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칼의 노래
좀 어눌해서 좋은 김훈작가의 2012년
문학동네에서 펴낸 칼의 노래를 읽었다
물론 예전에 읽을때와는 다른 기분이다
역사적 인물인 이순신 장군의 미치도록
고독한 내면을 그림으로써 첨예하게
빚어진 역사와 개인 사이의 대극이라
할수있다.
인상적인 글귀는 마지막 장면
내 시체를 이 쓰레기의 바다에 던지라고 말하고 싶었다.
졸음이 입을 막아 입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내 자연사에 안도했다.
바람결에 화약연기 냄새가 끼쳐왔다
이길수 없는 졸음 속에서,어린 면의
젖냄새와 내 젊은 날 함경도 백두산 밑의 새벽안개 냄새와 죽은 여진의 몸냄새가 떠올랐다.멀리서 임금의 해소
기침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냄새들은 화약연기에 비벼지면서
멀어져갔다.함대가 관음포 내항으로 들어선 모양이었다.
관음포는 보살의 포구인가.배는 격렬하게 흔들렸고,마지막 고비를
넘기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선창너머로 싸움은 문득 고요해
보였다.
세상의 끝이 ᆢ이처럼ᆢ가볍고ᆢ
또ᆢ고요할 수 있다는 것이 ᆢ,
칼로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 ᆢ
이 세상에 남겨놓고 ᆢ내가 먼저 ᆢ,
관음포의 노을이 ᆢ 적들 쪽으로 ᆢ
관음포로 가다가 적의 총알을 맞고
송희립에게
ㅡ지금 싸움이 한창이다.너는 내 죽었
다는 말을 내지 말라
하면서 마지막 의식으로 자연사를
느끼신 이순신의 내면을 잘 묘사한
김훈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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