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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장유(張維) 다수

 

장유 張維

1587(선조 20)~ 1638(인조 16).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지국(持國), 호는 계곡(谿谷)·묵소(默所). 우의정 김상용(金尙容)의 사위이며 효종비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아버지이고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이다.

1605년(선조 38) 사마시를 거쳐 1609년(광해군 1)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했고 이듬해 겸설서(兼說書)를 거쳐 주서(注書)·검열 등을 지냈다.

1612년 김직재(金直哉)의 무옥(誣獄)에 연루되어 파직되었다가 1623년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정사공신(靖社功臣) 2등에 책록되었다.

그후 대사간·대사헌·대사성을 지내고 1624년(인조 2) 이괄(李适)의 난 때 공주로 왕을 호종한 공으로 다음해 신풍군(新豊君)에 봉해졌다.

1627년 정묘호란(丁卯胡亂)이 일어나자 강화로 왕을 호종했고 그뒤 대제학으로 동지경연사(同知經筵事)를 겸임했다.

1629년 나만갑(羅萬甲)을 신구(伸救)하다가 나주목사(羅州牧使)로 좌천되었으며, 1631년 딸을 봉림대군(鳳林大君 : 효종)에게 출가시켰고,

1636년 병자호란 때는 공조판서로서 최명길(崔鳴吉)과 함께 강화론을 주장했다.

이듬해 우의정에 임명되었으나 모친상(母親喪)으로 끝내 사직했으며 장례 후 과로로 죽었다.

천문·지리·의술·병서 등에 능통했고 이정구(李廷龜)·신흠(申欽)·이식(李植) 등과 더불어 조선문학의 4대가로 불린다.

많은 저서가 있었으나 정묘호란 때 거의 분실되고 〈계곡만필 谿谷漫筆〉·〈계곡집〉·〈음부경주해 陰符經注解〉가 전한다.

신풍부원군(新豊府院君)에 진봉되었으며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음주자해(飮酒自解)-장유(張維)
음주에 대한 변명-장유(張維)

我本不能飮(아본부능음) : 나는 원래 술 마시지 못하여
每被酒客笑(매피주객소) : 늘 술꾼들 비웃음 받았어라.
及此抱幽憂(급차포유우) : 그 때문에 이렇듯 우울증에 걸려
頗用酒自療(파용주자료) : 조금씩 마시며 마음 달래노라.
村醪雖酸薄(촌료수산박) : 시골 막걸리 털털해도
箇中自有妙(개중자유묘) : 그 속에 묘한 맛 들어 있어라.
傾來輒醺然(경내첩훈연) : 한 잔 기울이면 얼큰해져서
不待數杓釂(부대삭표조) : 몇 잔까지 마실 필요 아예 없어라.
閑愁忽銷融(한수홀소융) : 어느새 풀어지는 근심 덩이
渙若雪投燎(환야설투료) : 마치 눈송이가 화톳불에 떨어진 듯하여라.
兀然忘身世(올연망신세) : 기구한 이내 신세 잊어버리고
隨意發歌歗(수의발가歗) : 내키는 대로 한 곡조 불러보노라.
當期得意時(당기득의시) : 내 마음 흡족하게 술기운 돌면
興與嵇阮肖(흥여혜완초) : 혜강과 완적의 차원도 비슷하여라.
却笑病酗人(각소병후인) : 우스워라, 술 먹고 주정하는 사람
千鍾恣狂呌(천종자광규) : 수 천 종의 술 마시고 미친 듯 소리 지른다.

 

 

분향(焚香)-장유(張維)
향을 피우며-장유(張維)

淸夜坐焚香(청야좌분향) : 맑은 밤 단정히 앉아 향불 피우니
香煙裊裊起(향연뇨뇨기) : 향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火盡煙則滅(화진연칙멸) : 불이 다하니 연기도 사라시고
煙滅香不死(연멸향부사) : 연기는 사라져도 향기는 여전하다.
只是看不見(지시간부견) : 단지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定在虛空裏(정재허공리) : 정녕 허공중에 감돌고 있으리라.
何緣問香嚴(하연문향엄) : 어찌하면 향엄에게 물을 기회 얻어
證得圓通理(증득원통리) : 원통하는 그 이치를 증득할 수 있을까.

 

 

객거봉취우(客居逢驟雨)-장유(張維)
타향살이에 소낙비를 만나-장유(張維) * 원제;客居逢驟雨遂成二十六韻

雨聲如波濤(우성여파도) : 빗소리가 마치 파도치듯이
颯颯入高柳(삽삽입고류) : 훨훨 버드나무 가지로 몰려든다.
虛齋睡初起(허재수초기) : 빈 방, 잠에서 깨어 일어나려니
凉氣襲戶牗(양기습호유) : 서늘한 기운 창틈으로 스며든다.
氛埃一洗盡(분애일세진) : 티끌 먼지 한꺼번에 씻기자
快若去身垢(쾌야거신구) : 상쾌함이 몸에서 때가 벗겨지듯.
坐聞南溪水(좌문남계수) : 앉으니 남쪽 시내 물소리 들리고
狂漲殷雷吼(광창은뇌후) : 미친 듯 우르르 천둥소리 들려온다.
翛然領佳趣(소연령가취) : 소연히 기막힌 흥취 누리려니
恨不共我友(한부공아우) :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함이 아쉽다.
我友抱逸才(아우포일재) : 나의 벗은 뛰어난 재질의 소유자
心姸獨貌醜(심연독모추) : 잘 생기진 못했어도 마음만은 곱디곱지
廣文飯不足(광문반부족) : 광문처럼 세끼 밥도 부족하여서
谷口親畎畝(곡구친견무) : 곡주처럼 직접 농사 지어 가면서
百事不挂眼(백사부괘안) : 어느 일 한 가지 안중에 두지 않고
攻詩更耽酒(공시갱탐주) : 오로지 시문과 술에 탐닉했어라
直道莫容身(직도막용신) : 정직하면 이 한 몸 용납 받기 어렵고
疎蹤動多口(소종동다구) : 든든한 배경 없으면 구설수에 오르는 법
射策入南宮(사책입남궁) : 사마시(司馬試) 입격하여 태학(太學)에 들어가서
穎脫破的手(영탈파적수) : 영탈과 파적의 솜씨 발휘했건만
君門邈千里(군문막천리) : 대궐 문 천리 밖 멀고도 멀어
猛噬歘見嗾(맹서훌견주) : 사나운 개들 사정없이 물어뜯었지
仍纏漳水疾(잉전장수질) : 게다가 풍토병 몸을 휘감아
欝悒困針炙(울읍곤침자) : 침 맞고 뜸뜨며 답답한 시간 보내다가
逆旅飽覉愁(역려포覉수) : 여인숙 나그네는 시름을 맛보고
蔀屋翳草莽(부옥예초망) : 오두막에 돌아가 야인이 되었다.
惟我臭味同(유아취미동) : 오직 나와는 취향이 같아서
宿昔交情厚(숙석교정후) : 오랜 시간 두터운 교분 맺으면서
一日書再枉(일일서재왕) : 하루에 두 번씩 글을 보냈다.
一旬門十扣(일순문십구) : 열흘이면 열 번 방문했는데
相逢輒敷腴(상봉첩부유) : 서로들 만날 때면 얼굴빛 바로 펴진다.
講劘發蒙蔀(강마발몽부) : 학문 강론하며 몽매함 깨우치고
有詩贐我行(유시신아항) : 시를 지어 길 떠날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字字敵瓊玖(자자적경구) : 글자마다 마차 꼭 구슬 같아
別離豈多日(별리개다일) : 이별한 시간 얼마나 되었으랴.
忽若三秋久(홀야삼추구) : 금방 오랜 세월 지난 것 같았다.
沈痾幾何瘳(심아기하추) : 병세는 얼마나 나아져가고
麴生稍近否(국생초근부) : 요즘 술은 조금 가까이하고 있나.
吾人雖阨窮(오인수액궁) : 우리들 액운 당해 고달프고 궁색하나
意氣頗自負(의기파자부) : 의기만은 자못 자부하노라.
文章乏世用(문장핍세용) : 문장이 세상에 쓰이진 못해도
自足傳不朽(자족전부후) : 썩지 않고 전해지면 그것으로 만족하다.
古來磊落士(고내뇌낙사) : 예로부터 호탕하고 활달한 인사들은
趣捨良不苟(취사량부구) : 처신이 정말 구차스럽지 않았었다.
千金價已重(천금가이중) : 천금의 값 이미 정해졌으니
不肯捐弊帚(부긍연폐추) : 몽당 빗자루인 듯 내버리겠는가.
君看子雲書(군간자운서) : 그대 한번 자운의 책 보시게
豈曾覆醬瓿(개증복장부) : 장독 뚜껑 덮개로나 쓰인 적 있었던가.
窮途有至樂(궁도유지낙) : 막다른 길목이라 즐거움 지극한 법
薄俗任嘲咎(박속임조구) : 조롱하건 허물하건 내맡겨 두자구나.
南歸儻相過(남귀당상과) : 남쪽으로 돌아가다 혹시 서로 만나면
此理得細剖(차리득세부) : 이 이치를 자세히 따져 볼 수 있으련만.

 

 

만흥1(漫興1)-장유(張維)
흥에 겨워-장유(張維)

朝起懶盥櫛(조기나관즐) :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빗질도 귀찮아
散步眺原野(산보조원야) : 한가히 걸어 나가 들판을 바라본다.
濛濛水氣浮(몽몽수기부) : 몽실몽실 안개 자욱이 공중에 떠있고
冉冉山雲惹(염염산운야) : 뭉게뭉게 산에는 구름이 일어난다.
家鄕阻音書(가향조음서) : 고향에선 오랫동안 소식도 없는데
節序過秋社(절서과추사) : 절기는 벌써 가을제사가 지나간다.
賦詩渾漫興(부시혼만흥) : 시 짓는 일 모두가 흥겨운데
不敢論風雅(부감논풍아) : 풍아한 시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만흥2(漫興2)-장유(張維)
흥에 겨워-장유(張維)

靑靑墻底菊(청청장저국) : 담 아래 국화 부르고 푸른데
託根眞失所(탁근진실소) : 뿌리 내린 곳 정말 잘 못이로다.
芳心困風霜(방심곤풍상) : 꽃망울 바람과 서리에 시달려
翳翳雜塵土(예예잡진토) : 진토 속에 섞여 있어 어둑하구나.
故園手栽遍(고원수재편) : 옛 정원에 손수 두루 심었는데
而今長幾許(이금장기허) : 지금은 얼마나 자라나 있을까
歸期趁重陽(귀기진중양) : 돌아갈 기간이면 중양절 맞으리니
濁醪還對汝(탁료환대여) : 탁주 잔 들고 다시 그대 앞에 서리라.

 

 

추야(秋夜)-장유(張維)
가을밤에-장유(張維)

悠悠去京國(유유거경국) : 아득히 서울을 떠나 와
欝欝客湖左(울울객호좌) : 호남 땅 나그네 생활 답답하구나.
蒯緱彈自歌(괴구탄자가) : 괴후가 칼 두드리며 노래 부르니
籜冠欹欲墮(탁관의욕타) : 탁관마저 기우뚱 떨어지려 하는구나.
旅食足酸辛(려식족산신) : 객지 밥 알다시피 시고도 매운데
索居長慵惰(삭거장용타) : 벗들과 멀리 떠나 오래도록 게으른 나날들.
秋夜坐觀書(추야좌관서) : 가을밤에 앉아서 책을 보려니
寒虫撲燈火(한충박등화) : 등불에 가을 벌레들만 부딪치는구나.

 

 

기우문이수2(祈雨文二首2)-장유(張維)
기우문-장유(張維)

巍巍名山(외외명산) : 높게 솟은 명산
惟邑之望(유읍지망) : 우리 고을의 희망이어라
不見運動(불견운동) : 움직임 보이지 않아도
澤利難量(택리난량) : 그 은택 헤아릴 길 없어라.
愆陽爲虐(건양위학) : 계절 변화 어긋나 모질게 되어
五種皆枯(오종개고) : 오곡이 모두 말라 죽어간다.
更閟數日(경비수일) : 며칠만 비 더 오지 않으면
焦灼無餘(초작무여) : 타 타버려 남은 것 하나 없으리라.
淵龍耽睡(연룡탐수) : 못 속에 잠긴 용 깊이 잠들어
有訴無聞(유소무문) : 아무리 호소해도 듣지 못하여라.
非神之仁(비신지인) : 산신의 인자함이 아니라면
孰恤斯民(숙휼사민) : 누가 이 백성 돌보아줄까
歆我芬苾(흠아분필) : 향기로운 이 제사 음식 흠향하시고
惠我神靈(혜아신령) : 신령스런 은혜 내려 주소서
一霈甘霖(일패감림) : 쏟아지는 단비 흡족히 맞으시고
以澤群生(이택군생) : 만물의 삶을 윤택하게 도와주소서.

 

 

기우문이수1(祈雨文二首1)-장유(張維)
기우문-장유(張維)

惟玆之旱其誰尤(유자지한기수우) : 이 가뭄 누구의 잘못인지
自春徂夏絶膏油(자춘조하절고유) : 봄부터 여름까지 비 한 방울 오지 않습니다.
黍稷且槁麥不秋(서직차고맥불추) : 기장도 말라붙고 보리농사 망쳤으니
民將病饑曷其瘳(민장병기갈기추) : 백성이 굶주리게 되었으니 무슨 수로 살까요.
蜿蜿神物宅靈湫(완완신물택령추) : 영추에 잠겨 있는 신령스런 용이시여
噓雲洩雨威德流(허운설우위덕유) : 구름과 비 주관하며 큰 은혜 내리셨는데
閟澤不施欲何求(비택불시욕하구) : 은혜를 닫아 베풀지 않고 무엇을 바라는지요.
忍我赤子絶其喉(인아적자절기후) : 차마 우리 백성의 목구멍을 끊으려는지요.
邑宰不職干神誅(읍재불직간신주) : 수령들 직무를 유기하여 신의 벌을 범하여서
罪丁厥躬民何辜(죄정궐궁민하고) : 죄인은 정녕 그들인데 백성을 어찌 허물하시나요.
肥牲淸酤修醞俱(비생청고수온구) : 살진 희생, 맑은 술을 정결하게 마련하여
以薦以侑冀神娛(이천이유기신오) : 제물을 올리고 정성 올려 신의 기쁨 바라옵니다.
神其飮食回玄樞(신기음식회현추) : 신이시여, 마음껏 드시고서 마음 한번 돌리시어
驅雷鞭電騰天衢(구뢰편전등천구) : 천둥 몰고 번개 때려 하늘로 오르소서.
霈然甘澍溥八區(패연감주부팔구) : 억수같이 온 누리에 단비가 쏟아져서
沾枯潤焦萬品蘇(첨고윤초만품소) : 촉촉이 물기 배어 만물이 소생하게 하시면
永世報祀不敢渝(영세보사불감투) : 영원토록 제사하며 감히 마음 변하지 않겠습니다

 

 

귀전만부10(歸田漫賦10)-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作官欲行道(작관욕항도) : 관리 되어 도를 행하려 했으나
失意因歸田(실의인귀전) : 실의에 젖어서 시골 내려왔었다.
始計良已謬(시계량이류) : 처음 계책 정말 이미 잘못되어
晚途聊自全(만도료자전) : 늦게나마 스스로 온전하였구나.
勤勞畎畝間(근노견무간) : 밭 이랑 사이서 부지런히 일하며
游戱桑麻邊(유희상마변) : 마음껏 즐기며 누에와 삼을 길렀다.
豈敢求贏餘(개감구영여) : 어찌 감히 풍요와 여유를 구하랴
願給粥與饘(원급죽여전) : 죽이라도 먹게 되어도 좋겠구나.

 

 

귀전만부9(歸田漫賦9)-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今朝天欲雨(금조천욕우) : 오늘 아침엔 비가 오려하여
起視西北雲(기시서배운) : 일어나 서북쪽 구름 바라본다.
田家悶久旱(전가민구한) : 농가에선 오랜 가뭄이 안타까워
瞻卬徒自勤(첨앙도자근) : 하늘을 쳐다보고 덧없이 애만 대운다.
汚邪已生塵(오사이생진) : 낮고 습한 따에도 먼지가 나는데
況復原與墳(황복원여분) : 하물며 다시 들판과 언덕이랴 무엇하랴.
閟澤瘁下民(비택췌하민) : 오래도록 은택을 아껴 백성들 병드니
欲訴天肯聞(욕소천긍문) : 호소해 보려는데 하늘이 들어 주실런가.

 

 

귀전만부8(歸田漫賦8)-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權利互傾奪(권리호경탈) : 권세와 이익 서로 뺏으려 들고
富貴足吝悔(부귀족린회) : 부귀는 족히 인색함과 후회를 부른다.
鹿門傲諸侯(녹문오제후) : 녹문은 제후에게 오만하게 대했어도
遺後無危殆(유후무위태) : 후손에게 위태로움 전혀 남기지 않았다.
我有數頃田(아유삭경전) : 나에게 몇 이랑 밭이 있으니
力耕可無餒(력경가무뇌) : 열심히 경작하면 굶어죽지 않으리라.
爲農以沒世(위농이몰세) : 농사 지으며 세상 마친리니
何必浮于海(하필부우해) : 하필 바다로 뗏목 띄워 나아가야 하나.

 

 

귀전만부7(歸田漫賦7)-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人心如日月(인심여일월) : 사람의 마음 해와 달 같아
本來皆淸淨(본내개청정) : 본래 모두 맑고 깨끗하였다.
利欲多蔽晦(리욕다폐회) : 이익과 욕심에 가리는 일 많아
紛紛事趨競(분분사추경) : 분분히도 일마다 다투어 치닫는다.
農夫雖作苦(농부수작고) : 농부의 일 비록 고달프지만
却不枉天性(각부왕천성) : 도리어 천성이 왜곡되지 않는다.
君看脅肩子(군간협견자) : 그대들 어깨 옹크리는 이들 보소
夏畦未爲病(하휴미위병) : 여름철 밭일 피곤할 것 하나 없도다.

 

 

귀전만부6(歸田漫賦6)-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煌煌靑瑣闥(황황청쇄달) : 휘황찬란한 대궐 문
賤迹昔曾涴(천적석증완) : 이 못난 몸도 그 옛날 출입했었다.
踰分果招災(유분과초재) : 분수에 지나치면 재앙 초래하나니
廢絀職此坐(폐출직차좌) : 쫓겨난 건 이 직분 수행때문이었다.
明農聖亦云(명농성역운) : 농사 잘 지르리라고 성인도 말하고
在我計非左(재아계비좌) : 나에게 있어서도 잘못된 계책 아니리라.
力作纔足養(력작재족양) : 힘껏 일해 겨우 먹고살 만큼만 되면
閉戶長高臥(폐호장고와) : 문 닫고서 길이 높이 누워 편히 살리라.

 

 

귀전만부5(歸田漫賦5)-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耕田南山側(경전남산측) : 남쪽 산 모퉁이에 밭을 일구고
結廬北山曲(결려배산곡) : 북쪽 산 굽이에 초막 지었도다.
朝出到壠上(조출도롱상) : 아침에 집을 나와 밭에 가 일 하고
暮歸理書策(모귀리서책) : 저물어 돌아와 서책을 보노라.
旁人笑我勤(방인소아근) : 사람들은 날 근면하다 비웃지만
我自以爲樂(아자이위낙) : 나는 그것을 즐거움으로 연기도다.
始知請學稼(시지청학가) : 이제야 알겠노라, 농사일 배움이
猶勝問干祿(유승문간녹) : 벼슬자리 찾기보단 그래도 나은 것을.

 

 

귀전만부4(歸田漫賦4)-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種稻苦無水(종도고무수) : 볍씨를 뿌리자니 물이 없어 괴로워
鑿渠引山澗(착거인산간) : 고랑을 파고서 산골 물 끌어왔도다.
澗淺水易涸(간천수역학) : 골짜기가 옅어 물도 쉽게 바닥나고
農夫最所患(농부최소환) : 농부들은 그 일이 가장 걱정이로다.
饑歲食糠籺(기세식강흘) : 흉년 든 해에는 겨죽을 끓여먹고
短褌不至骭(단곤부지한) : 짧은 잠방이 정강이도 채 못 덮는다.
四民農最苦(사민농최고) : 사농공상 중에서 농민이 가장 고달파
不如學巧宦(부여학교환) : 차라리 간교히 벼슬길 구함만 못하리라.

 

 

귀전만부3(歸田漫賦3)-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下田多近海(하전다근해) : 낮은 땅은 바닷가 가까이 있고
高田多在山(고전다재산) : 높은 땅는 대부분이 산 언덕에 있다.
今年苦春旱(금년고춘한) : 올해는 봄 가뭄에 고통스러워
耕種皆頗艱(경종개파간) : 밭 갈고 씨 뿌리기가 자못 힘들었다.
朝出課僮僕(조출과동복) : 아침에 나가 머슴에게 일 정해 주고
日暮聊獨還(일모료독환) : 해가 지면 애오라지 혼자서 돌아온다.
食力良已勞(식력량이노) : 먹고 살기 힘들어 정말 이미 지쳐서
但喜無厚顔(단희무후안) : 다만 낯 부끄러운 일 없어 기쁘다오.

 

 

귀전만부2(歸田漫賦2)-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舊業海山間(구업해산간) : 산과 바다 사이 지난 날 생업
瘠土歲多凶(척토세다흉) : 토질도 척박하고 해마다 흉년이로다.
終年勤四體(종년근사체) : 일 년 내내 온 몸을 부지런히 해도
未足還租庸(미족환조용) : 세금 바치기도 오히려 부족하구나.
荒堰久不治(황언구부치) : 황폐한 된 방파제 오래도록 수리 안해
苦被濤頭衝(고피도두충) : 바다 물결 괴롭게도 파고 드는구나.
學稼術未精(학가술미정) : 농사법 배워도 기술이 미숙하니
便欲師老農(변욕사노농) : 경험 많은 농부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

 

 

귀전만부1(歸田漫賦1)-장유(張維)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장유(張維)

丈夫有詘信(장부유굴신) : 대장부 삶에 굴곡도 있나니
不遇無不爲(부우무부위) : 불우하게 되면 못 할 일 없다.
沮溺與龐公(저닉여방공) : 장저 걸닉과 방덕공
避世皆我師(피세개아사) : 세상을 피해 사니 모두가 나의 스승.
譴廢久家食(견폐구가식) : 견책 받아 갇혀 집에만 오래 사니
十口恒啼飢(십구항제기) : 열이나 되는 식구들 항상 굶주린다.
歸田不可緩(귀전부가완) : 시골로 돌아감을 늦출 수 있나
須趁耕耘時(수진경운시) : 빨리 달려가 제때에 경작 하리라.

 

 

갑인제석유감(甲寅除夕有感)-장유(張維)
갑인년 제야에 느낌이 있어-장유(張維)

今年今日盡(금년금일진) : 금년은 오늘로 다 지나고
明年明日是(명년명일시) : 명년 명일이 시작되는구나.
三百有六旬(삼백유륙순) : 일 년 삼백 육십 일
迅速如湍水(신속여단수) : 빠르기가 여울물 같구나.
念昔稚少日(념석치소일) : 옛날 어렸을 적을 생각하면
歲時心獨喜(세시심독희) : 설날은 마음이 그리도 기뻐던가.
不解惜光陰(부해석광음) : 세월 아낄 줄을 전혀 모른 채
遊戲窮閭里(유희궁려리) : 동네 구석구석 뛰어 놀았다.
心情隨歲變(심정수세변) : 세월 따라 마음도 변해가나니
萬感紛已起(만감분이기) : 이제는 만감이 어지럽게 일어났다.
壯志百無成(장지백무성) : 한 가지 목표도 이루지 못하니
盛年不可恃(성년부가시) : 젊음은 정말 믿을 수 없구나.
故人重三餘(고인중삼여) : 옛사람들 삼여를 중요시 했으니
籍此足文史(적차족문사) : 이 틈만 활용해도 공부 넉넉하다.
憂病坐鹵莽(우병좌로망) : 병든 몸 걱정에 그대로 보내니
有靦對案几(유전대안궤) : 책상만 대하면 부끄러워 진다오.
元貞有常運(원정유상운) : 봄 여름 지난 뒤엔 가을 겨울 오듯
壯衰有常理(장쇠유상리) : 젊었다가 늙는 것은 자연의 이치로다.
德業苟日新(덕업구일신) : 덕성과 학업이 진시로 새롭다면
豈復傷髮齒(개복상발치) : 어찌 나이 먹는다고 걱정하리오.
來者尙可追(내자상가추) : 앞으로의 시간은 따라 잡을 수 있으니
自此須更始(자차수갱시) : 이제부턴 모쪼록 다시 시작하리라.
題詩以自訟(제시이자송) : 시를 지어 스스로 반성하면서
不寐達晨晷(부매달신귀) : 한 잠 못이루며 날이 다 새는구나.

 

 

견흥2(遣興2)-장유(張維)
흥에 겨워-장유(張維)

治世急賢材(치세급현재) : 세상 다스리려 인재를 급히 구하니
士不守丘園(사부수구원) : 선비들은 시골을 떠나 서울로 온다.
紛紛九衢內(분분구구내) : 요란하게 길거리 바삐 오가며
日夕爭馳奔(일석쟁치분) : 밤이고 낮이고 다투어 치달리는구나.
功名須及時(공명수급시) : 공명을 이루려면 시운을 타야하고
要路多攀援(요노다반원) : 요직은 후원자 많아야 좋을 것이다.
惟有玄晏子(유유현안자) : 그런데 오직 현안자 황보밀은
臥病長掩門(와병장엄문) : 문 닫고 내내 병이 나서 누워있구나.

 

 

견흥1(遣興1)-장유(張維)
흥에 겨워-장유(張維)

大風西北來(대풍서배내) : 거센 서북풍이 불어오니
吹我茆茨屋(취아묘자옥) : 내게 불어 초가지붕 날린다.
雲煙相澒洞(운연상홍동) : 구름 안개 잇따라 흘러 지나고
溟海互翻覆(명해호번복) : 검푸른 바다 물결 요동친다.
皇天意難測(황천의난측) : 하늘의 뜻은 알 기 어려워
屛翳誰能戮(병예수능륙) : 바람 귀신을 누가 잡아 죽이나
擁被不敢睡(옹피부감수) : 이불 끌어안고 잠 못 드는 밤
牕櫳撲沙礫(창롱박사력) : 돌 모래 몰아쳐 창문을 두드린다.

 

 

(雨中寄畸庵子)雨中寄畸庵子-장유(張維)
비 오는 날 기암자에게 부치다-장유(張維)

浪浪簷間雨(낭낭첨간우) : 똑똑 떨어지는 처맛간 빗소리
盡日聲不斷(진일성부단) : 종일토록 쉬지 않고 들려온다.
弊居苦湫隘(폐거고추애) : 사는 집 비좁고 축축하여
門巷泥濘滿(문항니녕만) : 골목길도 온통 진흙탕이다.
本自寡往還(본자과왕환) : 본래부터 왕래가 적어서
何怪今絶罕(하괴금절한) : 지금 소식 드물다고 무엇이 이상하랴.
伊我方抱病(이아방포병) : 이내 몸 바야흐로 병이 나서
性復愛散誕(성복애산탄) : 성격 또한 방종하기 그지없다.
舊嘗嗜讀書(구상기독서) : 예전에는 글 읽기 좋아했는데
而今此亦懶(이금차역나) : 지금 와선 모두가 시들해진다.
小窓寄息偃(소창기식언) : 작은 창문 의지하여 휴식하며
露頂且裸袒(노정차나단) : 의관은 물론 웃통 벗고 지낸다.
靜居觀物理(정거관물리) : 고요히 사물의 이치 살피노라면
煩心自滌浣(번심자척완) : 번뇌 망상 저절로 씻겨진다.
群生共宇內(군생공우내) : 못 생명들은 우주 안에 공생하고
萬品歸一算(만품귀일산) : 만물이 한 범주에 귀속된다.
登高與居下(등고여거하) : 높이 오르거나 낮은 데 처하거나
未可較長短(미가교장단) : 잘나고 못나고 따질 수는 없다.
瓦礫各有適(와력각유적) : 기왓장과 조약돌도 각자 쓸모가 있으니
何曾慕珪瓚(하증모규찬) : 어찌 홀이나 제기를 부러워할까.
大鵬彌天隅(대붕미천우) : 붕새가 먼 하늘 끝까지 날라도
詎可小鷇卵(거가소구난) : 어찌 참새 새끼 우습게 여길 수 있으랴.
達人貴無累(달인귀무누) : 달인은 집착하는 마음 전혀 없어야
心地恒蕩坦(심지항탕탄) : 마음 경지 항상 널찍하고 공평하도다.
君看逍遙周(군간소요주) : 그대여 소요하는 장주를 한번 보소
豈學呻吟緩(개학신음완) : 어찌 경전 공부에 신음하는 완을 배울까.
詩牀及棊局(시상급기국) : 시 짓는 책상과 바둑판 하나
藥爐兼茶盌(약노겸다완) : 약 달이는 화로와 차 따르는 그릇이면 충분하다.
自足了生涯(자족료생애) : 이로서 한평생 충분할 것이며
無爲强悶懣(무위강민만) : 편안히 살아야지 억지로 고민하고 불만할까.
城西畸庵子(성서기암자) : 도성 서쪽에 살고 있는 기암자
實我同志伴(실아동지반) : 그야말로 나와 뜻이 맞는 벗이로다.
同病但相憐(동병단상련) : 같이 병든 몸 서로들 동정할 뿐
無由數吐欵(무유삭토관) : 자주 회포 나눌 길 거의 없도다.

 

 

유화장사(遊華藏寺)-장유(張維)
화장사에 노닐다-장유(張維)

我在城市中(아재성시중) : 나는 도시 한가운데 살았는데
囂喧動幽疾(효훤동유질) : 요란함이 자연을 그리워하는 병 일으켰다.
發憤脫塵羈(발분탈진기) : 세속의 흙먼지 털어보자 마음먹고
遐尋到淨刹(하심도정찰) : 멀리 깨끗한 절을 찾아 나섰다네.
玆區久擅勝(자구구천승) : 이 곳은 예부터 명승지로 유명하였다.
面勢實爽豁(면세실상활) : 지세가 실로 상쾌하게 툭 뚫려서
千峯在眼底(천봉재안저) : 수많은 산봉우리 눈앞에 즐비하였다.
飛雲坐可掇(비운좌가철) : 나는 구름을 앉아서도 움켜쥘 수 있다.
落日映遠海(낙일영원해) : 지는 햇볕 아득히 먼 바다를 비치면
光景更奇絶(광경갱기절) : 그 광경 더욱 기막히게 절묘하였다.
曠蕩散遐矚(광탕산하촉) : 끝없이 펼쳐진 경채에 눈길이 옮겨지고
岑寂專幽室(잠적전유실) : 봉우리 적막하고, 방 안은 그윽하기만 하다.
動靜各有適(동정각유적) : 움직임과 고요함 각각 적합함이 있어
俛仰俱可悅(면앙구가열) : 내려다보나 쳐다보나 모두가 흐뭇하구나.
漸得新趣深(점득신취심) : 점점 새로운 분위기에 빠져드니
忽覺舊痾失(홀각구아실) : 문득 오래 묵은 병이 달아난 것 같았다.
吾人寓此世(오인우차세) : 우리들 이 세상에 붙어살면서
至樂不在物(지낙부재물) : 지극한 낙은 외물에 있지 않도다.
靈源苟無累(령원구무누) : 신령한 근원에 참으로 누가 없다면
觸境儘快活(촉경진쾌활) : 어떤 상황에도 쾌활한 경지 누리리라.
遑遑名利子(황황명리자) : 명예 이욕에 바쁜 무리들이여
何事長疲薾(하사장피이) : 무슨 일로 오래도록 피로하게 돌아다닐까.
眞境豈我遠(진경개아원) : 참된 경지 어찌 먼 곳에 있을까
蓬心自難撥(봉심자난발) : 흐트러진 자신의 마음 다스림이 어렵도다.
念此發深省(념차발심생) : 이런 생각하면 깊이 반성되나니
惕焉增澡雪(척언증조설) : 깨끗이 씻을 각오 더욱더 하게 되노라.
簪裾甚桎梏(잠거심질곡) : 벼슬살이는 자유 구속이 심하나니
一嬰不可脫(일영부가탈) : 한 번 걸려들면 빠져 나올 수 없도다.
幽興信難忘(유흥신난망) : 그윽한 흥취는 참으로 잊지 못해
浮榮那足說(부영나족설) : 뜬구름 같은 영달이야 어찌 말할 수 있나
題詩矢雅懷(제시시아회) : 이 시 지어 평소의 좋은 생각 늘어놓아
密邇證西佛(밀이증서불) : 은밀하게 부처님께 증명을 부탁하노라.

 

 

수최자겸(酬崔子謙)-장유(張維)
최자겸에게 화답하다-장유(張維)

造物眞少兒(조물진소아) : 조물주는 정말 어린애 같아
古來橫相阨(고내횡상액) : 예로부터 엉뚱한 재앙 안겨주었지.
子病已一年(자병이일년) : 자네의 병 이미 한 해가 지나고
吾足不任屐(오족부임극) : 나 역시 걸어 다닐 처지 못 되었다네.
比鄰各閉戶(비린각폐호) : 옆집에 살면서 각자 문을 닫은 채
會面安可數(회면안가삭) : 얼굴 본 일을 몇 번이나 헤아릴 수 있나.
佳句時往來(가구시왕내) : 그래도 시구는 가끔씩 왕래하며
天機終不隔(천기종부격) : 천기의 발로만은 끝내 막히지 않았다네.
秋氣爽萬物(추기상만물) : 가을기운이 만물에 삽상하여
南山有佳色(남산유가색) : 남산에도 맑은 기운 서려 있었다네.
朝來望蠶峯(조내망잠봉) : 아침에 일어나 잠두봉 바라보면
白雲正可掬(백운정가국) : 흰 구름은 손에 잡힐 뜻 떠다녔다네.
惜哉負幽賞(석재부유상) : 아쉬워라, 이런 좋은 경치를 저버리다니
安得羽生腋(안득우생액) : 어찌하면 겨드랑이에 날개 달 수 있을까.

 

 

곡금이호(哭金而好)-장유(張維)
김이호를 곡하다-장유(張維)

美質天所賦(미질천소부) : 아름다운 자질은 하늘이 준 것
出世若有期(출세야유기) : 세상에 태어나, 할 일 있으리라 생각했다.
奄忽不少留(엄홀부소류) : 조금 머물지 않고 홀연히 떠나가다니
此去何所之(차거하소지) : 지금 가면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脩短不須論(수단부수논) : 수명의 길고 짧음이냐 논할 것 없고
孤寡不足悲(고과부족비) : 남은 처자식 족히 슬퍼할 것 없을 것이다.
精識一湮沈(정식일인심) : 그러나 그 깊은 식견 한 번 사라져버리면
千秋復何爲(천추복하위) : 천추에 다시 어떻게 한단 말인가
鬱彼廣陵土(울피광능토) : 울창하게 우거진 저 광릉의 땅이여
藏此明月輝(장차명월휘) : 이 곳에 묻혔으니, 밝은 달빛이 찰난하구나
已逝難可追(이서난가추) : 이미 떠났으니 그 몸이야 되돌릴 수 없어도
不亡誰得知(부망수득지) : 죽지 않을 그의 넋을 누가 능히 알아줄까.

 

 

부용(芙蓉)-장유(張維)
연꽃-장유(張維)

人愛衆卉茂(인애중훼무) : 사람들 화려한 꽃을 좋아하나
我憐芙蓉淸(아련부용청) : 나는 연꽃의 맑음을 좋아하노라.
亭亭出深沼(정정출심소) : 우뚝하게 깊은 못 속에서 나와
濯濯當回楹(탁탁당회영) : 깨끗하여라, 당당히 난간을 둘렀구나.
纖莖立更直(섬경립갱직) : 가냘픈 줄기 곧추 서 있고
危朶高不傾(위타고부경) : 뾰죽이 높은 가지 기울지도 않는구나.
馨香匪外襲(형향비외습) : 그윽한 그 향기 속에서 이어고
穠艷眞天成(농염진천성) : 농염한 자태가 자연스럽구나.
後凋惜無華(후조석무화) : 늦게 시드는 소나무 꽃이 없어 아쉽고
碧鮮徒自貞(벽선도자정) : 대나무는 다만 스스로 곧기만 하도다.
亮比君子德(량비군자덕) : 참으로 이 연꽃은 군자와 같아서
宜寄美人情(의기미인정) : 미인의 정 여기에 붙음이 마땅하도다.

 

 

보검(寶劍)-장유(張維)
보검-장유(張維)

寶劍光烱烱(보검광경경) : 보검의 빛이 번쩍거리니
出自歐冶手(출자구야수) : 구야자의 솜씨로 만들어진 것이구나.
入水作蛟龍(입수작교룡) : 물에 뛰어들어 교룡이 되었도다.
埋獄衝牛斗(매옥충우두) : 땅에 묻혀선 두성과 우성을 쏘는구나.
未試天外倚(미시천외의) : 세상 밖에 서는 시험 한 번 못 한 채
空聞匣中吼(공문갑중후) : 헛되이 궤 속에서 우는 소리 들리는구나.
持贈傅介子(지증부개자) : 나는 이 칼을 부개자에게 전해 주어
願取戎王首(원취융왕수) : 오랑캐 왕 머리를 베어오게 하고 싶구나.

 

 

산사여조금이우유약부지(山寺與趙金二友有約不至)-장유(張維)
조와 김 두 친구가 산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오지 않아-장유(張維)

晚夏草木深(만하초목심) : 늦여름 초목은 울창한데
山寺多淸陰(산사다청음) : 산사에 시원한 그늘 많구나.
閑人坐永日(한인좌영일) : 한가한 사람 긴긴 날을 앉아있다
起立披幽襟(기립피유금) : 일어나서 회포 풀까 하였도다.
仰睇閑雲飛(앙제한운비) : 위를 보니 한가한 구름이 날고
側聽淸蟬吟(측청청선음) : 옆에서 매미 우는 소리 들린다.
含情咏伐木(함정영벌목) : 정을 담아 시경의 벌목장 시를 읊어보며
引領懷斷金(인령회단금) : 목 길게 빼고 친구의 도리를 생각한다.
幽期已晼晚(유기이원만) : 약속 시간 지나고 해는 어둑해지는데
曠抱增湮沈(광포증인심) : 텅 빈 가슴 더욱 적막해지는구나.
恐彼鶗鴂鳴(공피제결명) : 저 두견이 울까 하여
山中難可尋(산중난가심) : 산 속 찾아오기 어렵도다.

 

 

산사여조금이우유약불지(山寺與趙金二友有約不至)-장유(張維)
산사에서 조와 김 두 친구와 약속이 있었으나 오지 않았다-장유(張維)

晚夏草木深(만하초목심) : 늦여름 초목이 울창이 우거져
山寺多淸陰(산사다청음) : 산사에는 시원한 그늘이 짙어라.
閑人坐永日(한인좌영일) : 한가한 사람 긴 날을 앉아 보내다가
起立披幽襟(기립피유금) : 일어나 그윽한 마음 풀어볼까 하였다.
仰睇閑雲飛(앙제한운비) : 위를 힐끗 보니 구름은 한가히 날고
側聽淸蟬吟(측청청선음) : 맑은 매미소리 곁에서 들려오는구나.
含情咏伐木(함정영벌목) : 정감 듬뿍 담아 시경 벌목장을 읊으며
引領懷斷金(인령회단금) : 목을 길게 빼어 단금지우 생각한다.
幽期已晼晚(유기이원만) : 약속 시간 지나고 이미 해는 저무는데
曠抱增湮沈(광포증인심) : 텅 빈 가슴에 적막감만 더해진다.
恐彼鶗鴂鳴(공피제결명) : 두렵거니, 저 두견이 울 때쯤 되면
山中難可尋(산중난가심) : 산 속에는 찾아오기 어려워진다네.

 

 

감흥1(感興1)-장유(張維)
감흥-장유(張維)

倀鬼爲虎役(창귀위호역) : 창귀 되어 호랑이 부림 받다가
旣悟還自悔(기오환자회) : 깨닫고 나서는 스스로 후회하는구나.
可憐世上人(가련세상인) : 세상사람 가련하다
疲䕥迷眞宰(피䕥미진재) : 피곤에 지쳐 참 진리에 미혹하다니.
京華多冠蓋(경화다관개) : 번화한 서울 거리에 고관도 많아
翕赫流光彩(흡혁류광채) : 휘황찬란한 광채가 흘러넘치는구나.
富貴豈不美(부귀개부미) : 부유하고 귀한 신분 어찌 좋지 않을까만
識者憂其殆(식자우기태) : 식자들은 그 위태로움을 걱정한단다.
任重負版踣(임중부판북) : 책임이 무거우니 부판충 벌레 같아서
懷璧匹夫罪(회벽필부죄) : 구슬을 소유한 것이 필부의 죄라한단다.
蕭蕭衡茅下(소소형모하) : 띠풀로 엮은 집에 쓸쓸한 사립문 아래
中有至樂在(중유지낙재) : 그 속에 지극한 즐거움 들어 있단다.

 

 

감흥2(感興2)-장유(張維)
감흥-장유(張維)

鴻鵠倚六翮(홍곡의륙핵) : 큰 기러기 굳센 여섯 깃털 의지하여
一擧凌天倪(일거능천예) : 한 번에 하늘 끝까지 솟구쳐 오르는구나.
天長霜雪多(천장상설다) : 끝없는 하늘 길 갖은 고상 다 겪으며
苦飢常酸嘶(고기상산시) : 허기진 고통에 끼룩끼룩 슬피 우는구나.
不如塒上鷄(부여시상계) : 횃대에 걸터앉은 닭만도 못하나니
飮啄安其栖(음탁안기서) : 마음껏 마시고 쪼아 먹으며 잠자리 편안하다.
高才多落拓(고재다낙척) : 품격 높은 인사들 모두가 불우하고
闒茸分組圭(탑용분조규) : 용렬한 인간들은 벼슬 나눠 갖는구나.
乃知龐德公(내지방덕공) : 이제야 알겠노라, 우리 방덕공이
甘心隱蒿藜(감심은호려) : 마음으로 즐기어 산골 나오지 않은 일을

 

 

수파(睡罷)-장유(張維)
잠에서 깨어나-장유(張維)

睡罷藜床穩(수파려상온) : 잠을 깨니 명아주 평상 편안하고
微風五月涼(미풍오월량) : 오월의 산들바람 서늘하게 불어온다.
笑他堂上燕(소타당상연) : 그들이 우습구나, 당마루 제비들
來去爲誰忙(내거위수망) : 누구 위해 오고가며 그리도 바쁘신가.

 

 

대영희제(對影戲題)-장유(張維)
그림자를 마주하고 재미로 짓다-장유(張維)

此物非他物(차물비타물) : 이 물건이 서로 다른 물건 아니니
相看等是空(상간등시공) : 서로 쳐다보니 같이 공허하구나.
惟應百年內(유응백년내) : 오직 백 년 내에는
出處與君同(출처여군동) : 그대와 출처를 같이 해야 하리로다

 

 

절구(絶句)-장유(張維)
절구-장유(張維)

雁度遙空晚(안도요공만) : 아득히 빈 저녁 하늘, 기러기 날아가고
潮生極浦風(조생극포풍) : 조수는 밀려오고 포구에 가득 바람 인다.
漁村多白屋(어촌다백옥) : 고기잡이 마을에 많은 초가집들
一半夕陽中(일반석양중) : 이미 반절쯤이 석양 속에 잠겼있구나.

 

 

대주(對酒)-장유(張維)
술을 앞에 놓고-장유(張維)

花好正堪愛(화호정감애) : 꽃이 좋아 한참 사랑스러운데
顚風妬却吹(전풍투각취) : 광풍이 불어와 질투를 하는구나.
芳辰容易過(방신용역과) : 좋은 계절은 쉽게도 지나가니
對酒不須辭(대주부수사) : 술잔을 앞에 두고 내 어찌 마다할까

 

 

객야문계성(客夜聞溪聲)-장유(張維)
나그네 밤에 듣는 개울물 소리-장유(張維)

溪水流不盡(계수류부진) : 개울물 끝없이 흘러가고
客行何日還(객항하일환) : 나그네 행차 언제나 돌아가나.
那堪孤枕上(나감고침상) : 어찌 견디리, 외로운 베갯머리
夜夜聽潺湲(야야청잔원) : 밤마다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기자겸운곡유거1(寄子謙雲谷幽居1)-장유(張維)
자겸 최명길의 운곡 유거에 부쳐-장유(張維)

故人隱山中(고인은산중) : 친구는 산속에 숨어 사는데
地偏心更遠(지편심갱원) : 땅은 외지고 마음은 더욱 멀었다.
欲往從之遊(욕왕종지유) : 따라가 노닐고 싶었지만
天寒歲年晚(천한세년만) : 차가운 날씨에 한 해도 저물었다.

 

 

기자겸운곡유거2(寄子謙雲谷幽居2)-장유(張維)
자겸 최명길의 운곡 유거에 부쳐-장유(張維)

雲谷去長安(운곡거장안) : 서울에서 운곡까지 떨어짐은
不能百里遠(부능백리원) : 일백 리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抱疾滯城郭(포질체성곽) : 병을 안고 서울에서 머물다 보니
佳期坐晼晚(가기좌원만) : 좋은 시절 그냥 보낸 채 늙어버렸다

 

 

정하숙강각(鄭下叔江閣)-장유(張維)
정하숙의 강변 누각에서-장유(張維)

高閣憑風迥(고각빙풍형) : 높은 누각에 아득히 바람 부는데
登臨剩得秋(등림잉득추) : 올라와 굽어보며 가을을 만끽한다.
江湖多勝事(강호다승사) : 강호에 무수한 좋은 일들
來往摠風流(내왕총풍류) : 오며 가며 나는 풍류를 즐긴다오

 

 

유별돈시(留別敦詩)-장유(張維)
돈시 이시백과 이별하며-장유(張維)

同來不同去(동내부동거) :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나지 못하니
奈此歲暮何(나차세모하) : 이 해도 다 저물어가니 어찌 하나.
出門問歸路(출문문귀노) : 대문을 나가 돌아 올 길 물으니
長河氷雪多(장하빙설다) : 긴 강에 얼음 얼고 눈이 심히 내린다.

 

 

제장성객관(題長城客館)-장유(張維)
장성의 객관에서-장유(張維)

暮角聲初歇(모각성초헐) : 저녁 뿔피리 소리 그치자
天涯隻影遙(천애척영요) : 먼 하늘 끝, 아득한 외로운 그림자
知心有短燭(지심유단촉) : 내 맘 아는 것은 오직 짧은 촛불
相伴度殘宵(상반도잔소) : 서로 의지하며 남은 밤을 지새운다

 

 

절구(絶句)-장유(張維)
절구 한 수-장유(張維)

雁度遙空晚(안도요공만) : 아득한 빈 저녁 하늘, 기러기 날고
潮生極浦風(조생극포풍) : 조수 밀려오고 포구 끝까지 바람 분다.
漁村多白屋(어촌다백옥) : 어촌엔 깨끗한 집들이 많은데
一半夕陽中(일반석양중) : 석양 속에 이미 반이나 잠겼구나.

 

 

대주(對酒)-장유(張維)
술상을 앞에 두고-장유(張維)

花好正堪愛(화호정감애) : 꽃이 좋구나, 정말 감상할 만하구나
吹顚風妬却(취전풍투각) : 꽃이 불리어 넘어지니 바람의 질투인가.
芳辰容易過(방신용역과) : 좋은 계절은 지나가기도 쉬우니
對酒不須辭(대주부수사) : 술잔 앞에 두고 모름지기 술을 마다할까.

 

 

직죽(稷粥)-장유(張維)
피죽-장유(張維)

稷粥稷粥(직죽직죽) : 피죽 피죽 먹는 소리
米少水多粥難熟(미소수다죽난숙) : 쌀 적고 물 많아 죽이 잘 익지 않는데
前年大水往年旱(전년대수왕년한) : 작년엔 큰물 지고 재작년 가뭄 들었도다
官租未輸農夫哭(관조미수농부곡) : 세금도 내지 못해 농부들 통곡하고
喫粥不飽猶免饑(끽죽부포유면기) : 죽 먹어 배 곯아도 주림은 면하리니
勸君莫厭稷粥稀(권군막염직죽희) : 피죽도 넉넉하지 않으니 싫다 하지 말라

 

 

송인환향(送人還鄕)-장유(張維)
고향 가는 사람을 전송하며-장유(張維)

窮途莫問是和非(궁도막문시화비) : 막다른 길에는 시비를 묻지말라 하나
好脫靑衿得得歸(호탈청금득득귀) :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니 얼마나 좋을까
蘿逕少人添鳥迹(라경소인첨조적) : 사람 적은 댕댕이 덩굴길에는 새발자국 나있고
草堂經雨長龜衣(초당경우장구의) : 비 지나간 초당에는 버섯이 자라나리라
山童掃榻迎門巷(산동소탑영문항) : 산 아이 자리 쓸어놓고 골목 나와 맞고
野老携書候石磯(야로휴서후석기) : 늙은이는 책을 가지고 낚시터에서 기다리리라
却想還家饒喜色(각상환가요희색) : 문득 돌아오니 만가운 기색 넘치고
夫人忙下織紗機(부인망하직사기) : 부인은 서둘러 베틀에서 내려오리라

 

 

소언(小言)-장유(張維)
아무렇게나 해보는 말-장유(張維)

秋毫之末奠山河(추호지말전산하) : 가을 터럭 하나에 산과 내 얹고
微塵之內分疆域(미진지내분강역) : 티끌 안 작은 곳을 제 땅으로 나눈다
蔽虧六合蟭螟翅(폐휴육합초명시) : 하루살이 날개로 천하를 가리고
幅負萬里蠻觸國(폭부만리만촉국) : 만리 먼 오랑캐 나라 업고가는 달팽이여

 

 

피주야행(被酒夜行)-장유(張維)
취하여 밤에 걷다-장유(張維)

夜深行草逕(야심행초경) : 깊은 밤 풀길을 걷으니
星斗光離離(성두광리리) : 별빛만 번쩍번쩍거리는구나
山鬼不敢近(산귀불감근) : 산 쉬신도 감히 오지 못하니
大醉吟新詩(대취음신시) : 크게 취하여 새로 시를 읊는다

 

 

취제금자장가벽상2(醉題金子長家壁上2)-장유(張維)
취하여 김자장의 집 벽에 쓰다-장유(張維)

禮豈因吾設(례기인오설) : 예가 어찌 우리 때문에 생겼는가
平生愛此言(평생애차언) : 평생토록 이 말이 그렇게도 좋았네
樽前無主客(준전무주객) : 술동이 앞에는 주객이 따로 없으니
醉裏到羲軒(취리도희헌) : 술에 취한채로 희헌까지 찾아왔노라

 

 

취제금자장가벽상1(醉題金子長家壁上1)-장유(張維)
취하여 김자장의 집 벽에 쓰다-장유(張維)

極浦歸潮急(극포귀조급) : 포구 끝에서 조수처럼 돌아오니
寒天落日低(한천락일저) : 찬 하늘에 지는 해가 기운다
三杯故人酒(삼배고인주) : 석잔 술을 친구와 나누니
不覺醉如泥(불각취여니) : 취하여 넋 잃은 줄 알지도 못했네

 

 

수파(睡罷)-장유(張維)
잠에서 깨어나니-장유(張維)

睡罷藜床穩(수파려상온) : 잠에서 깨니 명아주 상은 평안하고
微風五月涼(미풍오월량) : 살상거리는 바람, 오월인데도 차갑다
笑他堂上燕(소타당상연) : 비옷노니, 지붕 위의 제비여
來去爲誰忙(래거위수망) : 오며가며 누눌 위해 그리도 바쁜가

 

 

대영희제(對影戲題)-장유(張維)
그림자를 대하고 재미로 짓다-장유(張維)

此物非他物(차물비타물) : 이 물건 다른 것 이니니
相看等是空(상간등시공) : 쳐다보니 곧 빈 것이로다
惟應百年內(유응백년내) : 오직 백년동안만 응하여
出處與君同(출처여군동) : 그애와 출처를 같이한다네

 

 

절구(絶句)-장유(張維)
절구-장유(張維)

雁度遙空晩(안도요공만) : 기러기 빈 저녁 하늘로 날아가고
潮生極浦風(조생극포풍) : 물결 일어나니 포구 끝까지 바람이 분다
漁村多白屋(어촌다백옥) : 어촌에는 흰 집도 많아
一半夕陽中(일반석양중) : 지는 햇빛 속에 절반이나 허옇구나

 

 

대주(對酒)-장유(張維)
술을 마주하고-장유(張維)

花好正堪愛(화호정감애) : 꽃이 너무좋아 어쩔줄 몰라라
顚風妬却吹(전풍투각취) : 몰아치는 바람이 시기하여 불어대네
芳辰容易過(방진용역과) : 향기가 진동하며 얼굴을 스치니
對酒不須辭(대주불수사) : 이러한 때, 술 마주하니 사양하지 못하겠네

 

 

객야문계성(客夜聞溪聲)-장유(張維)
나그네 밤에 개울물 소리 들으며-장유(張維)

溪水流不盡(계수류불진) : 개물 하염없이 흐르는데
客行何日還(객행하일환) : 길 떠난 나그네 언제나 돌아오나
那堪孤枕上(나감고침상) : 어떻게 견딜까, 외로운 배갯머리
夜夜聽潺湲(야야청잔원) : 밤마다 들리는 졸졸 물흐는 소리를

 

 

기자겸운곡유거2(寄子謙雲谷幽居2)-장유(張維)
자겸의 운곡 유거에 부치다-장유(張維)

雲谷去長安(운곡거장안) : 운곡은 서울에서 거리가
不能百里遠(불능백리원) : 백리도 멀지 떨어져 있지 않도다
抱疾滯城郭(포질체성곽) : 병을 안고 성곽에 머물여
佳期坐晼晩(가기좌원만) : 이 좋은 계절, 저물녘 앉아있도다

 

 

기자겸운곡유거1(寄子謙雲谷幽居1)-장유(張維)
자겸의 운곡 유거에 부치다-장유(張維)

故人隱山中(고인은산중) : 친구 산 속에 숨어사니
地偏心更遠(지편심경원) : 사는 땅 구석지니 마음 아득하다
欲往從之遊(욕왕종지유) : 따라가 함께 놀고 싶으나
天寒歲年晩(천한세년만) : 날씨는 차고 한 해가 늦어간다

 

 

정하숙강각(鄭下叔江閣)-장유(張維)
정하숙의 강가 정자-장유(張維)

高閣憑風迥(고각빙풍형) : 높은 정자 바람 아득하고
登臨剩得秋(등림잉득추) : 올라보니 가을빛이 넘친다
江湖多勝事(강호다승사) : 강호에는 좋은 일도 많으니
來往摠風流(래왕총풍류) : 오는 것 모두가 풍류이로다

 

 

유별돈시(留別敦詩)-장유(張維)
돈과 이별하며-장유(張維)

同來不同去(동래불동거) : 같이 왔다가 같이 돌아가지 못하니
奈此歲暮何(내차세모하) : 저무는 이 한 해를 어찌해야 하는가
出門問歸路(출문문귀로) : 문을 나서 돌아사는 길 물으니
長河氷雪多(장하빙설다) : 긴 강물에 얼음과 눈이 가득하구나

 

 

珍島碧波亭(진도벽파정)-張維(장유)
진도 벽파정-張維(장유)

天邊日脚射滄溟(천변일각사창명) : 하늘 가에 햇발 푸른 바다 내리 쏘고
雲際遙分島嶼靑(운제요분도서청) : 구름 끝 아득히 갈라진 푸른 섬
閶闔風聲晩來急(창합풍성만래급) : 저녁 되니 가을바람 급해져
浪花飜倒碧波亭(랑화번도벽파정) : 벽파정에 이는 물결 철썩철썩 꽃처럼 부서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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