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에 발 담그고 ]
題江石 강가의 돌에 적다
홍유손(洪裕孫)
1431(세종13)~1529(중종24)
濯足淸江臥白沙 강물에 발 씻으며 모래 위에 누웠으니
心神潛寂入無何 마음은 고요하여 청정 무구 경지로세.
天敎風浪長선耳 귓가에는 오직 바람에 물결 소리
不聞人間萬事多 번잡한 속세 일은 들리지 않는다네.
강가에 바위 하나가
반쯤은 물속에 잠겨 있고 반쯤은 모래밭에 기대어 있습니다.
마치 발을 강물에 담그고 모래에 누워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바위의 마음은
아무 사사로운 생각, 거리낌이 없는 자연 본래의 고요함이겠지요.
마음에 그 무엇도 없는 경지,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자연 속에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따라 물결이 일어납니다.
물결은 바위에 와서 부딪칩니다.
바위의 귀에는 그 물결 소리만 들립니다.
깨끗한 자연의 소리입니다.
속세 인간들의 지껄임,
인간 세상의 너저분한 이야기들은
바위의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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