의불가요) : 대의를 위해서야 흔들림이 있을까
豈曰辭塵寰(기왈사진환) : 어찌 세상을 등졌다고 말을 하리오.
千載釣臺風(천재조대풍) : 천여 년을 불어온 조대의 바람
再使激東韓(재사격동한) : 다시 우리나라 선비들 감격하게 했어라.
扶持已無及(부지이무급) : 나라를 붙들기엔 이미 어쩔 수 없지만
植立永堅完(식립영견완) : 충절을 세웠으니 영원히 굳건하여라.
丈夫貴大節(장부귀대절) : 대장부는 대의를 소중하게 여겼으나
平生知者難(평생지자난) : 평생에 알아 본 사람 누구 있었던가.
嗟爾世上人(차이세상인) : 아, 이 세상 사람들이여
愼勿愛高官(신물애고관) : 신중히 생각하여 높은 벼슬만 좋아 말라

 

 

숙청풍한벽루(宿淸風寒碧樓)-이황(李滉)
청풍 한벽루에 묵으며-이황(李滉)

半生堪愧北山靈(반생감괴북산령) : 반평생 지난 일이 북산의 령에 부끄럽고
一枕邯鄲久未醒(일침감단구미성) : 베개 속 청운의 꿈은 아직도 못 깨었어라.
薄暮客程催馹騎(박모객정최일기) : 황혼의 타향 길에 역말을 달리는데
淸宵仙館對雲屛(청소선관대운병) : 맑은 밤 선관에서 구름 병풍 마주했어라.
重遊勝地如乘鶴(중유승지여승학) : 경치 좋은 땅에 다시 노니 학 탄 것 같아
欲和佳篇類點螢(욕화가편류점형) : 좋은 시에 화답하려니 반딧불 켜진 듯 하여라.
杜宇聲聲何所訴(두우성성하소소) : 두견의 슬픈 울음, 무슨 하소인지
梨花如雪暗空庭(리화여설암공정) : 눈 빛 같은 배꽃이 빈 뜰에 몰래 피었어라

 

 

위화도(威化島)-이황(李滉)
위화도-이황(李滉)

麗季狂謀敢逆天(여계광모감역천) : 고려 말의 헛된 꾀, 감히 하늘을 거역하랴
飛龍景會尙田淵(비룡경회상전연) : 비룡이 기회 얻음은 숨은 덕 쌓음이어라.
自從神勸回旌後(자종신권회정후) : 신의 권고 따라서 깃발 돌린 뒤부터
東海春融萬萬年(동해춘융만만년) : 우리 땅에는 봄빛 무르익어 억만 년 이어가리라.

 

 

호상원정우출효강절체(湖上園亭偶出效康節體)-이황(李滉)
호상의 원정에서 우연히 나와 소강절의 시체를 본 받아 짓다-이황(李滉)

何限名園漢水頭(하한명원한수두) : 어찌 한강수 머리에만 좋은 동산 있을까
閒來無處不堪遊(한래무처불감유) : 한가한 몸이라면 어디 간들 놀 곳 없으리오.
白魚切玉家家興(백어절옥가가흥) : 옥을 자른 듯 가는 회에 집집마다 흥겹고
黃菊排金院院秋(황국배금원원추) : 누런 국화 금을 늘어놓은 듯 뜰마다 가을이라.
酌酒喜臨高榭豁(작주희림고사활) : 술잔 잡고 즐거이 올라보니 높은 정자 시원하고
題詩愛向曲闌幽(제시애향곡란유) : 시를 지어 굽은 난간 향하여 그윽함을 좋아했다.
更知易厭紅裙醉(갱지이염홍군취) : 붉은 치마에 술 취함도 쉽게 싫어짐을 알 것이니
要學沙鷗浩蕩吟(요학사구호탕음) : 해오라기 호탕하게 노는 모습을 배워야 하겠다.

 

 

과청평산유감(過淸平山有感)-이황(李滉)
청평산을 지나는 감회-이황(李滉)

峽束江盤棧道傾(협속강반잔도경) : 협곡에 묶인 다리 골짜기에 비겨있고
忽逢雲外出溪淸(홀봉운외출계청) : 구름 밖에서 만나 맑은 개울물로 흘러나오네.
至今人說廬山社(지금인설려산사) : 지금까지 사람들은 <여산사>를 말했지만
是處君爲谷口耕(시처군위곡구경) : 임께서는 이곳에서 곡구 밭을 갈았다네.
白月滿空餘素抱(백월만공여소포) : 공중에 가득한 달빛은 남은 마음 품고
晴嵐無跡遣浮榮(청람무적견부영) : 갠 날 산기운 자취 없이 헛된 영화 씻었네.
東韓隱逸誰修傳(동한은일수수전) : 우리나라 숨은 선비를 누가 적어 전할까
莫指微疵屛白珩(막지미자병백형) : 사소한 티 있다하여 흰 구슬을 버리지 말라.

 

 

주성지리(州城地利)-이황(李滉)
의주성의 지리-이황(李滉)

雉堞峩峩地勢雄(치첩아아지세웅) : 성가퀴는 높고 지세도 웅장하여
分疆遼左壓山戎(분강료좌압산융) : 요동 왼편 경계 나눠 산 오랑캐를 눌렀다.
國門鎖鑰如天設(국문쇄약여천설) : 나라 관문에 자물쇠 하늘이 마련한 듯,
長得平安報夕烽(장득평안보석봉) : 평화로운 소식 저녁 봉우리에 길이 전한다.

 

 

우유신번현(雨留新蕃縣)-이황(李滉)
비 만나 신번현에서 묵으며-이황(李滉)

已見中秋月欲虧(이견중추월욕휴) : 중추의 달을 바라보니 기울어가고
南州行客尙逶遲(남주행객상위지) : 남녘 고을로 떠난 나그네 머뭇거린다.
紅雲北闕三千里(홍운북궐삼천리) : 붉은 구름 대궐에서 삼천리나 되고
白髮高堂十二時(백발고당십이시) : 백발의 어머님 밤낮으로 못 잊겠다.
醉別故人風挽袖(취별고인풍만수) : 옛 벗과 이별하니 바람이 소매를 잡고
愁吟孤館雨催詩(수음고관우최시) : 객관에서 시 읊으니 비는 시를 재촉한다.
徒令倦僕知飢渴(도령권복지기갈) : 부질없이 마부가 기갈 느끼게 했으니
屈指歸程倂日期(굴지귀정병일기) : 손꼽아 돌아갈 길, 이틀을 하루로 잡는다.

 

 

압록천참(鴨綠天塹)-이황(李滉)
압록강 요새에서-이황(李滉)

日暮邊城獨倚闌(일모변성독의란) : 해 저무는 변방에서 홀로 난간에 기대니
一聲羌笛戍樓間(일성강적수루간) : 한 가닥 오랑캐 피리소리 수루에 들려온다.
憑君欲識中原界(빙군욕식중원계) : 그대에게 부탁하노니, 중국 국영이 어딘가
笑指長江西岸山(소지장강서안산) : 웃으면서 긴 강 서편 언덕의 산을 가리킨다

 

 

산천형세(山川形勢)-이황(李滉)
산천의 형세-이황(李滉)

龍淵雲氣曉凄凄(용연운기효처처) : 용연 못 구름 기운에 새벽이 쓸쓸하고
鶻峀摩空白日低(골수마공백일저) : 작서봉 높이 솟아 밝은 해가 낮아 보인다.
坐待山城門欲閉(좌대산성문욕폐) : 산성에 앉아 보니 성문은 닫히려 하는데
角聲吹度大江西(각성취도대강서) : 피리 소리 불리어 큰 강 서쪽을 건너간다.

 

 

답청등하산(踏靑登霞山)-이황(李滉)
푸른 풀 밟으려 자하산에 올라-이황(李滉)

踏靑幽徑草茸茸(답청유경초용용) : 답청 가는 깊은 골짝 길에 풀 무성한데
來上霞山坐碧峰(래상하산좌벽봉) : 자하산에 올라와 푸른 봉우리에 앉았다.
萬樹欲花春漠漠(만수욕화춘막막) : 나무마다 꽃 피려나 봄은 아득한데
一山將暮翠重重(일산장모취중중) : 온 산이 저물려니 봉마다 푸른빛이다.
舊遊京國渾如夢(구유경국혼여몽) : 지난날 서울 일들은 아련히 꿈 같고
新卜田園只自農(신복전원지자농) : 새로 밭 마련하여 직접 농사지으련다.
曲水佳辰當遏密(곡수가신당알밀) : 굽이굽이 물 흐르는 좋은 때에 국상을 당해
題詩回首涕霑胸(제시회수체점흉) : 시 짓고 돌아다보니 눈물이 가슴을 적신다

 

 

월란사화서림원시운(月瀾寺和西林院詩韻)-이황(李滉)
월란사에 묵으면서 주자의 서림원 시운에 화답한 시-이황(李滉)

似與春山宿契深(사여춘산숙계심) : 봄 산과 묵은 약속 깊었던가
今年芒屩又登臨(금년망교우등림) : 올해도 짚신 신고 또 올라본다.
空懷古寺重來感(공회고사중래감) : 쓸쓸히 옛 절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고
詎識林中萬古心(거식림중만고심) : 숲 속 오랜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을까.
從師學道寓禪林(종사학도우선림) : 스승 따라 도 배우려 선림에 머무니
壁上題詩感慨深(벽상제시감개심) : 벽에 붙인 시구에 감개가 깊어진다.
寂寞海東千載後(적막해동천재후) : 적막한 우리나라 천년 세월 지난 뒤
自憐山月映孤衾(자련산월영고금) : 산에 솟은 달 이불에 비춰 어여쁘다.

 

 

반타석(盤陀石)-이황(李滉)
반타석-이황(李滉)

黃濁滔滔便隱形(황탁도도편은형) : 누렇고 탁한 도도한 물결에 문득 형체를 숨겼다가
安流帖帖始分明(안류첩첩시분명) : 잔잔한 물살 흐르면 비로서 분명히 나타낸다.
可憐如許奔衝裏(가련여허분충리) : 사랑스러워라, 날뛰며 부딪치는 물결 속에서
千古盤陀不轉傾(천고반타불전경) : 천고부터 반타석은 구르거나 기울어지지 않았다.

 

 

도산모춘우음(陶山暮春偶吟)-이황(李滉)
도산에서 늦봄에 우연히 읊다-이황(李滉)

浩蕩春風麗景華(호탕춘풍려경화) : 호탕한 봄바람과 화사한 경치인데
蔥瓏佳木滿山阿(총롱가목만산아) : 파아랗고 영롱한 나무가 산자락에 가득하여라.
一川綠水明心鏡(일천록수명심경) :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 밝히는 거울인데
萬樹紅桃絢眼霞(만수홍도현안하) : 만 그루 붉은 복사꽃은 눈을 어리는 노을이어라.

 

 

유춘영야당(游春詠野塘)-이황(李滉)
봄놀이에 들판 연못을 읊다-이황(李滉)

露草夭夭繞水涯(로초요요요수애) : 싱싱한 이슬 맺힌 풀이 곱게 물가를 둘러
小塘淸活淨無沙(소당청활정무사) : 작은 연못은 맑고도 깨끗해 모래 하나 없어라.
雲飛鳥過元相管(운비조과원상관) : 구름 날고 새 지나감은 원래 서로 관계되니
只怕時時燕蹴波(지파시시연축파) : 다만 때때로 제비가 물결을 차는 것이 두려워라.

 

 

춘일한거6(春日閒居6)-이황(李滉)
한가한 봄날에-이황(李滉)

綠染千條柳(녹염천조류) : 푸른 가닥 천 줄기 버들
紅燃萬朶花(홍연만타화) : 만 송이 꽃이 붉고 환하다.
雄豪山雉性(웅호산치성) : 웅장하고 호방한 산 꿩의 본능
奢麗野人家(사려야인가) : 화려하고 곱사한 시골집이 보인다.

 

 

춘일한거4(春日閒居4)-이황(李滉)
한가한 봄날에-이황(李滉)

山田宜菽粟(산전의숙속) : 산 속 밭엔 콩과 조
藥圃富苗根(약포부묘근) : 약초밭에는 싹과 뿌리.
北彴通南彴(북박통남박) : 남북에 이어진 돌다리
新村接舊村(신촌접구촌) : 나란히 붙어있는 신촌과 구촌.

 

 

춘일한거3(春日閒居3)-이황(李滉)
한가한 봄날에-이황(李滉)

水聲含洞口(수성함동구) : 동구 밖에 들리는 물소리
雲氣帶山腰(운기대산요) : 산 중턱에 구름 서린다.
睡鶴沙中立(수학사중립) : 모랫벌에 선채로 잠자는 학
驚鼯樹上跳(경오수상도) : 놀란 다람쥐 나무 위로 오른다.

 

 

춘일한거1(春日閒居1)-이황(李滉)
한가한 봄날에-이황(李滉)

昨日雲垂地(작일운수지) : 어제는 구름이 땅에 드리웠는데
今朝雨浥泥(금조우읍니) : 오늘 아침은 비가 진흙땅을 적신다.
開林行野鹿(개림행야록) : 숲을 헤피고 들길을 다니는 사슴
編柳卻園雞(편류각원계) : 버드나무 엮어두니 뜰 안의 닭 같다.

 

 

성주이황어십미(城主以黃魚十尾)-김종직(金宗直)

성주가 황어 열 마리를 보내오다-김종직(金宗直)
春風鄕國鱖魚肥(춘풍향국궐어비) : 봄바람 화창한 고향에 쏘가리 살져서
五五朋來忽款扉(오오붕래홀관비) : 열 마리 꾸러미가 갑자기 대문에 이렀다
隣里不知臺餽至(린리불지대궤지) : 이웃에서는 성주가 준 것을 알지 못하고
錯將誠孝比姜詩(착장성효비강시) : 잘못 정성과 효도를 효자 강시에게 견준다

 

 

義州(의주)-李滉(이황)
의주-李滉(이황)

龍淵雲氣晩凄凄(용연운기만처처) : 못에 서린 구름 기운 저녁되니 쓸쓸하고
鶻岫磨空白日低(골수마공백일저) : 높은 산 위의 송골매는 하늘 해 위에 솟았구나
坐待山城門欲閉(좌대산성문욕폐) : 산성의 문이 닫히기를 앉아서 기다리니
角聲吹到大江西(각성취도대강서) : 피리소리 큰 강의 서쪽으로 불어오는구나

 

 

金剛山(김강산)-李滉(이황)
금강산-李滉(이황)

聞說金剛勝(문설김강승) : 금강산 좋은 경치 소문만 듣고
空懷二十年(공회이십년) : 이십년을 헛되이 생각해 왔었다네
玩來淸景地(완래청경지) : 맑고 고운경치 즐기니
況復好秋天(황부호추천) : 하물며 이 좋은 가을날
溪菊香初動(계국향초동) : 계곡의 국화, 이제 향기가 막 도는데
岩楓紅欲燃(암풍홍욕연) : 바위의 단풍나무 붉어져 불붙을 것 같아라
行吟岩壑底(행음암학저) : 바위 골짜기 아래를 거닐며 시를 읊으니
心慨覺蕭然(심개각소연) : 마음도 감탄하여 날아갈 듯 하구나

 

 

過吉先生閭(과길선생려)-李滉(이황)
길선생의 마을을 지나며-李滉(이황)

朝行過洛水(조행과락수) : 아침에 낙동강을 지나가니
洛水何漫漫(락수하만만) : 강물이 어찌 그리도 가득한가
午憩望鰲山(오게망오산) : 낮에 쉬면서 금오산을 바라보니
鰲山鬱盤盤(오산울반반) : 금오산 숲은 울창하게 얽혀있구나
淸流徹厚坤(청류철후곤) : 맑은 물살은 두터운 땅을 뚫고
峭壁凌高寒(초벽릉고한) : 가파른 강언덕은 높고 찬 하늘에 치솟아있다
有村名鳳溪(유촌명봉계) : 봉계라 이름하는 마을 하나 있는데
乃在山水間(내재산수간) : 산과 물 사이에 있구나
先生晦其中(선생회기중) : 선생은 그 속에 숨어지냈으니
表閭朝命頒(표려조명반) : 정려를 세우라는 명 조정에서 내리셨다.
大義不可撓(대의불가요) : 대의는 굽히지 못하나니
豈曰辭塵寰(기왈사진환) : 어찌 속된 세상인들 마다하리오
千載釣臺風(천재조대풍) : 천년동안 낚싯터에 부는 바람
再使激東韓(재사격동한) : 다시 동방의 물을 맑게 하셨다.
扶持已無及(부지이무급) : 나라를 부지하기는 이미 늦었으나
植立永堅完(식립영견완) : 선생의 곧은 충절은 영원히 굳게 완전하리라.
丈夫貴大節(장부귀대절) : 대장부는 큰 절개를 귀히 여기니
平生知者難(평생지자난) : 평생토록 알기는 어려우니라
嗟爾世上人(차이세상인) : 아, 세상 사람들이여
慎勿愛高官(신물애고관) : 조심하여 고관대작 집착하지 말아라.

 

 

矗石樓(촉석루)-李滉(이황)
촉석루-李滉(이황)

落魄江湖知幾日(락백강호지기일) : 낙백하여 강호에 떠돈 지 몇날이던가
行吟時復上高樓(행음시부상고루) : 길을 걸으며 시 읊으며 높은 누각에 오른다
橫空飛雨一時變(횡공비우일시변) : 공중을 날아내리던 비도 일시에 변하여
入眼長江萬古流(입안장강만고류) : 들어가 바라보니 긴 강은 만고를 흘러간다
往事蒼茫巢鶴老(왕사창망소학로) : 지난 일들 아득하고 둥지에 깃던 학도 늙어가니
羇懷搖蕩野雲浮(기회요탕야운부) : 마음은 흔들려 어지럽고 들판의 구름은 하늘을 떠돈다
繁華不屬詩人料(번화불속시인료) : 번화한 세상 일은 시인이 뜻한 일 아니니
一笑無言俯碧洲(일소무언부벽주) : 말없이 한번 웃으며 푸른 물가를 내려다 본다

 

 

晩步(만보)-李滉 (이황)
저녁에 산보하며-李滉 (이황)

苦忘亂抽書(고망란추서) : 건망증이 염려되어 책들을 어지러이 뽑아 놓고서
散漫還復整(산만환부정) : 이리저리 흩어진 책을 다시 정리한다
曜靈忽西頹(요령홀서퇴) : 해는 문득 서쪽으로 기울고
江光搖林影(강광요림영) : 강빛에 숲 그림자 흔들린다
扶筇下中庭(부공하중정) : 대나무 지팡이 짚고 뜰로 내려가
矯首望雲嶺(교수망운령) : 고개 들고 구름재를 멀리바라본다
漠漠炊烟生(막막취연생) : 밥짓는 연기 아득히 피어오르고
蕭蕭原野冷(소소원야랭) : 산과 들이 차가워 쓸쓸하구나
田家近秋穫(전가근추확) : 농가의 가을걷이 가까워지니
喜色動臼井(희색동구정) : 고을 방앗간과 우물가에 기쁜 빛 도는구나
鴉還天機熟(아환천기숙) : 갈가마귀 돌아오니 절기 익어가고
鷺立風標迥(로립풍표형) : 나뭇가지에 바람 불고 해오라기 우두커니 서있다
我生獨何爲(아생독하위) : 내 인생 홀로 무엇 하는지
宿願久相梗(숙원구상경) : 숙원은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다
無人語此懷(무인어차회) : 마음 속 내 마음 이야기할 사람 아무도 없어

瑤琴彈夜靜(요금탄야정) : 고요한 이 밤에 거문고만 타노라.

 

 

石蟹(석해)-李滉(이황)
가제-李滉(이황)

負石穿沙自有家(부석천사자유가) : 돌을 지고 모래 파서 스스로 집을 짓고
前行卻走足偏多(전행각주족편다) : 앞으로 가다가 도리어 뒤로 달리니 다리는 더욱 많구나.
生涯一掬山泉裏(생애일국산천리) : 한평생 산 속 샘 한번 움켜잡고서는
不問江湖水幾何(불문강호수기하) : 강호의 물이 얼마나 되는가는 묻지도 않는구나.

 

 

寒棲(한서)-李滉(이황)

한서암자에 살면서李滉(이황)
結茅爲林廬(결모위림려) : 띠풀을 엮어 숲 속에 초가집 지으니
下有寒泉瀉(하유한천사) : 아래로는 차가운 샘물 흐른다.
棲遲足可娛(서지족가오) : 늦게 찾아와 살지만 가히 즐거워
不恨無知者(불한무지자) : 아는 사람 없어도 한스럽지 않도다.

 

 

孤山(고산)-李滉(이황)
고산-李滉(이황)

何年神斧破堅頑(하년신부파견완) : 어느 해에 신이 굳은 암석 도끼로 찍어내어
壁立千尋跨玉灣(벽립천심과옥만) : 벽이 천 길이나 우뚝 만에 걸터앉았구나.
不有幽人來作主(불유유인래작주) : 은자가 찾아와 살지 않으면
孤山孤絶更誰攀(고산고절갱수반) : 높은 산 외로운 산에 다시 누가 올라올까

 

 

退溪草屋黃錦溪來訪(퇴계초옥황금계내방)-李滉(이황)
퇴계 초가에서 황금게의 방문을 반기며-李滉(이황)

溪上逢君叩所疑(계상봉군고소의) : 개울 위에서 그대 만나 의심되는 점 물으며
濁醪聊復爲君持(탁료료부위군지) : 그대 위해 다시 막걸리를 차립니다.
天公卻恨梅花晩(천공각한매화만) : 하늘은 매화꽃 늦음을 한하여
故遣斯須雪滿枝(고견사수설만지) : 일부러 살짝 흰 눈꽃을 가지에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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