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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정철 산속 절에서 밤에 한 수를 읊다

 

 

山寺夜吟   산속 절에서 밤에 한 수 읊다.

 

                         송강(松江)  정철(鄭徹)
                              1536(중종31) ~ 1593(선조26)

 

蕭蕭落木聲     우수수 나뭇잎 지는 소리를

錯認爲疎雨     빗소리로 잘못 알고

呼僧出門看     중을 불러 나가 보게 했더니

月掛溪南樹     시내 건너 나무에 달이 걸렸다네.

 

 

 

 


산사는 산속에 있는 절입니다. 야음은 밤에 읊다, 밤에 시를 한 수 읊는 것입니다.
산속에 있는 절에서 묵으면서 시를 한 수 지은 것입니다.
소소낙목성, 소소는 소리를 형용하는 말입니다.

바람소리, 비소리, 물소리, 나뭇잎떨어지는 소리, 악기소리 등등, 소리에 대한 의성어입니다.

우리말로는 우수수, 후두둑, 졸졸 등이 다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낙목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 다시 말해 낙엽을 말합니다. 성은 소리라는 뜻이니까, 낙목성은 낙엽지는 소리입니다.

이 구절은 당나라 시인 두보의 '등고(登高)'라는 시에 있는 '무변낙목소소하(無邊落木蕭蕭下)

불진장강곤곤래(不盡長江滾滾來)'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착인위소우, 착인은 잘못 알았다는 뜻이고, 소우는 성긴 비, 소나기가 아닌 가늘게 내리는 비입니다.

 빗줄기가 너무 가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므로, 고요한 밤에 소리가 들릴 정도의 굵기는 되어야겠지요?
호승출문간, 호승, 중을 불렀습니다.

출문, 문을 나가다. 간, 보다. 출문간은 문밖에 나가서 살펴보는 것입니다.

중을 불러 문밖에 나가 살펴보게 하였다는 뜻입니다.
월괘계남수, 월, 달이. 괘, 걸렸다. 계남, 시내의 남쪽. 수, 나무에. 문 밖에는 달이 휘영청 나무에 걸려 있습니다.
낙엽지는 소리가 비오듯이 들렸으니까, 아마도 바람이 불고 있나 봅니다.

 표현은 낙엽 지는 소리라고 하였지만, 실제 소리가 생긴 원인의 대부분은 땅에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휩쓸려다니는

소리이겠지요.

낙엽이 지는 시기라면 계절은 가을이라야 제격입니다.

가을이기에 달은 더욱 스산하고 밝습니다.

달이 걸려 있는 나뭇가지는 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한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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