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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漢詩

성석린 금강산 해돋이

 

 

    送僧之楓嶽  풍악산으로 가는 중을 보내며

                            독곡(獨谷) 성석린(成石璘)
                           1338년(충숙왕복위7) ~ 1423년(세종5)
      

 


      일만이천봉
      一萬二千峯  일만 이천 개의 봉우리가

      고저자불동
      高低自不同  높낮이가 저마다 다 다르네

      군간일륜상
      君看日輪上  그러나 해 솟을 때 한번 보게나

      고처최선홍
      高處最先紅  높은 곳이 가장 먼저 붉게 물들지

       

       * 이 한시는 한국문집총간 6집 92쪽(독곡집)에 실려 있습니다.

     

    * 송승지풍악 : 풍악은 금강산의 다른 이름입니다. 송승, 중을 전송한다는 뜻이죠. 저는 번역할 때에  승을 스님이라고 하지 않고 중이라고 번역합니다. 중이 비속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한 번역에서는 중이라는 낱말이 더 원뜻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지는 간다,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중을 전송한다, 어떤 중이냐? 풍악으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풍악으로 들어가는 중을 전송하는 시입니다. 아마도 저자와 친분이 두텁던 중이었을 것같습니다.
    * 일만이천봉 : 금강산 일만이천봉입니다.
    * 고저자불동 :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이 높낮이가 각기 다릅니다. 고저는 높낮이이고, 자는 절로, 스스로, 저대로 각기 등의 뜻이며, 불동은 같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니불 자를 불로 읽지 않고 부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문법 따지시는 분들은 뒷글자의 소리값이 디귿이나 지읒인 경우에는 리을이 탈락하여 부로 읽는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이론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부 명사형태의 단어인 경우에는 굳어진 습관대로 읽을수도 있겠습니다만, 모든 한문 문장에 그러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규정에도 없을 뿐 아니라, 옳다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장에서는 불로 읽기를 고집하는 것입니다
    .
    * 군간일륜상 : 일륜은 해를 말합니다. 상은 솟아오르다라는 뜻이죠. 일륜상은 해가 솟는 것입니다. 군간은 대개 '그대는 보았나'로 번역합니다. 그 방식을 적용하면 '그대는 보았는가? 저 솟아오르는 해를..' 이 되겠죠? 저는 여기서 '그대는 한번 보게나' 정도의 의미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물론 실험이기 때문에 제 번역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시를 읽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고처최선홍 : 고처, 일만이천봉 가운데서 높은 봉우리를 말합니다. 최선홍은 가장 먼저 붉어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가장이라는 글자가 있기 때문에 앞의 고처는 그냥 높은 곳이 아니라 가장 높은 곳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높은 곳이 가장먼저 붉어진다라는 내용 속에는 '가장높은 곳' 이라는 뜻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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